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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을 따라온 강물처럼
가히 | 부모님 |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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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필영 시인의 신작 시집 『산맥을 따라온 강물처럼』이 가히 시인선 012로 출간되었다. 신필영의 시조에서는 ‘사이’의 철학이 느껴진다. 천 리 길과 보폭 사이, 산맥과 강물 사이, 강물과 꽃 한 송이 사이가 그렇다. ‘사이’가 작동하는 시가 주는 아름다움은 우리 시조단의 새로운 풍경이다.무엇보다 시 한 편을 이렇게 크게 그리는 일은 일찍이 우리 시조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신필영 시인은 이런 웅혼한 스케일로 시조 삼장을 담아낸다. 거기서 발견되는 시인의 철학은, 시조는 크고, 그 속의 자신은 작다는, 아직 만나야 할 ‘한 송이 꽃’은 많이 남았다는 겸손이다. 인격적으로도 문학적으로도 신필영 시인은 자신을 낮출 줄 알기에 더 크게 보인다.

  출판사 리뷰

[해설 엿보기]

신필영의 단시 시편들을 읽으면서 화가이자 동양 미학자인 킴바라 세이고(金原省吾)가 그의 저서 『동양의 마음과 그림』에서 말하는 ‘적(寂)의 미학’이 떠올랐다. 사물의 분명한 세계를 명백(明白)이라 한다면, 상대적으로 모호한 세계가 적막(寂寞)이다. 알고 보면 시의 진리와 진실은 이 적막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적막의 적(寂)은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사이’로 바라보는 존재의 비밀이기도 하다.
유현(幽玄)한 태도로 사물을 바라보는 게 ‘적(寂)’이라면, 그의 시에는 그런 유현한 취(趣)와 아름다움(美)이 나타나 있다. 유현한 취미는 어떤 존재가 다른 존재의 모습 속에 나타나는 것을 느끼는 일을 말한다. 예컨대 「굿모닝」이라는 제목을 붙인 시에서, “물 끓는 소리 안고/환하게 곁에 앉아//찻잔을 비운 뒤에도/자리 뜨지 못하는” 존재는 숨은 연애를 하는 애절한 연인 같은 둘이다. “늪을 직시하지 않고 바람의 향기나 개구리 속에 나타나는 늪을 본다거나 바다를 나무의 틈새로 조금 내다보는 게 유현이다. 나무의 모습을 직접으로 보지 않고, 흙 위에 떨어진 그늘로 보는 게 유현이다”(킴바라 세이고金原省吾, 『동양의 마음과 그림』, 민병산 역, 새문사, 2003, 158~159쪽).
하나의 사물에서 그 존재에 내재하고 있는 다른 존재를 바라보는 마음, 나아가 무(無)에서 유(有)를 바라보는 눈과 마음은 프랑수와 줄리앙의 『무미예찬(無味禮讚)』과도 접맥된다. 시인이 「시인의 말」에서 “별맛 없이 별난 맛이 이런 걸까”라고 한 언술이 바로 이런 맥락이다. 겸양의 태도로 말을 했지만, 그 겸양의 어사가 존재의 비밀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맛은 대립시키고 분리시키지만 ‘별맛 없음(淡)’은 사물과 현실의 여러 양상을 서로 열어주고 소통하게 해준다. 그것은 다양한 양상들의 공통점을, 그 근본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담(淡)은 전체적인 인상이며 개별적 관점의 편협함 너머에 세계와 존재를 감지하게 해준다. 그 사유는 현실의 양상들을, 생성의 국면들을 따로따로 고립시키고 대립시키는 대신, 서로 소통하는 것을 의식한다. 모든 것이 항상 하나로부터 다른 하나로 이행 중에 있음을 의식한다. 그것이 ‘별난 맛’ 즉 오묘하고 유현한 맛으로 번져가고 확산되는 미학이다.

둘둘, 감겨든다
목덜미 깊숙한 곳

영하 십몇 도의 된바람을 받아내며

끝까지
내 편이라고
속속들이 파고든다
― 「털목도리」 전문

작은 소도구가 생명으로 내 몸속으로 들어오는 전신(轉身)의 지점이 이 시에는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 사물이었던,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죽은 짐승의 외피였던 털목도리가 산짐승이 되어 “끝까지/내 편이라고/속속들이 파고”드는 것이다. 여기서 앞서 말한 ‘하나의 사물에서 그 존재에 내재하고 있는 다른 존재를 바라보는 마음’이 드러난다. 하이데거는 이것을 ‘이음Fgung’이라고 하는데, 이음은 하이데거의 후기 사유를 구성하는 중심개념 중 하나로서, 이 시는 이음의 ‘출발점’에 서 있는 작품이다.
여기서 털목도리는 하나의 생명체로 완벽히 이행한다. “영하 십몇 도의 된바람을” 기꺼이 받아내어 주는, 피붙이같이 헌신된 몸으로 화육하는 것이다. 털목도리는 화자와 이미 이런 관계성을 형성하며 가까이서 존재한다. 사물에서 생명으로 옮아오는 이 지점이 바로 타자에 대한 관심이 촉발되는 부분이다. 추울세라, ‘둘둘’ “내 목덜미 깊숙한 곳”까지 감고, 네가 어떤 행동을 하든 그래도 “내 편이라고” “속속들이 파고”드는 동물의 인간 용서가 아닌가. 나와 동류였던 인간에게 잡혀 먹이가 된 몸이었으면서도 외피까지도 인간을 데워주고 감싸주는 이런 자비. 그래서 이 시는 표면적 생태시학의 영역을 넘어선다. 늦었지만, 화자는 눈시울을 적시며 나와 야생의 동물은 우주의 일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털목도리를 통해서 우리는 성큼 성장한 자아를 볼 수 있게 된다. 시인에게 그런 의식은 인간이 빠진 자리에서도 작동한다.
― 손진은(시인, 문학평론가)

참았던 눈짓으로 담 너머 목련이 왔다

생애 첫 아침처럼 밑동이 젖어 있다

그 참에 터지는 웃음 흰 치아가 부시다
― 「봄이 필 때」 전문

알고 가는 길도
양발이 부르트는데

가본 적 없는 이 길
그래도 가당한가

여린 뿔
짐작만 믿고
종일토록 밀고 가는
― 「달팽이처럼」 전문

입안의 혀일수록
공손하게 모셔야지

결국 너를 깨물다니
가벼웠네 입놀림이

내 뜻을 거스르고 만
칼끝인 줄 모르고
― 「일침一鍼」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신필영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조집 『지귀의 낮잠』 『누님 동행』 『둥근 집』 『달빛 출력』 『우회도로입니다』 『서 있는 시』, 시조선집 『정월 인수봉』이 있다. 이호우시조문학상, 오늘의시조문학상, 노산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제1부
봄이 필 때13/마파람이 분다14/달팽이처럼15/청명16/주전골에 와서17/명검18/소리19/일침一鍼20/벽21/간이역에서22/꽃물23/족두리 바위24/청계산 응답25/봄눈26/이순耳順27/햇감자28

제2부
골목31/간월암 엽서32/가을볕33/내성천34/경원선35/갈대숲36/열나흘 달무리37/저도 알아서38/털목도리39/코스프레40/불두화 한나절41/이월42/쏜살같이43/잠시44/안동역45/야간운행46

제3부
홈런49/안부50/죽 한 그릇51/놀빛을 당기네52/귀뚜리 초병53/옥탑방54/깜짝55/굿모닝56/나비야 너는 어찌,57/우수雨水58/동거59/반半을 말하다60/반딧불이61/파도 풀이62/나박김치63/셈이란 말이여64

제4부
시조 삼장67/여름 텃밭68/일월산69/청유형의 말씀70/시크릿 가든71/재채기72/남수단의 꽃73/잔꾀74/눈발75/밀회76/무작정77/정인78/가로등 전서79/하지80/풍경81/팔월의 몸짓82

제5부
춘곤85/북대암86/무인도를 꿈꾸며87/얼음집88/갈림길89/춘분90/에스컬레이터91/성자의 행진92/번개93/이슬비94/다도해95/지금 가고 있습니다96/장날97/손님98

해설 손진은(시인, 문학평론가)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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