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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루토 11
대원씨아이(만화) / 코다치 우쿄, 이케모토 미키오 (지은이), 키시모토 마사시 (원작) / 2020.09.23
5,000원 ⟶ 4,500(10% off)

대원씨아이(만화)소설,일반코다치 우쿄, 이케모토 미키오 (지은이), 키시모토 마사시 (원작)


나는 말하듯이 쓴다
위즈덤하우스 / 강원국 (지은이) / 2020.06.18
16,000원 ⟶ 14,400(10% off)

위즈덤하우스소설,일반강원국 (지은이)
김우중 회장,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써온 강원국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 회장님,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말하고 써야 한다. 아니 쓸 수밖에 없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 : 강원국의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법>은 가정, 학교, 회사에서 당장 어떻게 말하고 써야 할지 몰라 애태우는 평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각자 1분간 자기소개합시다", "거래처에 메일 보내야 하는데……", "이번 팀플에서 발표 맡아주세요", "머릿속 아이디어를 어떻게 글로 옮기지?" 등 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겪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말하기, 글쓰기 방법을 담았다. 책은 칭찬할 때, 혼낼 때, 발표할 때, 제안하거나 보고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 알맞게 말 잘하는 18가지 방법과 따라 하기만 하면 누구나 책 한 권 쓰는 27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이러한 방법들은 막연하거나 추상적이지 않고, 저자 자신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들어 매우 구체적이다. 무엇보다 말과 글을 함께 다룸으로써 '강원국식 소통법'의 진수를 담았다. 오랜 세월 회장님과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며 깨우친 '말과 글은 한 쌍'이라는 나름의 진리 말이다.들어가는 글│말과 글, 이제부터 시작이다 1 말과 글의 기본이 되는 일곱 가지 힘 조금은 뻔뻔하게, 조금은 용감하게: ‘현문현답’ 질문의 힘 눈을 잘 써야 말과 글이 좋아진다: 주목을 뛰어넘는 관찰의 힘 마음이 통해야 소통이다: 상대를 움직이는 공감의 힘 적은 노력으로 얻는 최고의 효과: 불현듯 깨우치는 통찰의 힘 비판하라. 대신 잘 비판하라: 위기를 돌파하는 비판의 힘 당당한 ‘프로불편러’: 이성을 보완하는 감성의 힘 재미를 먹고 자라는 말과 글: 실패 속에서 크는 상상의 힘 ※ 말싸움에도 ‘매너’가 필요하다: 토론의 태도 ※ 회의가 좋아야 회사가 산다: 25분의 기적 2 그래서 어떻게 합니까: 말하기와 글쓰기의 기본 태도 말하듯 써라: 말 못 하는 사람은 없다 토끼를 이긴 거북이: 노력으로 극복하는 글쓰기 두려움 나는 오늘도 안경을 닦는다: 스트레스와 슬럼프를 이기는 습관의 힘 거인의 어깨에 올라 써라: 모방의 종착점 쓰기 전에 친해져라: 관심, 관찰, 관계 100세 시대 글쓰기: 시간을 장악하라 ※ 친해지기 위해 말하라: 관계를 개선하는 대화 ※ 아내의 두 가지 사랑법: 칭찬과 꾸중 ※ 마음을 녹이는 말: 사과와 축하 그리고 위로 ※ 일이 재미있어지는 말의 기적: 당부와 격려 3 말과 글의 맛 끌어내는 최고의 재료들 무엇을 어떻게 찾을까: 자료가 반이다 아는 만큼 쓸 수 있다: 불확실함 이기는 지식과 정보 티끌을 모으는 습관: 책이 되는 메모 출력의 질 좌우하는 입력: 책벌레가 되자 운동 잘하면 글도 잘 쓴다?: 생각 근육 단련법 살아 숨 쉬는 글의 조건: 많이 경험하라 ※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부탁과 거절의 기술 ※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요”: 말하는 대로 되는 제안법 ※ 기본은 언제나 통한다: 간결하고 쉽게 설명하는 법 ※ 직장생활의 꽃: ‘비서 마인드’를 품은 보고 4 조금 쓰고 늘리기, 말해보고 줄이기 글이 글을 낳는다: 뇌는 계속 쓴다 ‘한 문장’을 향해 직진하라: 글의 초점 맞추기 분량은 내가 정한다: 줄이느냐 늘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잘 빼야 잘 쓴다: 자동기술법의 뒤를 잇는 자동요약법 청사진이라는 환상을 버려라: 조립식 글쓰기의 간편함 장모님에게 배운 글 구성법: 잘 배열하라 ※ 나는 강의를 참 잘한다: 청중을 사로잡는 첫마디 ※ “저 친구가 필시 무슨 병이 있구나”: 발표의 추억 ※ 꼭 거절하고픈 ‘한 말씀’: 연설도 결국 말이다 5 개요 짜기부터 퇴고까지, 책 한 권 써보기 하루키도 나처럼 쓴다고?: 개요가 승부처다 첫인상이 좋은 글, 여운을 남기는 글: 초두효과와 최신효과 내 머릿속 현미경: 글맛을 살리는 디테일 논리야 놀자!: 글을 해치는 논리적 오류들 글에도 표정이 있다: 감정을 전달하는 글쓰기 ‘빵점’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쓰지 말고 고쳐라 ※ “기회는 위기의 옷을 입고 온다”: 위기에 강한 말하기 ※ 말의 전쟁: 갈등을 일으키는 말, 해소하는 말 6 오늘도 말하고 쓰는 이유 불효자는 씁니다: 글쓰기의 즐거움 누가 날 쓰게 할까: 바로 여러분 글이든 인생이든 내가 주인이다: 언제나 즐거운 ‘관종’의 삶 ※ 자나 깨나 말조심: 말의 도마를 피하라 ※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하의상달 문화의 이로움 ※ 침묵으로 말하라: 경청의 힘 나가는 글│행복한 삶영업하는 김 대리부터 소설 쓰는 이 작가까지 모두를 위한 단 한 권의 필독서 회장님이나 대통령의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평범한 우리의 말과 글도 힘이 있다. 뛰어난 말과 글은 사람의 마음을 훔치고 상황을 주도한다. 반대로 형편없는 말과 글은 갈등을 낳고 기회를 날려버린다. 가정, 학교, 회사에서 이런 일을 비일비재하게 보고 겪는다. 어떤 ‘스펙’보다도 말과 글이 중요하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말과 글이 다르다. 그래서 구체적이고 자세한 지침이 꼭 필요하다. 저자가 상황별로 말하기 방법을 구분해 제시하고, 필수 요소들을 세분화해 글쓰기 방법을 설명하는 이유다. 가령 칭찬할 때와 혼낼 때는 물론이고, 부탁할 때와 제안할 때의 ‘디테일’한 차이까지 구분해 각각에 알맞은 말하기 방법을 소개하는 식이다. 글쓰기 방법을 설명할 때는 메모 몇 개를 모았더니 책 한 권이 나오더라는 식으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디테일’을 살린다. 따라서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읽고 이해하기에 쉬울 뿐 아니라,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말하거나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품게 한다. 완독할 필요도 없다. 영업자라면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요”: 말하는 대로 되는 제안법〉(204쪽)만, 작가라면 〈하루키도 나처럼 쓴다고?: 개요가 승부처다〉(295쪽)만 읽는 식으로 활용해도 좋다. 누구나 알지만 절대 쉽지 않은, 그래도 한 번은 꼭 배워야 할 ‘말하듯이 쓰는 법’ ‘나는 말하듯이 쓴다’라는 제목은 자못 도발적이다. 생각한 대로 말이 되고, 말하는 대로 글이 되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다만 ‘일단’ 말하듯이, 말해보고, 말한 대로 써보라고 강조한다. 말이든 글이든 모두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이때 “말을 못 하는 사람은 없다. 잘하지 못해도 누구나 할 수는 있다.” 그러니 말로 읊어보고 그걸 받아적자는 것이다. 글쓰기 방법을 고민하고 전하는 데 집중하던 저자가 말하기 방법까지 영역을 확장한 이유다. 책은 일단 말해야 하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생각을 얻는다. 둘째, 생각이 정리된다. 셋째, 반응을 미리 알 수 있다. 넷째, 글의 호흡과 운율을 가늠할 수 있다. 다섯째, 하면 할수록 내용이 늘어난다. 이렇게 쓴 글은 독자에게 인기가 많다. 구어체를 바탕으로 해 읽기 편하고, 반응이 좋은 내용만 남았으며, 그래서 꾸미기보다는 핵심으로 직입(直入)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하듯이 쓰는 법은 짧은 글 정도에만 적용할 수 있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을 ‘많이’ 하면 책이 된다. 저자가 산증인이다. 그는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쓰지 않았다. 5년간 말했을 뿐이다”라고 회고한다. 노무현 정부 이후 사회에 나오니 수많은 사람이 청와대 생활을 물어 답했을 뿐인데, 점차 생각이 정리되어 책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군대 이야기는 밤새 해도 모자란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이런 이야기가 하나쯤은 있다. 직장에서 겪은 이야기, 배우자와의 이야기, 반려동물과의 이야기, 하물며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 등이 모두 그것이다. 말하듯이 쓰기만 해도 ‘저자’가 될 수 있다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최고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너무나 평범한 저자의 너무나 특별한 말하기, 글쓰기 방법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기, 글쓰기 방법을 설명한다. 대기업 회장 비서, 대통령 연설비서관이라는 화려한 경력 때문에 뭔가 특별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평범한 사람도 으레 겪을 만한 일들이다. 대기업이나 청와대에도 상사가 있어 결재받아야 하고, 집에서는 배우자와 알콩달콩, 아웅다웅 함께 살아야 한다. 게다가 저자는 여느 한국 사람처럼 듣고 따르는 데 익숙한 삶을 살았다. “회장이나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는 것은 쓰기 영역이 아니다. 읽기, 듣기 영역이다. …… 나는 잘 받아들이기만 했다.” 이러한 ‘평범함’은 독자가 더 쉽게, 더 몰입해서 책을 읽게 한다. 물론 마냥 평범하지만은 않다. 저자는 청와대를 나온 후 ‘백수’가 된 우연한 기회에 자기 생각대로 말하고 쓰는 삶을 살게 된다. 남의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과거에는 ‘누구’보다 잘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는 ‘어제의 나’가 비교 대상이다. “어제의 글보다 오늘의 글이 낫다. …… 말하고 쓰는 사람은 주체이고, 읽고 듣는 이는 대상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쓴다.” 바로 이 ‘특별함’이 독자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말하듯이 쓰는 법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왜 우리는 그렇게 쓰지 않을까. 말할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듣고 따르는 데 익숙하다. 저자 본인도 그랬음을 고백한다. 그런데 혼잣말이라도 열심히 해보니 말과 글이 늘더란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평생 눈치 보며 말하지 않고 산, 그래서 너무나 평범한 한 사람의 입이 트이고 글이 통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생생한 기록이다. 저자는 이 책을 “모두 내가 경험한 것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으로 소개한다. 독자의 듣는 삶이 말하고 쓰는 삶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책에 담긴 글쓰기 방법은 스무 개가 넘는다. 모두 내가 경험한 것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자기에게 맞는 것을 고르거나 두세 개를 합해 활용하면 된다. 더는 다른 방법을 찾아낼 자신이 없다. 찾을 수 있는 모든 걸 담았다고 자신한다. 이 책을 읽고도 글쓰기가 두렵다면 어찌해줄 방법이 없다._ 〈들어가는 글: 말과 글, 이제부터 시작이다〉 중에서 글을 쓰기 전에 독자가 무엇을 궁금해할지 물어야 한다. 그러려면 평소에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살아야 한다. 묻지도 않은 것을 쓰는 것은 가렵지 않은 데를 긁어대는 것처럼 의미 없다.나는 주로 네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모르는 내용이다. …… 둘째, 의문이다. …… 셋째, 반문이다. …… 넷째, 자문자답이다._ 〈조금은 뻔뻔하게, 조금은 용감하게: ‘현문현답’ 질문의 힘〉 중에서 왜 글을 못 쓰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잘 쓰기는 어렵지만, 누구나 쓸 수는 있지 않은가. …… 게다가 이미 누군가 써놓은 글이 있다. 남과 다르게 쓰기는 어려워도 남처럼 쓰는 건 힘든 일이 아니다. 그것이 배우기나 본받기건, 또는 흉내 내기나 베끼기건 거리끼지 말고 모방하자._ 〈거인의 어깨에 올라 써라: 모방의 종착점〉 중에서


양준일 MAYBE (스페셜 에디션)
모비딕북스 / 양준일, 아이스크림 (지은이), 율라 (그림), 김보하 (사진) / 2020.08.19
18,000원 ⟶ 16,200(10% off)

모비딕북스소설,일반양준일, 아이스크림 (지은이), 율라 (그림), 김보하 (사진)
베스트셀러 <양준일 MAYBE>가 양준일의 생각과 삶을 감각적으로 해석한 일러스트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양준일 MAYBE> 스페셜 에디션은 35장의 일러스트와 한층 과감해진 디자인, 편집을 통해 책에 담긴 양준일의 생각에 다채로운 색감과 새로운 결을 더했다. <양준일 MAYBE> 스페셜 에디션은 기존 <양준일 MAYBE>의 내용에 더해 일러스트레이터 율라의 그림과 스페셜 에디션을 위해 양준일이 자필로 쓴 메시지, 신곡 ‘Rocking Roll Again’을 발표하는 마음을 담은 새로운 글을 수록한 책이다. 오랜 좌절을 극복한 양준일의 생각에 세상이 반응해 4대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른 <양준일 MAYBE>가 역시 19년 만에 나오는 첫 신곡 ‘Rocking Roll Again’ 발매에 맞춰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것. <양준일 MAYBE> 스페셜 에디션의 그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율라는 양준일의 ‘찐팬’을 자처한다. 1990년대 젊은 양준일이 활동하던 모습부터 2000년대 영어 교습을 하던 모습, 미국에서의 생활, 화려한 복귀 후까지 양준일의 삶과 생각을 뉴트로 감성 물씬한 화려한 색감과 독자적인 터치로 그려냈다. 무엇보다 율라가 그리려 했던 건 자신이 보고 싶은 양준일의 모습, 그가 경험한 사건, 그가 가본 장소들. 양준일의 삶과 생각, 율라의 바람을 담은 감각적 그림이 위로와 희망이 필요한 당신에게 가 닿을 수 있기를.책을 열며 스페셜 에디션 서문 서문 연대기 우리 함께 다시/ 의미/ 사이공/ 사랑 1/ 사랑 2/ 사랑 3/ 파랑/ 쓰레기/ 취미/ 아픔/ 화/ THE END/ 겸손/ 편견/ 생일/ 비명/ 두려움/ 끼/ 현재/ 가난/ 자전거/ 별명/ 암호 1/ 암호 2/ 암호 3/ 암호 4/ 암호 5/ 암호 6/ 암호 7/ 춤? 선!/ 관계/ 배움/ 만남 1_ 오순택/ MAYBE/ 경험/ 시간여행자/ RIGHT/ 시대/ 미움/ 진리/ 꿈/ 행복/ 대화 1/ 대화 2/ 집중/ 공부/ 차/ 선택/ 인기/ 영화/ 자존감/ UNI/ 가사/ 말/ 만남 2_ P.B. 플로이드/ SORRY/ 인생/ 무대/ 불안/ 밥/ 패션 1/ 패션 2/ 아내/ 목소리/ 리베카/ 영어/ XBe/ 나 1/ 나 2/ 아이스크림/ 햄버거/ GOOD BYE/ 진실, 사랑/ 첫인상/ 결혼/ 타잔/ 이야기/ 사과/ 외로움/ BILINGUAL/ 뱀파이어/ 감동/ 열쇠/ 일/ 용서/ 평화/ 동행/ 유튜브/ 돈/ 조율/ 비글미/ 균형/ 앞으로 책을 덮으며_감각적 일러스트, 뉴트로 감성의 화려한 색채와 함께 돌아온 양준일의 삶과 생각 _베스트셀러 에세이 <양준일 MAYBE>에 35장의 컬러풀한 일러스트와 양준일 자필 메시지, 19년 만의 신곡 ‘Rocking Roll Again’을 내놓는 심정을 담은 새로운 글을 더한 스페셜 에디션. 팬들의 요청으로 시간을 거슬러 우리 곁으로 돌아온 ‘시간여행자’ 양준일의 베스트셀러 에세이 <양준일 MAYBE>가 일러스트레이터 율라의 감각적 일러스트와 함께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양준일 MAYBE> 스페셜 에디션은 기존 <양준일 MAYBE>의 내용에 더해 일러스트레이터 율라의 그림과 스페셜 에디션을 위해 양준일이 자필로 쓴 메시지, 신곡 ‘Rocking Roll Again’에 숨겨진 의미를 담은 새로운 글 등을 수록한 책이다. <양준일 MAYBE>에서 양준일은 춤과 노래를 좋아하던 미국에서의 어린 시절과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과 불운 탓에 재능을 만개하지 못하던 2, 30대, 서빙과 청소 등 다양한 육체 노동으로 가족을 부양하던 최근까지의 여러 에피소드와 그동안의 좌절과 상처를 극복하고 마침내 세상과 자기 자신을 긍정할 수 있었던 오랜 생각을 세상과 나눈다. <양준일 MAYBE>에는 챕터 구분도 순서도 없다. 짤막한 단어를 제목 삼은 92 개의 토막 글은 앞으로, 뒤로, 또는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무방하다. 글의 주제는 크게 세 가지. 거듭되는 좌절과 실패에도 양준일을 단단하게 지탱해온 그의 생각과 가사에 담긴 의미 해석, 그리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양준일의 개인사와 가족 이야기다. 양준일은 자신을 향하던 부모의 벅찬 기대와 활동 공백기에 다시 음악을 하기 위해 쏟았던 노력, 온라인 채팅으로 처음 만난 아내에게 한 눈에 반하게 된 이유,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 ‘타잔(별명)’에 대한 애틋한 부정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독자들은 이 이야기들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늘 밝은 빛을 향하는 양준일의 말과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외로움과 사랑, 진실, 용서, 행복, 평화, 영원… 양준일이 이 책에서 전하는 ‘생각’들은 현자의 이야기를 옮기거나 허공에서 건져낸 잠언이 아니다. 삶의 아픔과 무게가 자신을 짓누를 때마다 양준일은 ‘Maybe that’s not it(아마도 이게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제목도 그 말에서 따 온 것. 그에게 ‘MAYBE’는 확실한 것을 뒤집을 수 있는 ‘희망’을 지닌 단어다. 이 밖에도 책 속에 신곡 ‘Rocking Roll Again’을 포함, ‘가나다라마바사’ ‘외로움’ ‘Because’ ‘왔다갔다’ ‘Good Bye’ 등 양준일이 직접 쓴 가사와 관련한 일화와 해석을 담았다. “19년 만에 신곡을 내놓는다. 제목은 ‘Rocking Roll Again’. 록앤롤이라는 음악 장르도 있지만, 그보다는 ‘다시 뛴다’는 의미를 담았다. 다시 뛴다는 건 곧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심지어 20대 때보다 훨씬 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꿈이었지만 운명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늘 생각했는데, 어느덧 현실이 되었다. 다시 마음껏 달릴 수 있어서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그래서 우리 모두 함께 다시 뛰어야 할 이유를 찾아보자는 얘기를 건네고 싶었다.” -우리 함께 다시 중에서 ‘경쟁 속에서 불행한 사람들에게 양준일이 전하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세바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양준일의 강연 영상은 무려 150만 이상의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양준일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그렇게 큰 울림을 갖는 건 자신이 겪은 어려움과 좌절을 극복하고 마침내 자신이 사는 세계를 긍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생각이기 때문일 것이다. 천천히 자기 안에서 소화시킨 진리와 진심을 양준일은 <양준일 MAYBE>를 통해 풍부한 예화를 곁들여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로 전한다. <양준일 MAYBE> 스페셜 에디션에 그림을 그린 율라는 대담한 선과 화려한 색감으로 한눈에 구별되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양준일의 오랜 팬이다. 1990년대 젊은 양준일이 활동하던 모습부터 2000년대 영어 교습을 하던 모습, 미국에서의 생활, 화려한 복귀 후까지 양준일의 삶과 생각을 뉴트로 감성 물씬한 색채와 독자적인 터치로 그려냈다. 양준일의 생각을 글로 옮긴 아이스크림은 잡지 기자 출신으로 그의 오랜 친구다. ‘아이스크림’이라는 필명도 양준일이 직접 붙여준 것.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양준일이 해준 말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었기에 아이스크림이 그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자고 제안했고,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양준일은 두말없이 동의했다. <양준일 MAYBE>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유명 사진작가 김보하 실장의 따스하고 내밀한 흑백사진은 율라 작가 일러스트의 화려한 색감과 근사한 대조를 이루며 스페셜 에디션에 특별함을 더한다.


2020 최신시사상식 202집
박문각 / 박문각 시사상식편집부 (지은이) /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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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각소설,일반박문각 시사상식편집부 (지은이)
2020년 1.2월까지 약 2달간 국내외에서 일어났던 최신시사 중 꼭 알아둬야 할 중요 뉴스만을 선별 정리한 책이다. 이 밖에 최근 두 달간의 뉴스 속에서 화제가 됐던 중요 인물과 핵심 용어를 간추려 수록했으며, 공공기관 및 언론사 시험 대비를 위한 상식 기출문제(YTN)과 시사상식 실전테스트, 한국사능력테스트, 국어능력테스트, TIMES READING 등 학습 방향을 보다 수월하게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코너들을 배치했다.Must Have News 시사 Infographics 시사 클로즈업 _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 공포! 판데믹으로 가는가 정치시사 경제시사 사회시사 문화시사 스포츠시사 과학시사 시시비비(是是非非) _ 트랜스젠더 군인 전역 결정으로 방아쇠 당겨진 성 소수자 논의 시사용어 시사인물 최신 기출문제 _ YTN 실전테스트 100 한국사능력테스트 국어능력테스트 TIMES READING 뉴스 속 와글와글 Books & Movies 상식 파파라치 특집 _ 감염병이 인류의 역사를 바꾼다 2020년 주요 공공기관 채용 일정「최신시사상식 202집」은 공공 기관·언론사·일반 기업체 입사를 앞둔 취업 준비생, 공무원 시험이나 대입 면접을 앞둔 수험생, 평소에 상식 함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을 위한 수험서 및 자기개발서입니다. ▲ 2020년 1~2월까지의 주요 최신 이슈는 물론 화제가 됐던 시사용어와 인물 등을 수록해 해당 기간의 이슈가 됐던 주요 시사를 모두 파악할 수 있습니다. ▲ 공공 기관·언론사 등에서 출제됐던 상식 기출문제는 물론 국어능력테스트, 한국사능력테스트 등 관련 테스트를 수록했습니다. 특히 출제가 예상되는 문제를 담은 ‘실전테스트 100’은 100문항을 수록해, 독자들의 상식 함양 및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 해당 기간 가장 화제가 됐던 시사를 자세하게 알아보는 ‘시사클로즈업’과 하나의 주제에 대한 광범위한 상식을 담은 ‘특집’을 통해 상식 함양은 물론 시사를 보는 자신만의 주관 정립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 출판사 리뷰 「최신시사상식 202집」은 2020년 1·2월까지 약 2달간 국내외에서 일어났던 최신시사 중 꼭 알아둬야 할 중요 뉴스만을 선별 정리함으로써,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학습의 우선순위를 고민하는 수험생과 취업준비생은 물론 현 사회의 이슈를 알고자 하는 모든 현대인에게 도움이 되도록 구성한 책입니다. 이 밖에 최근 두 달간의 뉴스 속에서 화제가 됐던 중요 인물과 핵심 용어를 간추려 수록했으며, 공공기관 및 언론사 시험 대비를 위한 상식 기출문제(YTN)과 시사상식 실전테스트, 한국사능력테스트, 국어능력테스트, TIMES READING 등 학습 방향을 보다 수월하게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코너들을 배치했습니다. 아울러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뉴스(뉴스 속 와글와글), 평소 궁금했던 상식(상식 파파라치) 등 수험 공부 중에 환기시킬 수 있는 코너도 구성했습니다. 또한 중요 시사를 자세히 알아보는 <시사 클로즈업>에서는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되며 인류에게 공포를 안기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해 다뤘으며, <특집>에서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인류의 역사를 바꿀 정도로 영향을 미친 감염병과, 감염병을 일으키는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민음사 / 이수정, 이다혜, 최세희, 조영주 (지은이) / 2020.03.31
18,000원 ⟶ 16,200(10% off)

민음사소설,일반이수정, 이다혜, 최세희, 조영주 (지은이)
대한민국 최고의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박사는 “범죄를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는 매체는 관심 없습니다. 여성이나 아동 같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범죄 영화를 다룬다면 모르겠습니다만.”라고 말하며 방송의 방향성을 '피해자 중심’으로 확고히 했다. 그렇게 전원 여성 제작진의 의지와 분투가 모여 ‘우리 같은 약자를 위한 방송’이 시작되었다. 범죄 영화를 분석하고 끝나는 책이 아니다. 범죄 영화에 얼마나 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피해자로 소비되고 마는지, 지금 우리 주변의 소외된 사각지대가 어디인지를 주의 깊게 살피며 ‘우리 같은 약자를 위해’ 사회가 나아가야 할 지점을 함께 논의하게 만든다.서문 ― 범죄 영화를 감상하는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다 5 1부 왜 피해자가 집을 나가야 하는가 가정 폭력 가스등 가스라이팅, 사랑이라는 이름의 범죄 12 적과의 동침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 34 돌로레스 클레이번 왜 한국의 가정 폭력 사건은 정당방위가 성립되지 않는가 60 2부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순응한다 비판 의식 결여 사바하 사이비 종교, 제의가 된 여아 살해 86 컴플라이언스 권위에 대한 복종,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키는 억압 114 곡성 빙의, 과학 수사 역사가 간과했을지 모를 세계 140 3부 이 문제가 곧 내 문제일 수 있다는 연대 의식 성범죄 미저리 스토킹, 결핍된 욕망이 낳은 범죄 160 걸캅스 디지털 성범죄, 왜곡된 성 문화가 낳은 악 180 살인의 추억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정의는 실현된다 204 4부 만만한 계급을 향해 화풀이하는 경향 계층 문제 기생충 일가족 범죄, 기택의 가족은 정말 기생충인가? 230 숨바꼭질 빈곤 계층 혐오를 정당화하는 공포 영화 246 조커 정신 질환 범죄, 적대주의는 해답이 아니다 268 5부 결국 가장 중요한 의제 강간 연령 미성년자 보호 번지 점프를 하다 환생 판타지가 미화한 그루밍 성폭력과 강요된 동반 자살 290 꿈의 제인 청소년 가출팸, 성매매가 아니라 성 착취다 316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성범죄 수사와 피해자 심리, ‘피해자다움’은 없다 338 팔려 가는 소녀들 아동 성매매, 우리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366 작가 후기 393‘BBC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주한 유럽 연합(EU) 선정 대한민국 여성 대표’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박사의 진단과 제안 “우리는 결국 연대하기 위해 지금 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박사와 《씨네21》의 이다혜 기자가 분석하는 우리 사회 약자 문제와 해결법 네이버 오디오클립 문화 예술 분야 1위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이 민음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방송에서 다 다루지 못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굵직한 범죄 사건 정보가 새로이 수록되었고 이수정 박사, 이다혜 기자, 그리고 방송 제작진들이 직접 밝힌 진행과 제작에 관한 방송 비화가 더해져 우리 사회의 약자 문제를 더욱 깊게 논의해 볼 수 있는 한 권으로 탄생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박사는 “범죄를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는 매체는 관심 없습니다. 여성이나 아동 같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범죄 영화를 다룬다면 모르겠습니다만.”라고 말하며 방송의 방향성을 '피해자 중심’으로 확고히 했다. 그렇게 전원 여성 제작진의 의지와 분투가 모여 ‘우리 같은 약자를 위한 방송’이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이 책은 범죄 영화를 분석하고 끝나는 책이 아니다. 범죄 영화에 얼마나 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피해자로 소비되고 마는지, 지금 우리 주변의 소외된 사각지대가 어디인지를 주의 깊게 살피며 ‘우리 같은 약자를 위해’ 사회가 나아가야 할 지점을 함께 논의하게 만든다. 왜 수년간의 폭행 끝에 남편이 아내를 죽이면 폭행 치사죄, 맞고 살던 아내가 남편을 죽이면 살인죄가 되는 것일까 이 책을 여는 1부는 영화 「가스등」, 「적과의 동침」, 「돌로레스 클레이번」을 통해 보는 가정 폭력 삼부작이다. 오늘날 널리 쓰이는 용어, 가스라이팅이 무엇이고 영화 바깥의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가부장제 속의 남편이 어떻게 아내에게서 자기 주도권을 빼앗고 장기간 폭력을 행사하는지, 그리고 한국의 법이 가정 폭력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심도 있게 논의한다. 뜨겁게 달구어졌던 논의는 한국에서 폭행을 당한 끝에 아내가 남편을 죽인 경우 정당방위를 인정받은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는 점. 게다가 아내가 남편을 죽이면 고의가 있었다는 전제하에 살인죄가 적용되고, 남편이 폭행 끝에 아내를 죽이면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하여 폭행 치사 선고를 받게 된다는 점이다. 영화로 보는 사건들은 우리에게도 멀지 않다. 서울 강서구 아파트 전처 살인 사건은 신고가 있었음에도 공권력의 소극적인 개입 때문에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건이다. 영미권에서는 몇십 년간 폭행을 당해 만성화된 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매 맞는 아내 증후군’의 기준으로 살핀다. 아내의 살해 동기가 분노가 아니라 공포임을 헤아려 정당방위가 성립할 토양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가정 폭력 사건을 입력할 때 아예 부부라는 항목이 없어 통계 산출이 어렵고, 반의사 불벌죄로 인해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한국이 가정 폭력을 피해자 보호보다 가정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수정 박사는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딸은 시신을 유기하는 데 일조한 마산 사건을 떠올린다. 폭력 가해자인 남편을 살해한 초범자들이 최소 8년 형을 받을 만큼 부조리했던 시절, 이런 사실을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마음먹었다고 밝히며 우리에게도 화두를 던진다. 전 국민의 공분을 산 불법 동영상의 근원은 어디인가 “여성을 성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성을 사고파는 걸 범죄라 생각하지 않는 풍조가 디지털 성범죄 원인” 또래 아이들에게 맞아 피를 철철 흘리는 여자 초등학생의 보도 사진이 자극적으로 보도되곤 한다. 그런데 왜 이런 아이들이 밤늦은 새벽에 노래방에 모여 어린 여자 아이를 폭행하는지 아이들의 입장에서 사건을 파악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 「꿈의 제인」,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다큐멘터리 「팔려 가는 소녀들」을 분석하며 이수정 박사는 아이들의 성 착취가 만연화되어 불법 동영상으로 이어지는 배후에 랜덤 채팅 앱이 있음을 알린다. “이런 청소년 집단 폭행 사건들의 배후에 랜덤 채팅 앱이 있습니다. 앱은 전부 중소 IT 기업에서 만듭니다. 여자아이들과 채팅하는 시간에 벌어들이는 수익은 업체와 아이들이 반반씩 갖거나, 혹은 아이들에게 훨씬 적은 돈을 주고 업체에서 착복합니다. 보통 여자아이들은 채팅을 하면 상품권이나 포인트를 지급받고, 성인 남성들은 회원 등록을 할 때 돈을 냅니다. 앱을 사용하는 여자아이들이 많아야 성인 이용자들이 앱으로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성인 남자들은 돈을 내고, 여자아이들은 돈을 안 내는 시스템인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에게 가장 논의가 필요한 사안은 의제 강간 연령이다. 결혼의 의무는 18세부터인데 섹스의 권리는 13세부터라는 현재 법 제도의 모순은 강간으로 성 매수의 세계에 빠져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가해자로 낙인찍혀 버리는 청소년들을 지켜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수정 박사는 사람을 사고파는 사회의 결말은 다 같이 망하는 길뿐임을 강력히 주장하며 옆집 아이가 사고팔리는 것을 내 일이 아니라고 안심하며 안 된다고 경고한다. 또한 성범죄에서 우리 사회가 곧잘 저지르는 ‘피해자다움’의 강요, 스토킹 방지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 등 저변에 만연한 의식이 옳은지 한번 더 돌아보게 만든다. “그럼에도 그것은 나의 탓이 아니며, 나는 불운한 범죄의 피해자일 뿐이라는 사실, 내 전체 인생에서 그런 피해는 그저 일부일 뿐이고 내겐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수정 피해자의 시선으로 돌아 본 우리 사회의 모습 “우리는 결국 연대하기 위해 지금 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이수정 총 16편의 영화를 다루며 깨닫는 것은 우리 사회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미저리」, 「걸캅스」, 「살인의 추억」을 통해 본 스토킹 방지법과 온라인 성범죄 단속을 위한 제한적 함정 수사의 필요성, 「사바하」, 「컴플라이언스」, 「곡성」을 통해 본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키는 권위와 복종의 문제, 「기생충」, 「숨바꼭질」, 「조커」를 통해 본 빈곤 계층과 적대주의의 문제 등 피해자의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더 세심하게 보듬어야 할 사안들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언어를 통해 바꾸어 나가야 하는 것도 많다. 성매매는 성 착취로, 몰카는 불법 동영상으로, 야동은 성 착취 동영상으로, 동반자살은 ‘타살 후 자살’로 바꿔 말해 보자. 또한 ‘리벤지 포르노’ 같은 표현은 지양해야 한다. 남녀가 헤어지는 것은 복수를 당할 만한 일이 아님에도 사실을 왜곡해 버리기 때문이다. 농담처럼 하는 ‘야동을 보았다.’는 표현을 ‘성 착취 동영상을 보았다.’고 표현했을 때 그 실체는 더 정확하게 드러난다. 3만 구독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지난 일 년. 그동안 많은 댓글로 약자들의 목소리가 분출되었다. 공동 저자인 조영주는 후기에서 “수많은 청취자들이 방송 후 게시판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일상적으로 느꼈던 부조리와 새삼 깨닫게 된 잔혹한 현실에 대해 울분과 설움과 한탄을 쏟아 냈다. 특히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때로는 공개적으로, 때로는 비밀 댓글로 자신들의 고통을 전해 왔다.”고 밝히며 피해자 중심의 방송을 함께 만들어 나가며 나침반이 되어 준 청취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은 ‘우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수정 박사의 책 속 말처럼 인권은 중요하지만 누구의 인권도 절대 가치가 될 순 없다. 이다혜 기자의 날카로운 질문과 이수정 박사의 냉정한 분석, 희망의 비전이 핑퐁처럼 숨 가쁘게 이어지는 이 대화를 통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기울어져 있는 우리 사회를 새로이 살펴보면 어떨까. 영화 속에서 피해자로 소비되고 말았던 여성과 아이들, 그리고 약자들의 문제를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로 환원해 생각하는 건강한 세상이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작은 역할 속에 여성을 매어 두려는 것도 가스라이팅입니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역할이 1등 시민의 역할은 아니라고 보는 거죠. 2등으로, 철저한 타자로 지배를 받아야 하고, 지배를 하는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종류의 가스라이팅입니다. 친족에 대한 범죄 통계는 산출되지만 그것을 세분화하여 부부 간에 얼마나 폭력이 일어나는지는 현재의 통계로는 산출할 수 없습니다. 애당초 입력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찰에서 사건이 입건이 되면 전산상에 입력을 해야 하는데, 그 전산 항목에 부부라는 항목이 아예 없습니다. 놀라운 일이죠. 현재 한국 가정 폭력 처벌법의 기본적인 목적은 가정을 보호하는 것이지 피해자의 생명권 보호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반의사불벌죄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생각 좀 다시 해 봐라, 너희 가정을 깨는 게 답은 아니지 않냐, 하면서 피해자의 심리적 갈등을 유발하는 셈입니다. 그러니까 자연히 사건화가 되지 않는 것이고요.


맨스필드 파크
민음사 / 제인 오스틴 (지은이), 김영희 (옮긴이) /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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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소설,일반제인 오스틴 (지은이), 김영희 (옮긴이)
평생 독신으로 가족을 돌보며 집안의 대소사를 도맡아 하는 틈틈이 거실 작은 탁자에서 남몰래 불후의 명작들을 줄줄이 탄생시킨 천재 소설가, 젊은이들의 사랑과 결혼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당대 시골 대지주 계급의 위선과 가부장적 질서를 비판한 풍자와 심리 묘사의 대가 제인 오스틴의 세 번째 작품. 가난한 가정환경 탓에 패니는 부모 형제들이 사는 포츠머스를 떠나 이모인 레이디 버트럼이 사는 맨스필드 파크로 오게 된다. 대지주 가문인 맨스필드 파크의 모든 것이 낯선 패니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하지만 유일하게 그녀를 감싸 주는 사촌 오빠 에드먼드 덕분에 차츰 안정을 되찾게 된다. 에드먼드와의 친밀한 정신적 교류와 타고난 성품으로 패니는 점점 조용하면서도 심지 굳은 여성으로 성장하게 되고, 이웃이 된 사교계의 유명 인사 헨리와 메리 크로퍼드 남매와도 친분을 쌓게 된다. 에드먼드가 재치 있고 도발적인 메리에게 호감을 느끼는 한편 헨리는 사려 깊은 패니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보내는데, 정작 패니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항상 의지해 오던 에드먼드를 향한 사랑이 싹트고 있다. 패니는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감정과 윤리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헨리와 메리 크로퍼드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지만, 사랑에 눈이 먼 에드먼드는 그 모든 책임이 신뢰할 수 없는 주변 사람과 환경 탓이라고 여긴다. 어느 날 맨스필드 파크에 일대 스캔들이 일어나는데…….1부 7 2부 253 3부 447 작품 해설 684 작가 연보 696셰익스피어의 뒤를 이어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로 꼽히는 제인 오스틴 섬세한 필체와 탁월한 위트가 빛을 발하는, 풍자와 심리 묘사의 보고 ▶ 그 어떤 소설가도 인간의 가치에 대한 완벽한 의미를 제인 오스틴보다 더 잘 살리지 못할 것이다. - 버지니아 울프 ▶ 제인 오스틴은 모든 작가들이 꿈꾸는 별과 같은 존재이다. - 조앤 K. 롤링 ▶ 여성의 자존감은 제인 오스틴의 발명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디언》 경이로운 해에 탄생한 명작 『맨스필드 파크』 세상을 향한 예리한 시선, 오스틴의 손끝에서 탄생한 빛나는 말들 전 세계 수많은 제이나이트(Janeite)를 양산하고, 셰익스피어의 뒤를 이어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로 평가받고 있는 제인 오스틴. 평생 독신으로 가족을 돌보며 집안의 대소사를 도맡아 하는 틈틈이 거실 작은 탁자에서 남몰래 불후의 명작들을 줄줄이 탄생시킨 천재 소설가, 젊은이들의 사랑과 결혼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당대 시골 대지주 계급의 위선과 가부장적 질서를 비판한 풍자와 심리 묘사의 대가 제인 오스틴의 세 번째 작품 『맨스필드 파크』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6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로써 독자들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제인 오스틴의 명저 여섯 권을 모두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햄프셔의 작은 시골 마을 스티븐턴에서 여덟 형제자매 중 일곱째로 자란 오스틴은 스무 살이 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배스로 이사했고, 목사인 아버지가 사망하고 난 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으며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친척집을 떠돌며 힘겨운 생활을 이어 가지만 결코 소설 창작을 멈추지 않는다. 오스틴은 친척인 지주 집안의 양자가 된 오빠 에드워드가 자신의 영지 초턴 코티지에 거처를 마련해 준 181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한다. 1811년부터 오 년 남짓한 기간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해’로서, 오스틴은 이 시기 『맨스필드 파크』를 포함한 다섯 편의 장편 소설을 잇달아 출간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으며, 1816년에 마지막 작품인 『설득』을 완성한다. 이후 동생 헨리가 오스틴 생전에 세상에 나오지 못한 『설득』과 오스틴이 십 대 후반에 완성한 작품인 『노생거 사원』을 1817년에 출간하게 된다. 『맨스필드 파크』가 출간된 1814년 당시 오스틴은 앞서 출간한 두 작품 『이성과 감성』(1811)과 『오만과 편견』(1813)의 명성에 힘입어 작가로서 두각을 나타내던 때였다. 이어 이 작품이 발표되자 초판은 육 개월 만에 매진되고, 이 년 후 출간한 재판 역시 매진되기에 이른다. 아울러 오스틴은 런던 문단의 관심을 얻게 되고 당시 섭정으로 왕의 지위에 있던 동궁의 초청을 받아 궁전에서 알현했으며, 이듬해 출간된 『에마』(1815)를 동궁에게 헌정한다. 오스틴의 작품들 중 가장 널리 인정받는 작품이 『오만과 편견』이고 작가 스스로도 이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맨스필드 파크』는 여타 소설들에 비해 주인공의 성격이 다면적이고, 인물들의 내면 심리가 탁월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작품 전반에 걸쳐 작가의 문제의식이 깊이 있게 드러나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문제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어느 날 맨스필드 파크에 일어난 변화와 사랑 가난한 가정환경 탓에 패니는 부모 형제들이 사는 포츠머스를 떠나 이모인 레이디 버트럼이 사는 맨스필드 파크로 오게 된다. 엄한 이모부와 매사 무신경한 이모, 패니를 구박하기 일쑤인 큰이모. 집안의 사고뭉치 큰오빠 톰과 외모에만 관심 있는 사촌 언니 마리아와 줄리아는 패니에게 관심이 없다. 대지주 가문인 맨스필드 파크의 모든 것이 낯선 패니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하지만 유일하게 그녀를 감싸 주는 사촌 오빠 에드먼드 덕분에 차츰 안정을 되찾게 된다. 에드먼드와의 친밀한 정신적 교류와 타고난 성품으로 패니는 점점 조용하면서도 심지 굳은 여성으로 성장하게 되고, 이웃이 된 사교계의 유명 인사 헨리와 메리 크로퍼드 남매와도 친분을 쌓게 된다. 에드먼드가 재치 있고 도발적인 메리에게 호감을 느끼는 한편 헨리는 사려 깊은 패니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보내는데, 정작 패니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항상 의지해 오던 에드먼드를 향한 사랑이 싹트고 있다. 패니는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감정과 윤리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헨리와 메리 크로퍼드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지만, 사랑에 눈이 먼 에드먼드는 그 모든 책임이 신뢰할 수 없는 주변 사람과 환경 탓이라고 여긴다. 어느 날 맨스필드 파크에 일대 스캔들이 일어나는데…….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심오한, 혹은 문제적 소설 다면적 주인공 패니를 통해 모순적 환경을 섬세하게 드러내다 『맨스필드 파크』는 향사 계급의 일상을 그리면서 젊은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과 결혼이란 주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어릴 때 이모 집인 맨스필드 파크로 온 패니가 매력적이고 지혜로운 여성으로 성장하여 종국에는 목사가 될 사촌 오빠 에드먼드와 결혼하게 된다는 ? 신분과 재산 같은 외적 조건이나 편견이나 오해가 빚어낸 장애를 넘어선 주인공이 결국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는 ? 점에서는 오스틴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한 주제로 쓰였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논쟁의 여지가 많으며, 심리 묘사를 탁월하게 다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맨스필드 파크』는 이야기의 기본 틀 자체가 남다르다. 가난한 집안 맏딸로 태어나 열 살 때 이모인 레이디 버트럼이 사는 맨스필드 파크로 보내진 패니 프라이스는 소극적인 성격인 데다 천덕꾸러기로 구박받는 어린 시절을 보내게 돼 순종적인 성품을 지니게 된다. 이것은 대개 유복한 집안의 딸이나 심지어 여주인이거나 경제적으로는 부족해도 밝고 독립적이고 당당한 여성이 주인공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들과는 다르다. 매사 삼가는 자세로 늘 조용히 구석에 물러나 있는 패니는, 이전의 지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의 이미지와 대비한다면 그리 매력적인 인물로 보이지 않을뿐더러 전통적 미덕을 대변하는 듯한 인물로 보인다. 그러나 면밀히 읽어 보면 패니의 이러한 면은 이 인물의 복합적 성격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 패니의 성격적인 소심함과 수동적 태도는 어린 나이에 낯선 집에서 살아야 했기에 내성적인 여자아이가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성향이다. 하지만 패니는 세속적 이해관계에 얽매이기보다 양심과 도덕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서 주변 인물들 누구보다 단단한 내면을 가진 여성이다. 자신을 아껴 주는 이모부의 엄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선망하는 신랑감인 헨리 크로퍼드의 청혼을 거부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패니가 지닌 의연함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크로퍼드 씨의 청혼을 거절하겠다는 말이냐?” 잠시 침묵 끝에 토머스 경이 말했다. “예, 이모부.” “거절하겠다고?” “예, 이모부.” “크로퍼드 씨의 청혼을 거절한다! 도대체 무슨 구실로? 무슨 이유로?” “전…… 전 결혼할 만큼 그 사람한테 마음이 없어요.”(455쪽) 패니는 사촌 언니들이나 메리 크로퍼드 같은 활달하고 자신만만한 여성들에게 주눅이 들어 있지만, 이들이 지닌 한계와 잘못을 섬세하고 엄밀한 감각으로 읽어 낸다. 겉으로는 당대 결혼관이나 여성에 대한 고정된 인식에 대해 비아냥거리지만 정작 그 자신의 삶에서는 현학적 조건에 얽매어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메리 크로퍼드와 비교될 만큼 패니는 자신의 판단을 현실 속에서 꿋꿋이 지켜 나간다. 헨리와의 결혼이 가져다줄 부와 명예의 화려함을 거부하는 패니를 향해 주변 사람들은 한사코 마음은 부차적인 것이라고 강요하지만, 오랜 동안 자연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주변을 꼼꼼히 보살피며 살아온 패니는 더 큰 삶의 가치를 묵묵히 지켜 나간다. 오스틴의 질문; 우리가 계승해야 할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월터 스콧은 소설을 쓸 권리가 없어. 특히 좋은 소설들을. 그건 온당치 않아. 그는 시인으로서 이미 명성과 이득을 얻었으니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빵을 빼앗으면 안 돼.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아. 또 그가 쓴 『웨이벌리』도 좋아하고 싶지 않아. 그런데 그러지 못할까 봐 두려워.” ─ 1814년 9월 28일, 오스틴이 조카 애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인 오스틴은 맨스필드 파크라는 시골 향사 계급의 영역을 배경으로 당대 세태와 지배 이데올로기를 심도 있게 그려 나간다. 가부장적 사고로 맨스필드 파크의 부와 전통을 유지해 나가는 버트럼 경이 구세대를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이라면, 맨스필드 파크의 실질적 후계자인 에드먼드는 전통적 가치관을 존중하는 가운데 아버지 세대가 지닌 고지식함에서는 벗어난 현실성을 지닌 인물이다. 반면 새로운 젊은 세대의 상징처럼 보이는 크로퍼드 남매는 자유로운 연애관과 실리적 사고로 명예보다는 감각적 유희와 물질적 환원에 대한 집착을 보여 준다. 주인공인 패니 역시 에드먼드와 같이 새로운 세대가 지닌 활달함과 진취성은 다소 결여되어 있으나 구세대의 전통을 존중하는 가운데 새로운 자아에 눈뜬 인물로 묘사된다. 소설에서 패니는 구세대와 신세대의 교두보 역할을 하며, 때로 구세대의 고지식함을 일깨우거나 신세대의 무책임을 지적하여 둘 사이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패니로 인해 버트럼 경은 자신의 엄한 교육 방식이 자녀들로 하여금 진실한 도덕성을 결여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헨리 크로퍼드는 비록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불행을 자처하나 패니에게서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배운다. 메리 크로퍼드는 쾌활하고 재기 넘치는 여성으로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를 연상시키는 면도 있지만, 메리에게는 엘리자베스가 지니고 있는 자기 진실에 대한 확신이 없다. 독자는 오히려 자기를 드러내지 않아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세속적 욕심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올곧게 사랑을 택하는 패니에게서 엘리자베스가 지닌 적극성을 발견하게 된다. 오스틴은 이러한 복합적 구도를 통해 독자에게 우리가 지켜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게 한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만나는 제인 오스틴의 명저 여섯 권 뛰어난 감수성과 언어 감각이 도드라진 보석 같은 작품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가장 처음 소개된 제인 오스틴의 장편 소설은 2003년에 출간된 88번 『오만과 편견』(윤지관, 전승희 옮김). 원문에 충실한 정확한 번역으로 정평을 얻으며 독자들에게 오스틴의 섬세한 필체를 전달했다. 이어 2006년에 출간된 132번 『이성과 감성』(윤지관 옮김)은 오스틴의 대표작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분별 있는 사랑과 열정적인 사랑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일명 사랑 고민을 하게끔 한 작품이다. 이어 2012년에는 발랄한 독신주의자 에마에게 찾아온 꿈같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 283번 『에마』(윤지관, 김영희 옮김)가, 2017년에는 결혼을 둘러싼 불안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 오스틴의 생전 마지막 소설 『설득』(전승희 옮김)이, 2019년에는 오스틴이 이십 대에 탈고한 첫 소설이자 이후 탄생할 여성 주인공들의 원형을 엿볼 수 있는 363번 『노생거 사원』(윤지관 옮김)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2020년 5월 섬세한 필체로 가장 탁월하게 인물의 심리를 묘사했다는 평을 받는 오스틴의 세 번째 소설 『맨스필드 파크』가 독자를 찾아왔다. 『에마』에서 공저자로서 오스틴의 뛰어난 문체를 경험한 김영희 역자의 세심하고 꼼꼼한 번역이 오스틴의 뛰어난 문체를 보다 생생하게 경험케 해 줄 것이다. 때마침 제인 오스틴의 일대기를 녹여 낸 영화 「비커밍 제인」(2007년)이 재개봉되어 작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기인 만큼, 국내 수많은 제이나이트들로서는 보다 입체적으로 제인 오스틴의 명작 모두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그렇지만 내가 직접 관찰한 바로도 결혼은 책략이에요. 어느 집안과 혼사를 맺으며 특정한 이득을 기대하거나 아니면 사람 자체가 대단히 뛰어나고 훌륭하다고 굳게 믿고 결혼했지만, 결국은 완전히 속았다는 것을 깨달으며 기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을 참고 견뎌야 하는 경우를 얼마나 많이 봤는데요! 이게 속은 게 아니고 뭐예요.” 패니는 자신의 판단을 묻는 것 같아서 잠시 생각한 끝에 말했다. “오빠한테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들어 드릴게요. 하지만 조언할 주제는 못 되니, 조언 같은 건 바라지 마세요. 그럴 능력은 안 되니까요. (……) 한 가지만 더요. 버릇없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잘 가려 가며 말씀하셔야 해요. 나중에 후회할 말은 하지 마시고요. 그런 때가 올 수도 있잖아요…….” 잠시 애써 마음을 추스른 후 패니가 말했다. “난 여자라면 누구나 같은 생각일 줄 알았는데요. 아무리 인기가 많은 남자라도 여자 쪽에서 마다하거나 적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고요. 모든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남자라도 어쩌다 마음만 주면 상대편에서는 무조건 좋다고 할 거라는 생각은 곤란하다고 봐요 (……) 그분이 원하기만 하면 사랑으로 응답할 준비라도 되었어야 하나요?”


악역 영애 레벨 99 : 1
영상출판미디어 / 타나바타 사토리 (지은이), Tea (그림), 조아라 (옮긴이) / 2020.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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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출판미디어소설,일반타나바타 사토리 (지은이), Tea (그림), 조아라 (옮긴이)
RPG 스타일 여성향 게임의 악역 영애 유미엘라로 환생한 나. 본편의 유미엘라는 사실 수수하지만 엔딩을 본 후에는 히든 보스로 재등장해서 용사와 칼부림하는 캐릭터로. 다시 말해 초절 하이스펙. 결국 게이머의 피를 주체하지 못한 나는 레벨을 올려 학원 입학 시점에 레벨 99에 도달하고 말았다. 그래도 게임 스토리에 상관없이 눈에 띄지 않고 평온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입학하자마자 레벨이 들키는 바람에 히로인과 공략 대상들에게는 마왕이라는 의심을 받고 마는데…….프롤로그1장 히든 보스, 학원에 입학하다막간 1 국왕2장 히든 보스, 학원생활을 보내다막간 2 제시카 몽포드3장 히든 보스, 무술대회에 참가하다막간 3 엘레노라 힐로즈4장 히든 보스, 드래곤을 만나다막간 4 패트릭 애시버튼5장 히든 보스, 던전에 잠입하다막간 5 로널드 학원장6장 히든 보스, 고백을 받다7장 히든 보스, 마왕과 대결하다에필로그후기“당신이 마왕이군요?!” “아닙니다. 그냥 히든 보스입니다.”여성향 RPG 세계로 환생한 주인공. 그런데 왠지 자신의 이름을 어디에서 들어본 것 같다.유미엘라 도르크네스…… 전생에 가지고 놀던 여성향 게임의 악역 영애이자, 마왕을 쓰러트리면 튀어나오는 히든 보스가 됐다고?!게임 세계니까 레벨업을 한 건 좋은데, 그만 게이머의 피가 끓어올라 레벨 99를 달성하고 만 유미엘라.주변 사람들은 유미엘라의 레벨과 검은 머리를 보고 ‘마왕’이라 부르기 시작하는데……?무심코 레벨을 올려 버렸지만 평온하게 살고 싶습니다!평온한 일상을 위해 발버둥 치는 레벨 99 악역 영애의 분투기, 제1권!


우리는 자살을 모른다
들녘 / 임민경 (지은이) /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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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소설,일반임민경 (지은이)
임상심리 전문가인 저자는 자살이라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문학이라는 도구를 가져왔다. 왜 문학인가? 심리학의 관심사는 대개 양적인 측면에 있다. 자살자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들을 현상학적으로 기술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을 찾아 사람들을 최대한 자살로부터 떼어놓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반면 문학은 원인과 원리를 설명하는 것보다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은 자살이라는 현상을 보다 직접적으로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더 깊은 이해를 위한 매개가 될 수 있다. 문학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심리학적 지식과 자살학 이론을 통해 분석하여,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자살의 메커니즘을 들여다본다. 들어가는 글 1장. 죽음을 선택하는 마음들 심리통, 그 견딜 수 없는 마음의 고통에 대하여_『안나 카레니나』 안나, 카레니나이고 싶지 않았던 여자 | 사람을 자살로 이끄는 마음의 고통 | 자살의 각본 | 제가 불을 밝히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어느 익살꾼의 죽음_『인간 실격』 오바 요조의 부끄러움 많은 생애 |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 자살에 대한 대인관계이론 | 자살을 이해하는 행위의 의미 베르테르 효과와 전염되는 자살_『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누군가의 자살이 내 마음에 일으키는 파문, 베르테르 효과 | 동기-결단 모형, 자살로 이어지는 계단을 설명하다 | 결국 힘겨운 시기를 넘긴 사람이 주는 위안 2장. 자살에 이르게 하는 마음의 질병들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는 우울_실비아 플래스와 『벨 자』 벨 자, 어떤 우울의 기록 | “내가 끔찍하게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 자살과 우울의 관계 |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아 있다” | 어떻게 사랑을 되찾을 것인가 삶을 선택하기와 내려놓기, 그 갈림길에서_버지니아 울프와 『댈러웨이 부인』 불길에 닿아, 버지니아 울프 | 양극성 장애란 무엇인가 | 버지니아 울프, 평생 양극성 장애와 싸웠던 예술가 | 한 사람의 “더블”, 댈러웨이 부인과 셉티머스 | 조울증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절대 나아지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_『리틀 라이프』 자해라는 라이트모티프 | 누군가는 살기 위해 스스로를 상하게 한다 | 주드의 자해, 아동기 학대가 만든 흉터 | 그 고통의 이면을 바라봐줄 수 있다면 중독과 자살, 그 복잡한 관계를 말하다_술과 약물에 중독된 어느 문인들의 이야기 작가들의 오래된 친구 | 중독이 먼저일까, 우울이 먼저일까 | 자살의 모든 영역에 관여하는 중독의 영향력 | 우리는 반드시 회복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그들은 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나? 문학이 보여주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살의 메커니즘 이제 자살은 우리에게 너무나 가까운 단어가 되어버렸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 수는 전년도에 비해 십 퍼센트 가까이 증가했으며, 성인 열 명 중 두 명가량이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몇 년 사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연예인들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많은 이들이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살을 모른다. 누군가의 자살 소식을 들으면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기는 하지만, 자살을 선택하는 마음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 애도는 죽은 이의 고통의 핵심에 가닿지 못한다. 같은 이유로 자살을 생각하고 시도하는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이 그에게 도움이 될지, 도리어 해가 될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임상심리 전문가인 저자는 자살이라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문학이라는 도구를 가져왔다. 왜 문학인가? 심리학의 관심사는 대개 양적인 측면에 있다. 자살자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들을 현상학적으로 기술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위험 요인과 보호 요인을 찾아 사람들을 최대한 자살로부터 떼어놓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반면 문학은 원인과 원리를 설명하는 것보다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은 자살이라는 현상을 보다 직접적으로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더 깊은 이해를 위한 매개가 될 수 있다. 문학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심리학적 지식과 자살학 이론을 통해 분석하여,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자살의 메커니즘을 들여다본다.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하고 죽음을 생각하는 문학 속 등장인물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총 2장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1장에서 자살자의 심리를 다룬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스스로의 의지로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심한 수준의 무력감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는 느낌 등으로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자살은 심리적 고통의 결과라는 말은 일견 뻔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자살을 이렇게 정의함으로써 얻게 되는 유익은 분명하다. 자살은 ‘나약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 ‘범죄’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에 반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자살자들을 책망하기 앞서 그들의 입장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2장에서는 우울증, 양극성 장애, 중독 등 자살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정신장애들에 대해 다룬다. 마음에 치명적인 고통을 초래하는 질병들의 본질을 파악함으로써 우리는 치유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저자는 마음의 고통과 질병은 유독 다루기 까다로운 측면이 없지 않지만, 차근차근 접근해간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격려한다. 이 책은 『안나 카레니나』 『인간 실격』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자살에 대한 유명한 고전뿐 아니라, 『벨 자』 『댈러웨이 부인』 『리틀 라이프』 등 자살학의 관점에서 그 가치를 새로이 발견할 수 있는 문학 작품들을 재조명한다.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살하거나,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거나,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힌다. 또 우울해하거나, 환청을 듣거나, 물질에 중독되면서 끊임없이 자살에 가까이 다가간다. 이처럼 나름의 방식으로 자살이라는 현상을 보여주는 인물들을 심리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볼 때, 독자는 자살이라는 현상의 본질에 한층 더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자살을 마주함에 있어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어떤 것일지에 대하여 고민하게 될 것이다. “제가 등불을 밝히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임상심리 전문가가 전하는 메시지 문학을 통해 자살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유익은 무엇일까? 자살은 실로 복잡한 현상이다. 삶을 유지하고자 하는 생명체의 본능을 거스르는 일이라는 점만 봐도 그렇다. 거기다 자살에 대한 생각이 자살과 관련된 행동을 유발하고, 그 행동이 또다시 자살에 대한 생각을 심화하는 등 증상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모습은 보는 이를 아연하게 할 정도다. 하지만 저자는 문학 속에서 희망을 찾는다. 『벨 자』를 쓴 실비아 플래스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긴 했으나, 한때 깊은 우울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십 년이라는 시간을 더 벌어주었으며, 그 시간 동안 『벨 자』라는 명작을 탄생시켰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작가 괴테는 한때 죽음과도 같은 고통에 시달렸지만, 본인의 아픔을 문학으로 승화한 후에 팔십이 세까지 장수했다. 심각한 알코올중독으로 술잔을 드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존 치버는 중독을 이겨내고 ‘구원과 부활의 노래’라 칭송받는 『팔코너』를 완성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고통받는 이들에게 최대한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또한 자살이라는 심연 속에 작은 등불을 하나 밝히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오스트리아의 작가 에리히 프리트는 많은 경우 문학은 삶을 혐오하여 쓴 것도 사실은 삶을 위해 쓴 것이며, 죽음을 찬양하여 쓴 것도 사실은 죽음을 이기기 위하여 쓴 것이라 말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자살이라는 현상을 살피며 고통받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자 노력할 때, 우리는 비로소 죽음에 대해 쓰인 문학을 삶을 위한 문학으로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은 그저 어떤 현상을 보여줄 뿐 그것의 원인과 원리를 사람들에게 구구절절 설명하려 하지 않으며, 때로는 증언하되, 가끔은 증언조차 거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은 종종 심리학을 앞질러 가기도 하고, 심리학이 미처 다가가지 못했던 영역에 먼저 불을 밝히기도 합니다. (…) 죽음을 탐구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은 서로 경쟁자이기보다는 협력자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_「들어가는 글」에서 (…) 슈나이드먼이 보기에, 자살은 견딜 수 없는 마음속 고통의 결과였으며, 모든 자살자들은 자신의 핵심적인 가치가 좌절됨으로 인해 심하게 고통받고 있던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 말을 들으면서 ‘그거야 당연한 소리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마음의 고통으로 인해 자살하게 된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말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러나 자살을 이렇게 설명하는 데서 오는 유익이 분명히 있습니다. 자살을 고통의 결과라고 이야기함으로써, 자살은 나약한 사람이나 하는 일이라고, 죄악이라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반박할 수 있게 되니까요. _「심리통, 그 견딜 수 없는 마음의 고통에 대하여」에서 (…) 철학자 장 아메리는 『자유죽음』에서 “자살을 이미 감행했거나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살학의 진단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적극적으로 죽음을 선택하고자 하는 한 인간의 의지 앞에서, 자살 이론의 힘은 더없이 미약해 보이기도 합니다.다만,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조이너의 저서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의 뒤표지에는 책을 읽은 사람들의 간략한 후기가 적혀 있는데, 그중에서 자살로 가족을 잃은 칼라 파인이라는 작가는 “이 책을 읽으며 놀라운 이해와 치유를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참 이상하지요. 단지 자살에 대한 개인의 이론을 정리한 대중서일 뿐인데 그 책을 읽고 치유를 경험했다니요. (…) 자살은 다른 종류의 죽음과는 달리 사망자가 그 죽음을 의도한 것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자살했을 경우 그 주변인들은 망자가 도대체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혹시 자신이 그 죽음에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닌지, 그 죽음을 미연에 방지할 수는 없었을지 고민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고민에 시달리던 사람이 자살을 이해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고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하나의 방법을 얻는 일이 될 것입니다. _「어느 익살꾼의 죽음」에서


노르웨이의 시간
컴인 / 신하늘 (지은이) / 2020.08.12
18,000원 ⟶ 16,200(10% off)

컴인소설,일반신하늘 (지은이)
노르웨이는 북유럽의 주요 국가 중 하나이면서, 피오르와 숲을 비롯한 대자연과 디자인 문화, 발효를 중심으로 한 노르딕 퀴진이 공존하는 나라이다. 현재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 거주하고 있는 저자가 노르웨이의 자연과 디자인, 독특한 식문화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하고 행복한 삶의 태도에 대해 깊이 있게 소개한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피오르인 송네 피오르부터, 소박한 노르웨이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하르당에르 피오르, 건축과 예술을 테마로 떠나는 게이랑에르 피오르, 그리고 피오르 여행의 종착점이자 문화와 예술의 도시 베르겐까지. 노르웨이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피오르를 소개하고 이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과 정보를 저자만의 시선으로 다채롭게 수록했다.프롤로그 1. 피오르의 시간 TIMES OF FJORD 하르당에르 피오르 노르웨이식 소박한 삶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곳, 하르당에르 피오르 롯지 사우나와 정원이 있는 노르웨이식 아침 폴게포나 국립공원 트래킹 TIP 노르웨이 3대 트레킹 게이랑에르 피오르 광활한 자연 속 신비로운 하루, 구드브란드유벳과 유벳 랜드스케이프 호텔 TIP 노르웨이에서 가장 낭만적인 카페, 구드브란드유벳 카페 TIP 노르웨이 여름의 맛, 발달 딸기 트롤의 벽과 요정의 사다리로 떠나는 여행,트롤베겐과 트롤스티겐 TIP 게이랑에르 피오르의 뷰 포인트 TIP 아르누보 도시 여행, 올레순 송네 피오르 피오르 여행의 시작점, 노르웨이 인 어 넛쉘 노르웨이식 여름 바캉스, 요스테달스브렌 빙하 트레킹 빙하와 초록에 관한 단상, 피엘란드 호텔 베르겐 베르겐의 역사와 전통을 만날 수 있는 곳, 베르겐 보쉬 호텔 북유럽 그림과의 조우, 베르겐 미술관 그리그 생가에서 연주회를 듣다, 트롤하우겐 TIP 트롤하우겐 여행 정보 2. 노르웨이 디자인 NORWEGIAN DESIGN 당신이 살고 싶은 공간은 어떤 모습인가요? 빌라 스테네르센 일상의 품격을 만드는 그린 디자인 예술이 된 도시 농업, 로세터 TIP 비요르비카 즐기기 팜 투 테이블, 뷔그되 콩스가드 TIP 뷔그되이 즐기기 도시 재생 디자인 튜브홀멘 지구 : 바다 위의 미술관, 아스트룹 피언리 현대미술관 키스테포스 지구 : 비밀의 숲, 트위스트 갤러리 삶의 조각을 찾아서, 구스타브 비겔란 노르웨이의 추천 디자인 숍 “안목과 취향은 쌓이는 것이다” 일룸스 볼리후스 일상에서 누리는 삶의 디테일, 콜렉티드 바이 “똑같이 사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볼리아 “컬러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아 후스비 오브제가 되는 가구들, 하우츠 살림이 즐거워지는 순간, 바케 이 그렌센 3. 노르딕 테이블 NORWEGIAN TABLE 노르딕 퀴진 노르딕 ‘발효’ 이야기, 레스토랑 아이네르 채소를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브루투스 북유럽 미식 문화의 현재, 아라카타카 노르웨이 역사와 함께하는 식도락 여행, 네드레 포스 고드 생기 넘치는 오슬로의 식재료 시장, 마탈렌 오후 4시의 식당, 스말한스 노르웨이 커피 노르웨이 커피와의 만남 커피 애호가의 나라 커피를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팀 윈들보 트렌드를 만드는 곳, 푸글렌 지극히 개인적인 커피의 기억, 자바 취향을 공유하는 세 가지 비법, 슈프림 로스트웍스 브런치 테이블 노르웨이식 브런치, 그로디 여름의 맛, 지로톤도 헨리크 입센의 단골집, 그랑 카페 노르웨이에서 즐기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식당 모두를 위한 장소, 피파 오슬로의 빵, 오펜트 바케리 ‘시골의 안네’, 안네 포 란넷 TIP 노르웨이의 음주 문화 4. 노르웨이 라이프스타일 NORWEGIAN LIFE 휘테 라이프 노르웨이식 웨딩 크리스마스 산책 마음의 코셀릭, 보통 사람의 법칙북유럽 디자인과 예술, 짙푸른 피오르와 천천히 흘러가는 삶의 속도가 있는 행복한 겨울의 나라, 노르웨이 라이프스타일 여행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배경이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으로도 잘 알려진 북구의 나라 노르웨이는 북유럽의 주요 국가 중 하나이면서, 피오르와 숲을 비롯한 대자연과 디자인 문화, 발효를 중심으로 한 노르딕 퀴진이 공존하는 나라이다. 현재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 거주하고 있는 저자가 노르웨이의 자연과 디자인, 독특한 식문화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하고 행복한 삶의 태도에 대해 깊이 있게 소개한다. 시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예술 작품, 짙고 푸른 피오르의 나라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피오르인 송네 피오르부터, 소박한 노르웨이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하르당에르 피오르, 건축과 예술을 테마로 떠나는 게이랑에르 피오르, 그리고 피오르 여행의 종착점이자 문화와 예술의 도시 베르겐까지. 노르웨이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피오르를 소개하고 이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과 정보를 저자만의 시선으로 다채롭게 수록했다. 피오르의 숨은 명소와 빙하 트레킹, 노르웨이 3대 트레킹 코스 등 실용적인 정보와 함께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자연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는 흥미롭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했다. 북유럽 디자인의 떠오르는 강국, 노르웨이 디자인 이야기 노르웨이는 덴마크나 핀란드 등 인접 국가에 비해 비교적 늦게 북유럽 디자인의 흐름에 참여했지만 최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다채로운 문화 예술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곳이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건축가와 조각가 및 그들의 대표 작품을 소개하고, ‘일상의 품격을 만드는 그린 디자인’, ‘도시 재생 디자인’을 테마로 하여 노르웨이인들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든 생활 속 디자인에 관해 소개한다. 저자의 안목으로 선정한 노르웨이의 추천 디자인 숍 7곳도 소개하여 평소 디자인을 일상에서 체험하고 느끼는 노르웨이만의 디자인 라이프스타일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발효와 저장음식부터 최신 미식 트렌드까지 음식, 커피, 브런치라는 키워드로 살펴보는 노르딕 식문화 노르웨이는 긴 겨울이 이어지는 기후로 인해 예로부터 저장식과 발효 음식이 발달한 나라다. 전통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미식의 트렌드 안에서 동시대 노르웨이 식문화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 식음료 장소들을 통해 자세히 안내한다. 또한 노르웨이는 세계 3대 커피 소비국 중의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명소인 팀 윈들보, 푸글렌을 비롯해 노르딕 로스팅으로 명성이 높은 여러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노르웨이 오슬로를 대표하는 여러 카페들을 소개하며 북유럽의 커피 문화를 생생하게 전하고자 했다. 이와 더불어 아름다운 공간에서 북유럽의 맛있는 브런치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명소들을 함께 수록하여, 식문화와 함께 만나는 노르웨이의 다채로운 ‘어반 그린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한다. 노르웨이 행복의 비밀, 코셀릭과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태도 노르웨이에는 ‘코셀릭(koselig)’이라는 삶의 개념이 있다. ‘안온함’을 뜻하는 코셀릭은 그 자체로 노르웨이인들의 생활 방식이 담긴 단어이다. 이 장에서는 기나긴 겨울을 즐겁게 누리는 노르웨이 사람들의 휘테(Hytte) 문화, 전 세계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한 ‘노르웨이 행복의 비결’, 그리고 자연과 함께 소박하고 충만하게 살아가는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한다.


배트맨 : 댐드
시공사(만화) / 브라이언 아자렐로 (지은이), 리 베르메호 (그림), 전인표 (옮긴이) / 2020.03.05
22,000원 ⟶ 19,800(10% off)

시공사(만화)소설,일반브라이언 아자렐로 (지은이), 리 베르메호 (그림), 전인표 (옮긴이)


늑대와 양피지 4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하세쿠라 이스나 (지은이), 아야쿠라 쥬우 (그림), 박소영 (옮긴이) / 2020.01.23
7,500원 ⟶ 6,750(10% off)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소설,일반하세쿠라 이스나 (지은이), 아야쿠라 쥬우 (그림), 박소영 (옮긴이)
윈필 왕국 제2의 항만 도시 라우즈번. 뇨히라를 떠난 후로 처음 오게 된 대도시에 신이 난 현랑의 딸 뮤리. 그리고 교회 개혁의 사명에 가슴을 불태우는 콜. 그러나 막상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무장한 세금 징수인이었다. 하이랜드의 기지로 궁지에서 탈출한 두 사람은 ‘여명의 추기경’이라 찬사받는 콜의 활약이 오히려 왕국과 교회 간의 대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서막제1막제2막제3막제4막제5막종막『늑대와 향신료』의 새로운 이야기!현랑 호로와 로렌스의 딸인 뮤리와 성직자를 목표로 하는 청년 콜이 주인공!교회, 왕국, 상인.삼색의 전쟁 속에 청년 콜, 몸을 던지다!윈필 왕국 제2의 항만 도시 라우즈번.뇨히라를 떠난 후로 처음 오게 된 대도시에 신이 난 현랑의 딸 뮤리.그리고 교회 개혁의 사명에 가슴을 불태우는 콜.그러나 막상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무장한 세금 징수인이었다.하이랜드의 기지로 궁지에서 탈출한두 사람은 ‘여명의 추기경’이라 찬사받는 콜의 활약이오히려 왕국과 교회 간의 대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이대로 가다가는 전쟁을 피할 길이 없다.뾰족한 수가 없는 가운데, 콜을 돕겠다며 나선 사람은일찍이 로렌스의 호적수였던 여상인 에이브였다.신마저도 겁내지 않는 이 수전노는 과연 적일까, 아군일까.


나폴리 4부작 세트 (전4권)
한길사 /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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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사소설,일반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이탈리아 나폴리 폐허에서도 빛나는 두 여자의 우정을 담은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나폴리 4부작'. 엘레나 페란테. 현재 세계 문단에서 유명한 작가이지만 베일에 싸여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작가다. 오직 작품으로만 자신을 말하는 페란테는 1992년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대중 앞에 나타난 적이 없다. 은둔을 선택한 페란테는 이탈리아의 「코리에레 델라 세라」를 통해 1,600페이지 분량의 '나폴리 4부작'은 자신의 우정에서 비롯되었음을 밝히고 나폴리를 배경으로 두 여자의 우정과 삶을 매우 격렬하게 또 망설임 없이 써냈다.나의 눈부신 친구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강렬하고 매혹적이다! 평생 옆에 두고 읽고 싶은 내 이야기 전 세계를 강타한 ‘나폴리 4부작’ 완간! 전 세계를 홀린 ‘나폴리 4부작’이 드디어 완간되었다. ‘나폴리 4부작’은 이탈리아 나폴리 폐허에서도 빛나는 두 여자의 우정을 담은 이야기다. 우정을 다룬 이야기는 진부하다. 그러나 60여 년에 걸친 두 여인의 일생을 다룬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은 아름답지만 냉혹하고 그들의 삶은 맹렬하다. 감정선은 강렬하고 인물들은 욕망과 분노에 차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차갑지만 소설에는 뜨거운 마그마가 들어 있는 광활한 문장으로 가득하다. 페란테는 돌려 말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고 단도직입적이다. 두 주인공도 회귀하지 않는다. 모순으로 가득한 감정 속에서 주인공은 앞만 보고 나아간다. 그들은 순차적으로 인생의 페이지를 넘기며 나아갈 뿐이다. 굶주린 듯 다음 페이지를 서둘러 넘기고 싶은 이야기. 그러나 결코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이야기. 바로 ‘나폴리 4부작’이다. 은둔을 선택한 얼굴 없는 작가 페란테는 언제나 글 안에 있다 엘레나 페란테. 현재 세계 문단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이지만 베일에 싸여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오직 작품으로만 자신을 말하는 페란테는 1992년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대중 앞에 나타난 적이 없다. 그에 관해서는 나폴리 태생의 작가로 고전 문학을 전공한 뒤 해외에서 오랫동안 지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알려진 바가 없으며 ‘엘레나 페란테’라는 이름조차 필명이다. 페란테는 1,600페이지 분량의 ‘나폴리 4부작’이 자신의 우정에서 비롯되었으며 나폴리를 배경으로 두 여자의 우정과 삶을 매우 강렬하게 또 망설임 없이 써냈다고 밝혔다. 페란테는 ‘나폴리 4부작’ 중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로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2015년에는 이탈리아의 최고 문학상 스트레가상의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페란테는 모든 행사에 불참했으며 서면으로만 수상 소감을 밝혔다. 페란테가 스트레가상 후보에 올랐을 당시 이탈리아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는 시상식에 참석해줄 것을『라 리퍼블리카』를 통해 공개적으로 요청했으나 페란테는 감사의 인사만 전했을 뿐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페란테는 작가에 관한 모든 것은 소설 안에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TV 출연이나 강연으로 작가를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안에서 충분하다는 것이다. 페란테는『더 패리스 리뷰』와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미디어가 작가의 명성만을 따를 뿐 책 자체나 작품의 가치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문학적 전통과 기법 등 오랜 시간 동안 집약되어 문학 안에 포함된 집단 지성이 작가가 등장하는 순간 모두 약화된다는 것이다. “책은 한 번 출간되고 나면 그 이후부터 저자는 필요 없다고 믿습니다. 만약 책에 대해 무언가 할 말이 남아 있다면 저자가 독자를 찾아나서겠지만, 남아 있지 않다면 굳이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엘레나 페란테 페란테는 25년 동안 은둔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 부재가 만들어낸 창작 공간이었다고 말한다. 작가를 지우는 순간 작품은 그 전에 없었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작가의 부재로 생긴 텅 빈 공간을 작품이 채운다는 것이다. 페란테는 마약 같다. 단어, 메타포 그리고 외설적 표현까지. ‘나폴리 4부작’은 이탈리아뿐 아니라 영미권 독자들에게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영국 닐슨 북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영국 내 전체 소설 판매량은 감소했으나 해외 번역 소설 판매량은 두 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례적 현상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바로 ‘나폴리 4부작’을 꼽았다. 또한 미국에서 ‘나폴리 4부작’은 특별한 광고도 없이 12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독자들은 ‘#ferrantefever’(페란테 열병)라는 태그를 달고 페란테를 예찬한다. 미셸 오바마는 휴가철 읽기 좋은 소설로 ‘나폴리 4부작’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를 추천했으며,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다”고 찬사를 보냈다. 배우 기네스 팰트로도 “소녀 시절의 우정을 말한 페란테의 놀라운 능력”을 극찬했으며, 아마존 편집장 사라 넬슨은 “미국의 여성에게 페란테의 존재는 마치 어린이들에게 해리 포터 정도의 존재”라며 현재 세계 문단 내 페란테의 위상을 증명했다. ● 우리는 명작을 읽고 있다. _ 미국,『타임』 ● 한계가 없고 장르를 뛰어넘는다는 것이 놀랍다. _ 이탈리아,『일사바젠테』 ● 엘레나 페란테는 동시대에 가장 훌륭한 소설가다. 페란테는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쓴다. _ 영국,『이코노미스트』 작가와 미디어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독자들도 ‘페란테 열병’을 앓고 있다. ‘나폴리 4부작’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는 미국에서 총 8부작의 미니시리즈로 제작 중이다. 실제로 나폴리에서 아역 배우를 캐스팅하는 자리에 100명이 넘는 아이와 부모가 참여했다고 한다. 제작은 의 제작사 HBO가 맡았다. 놀라운 일이다. 정체도 모르는 이 작가의 소설에 전 세계 독자들은 왜 이리 열광하는 것일까? 60년간의 우정을 다룬 본능적이고 호소력 있는 이야기 ‘나폴리 4부작’은 ‘릴라’와 ‘레누’라는 두 주인공의 유년기, 사춘기, 장년기, 노년기까지의 평생 우정을 다룬다.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릴라를 회상하는 레누의 시점에서 출발한다. 나폴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릴라와 레누는 서로에게 가장 절친한 친구다.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간파하는 특별한 사이지만 그들의 우정 안에서도 미묘한 감정은 존재한다. 그들에게 서로의 존재는 평생의 라이벌이자 영감을 주는 뮤즈다. 릴라는 명석함을 타고났지만 가정환경 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독학한다. 모범생이고 노력형인 레누는 이런 릴라를 보고 자극을 받아 공부하지만 릴라의 영특함을 따라잡을 수 없다. 학교에서 인정받은 과제조차도 결국 릴라의 아이디어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단지 공부만이 아니다. 릴라는 커갈수록 아름다워지고 모든 남성의 시선을 독차지한다. 릴라보다 무엇 하나 잘난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열등감을 느끼는 레누와 외부 환경 때문에 꿈이 좌절되는 릴라. 자신의 환경에 따라 그들의 감정은 요동친다. 그들의 우정은 사랑과 미움, 질투와 연민 같은 감정이 뒤섞인 흙탕물 같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너는 공부를 계속하도록 해. 넌 내 눈부신 친구잖아. 너는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해. 남녀를 통틀어서 말이야.” _ 『나의 눈부신 친구』, 416쪽 ‘나폴리 4부작’의 전반을 끌고 나가는 가장 큰 감정은 릴라와 레누의 애정이다. 레누는 보잘것없는 자신의 삶을 한탄하다가도 릴라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원한다. 릴라도 레누가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이러한 릴라와 레누의 역학 관계는 ‘나폴리 4부작’ 전체를 관통한다. 소녀 시절뿐만 아니라 학교를 졸업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서 상대를 배제하지 못한다. 물론 레누가 나폴리를 떠나 피렌체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릴라와 레누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시기도 있지만 이들의 관계는 곧 회복된다. 작가로서 성공하는 레누, 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로 전락하는 릴라, 벅찬 결혼 생활로 커리어가 끊긴 레누, 컴퓨터 기술자로 재기하는 릴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출간해 다시 크게 성공을 거두는 레누, 딸을 잃어버리고 끔찍한 슬픔을 겪는 릴라 등. 순탄하지만은 않은 인생의 여정을 함께하는 이들의 우정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레누와 릴라의 우정에서 질투와 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삶의 모든 측면에서 경쟁 관계에 있다. 하지만 레누와 릴라의 경쟁은 상대방이 꼭 패배해야 하는 일반적인 경쟁과는 사뭇 다르다. 상대방이 패배한다면 이들의 관계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릴라와 레누는 서로가 서로에게 기생하고 공생한다. 레누는 릴라의 삶을 살기도 하고 릴라는 레누의 삶을 살기도 하는 것이다. 진정한 우정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친구 없는 사람도 없지만 평생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두 주인공의 우정은 보편적이지만 특별하다. 페란테는 솔직하고 대담하게 그 우정을 그린다. 스토리텔링은 본능적이지만 문장은 섬세하고 치밀하다. 범죄와 폭력, 역사와 개인의 삶이 교차하다 페란테는 ‘나폴리 4부작’에 릴라와 레누의 사적인 우정만을 담지 않는다. ‘나폴리 4부작’은 인생과 우정, 역사가 담긴 대서사시다. 특히 제3권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부터 맹렬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이자 균열된 이탈리아의 격동적인 역사에 맞서 두 여자가 겪는 내적 폭력에 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어른이 되어 작가로서 성공한 레누는 결혼, 출산, 육아의 과정을 경험한다. 두 딸의 엄마가 된 레누는 결혼이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릴라는 열악한 햄 공장에서 일하면서 아들 젠나로를 키운다. 컴퓨터 실물이 없는 상황에서도 엔초와 매일 저녁 책으로 컴퓨터 공부를 한다. 정신적으로라도 엔초를 붙잡아놓기 위해서, 릴라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두 여자의 개인적인 성장과 변화와 함께 역사도 대격변의 시기를 맞이한다. 거리의 폭력은 학생 시위, 공산주의자와 파시스트의 충돌로 확대된다. 릴라는 햄 공장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에 가입해 노동투쟁에 나선다. 릴라는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자기는 노동계급이니 뭐니 하는 것은 잘 모른다고 했다. 자기는 지금 일하고 있는 공장의 노동자들밖에 모르며 이들에게서 배울 것은 빈곤함 빼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고는 청중에게 물었다. “하루 여덟 시간을 모르타델라 햄을 익히는 물속에서 허리까지 몸을 담그고 일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상상이 되나요? (…) 이것이 내가 일하는 공장의 현실이에요. 노조는 이곳에 발을 디뎌본 적도 없고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위협에 시달리는 불쌍한 사람들이죠. 이들에게는 사장의 말이 법이에요. 사장은 돈을 준다는 명목하에 노동자들을 자기 소유물처럼 대하죠. 그들의 삶도 가족도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이 자기 것인 양 굴어요. 자기 말대로 하지 않으면 무참히 박살내버리겠다는 심보예요.” 역사소설이 아니면서도 이 소설을 읽다보면 이탈리아의 역사가 궁금해진다.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쓴 것 같은데도 책을 읽다보면 격동의 이탈리아 역사 한가운데 빠져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페란테는 강물 같은 커다란 역사의 흐름을 살아내는 물방울 같은 개인의 존재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대담하고 화려하고 섬세한 이 소설에서 페란테는 정치와 개인의 삶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관계를 추적한다. 이는 우리가 현재 삶을 살아가는 방식의 새로운 버전이다”(『뉴욕타임스』). 따라서 이들의 성장은 결코 사적이고 개별적이지만은 않다. 진보하는 역사와 사회와 맞물려 이들의 삶도 끊임없이 전진한다. 나폴리는 범죄와 폭력에 노출된 만큼 릴라와 레누의 삶도 그것에서 자유롭지 않다. 릴라와 레누뿐만 아니라 소설 속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페란테는 “현실을 말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오히려 두려움을 느낀다”며 “소설 속 여성들은 강하고 교육받았으며 자기 자신과 자신의 권리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충격에 쉽게 부서진다”고 말한다. 레누도 교육받았지만 어떠한 대처도 하지 못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방심한 상태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직설적으로 표현한 이 소설에 당황하게 된다. 성폭행을 당한 뒤 쾌락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페란테의 지나친 솔직함에는 거부감마저 생긴다. 『마가진 리테레르』가 “이야기는 매우 자극적이지만 그녀의 언어는 절제되어 있다”고 말한 것처럼 페란테의 글쓰기는 자극성과 섬세함을 더욱 극대화한다. 페미니즘 소설의 가능성을 보여준 엘레나 페란테 페란테는 ‘나폴리 4부작’을 통해 여성들이 겪는 보편적인 경험과 그 안에 내재된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여성에 대한 페란테의 관점은 ‘나폴리 4부작’ 전체를 관통하지만 특히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에서는 레누와 릴라가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고 노년의 삶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은 더욱 부각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고충과 조금도 동떨어져 있지 않다. 독자들은 페란테가 서술하는 나폴리에 사는 여성의 현실에서 현대 우리 사회의 여성이 부딪히는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일례로 레누는 자신이 사실 가부장제에 기대어 성공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그리고 그럴까봐 두려워한다. 나는 보잘것없는 책 두 권으로 모든 여성에게 지금까지 자기 자신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던 것을 고백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연기했지만 실은 내 독자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편의상 그런 말을 믿었을 뿐 실은 나도 보수적인 내 동년배 여성들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닐까. 말만 번지르르하게 했지 나야말로 사내의 욕구를 나나 내 딸들의 욕구보다 더 중요하게 여길 정도로 철저하게 남성에게 주조된 여성이 아닐까. 이외에도 독자는 ‘나폴리 4부작’에서 드러나는 페미니즘적 요소를 빈번히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페란테는 탁월하게 여성의 복잡한 심리를 묘사한다. 사랑, 시기, 질투, 분노, 탐욕, 연민이 교차하는 지점을 날카롭고도 직선적으로 서술한다. 각자의 욕망으로 가득한 나폴리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폴리 4부작’은 독자에게 마약처럼 다가갈 것이다.


모모
비룡소 /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1999.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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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명작,문학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사람들에게서 행복과 풍요로움을 주는 시간을 빼앗아간 회색 신사들과 여자 아이 모모, 호라 박사 등이 벌이는 모험을 다룬 소설. 꿈 속에서 벌어질 법한 갖은 이야기들이 줄줄이 펼쳐진다. `시간은 삶이고 삶은 우리 마음 속에 깃들여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중학생 이상 청소년들이 책 읽는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삽화를 되도록 쓰지 않고 편집했다.나는 이 모든 일이 이미 일어난 일인 듯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이 앞으로 일어날 일인 듯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내게는 그래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364 쪽^ 1부 모모와 친구들 제1장 어느 커다란 도시와 작은 소녀 제2장 뛰어난 재능과 아주 평범한 싸움 제3장 폭풍 놀이와 진짜 소나기 제4장 말 없는 노인과 말을 잘 하는 청년 제5장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와 한 사람만을 위한 이야기 2부 회색 신사들 제6장 똑떨어지는 엉터리 계산 제7장 모모는 친구들을 찾아가고 한 명의 적이 모모를 찾아온다 제8장 많은 꿈과 몇 가지 의혹 제9장 열리지 않는 좋은 모임과 열린 나쁜 모임 제10장 맹렬한 추격과 느긋한 도주 제11장 악당들의 모략 제12장 모모, 시간의 근원지에 가다 3부 시간의 꽃 제13장 그 곳에서의 하루, 이 곳에서의 한 해 제14장 너무 많은 음식과 너무 짧은 대답 제15장 기기를 다시 찾았다 잃다 제16장 풍요 속의 궁핍 제17장 크나큰 두려움과 더 큰 용기 제18장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바라보면? 제19장 포위된 이들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제20장 뒤를 던 자들을 뒤기 제21장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끝 작가의 짧은 뒷 이야기 옮긴이 말


편의점
안전가옥 / 유기농볼셰비키, 류연웅, 이아람, 정세호, 이산화 (지은이) /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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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소설,일반유기농볼셰비키, 류연웅, 이아람, 정세호, 이산화 (지은이)
장르문학 애호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의 2019년 여름 수상작 네 편과 초대작 한 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수상작들은 모두 심사위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초대작은 앤솔로지에 경쾌한 매력을 더해 주었다. 중심 소재가 '편의점'이라는 사실이 제목으로 명시되어 있지만, 수록된 작품들의 제목을 보아도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책인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다섯 명의 작가들이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는 공간 '편의점'의 문을 열고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세계로 거침없이 나아간 까닭이다. '창조와 비밀'(유기농볼셰비키)은 우주적인 농담으로 가득한 2인극이다. 실직자의 가족을 다룬 정통 드라마로 출발한 '카라마조프 헤븐'(류연웅)은 짤막한 이야기들이 빠른 템포로 연결되는 가운데 스릴러와 판타지의 요소를 품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질주한다. '여자의 얼굴을 한 방문자'(이아람)는 외계 존재와의 첫 만남을 다룬 '퍼스트 콘택트'를 애틋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마지막 퇴근은 손님들과 함께'(정세호)는 한밤의 편의점에 나타난 낯선 손님들을 그린 수많은 응모작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초대작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이산화)는 삼각김밥의 부작용으로부터 서울 시민을 구해야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이현상청 소속 공무원의 활약상을 유쾌한 필치로 쫓는다.서문 · 4 창조와 비밀 · 6 카라마조프 헤븐 · 60 여자의 얼굴을 한 방문자 · 94 마지막 퇴근은 손님들과 함께 · 182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 · 246 작가 후기 · 288가장 익숙한 곳에서 비롯한 가장 낯선 이야기들 2019 여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수상 작품집 《편의점》은 장르문학 애호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의 2019년 여름 수상작 네 편과 초대작 한 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수상작들은 모두 심사위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초대작은 앤솔로지에 경쾌한 매력을 더해 주었다. 중심 소재가 ‘편의점’이라는 사실이 제목으로 명시되어 있지만, 수록된 작품들의 제목을 보아도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책인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다섯 명의 작가들이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는 공간 ‘편의점’의 문을 열고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세계로 거침없이 나아간 까닭이다. <창조와 비밀>(유기농볼셰비키)은 우주적인 농담으로 가득한 2인극이다. 외계인 창조주를 신봉하는 남자와 실제 창조자인 여자 사이의 쉴 새 없는 대화가 태연한 표정으로 이어져 큰 웃음을 유발한다. ‘지구는 외계 미술대학 조별 과제의 산물’이라는 황당한 전제를 토대로 거대한 세계를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작가의 솜씨가 인상적이다. 실직자의 가족을 다룬 정통 드라마로 출발한 <카라마조프 헤븐>(류연웅)은 짤막한 이야기들이 빠른 템포로 연결되는 가운데 스릴러와 판타지의 요소를 품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질주한다. 결말에 이르러 독자는 이야기의 끝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어느 쪽을 택하든 가족 서사 특유의 아릿한 감정이 남는다. <여자의 얼굴을 한 방문자>(이아람)는 외계 존재와의 첫 만남을 다룬 ‘퍼스트 콘택트’를 애틋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초록빛의 환상적인 생명체가 곳곳에 꿈처럼 아름다운 장면들을 심어 놓았다. 거대하고 신비로운 존재와의 대면이라는 큼직한 사건이, 타인에 대한 몰이해에 따른 고통이라는 섬세한 갈등과 절묘하게 얽힌다. <마지막 퇴근은 손님들과 함께>(정세호)는 한밤의 편의점에 나타난 낯선 손님들을 그린 수많은 응모작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편의점이라는 공간과 그곳을 지키는 인물의 존재감이 생생하고, 편의점의 특성을 이세계와 접속하는 장치로 흥미롭게 풀어낸 까닭이다. 실제로 편의점을 운영했던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기에 주인공의 마지막 퇴근이 전하는 여운이 묵직하다. 초대작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이산화)는 삼각김밥의 부작용으로부터 서울 시민을 구해야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이현상청 소속 공무원의 활약상을 유쾌한 필치로 쫓는다. 능숙한 이야기꾼의 지휘 아래 익숙한 지명과 친숙한 대상이 미지의 세계를 덧입고, 선과 악·평범함과 기이함·성경 구절과 무속신앙의 주문이 발랄하게 섞인다. 개성이 심히 뚜렷한 인물들의 말맛이 일품이다. 편의점의 서비스만큼 다채로운 스펙트럼 편의점에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먹거리를 보자면 간단한 간식부터 제법 고급스러운 식사까지 두루 갖추고 있고, 생활용품 코너에는 옷가지와 화장품과 필기구에 더하여 부의금 봉투까지 마련해 두었다. 뿐이랴. 현금을 찾을 수도 있고 택배 발송도 가능하다. 골목마다 매장이 있으니 편의점을 일터로 삼은 사람도 많다. ‘편순이’와 ‘편돌이’에게 있어 편의점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인생의 쓴맛을 체험하는 곳이다.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편의점주의 고단한 처지 또한 언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편의점》 속의 편의점은 필연적으로 다채로운 모습을 띤다. <창조와 비밀>의 편의점은 인연이 만들어지는 장소이자 지역 명물 빵을 비롯한 다양한 음식으로 소소한 풍요로움을 안겨 주는 곳이다. 그 음식에 문제가 생긴다면 점포 수만큼의 피해가 생기기에,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의 주인공 모린은 새벽부터 서울 곳곳을 누비며 팔리지 말아야 할 삼각김밥들을 회수한다. <여자의 얼굴을 한 방문자> 도입부의 편의점은 주인공 선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이지만, 사건 전개에 따라 그 의미가 계속 달라진다. 선의 마음과 그가 편의점을 보는 시선의 변화가 작품 감상의 한 축이 된다. <마지막 퇴근은 손님들과 함께>의 편의점 또한 주인공 우석의 직장이다. 편의점주인 우석은 손님 입장에서는 알 수 없었던 편의점의 그늘을 처절하도록 선명하게 드러낸다. 제목이 곧 작중 편의점의 상호인 <카라마조프 헤븐>의 경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 플랫폼형 편의점을 묘사하는데, 각종 캐릭터숍의 인기로 미루어 볼 때 현실화 가능성을 높게 점쳐 볼 만하다. 우리의 삶과 깊이 연결된 편의점의 미래는 곧 이 사회의 미래다. 약 40년에 걸쳐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의 편의점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짐작해 본다면, 우리의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하기에 소외된 장소를 향하는 시선 편의점은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지만, 편의점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그 이야기가 ‘장르소설’의 문법을 따라야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지극히 생활 밀착형인 장소에 평범한 생활과는 동떨어진 사건을 결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편의점》 수록작들은 그 산을 넘은 작품들이다. <마지막 퇴근은 손님들과 함께>의 주인공인 편의점주 우석은 “인사에 대꾸도 없이 들어와 물건을 사고 나가기까지 한 마디 말도 없는”, “저를 사람으로 안 보는 사람들, 편의점의 부품 취급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가장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토로한다. 곁에 당연한 듯 머무는 존재를 무심히 지나치는 태도란 세상 한구석을 쓰라리게 만든다. 그리하여 편의점을 둘러싼 이야기에 주목하는 일은 따뜻한 경험이 된다. 모두의 시야 안에 있기에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것들을 새삼 돌아보는 기회다. 심사 과정에서 편의점이라는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에 가점을 부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야기의 배경에 초라하게 머무르는 대신 중심에서 큰 흐름을 주도하는 편의점을 보며 편의점에 수없이 들르는 우리 자신도 그러하기를 소망해 보는 것이다.“난 여길 만드는 데도 참여했거든. 그래서 당신들의 교주가 쓴 교리책 같은 선동과 날조가 이 우주에 퍼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어. 잘 들어. 진실을 알려 줄게. (…)사실, 지구는 조별 과제의 산물이야.”“뭐?”“정확히는, 미술대학 학부 1학년 1학기 공통 필수 파운데이션(기본) 과정에서 조원 구성이 랜덤으로 편성된 조별 과제의 산물이고.”<창조와 비밀> 이 시대의 종교는 오디션이고, 신은 캐릭터이며, 편의점은 교회가 될 것이다. 우린 물건이 아닌 느낌을 팔아야 한다. 사람들은 10원을 쓰는 데에도 의미가 있길 바라거든. 편의점을 통하여 캐릭터 오디션을 열자. (…) 최초 공개 당시 여론은 폭망이었다.베댓: 삼성공화국에 이어 카라마조프공화국 만드는구나.하지만 그딴 돈도 안 되는 주절거림은 101명의 카라마조프 프렌즈 캐릭터가 공개된 이후 깡그리 묻혔다. 카라마조프 월드를 보았니. 101명의 천사가 함께한~.<카라마조프 헤븐>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은 허리였다. 한라산 국립공원의 절반을 베고 누운 굴곡진 허리가 만들어졌고 다음 날에는 둥근 어깨가 생겨났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다리가, 그리고 머리가…. 7일째 되는 날에 그 ‘운석’이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분명히 드러났다. 비정상적으로 작은 머리와 괴상하게 길고 뭉툭한 팔, 그리고 발가락이 없는 다리를 가진 웅크린 사람의 형태였다.“저건 생명체예요.”변화가 끝났을 때, 게스트 한 명이 그렇게 말했다. 저건 돌이 아니라 외계에서 온 생명체라고. 우주에서 혜성을 타고 우리를 찾아온 방문자라고.<여자의 얼굴을 한 방문자>


어린 왕자
새움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정서 옮김 /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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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소설,일반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정서 옮김
지난 2014년 알베르 카뮈 , 2017년 스콧 피츠제럴드의 를 재번역하면서 기존 번역의 '오역'을 지적했던 번역가 이정서가 이번에는 를 들고 나섰다. 그는 그간의 대표적인 한국어 번역본 외에, 최초의 영어 판본인 미국의 캐서린 우즈 번역본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견고하고도 시적인 의 세계가 번역으로 인해 어떻게 굴절되고 왜곡되었는지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다시 찾은 ‘어린 왕자’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는 누구인가 생텍쥐페리 연보tu도 ‘너’, vous도 ‘너’ Bonjour도 ‘안녕’, Bonsoir도 ‘안녕' 기존 번역은 정말 맞는 것이었을까? 다음으로 많이 읽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로 손꼽히는 생텍쥐페리의 . 사람들은 먼 별에서 지구를 찾은 어린 왕자가 전하는 짧은 메시지들에 가슴을 적신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네가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러나 가 지구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그 정도를 훨씬 뛰어넘는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번역이 그 소중한 메시지를 누락시켰다면, 우리가 읽어온 번역에 숱한 오류가 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2014년 알베르 카뮈 , 2017년 스콧 피츠제럴드의 를 번역하면서 출판계와 학계에 자성의 목소리를 이끌어 냈다는 평을 받은 번역가 이정서. 그는 얼마 전 불어·영어·한국어 번역 비교를 최초로 시도한 바 있으며,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는 이 책은 의 압축인 동시에 정수다. 역자는 원작에 없는 부사와 형용사, 접속사 등을 임의로 넣지도 빼지도 않고 쉼표까지 맞추려고 노력했다. 생텍쥐페리의 숨결까지 살리고자 했다. 이제 그의 고전 번역은 ‘또 하나의 번역’이 아닌 ‘전혀 새로운 번역’으로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다. 는 하나하나의 문장이 시(詩)만큼 간결하고 정교하게 구축된 작품이다. 작품 전체가 주는 감동과 여운은 생텍쥐페리의 그 같은 시적 정서에 크게 의존한다. 이정서는 불어·영어·한국어 번역 비교를 통해 의 세계를 정밀하고 섬세하게 파고들었다. 기존 역자들이 tu와 vous의 구분을 무시한 채 임의로 번역했던 것을 바로잡아 불어의 뉘앙스를 그대로 살렸으며, 아침의 ‘Bonjour’도 ‘안녕’ 저녁의 ‘Bonsoir’도 ‘안녕’ 하는 식으로 번역함으로써 작품의 시간적 배경을 배제시켜온 기존 번역의 오류도 바로잡았다. 이제 바르고 정확한 문장들로 쓰인 번역을 통해 생텍쥐페리가 를 통해 지구인들에게 선사하려던 메시지와 감동을 온전하게 파악하고 깊게 느낄 수 있다.


리디아의 정원
시공주니어 /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긴이) / 2017.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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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창작동화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긴이)
1998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어려운 시절을 사랑과 희망으로 헤쳐 가는 소녀의 이야기다. 꽃을 사랑하는 리디아는 아버지가 직장을 잃고 생활이 어려워지자 외삼촌 집으로 보내진다. 외삼촌은 도시에서 빵 가게를 하는데, 도통 웃지 않는 무뚝뚝한 분이다. 그래도 리디아는 타고난 밝음으로 외삼촌한테 시도 지어 드리고, 빵 반죽을 배우고, 가게의 고양이와 친해지면서 점차 도시 생활에 적응해 간다. 어느 날 비밀 장소를 발견한 리디아는 외삼촌을 위한 깜짝 선물로 집에서 보내 준 씨앗들을 심기 시작한다. 마침내 독립기념일에 외삼촌한테 아름다운 옥상 정원을 보여 주며 놀라게 한 리디아는 외삼촌으로부터 꽃으로 뒤덮인 케이크를 선물로 받는다. 아버지가 취직이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된 리디아는 외삼촌 가족들과 플랫폼에서 이별하며 진심으로 아쉬워하는데….목차 없는 상품입니다.어려운 시절을 사랑과 희망으로 헤쳐 가는 소녀의 이야기 책을 포함한 모든 예술 작품들이 결국 얻고자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한순간 웃게 해도 좋고, 슬픈 울림을 주어도 좋다. 누군가의 마음에 작게나마 변화를 가져온다면 그 작품은 이미 가치가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누군가의 마음을 절망에서 희망으로 옮겨 놓는다면, 우리는 ‘걸작’이라는 단어를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표지를 열고 맨 처음 만나는 것은 리디아와 할머니가 정원을 돌보는 그림이다. 사치와는 거리가 멀지만 충분히 풍요로운 풍경이다. 이 그림에는 도시도 가난도 없다. 그러나 사정을 알고 보면 리디아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외삼촌 집에 맡겨져야 하는 처지이다. 할머니와 함께 짐을 싸는 리디아의 우울한 표정, “우리 모두 울었어요.” 하는 단순한 문장에 배어 있는 진실한 슬픔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래도 애써 웃으며 리디아는 짐 삼촌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적는다. “저는 작아도 힘은 세답니다.” 그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리디아가 부모와 할머니와 헤어지는 장면은 쓸쓸하지만 기차역은 그래도 정겨운 편이다. 낯선 도시의 크고 컴컴한 기차역에 비하면 말이다. 어떤 내레이션도 없이 리디아가 기차역을 바라보는 장면은 우리의 마음을 한없이 내려앉게 만든다. 그러나 바로 다음 장면에서 리디아는 깜짝 놀랄 만한 말을 한다. 허름한 가게 외관으로 보아 조카를 맡아 길러 주는 삼촌의 처지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게 분명하건만, 리디아는 “빛이 내리비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건 바로 화분 때문이다. 화분들이 자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며 가슴 떨려 하는 리디아는 이제 굉장한 일을 시작할 것이다. 리디아는 힘이 센 아이니까. 리디아가 함께 사는 삼촌의 집 안은 밝아지기 시작한다. 리디아를 따라다니는 환한 빛과, 분명 리디아가 꾸몄을 작은 트리 덕분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리디아가 삼촌에게 기울이는 관심 덕분이다. 리디아는 삼촌에게 시를 써 주고 고용인들과 빵 반죽을 하며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낸다. 어느덧 주방에는 꽃 화분이 들어서 있다. 추측컨대 아내나 자녀가 없고 말수가 적은 삼촌은 그래도 여태 웃지 않는다. 삼촌의 무뚝뚝함과 그늘을, 황폐한 옥상이 충분히 보여 준다. 리디아는 비밀 계획을 세운다. 그게 뭔지 모르지만, 삼촌이 함빡 웃을 일이라고 한다. 그러는 사이 삼촌의 가게 앞에는 리디아가 가꾸는 화분이 즐비하고 꽃을 구경하거나 물건을 사는 손님들로 가게가 북적거린다. 따뜻한 그림과 간결한 글은 이 놀라운 움직임을 야단스럽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행복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리디아가 이제 삼촌을 위한 비밀 계획을 완성하고 공개하는 날,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우리의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놀랍게도 옥상은 꽃 천지! 보는 우리도 놀랐으니, 삼촌은 오죽할까!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리디아는 “엄마, 아빠, 할머니께서 저에게 가르쳐 주신 아름다움을 다 담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라고 했다. 빈 화분에 꽃을 가꾸는 아름다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가꾸는 아름다움, 그것이 바로 리디아의 힘이었던 것이다. 결국 삼촌의 마음도 움직인다. 삼촌이 “천 번 웃으신 것만큼” 의미 있는 선물로 답례한 것이다. 꽃으로 뒤덮인 “굉장한 케이크”로. 리디아가 집으로 돌아가는 날, 리디아와 삼촌의 포옹은 보는 사람의 가슴을 뻐근하게 한다. 이제 리디아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도착했을 때와 같은 기차역이지만 이제는 환하다. “절대로 일손을 놓지 않는” 원예사답게 리디아는 다시 바빠질 것이다. 리디아는 저 넓은 대지를 정원으로, 희망으로 일굴 것이다.


국회라는 가능성의 공간
후마니타스 / 박선민 (지은이) /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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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소설,일반박선민 (지은이)
“의회는 본질적으로 정당 간 대립이 존재하는 곳이다. 정당들은 사회적 갈등을 대표하는 역할을 한다. 정당들이 표출한 사회적 갈등을 잘 관리해 사회 통합을 이루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다. 따라서 국회는 왜 늘 싸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정치의 본질을 간과한 것이다. 싸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 과제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이다.” 2019년부터 직장이 없는 청년들도 무료로 국가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고, 국립자연휴양림에 휠체어와 유모차가 다닐 수 있도록 ‘무장애 산책로’가 생기고 있으며, 2017년 10월부터 15세 이하 어린이의 병원비 본임 부담률이 5%로 낮아졌다. 어떻게? 국회가 법을 만들고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행정부로 하여금 이를 집행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많은 변화가 이렇게 이루어진다. 16년차 국회 보좌관인 저자는 ‘일하지 않는 국회’, ‘싸우는 국회’ 등 국회에 따라붙는 냉소 대신, 시민들의 다양한 이익과 가치가 갈등하고 조정되는 ‘정치의 현장’이자 ‘제1의 주권 기관’으로서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 줌으로써 가능성을 이야기한다.들어가며 01 정치의 역할 누가 정치를 잘하는가 |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 | 대표되지 않은 시민을 대표하는 일 02 국회가 하는 일 상임위원회와 전문성 | 의안이란 무엇인가 | 의안 심사 과정 79 | 본회의에서의 발언 | 다시 보는 무제한 토론 03 입법에 관한 권한 법이란 무엇인가 | 법이 필요한 경우 | 너무 많은 법안 발의 | 청원권에 대하여 04 재정에 관한 권한 예산이란 무엇인가 201 | 예산편성과 심사 과정 | 예산 심사를 잘하기 위해서 05 일반 국정에 관한 권한 국정감사 | 국정조사 | 인사청문회 06 좋은 정치를 위하여 국회에 대한 이해와 오해 | 정치를 통해 경제도 바꿀 수 있어야 | 정책 결정형 의회로의 변화 | 정치인의 언어 규범 |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07 정치의 기반 정치 교육은 청소년기부터 | 당원 가입의 자유를 | 지역이 튼튼한 정당 | 정치는 혼자 할 수 없다 | 정치는 정치의 방법으로 미주 찾아보기국회가 할 수 있는 일: 냉소 대신 가능성을 2020년 5월 31일, 제21대 대한민국 국회의 임기가 시작된다. 출범하기 전부터 기대보다는 ‘일하지 않는 국회’, ‘싸우는 국회’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국회는 냉소의 대상이 된 지 이미 오래되었으며, 국회의원의 세비를 삭감하고 특권을 줄여야 하며, 심지어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흔히 들린다. 그러나 이 책은 시민들의 다양한 이익과 가치가 갈등하고 조정되는 ‘정치의 현장’으로서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 줌으로써 냉소 대신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2019년부터 직장이 없는 청년들도 무료로 국가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고, 국립자연휴양림에 휠체어와 유모차가 다닐 수 있도록 ‘무장애 산책로’가 생기고 있으며, 2017년 10월부터 15세 이하 어린이의 병원비 본임 부담률이 5%로 낮아졌다. 어떻게? 국회가 법을 만들고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행정부로 하여금 이를 집행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많은 변화가 이렇게 이루어진다. 저자는 이런 변화를 위해 법이 어떻게 발의되고 만들어지는지의 입법 과정을 성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시민들의 이익이 투입(input)되어 정치과정을 거쳐 하나의 정책으로 산출(output)되는 정책 결정의 과정에서,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이 ‘정치과정’인데, 이 책은 바로 이 부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통계로 보는 국회 - 양극화된 정치: 은 법안의 대표?공동 발의자(법안 발의는 국회의원 10명 이상이 발의해야 한다)의 정당 간 분포를 나타내는데, 점점 거리가 먼 정당과의 교차 발의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정당 간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의원들의 상호간 정책적 협조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양극화된 정치’를 보여 준다. 대표 발의자가 공동 발의자들을 참여시키는 과정은 동료 의원들을 설득시키는 과정이다. 최순영(민주노동당) 의원이 대표 발의해 2007년 4월에 대안 통과된 은 공동 발의자가 무려 229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10명만 넘으면 발의할 수 있는데 왜 이런 노력을 기울였을까? 발의 후 법안을 제정하려면 결국 여야 모두를 설득해야 하므로, 이 논의 과정을 앞당겨 발의 단계부터 설득한 것이다. - 국회는 일을 하지 않는가?: 180쪽 을 보면 의안 발의 건수는 대를 거듭할수록 많아지고 있으며 17대 국회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4대 1천4백여 건이었으나 16대에 3천 건을 넘어서더니, 17대 8,368건, 19대 18,735건, ‘일하지 않은 국회’라고들 하는 20대 때는 무려 2만4,564건이 발의되었다(2월 2일 현재).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일했다는 뜻이므로 좋은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지나치게 많은 법안이 발의되면 법안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통과율을 낮추고 철회율을 높여 불필요한 비난을 야기하며, 더 중요하게는 정작 사회적으로 중요한 법안이 뒤로 밀려 다루어지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의안 발의는 왜 폭증하는가? 정당 내 조정 기능이 사라지고 의원 개인들 간의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법안 발의 건수, 통과율이 의정 활동에 대한 시민단체의 평가는 물론, 공천 평가 점수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2019년도 국회 운영 기본 일정”(291쪽)을 보면 “19대 국회 4년의 임기 동안 4회의 정기회, 31회의 임시회 등 총 35회 집회되었다. 본회의는 183회, 상임위원회는 2,669회, 특별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포함)는 613회 개회되었고, 공청회는 223회, 청문회는 120회 개최되었다. 회기는 총 1,205일로 1년 평균 3백 일에 달한다. 본회의 개의 일수는 183일, 총 회의 시간 836시간 40분으로 1일 평균 회의 시간은 약 3시간 56분이었다. 상임위원회는 전체회의 1,576차, 소위원회 1,093차 열렸으며, 특별위원회는 전체회의 452차, 소위원회 161차 열렸다.” 미국?영국?독일 의회와 비교해도 국회가 일을 안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292쪽). 다만 의사일정 결정에 있어서 협의주의를 택하고 있어서 교섭단체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파행 및 공전의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국회에서의 여성: 는 제헌국회 때 0.5%였던 여성 의원 비율이 70여 년이 지난 20대에도 17%밖에 되지 않으며, 주로 여성가족위원회(76.5%), 보건복지위원회(52.4%)로 배치되는 등 비인기 상임위원회로의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을 보여 준다. 또한 를 보면, 2020년 현재 보좌직 여성의 비율이 30.7%를 차지하고 있으며, 8, 9급은 61.7%, 60.1%로 높고, 4급, 5급은 8.5%, 21.4%에 불과하는 등 주로 낮은 직급에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6년차 보좌관의 국회 사용 설명서 이처럼 경기 규칙을 알면 경기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처럼, 정치의 현장인 국회의 ‘룰’을 알게 되면 정치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 책은 자신이 국회라는 ‘민주주의의 학교’에서 16년간 정치를 하면서 정치를 배웠다고 말하는 박선민 보좌관의 국회 사용 설명서, ‘올 어바웃(all about) 국회’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 국회에 실력 있는 보좌관들이 꽤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한 사람의 정치가로서 그가 생각하는 정치란 무엇일까. 아마도 정치에 몸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어깨엔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고, 양손으로는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려는 고집 센 염소 두 마리를 끌고, 한걸음마다 고뇌를 딛고 가는 일이다. 출발할 때는 목적지가 있었는데 가도 가도 길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이 길을 왜 걸어가고 있는지, 앞으로 가고 있기는 한 건지 깊은 좌절과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정치에서는 사회의 모든 갈등이 집합되고, 인간의 모든 단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토론하고 협상해 결과를 내야 하는 게 정치다.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가능한 것을 찾아내야 한다”(15쪽). 21대 국회에서 처음 의회정치를 시작하는 사람, 의회정치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 민주주의의 현장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2004년 국회에서 처음 일하게 되었을 때 2020년까지 같은 곳에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첫 출근하던 날 국회 정문 앞에서 국회의사당을 바라보고 숨 한 번 크게 몰아쉰 뒤 들어서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 무거운 책무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 …… 그리고 16년이 흘렀다. 나는 정치를 하면서 정치를 배웠다. 민주주의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학습했다. 의회는 정말이지 최고의 ‘민주주의 학교’다.” 법(<홈리스 인권 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발의하고 난 직후 홈리스 단체와 함께 현장과 더 소통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현장 설명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장소는 서울역 앞 동자동 쪽방촌 공원이었다. 하필이면 추적추적 비가 내려 손이 시릴 만큼 추운 날이었다. 이런 날씨에 사람이 올까? 작은 공원에 천막을 치고 의자를 놓고, 사람들을 기다렸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분들이 법 제정에 관심이 있을까? 나의 의문에 답하듯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천막 안이 북적였다. 법안 설명이 시작되자 조용히 귀 기울여 들었다. 설명이 끝나고 사회자가 혹시 질문이 있냐고 하니 몇 분이 손을 든다.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일할 곳을 찾아 줄 수 있나요?” “몸이 아파서 일을 못하는데, 가끔이라도 일할 수 있을까요?” “방값이 너무 비싸요. 일할 때는 고시원에라도 가지만 일이 없으면 있을 데가 없어요.” “잠잘 곳이 필요하오.” “내 한 몸 누울 곳만 있으면 어떻게든 살아 보겠소.” “법이 만들어지면 우리한테는 뭐가 좋아지는 거요?” “그렇게 좋은 거면 법을 빨리 만들어 주시오.”이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입법은 무생물의 규칙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절박한 삶의 문제를 다루는 일이다. 권력을 두고 다투는 정치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날이면, 점진적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이 허물어지는 날이면, 인간에 대한 실망이 커져 인간이 만든 정치제도조차 싫어지는 날이면, 나의 책임이 나의 능력보다 버겁게 느껴지는 날이면 나는 이 날을 생각한다. 나는 그저 대리자일 뿐이다. 입법권은 주권자가 위임한 권한이며 이 권한을 잘 사용하는 게 정치를 잘하는 방법이다. 우리 정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시민권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시민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일이다. 현재의 정당 체제가 달라져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건 사회경제적 약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당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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