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계절 저학년 문고 시리즈 53권. <나의 아름다운 정원>, <달의 제단>의 작가 심윤경이 처음으로 펴낸 초등 저학년 동화이다. 이제 막 입학한 은지와 호찬이라는 두 아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엉뚱하고 유쾌 발랄한 이야기는 교훈성에 앞서 생생한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작품의 재미 속에 자연스레 녹여낸 동화이다.
은지는 시시하고 당연한 이야기는 싫어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주장을 굽힐 줄 모르는 아이다. 그러한 은지가 일기장에 엄마에게 억울하게 혼난 이야기를 잔뜩 써 놨다. 그걸 본 엄마는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도 억울하다 한다. 엄마와 딸이 대치 국면에 들어서 쉽사리 해결점을 찾지못하자 엄마가 깜짝 놀랄 새로운 제안을 한다.
‘화해하기 보고서’를 써 보자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하나씩 써 보면화해할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은지는 잠깐 엄마의 의도를 의심해 보지만, 어쩐지 재미있을 것 같아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엄마와 딸은 초저녁부터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떠올려보기로 하는데….
출판사 리뷰
고집 세고, 자기주장 강한 은지와 엉뚱한 말썽꾸러기 호찬이의 유쾌 발랄한 이야기!!
소설가 심윤경, 동화를 발표하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달의 제단』, 『이현의 연애』의 심윤경은 등단 이래로 차분한 문체와 단단한 서사를 통해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바로 그 심윤경이 이번에 새로운 외도를 감행했다. 1~2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동화를 쓴 것이다. 그것도 은지와 호찬이라는 개성 강한 장난꾸러기 두 아이의 이야기를 연작으로 엮어 총 6권 분량의 작품을 써냈다. 그중 ‘은지 이야기’ 3권이 이번에 출간되었다.
소설가 심윤경의 고정 독자라면 상당히 의외의 소식일 것이다.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등단작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청소년소설 정도로는 어울리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 어디를 봐도 동화스러운 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윤경은 한번 발표한 작품 스타일을 다시 반복하는 것을 싫어하고, 스스로 떠오르지 않으면 어떤 이야기도 써내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이번 동화는 작가가 딸아이를 키우면서 내면에 싹튼 아이 마음이 스스로 이야기를 끌어낸 것이다.
은지와 호찬이, 그리고 친구들 작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커가는 것은 ‘시한부의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엉뚱함이 사랑스럽고,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 동화를 쓰기 시작한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게 무언지 아주 잘 아는 은지와 은지를 좋아하는데 자꾸만 은지를 괴롭히는 엉뚱한 장난꾸러기 호찬이, 그리고 스스로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라고 떠드는 정규태, 공부하고 발표하는 걸 좋아하는 얌전이 김지수, 은지가 좋아하는 키 크고 멋진 이민우 등 은지와 호찬이를 중심으로 여섯 명의 아이들이 각자의 개성을 발산하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진지하고 차분한 작품을 써온 심윤경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작가는 군데군데 웃음 바이러스를 살포해 놓았다.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는 이제 막 입학한 은지와 호찬이라는 두 아이를 중심으로 웃지 않고는 읽어낼 수 없는 엉뚱하고 유쾌 발랄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고 가장 먼저 딸아이에게 읽혔다. 딸은 엄마에게 “엄마, 엄마 책은 교훈이 없어도 돼?”라고 묻더니 “생각해 보니 난 엄마 글이 그래서 더 재미있는 거 같아!”라고 자문자답했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 아동문학은 그동안 사회적 사명감, 교훈성을 담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쉽게 버리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러한 책임의식은 쉽게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작가는 앞으로의 동화에는 좀 더 다양한 품성을 부여해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되묻는다. 교훈성에 앞서 생생한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재미를 추구하는 이야기도 분명 존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젠체하며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작품의 재미 속에 자연스레 녹여 놓았다. 작품 한 권 한 권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작가의 의도가 잘 읽힐 것이고, 그로 인해 소설가 심윤경의 동화 쓰기는 더 이상 일회성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동등한 선상에서 엄마와 딸의 문제 파악 1단계, 화해하기 보고서은지는 시시하고 당연한 이야기는 싫어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주장을 굽힐 줄 모르는 아이다. 그러한 은지가 일기장에 엄마에게 억울하게 혼난 이야기를 잔뜩 써 놨다. 그걸 본 엄마는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도 억울하다 한다. 엄마와 딸이 대치 국면에 들어서 쉽사리 해결점을 찾지못하자 엄마가 깜짝 놀랄 새로운 제안을 한다. ‘화해하기 보고서’를 써 보자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하나씩 써 보면화해할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은지는 잠깐 엄마의 의도를 의심해 보지만, 어쩐지 재미있을 것 같아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엄마와 딸은 초저녁부터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떠올려보기로 했다.
은지는 학교에 고추 모종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엄마가 방울꽃 모종을 사 왔다. 그때부터 은지가 투덜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엄마는 은지가 알림장에 고추 모종이라고 쓰지 않았던 문제를 지적한다. 이에 질세라 은지는 그렇다고 내복 차림으로 대문 밖에 내쫓는 건 너무 심했다고 항의한다. 내복 바람으로 반에서 제일 좋아하는 이민우를 우연히 만난 것이 너무 속상했던 것이다.
은지와 엄마는 몇 번이나 화해하기 보고서를 때려치울까 고민하지만, 무사히 화해 지점을 찾아나간다. 은지는 화해하기 보고서를 쓰면서 엄마가 은지 심부름을 하느라 정작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엄마는 은지가 좋아하는 민우 앞에서 얼마나 창피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왜 어른들은 늘 야단을 치고 아이들은 언제나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도 자존심이 있는데, 어른들은 언제나 우리한테 잘못했다고 말하라고 윽박지른다. 잘못했다는 말은 정말로 하기 싫은데 말이다.”
이렇게 생각했던 은지는 화해하기 보고서를 쓰면서 사과가 필요한 적절한 순간이 어느 때인지 알게 된다. 또 엄마를 통해 어른들이 모두 야단만 치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도 깨닫는다. 엄마도 화해하기 보고서를 통해 비록 아이의 자존심일지라도 존중해줘야 한다는 걸 경험하게 된다.
사실 울고불고 땡깡 부리기 대장인 강은지가 한 번의 화해하기 보고서로 순한 양이 될 리 없다. 화해하기 보고서가 필요한 일은 끊임없이 생길 것이다. 그래도 은지와 엄마는 한 번의 보고서를 통해 서로를 향해 한 발짝 나아가는 방법을 체득한다.
[시리즈 소개]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는 학교, 학원, 집이라는 무한반복 트라이앵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그런 아이들에게 스스로 자기 개성에 눈뜨게끔 해 줄 것이다. 잠자고 있는 또는 억압되어 있는 개성을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스스로 책 한 권을 오롯이 읽어낼 수 있는 재미만 줘도 뭐 어떤가, 하는 작가의 자신만만함이 듬뿍 묻어나는 작품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심윤경
2002년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펴내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이현의 연애』 『서라벌 사람들』 『사랑이 달리다』 『사랑이 채우다』, 동화 『화해하기 보고서』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글쓴이의 말
우리는 서로 억울할 때가 있다
늘 엄마가 옳다는 법은 없다
오늘 저녁에 있었던 끔찍한 일
망신 망신 대망신
대사건! 엄마가 잘못했다고 말하다니!
말하기 싫지만, 고맙긴 고맙죠
막 나가면 안 되죠
친절한 우리 아빠
행복한 화해
끝없는 화해하기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