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단재 신채호가 오늘날의 역사학을 보면 뭐라고 했을까? 100년 가까이 실증사학의 굴레를 맴돌며 고대사를 굳이 대동강 가에 묶어두려 끝없이 되풀이되는 시도를 보고, 분기탱천하여 『조선상고사』의 후속작을 하나 썼을 것이다. 이 책『어원상고사』는 『조선상고사』에서 시도한 어원의 문제를 파고들어, 한국 고대사를 완전히 새롭게 보여주는 책이다. 『조선상고사』의 문제의식을 계승하여, 고대사의 언어도 훌륭한 사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강조한다. 『조선상고사』 이후 언어를 버린 역사학에 올바른 유물로 언어를 돌려주려는 시도이다.

우리는 나라 이름을 ‘대한민국’이라고 정했습니다. 이 말은 바로 앞의 왕조인 ‘대한제국’에서 온 말입니다. ‘제’를 ‘민’으로 바꾼 것이죠. 그런데 그 앞의 왕조는 ‘조선’이었습니다. 대대로 조선이었는데, 왜 하필 ‘한’으로 바꾸었을까요?요동과 만주 한반도 일대에 살던 옛 민족들은 대체로 2가지로 불렸습니다. ‘조선’과 ‘한’. ‘한’은 한반도 안의 ‘삼한’입니다. 이미 역사 교육을 통해서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죠. 조선을 대한제국으로 바꾼 사람들에게 ‘조선’과 ‘3한’은 같은 말이었던 셈입니다. 3한은 마한馬韓 진한辰韓 변한弁韓입니다. 한韓은 한자말일 리 없습니다. 순우리말의 소리를 한자로 적은 것이겠지요. 삼한은 이 ‘한’이 세 갈래임을 말합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고대국가로 발돋움하기 전에 셋으로 나뉘었음을 보여줍니다. 나뉘었다는 것은 갈등과 협조가 적절히 이루어진 관계라는 뜻입니다. 만약에 이 셋이 공존하기 힘든 관계였다면 어느 쪽이 먼저 정벌하여 하나로 합쳐졌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랜 세월 세 ‘한’은 공존의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5,000년 전에 말이 사육되고, 대규모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이들 지역의 교류가 활발해집니다. 여기에다 뒤이은 청동기와 철기를 바탕으로 고대 국가가 형성되면서 이 지역이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앞서 말한 언어군 위로 유목 세력의 언어인 터키어 몽골어 퉁구스어가 지배층의 언어로 쏟아져 들어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해일의 진앙은 여기서 보는 은주 교체기입니다. 이 시기를 빅뱅으로 하여 춘추전국시대와 진한대를 거치면서 강력한 철기를 바탕으로 일어선 나라들이 서로 대규모 전쟁을 일으키고, 그 영향이 일파만파로 만리장성 선 바깥까지 번지면서 동양의 고대사가 전개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요동치기 전까지 요동과 만주 한반도는 초기 농경사회의 고요한 모습을 유지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 평화로운 사회를 상징하는 나라가 적봉과 홍산 문화의 주인공 ‘조선’이자 ‘단군’이었던 것이죠.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진명
1960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중고등 국어교사로 30여년 재직하였다. 일찍이 활쏘기, 전통의학 등에 깊은 관심을 갖고, 활쏘기 분야 최초로 국궁 안내서 등을 쓴 바 있으며, 인류가 풀어야 할 숙원인 건강에 대해 누구나 올바른 정보를 알기 쉽게 배울 수 있는 침뜸학에 관한 책과 동양의학 안내서를 펴냈다. 또한 청소년들을 위해 우리 생활 속에 깃든 철학의 문제들, 시 창작/ 감상 방법, 그리고 시집 등을 펴냈다. 현재는 역사 언어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집필하고 있다. 저서로 『어원으로 본 한국고대사』, 『우리 활 이야 기』, 『한국의 활쏘기(개정증보판)』, 『활쏘기의 지름 길』, 『이야기 활 풍속사』, 『활쏘기의 나침반』, 『우리 침뜸 이야기』, 『우리 침뜸의 원리와 응용』, 『우주변 화와 한의학』, 『황제내경 소문』, 『고려침경 영추』, 『한국의 붓_우리 붓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우리 철학이야기』, 『좋은 시의 비밀』, 『우리 시 이야기』 등과 시집으로 『활에게 길을 묻다』, 『정신의 뼈』, 『노자의 지팡이』, 『용설』, 『회인에서 속리를 보다』, 『과녁을 잊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