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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휴먼과 문학
김주연 비평집
문학과지성사 | 부모님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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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66년 비평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격동하는 한국문학 현장의 중심에서 그 역사를 함께 일궈온 문학평론가 김주연의 새 비평집 『포스트휴먼과 문학』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서 그는 “인간 욕망의 극단화가 야기하고 있는 지구 소멸의 위기론에서 인간을 배제하고자 하는 비인간 논의”와 이 흐름을 따르는 ‘포스트휴먼 사상’이 초래한 한국문학의 위기를 진단하는 비평들을 모았다. 본격적인 문학비평집으로서는 『그리운 문학 그리운 이름들』 이후 5년 만이다. 지속되는 기후 위기로 종말론적 세계 인식과 함께 등장한 ‘인류세(anthropocene)’ 그리고 기술 사회의 극단이라 할 수 있는 ‘포스트휴먼 시대’는 AI, 챗GPT가 범람하는 지금이다. 이 책에는 기계가 인간화되는 시점에서 ‘휴먼’의 전형이자 인간과 가장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문학에 관한 깊은 고민을 토대로 “문학은 포스트휴먼을 도와줄 것인가 혹은 전면에서 일전불사의 자세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필요한 개입을 통해서 조정의 역할과 기능을 할 것인가”하는 방향성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책머리에’의 마지막 문장인 “그럼에도 문학이여, 영원하시라” 하는 외침처럼, 인류와 역사 ‧ 현재와 미래를 끊임없이 성찰하는 그의 문학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현장비평의 진수를 현현히 느낄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인간중심주의로부터 초래된 포스트휴먼의 뉴 노멀 시대에서
문학은 어떤 형태로 살아남을 것인가”
지금을 넘어 다음 시대를 바라보는 비평력 60년
한국 현장비평의 정수(精髓), 김주연 새 비평집


포스트휴먼이니, 디아스포라니 하는 묵직한 단어들이 최근 내 앞에 굴러왔고 그것은 AI, 뉴 노멀, 인류세 등 급격한 생태계 변화와 현실 속에서 문학의 오랜 입지를 뒤흔들고 있다. [……] 이즈음의 세상은 무학이 무엇인지 그야말로 콘셉트 자체를 알 수 없을 만큼 어지럽다. 새로운 혼돈에 대한 응전이라기엔 가당치 않은 이 작은 비평집으로 60년을 마감한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머리칼이 쭈삣해 온다. 그렇다고 무얼 새삼스럽게 만지작거릴 수 있으랴.
―‘책머리에’(p. 4)에서

1966년 비평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격동하는 한국문학 현장의 중심에서 그 역사를 함께 일궈온 문학평론가 김주연의 새 비평집 『포스트휴먼과 문학』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김병익, 김치수, 김현과 더불어 『문학과지성』의 최초 동인이자 4․19세대 비평 그룹의 핵심 일원인 그는 독문학과 한국문학을 오가며 약 30여 권의 평론집과 연구서를 펴냈으며, 김환태평론문학상‧우경문화저술상‧팔봉비평문학상과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하는 등 화려한 이력으로 60년 비평력을 채워왔다. 이번 책에서 그는 “인간 욕망의 극단화가 야기하고 있는 지구 소멸의 위기론에서 인간을 배제하고자 하는 비인간 논의”(「포스트휴먼과 문학」, p. 20)와 이 흐름을 따르는 ‘포스트휴먼 사상’이 초래한 한국문학의 위기를 진단하는 비평들을 모았다. 본격적인 문학비평집으로서는 『그리운 문학 그리운 이름들』 이후 5년 만이다.
지속되는 기후 위기로 종말론적 세계 인식과 함께 등장한 ‘인류세(anthropocene)’ 그리고 기술 사회의 극단이라 할 수 있는 ‘포스트휴먼 시대’는 AI, 챗GPT가 범람하는 지금이다. 이 책에는 기계가 인간화되는 시점에서 ‘휴먼’의 전형이자 인간과 가장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문학에 관한 깊은 고민을 토대로 “문학은 포스트휴먼을 도와줄 것인가 혹은 전면에서 일전불사의 자세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필요한 개입을 통해서 조정의 역할과 기능을 할 것인가”(「포스트휴먼과 문학」, pp. 17~18) 하는 방향성에 대한 분석이 담겨 있다. ‘책머리에’의 마지막 문장인 “그럼에도 문학이여, 영원하시라” 하는 외침처럼, 인류와 역사 ‧ 현재와 미래를 끊임없이 성찰하는 그의 문학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현장비평의 진수를 현현히 느낄 수 있다.

nD 세계로 진입하며 마주한 우리 문학의 위기
지식 너머 진리로 나아가기 위한 첨예한 제언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으며 최근 5년간 발표한 스물아홉 편의 글을 엮었다. 1부 “nD는 힘인가 향기인가”에서는 기술 진보 사회를 맞닥뜨린 문학의 현실을 조명하고 낭만주의와 계몽주의, 모더니즘, 디아스포라를 담은 국내외 작품들을 지나 포스트휴먼 시대를 맞이한 한국문학을 점검한다. 오늘날 인간은 “7만 년 동안 이른바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운명을 좌지우지해왔다고도 할 수 있고, 이제 그로 인한 폐해의 끝을 비극적으로 응시하기에”(「포스트휴먼과 문학」, pp. 12~13) 이르렀다. 기술 사회에서 자본주의의 강압적이고 지배적인 성격은 규격화/대량화로 대두되는 생산에만 치중했고, 마침내 그 정점에서 합리성과 인간 중심의 사고가 배제되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세태가 영상 매체라는 “새로운 미디어”와 언어 철학이 결여된 AI를 낳았고, 거기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현실로 인해 “그 자리에서 서서히 물러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문학의 퇴조 분위기”(p. 17)가 만들어졌다고 진단한다. “‘휴먼’의 가장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학”(p. 18)이 자기 점검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자는 김혜순의 시와 송호근과 조용호의 소설, 노발리스의 문학 세계 등 국내외 작품들을 소환하고 “울음과 아픔은 기계화된 환상이 생산할 수 없는 능력이며, 이것이 비인간 시대의 문학이”(p. 29)라고 직언한다. 이는 차가운 기계의 속성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문학의 강인한 생명력이 쉽사리 꺼지지 않으리란 점을 시사한다.
2부 “자연의 값”은 저자의 사유 깊숙이 자리한 자연친화적 면모와 문학에 대한 사랑 그리고 3D, 4D, 5D를 넘어 nD 시대 속 문학이 소외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쓴 짤막한 비평들이 담겨 있다. 특히 「세계의 배꼽」에서는 팬데믹 이후 인간 실존에 관해 고심하며 소설가 이승우와 카프카의 작품을 골자로 한 실존주의 문학 세계를 톺아본다. 문명의 발상지를 뜻하는 ‘세계의 배꼽’이란 단어가 문학과 동일시되는 지점은 진정한 문학 정신을 발휘하기 어려운 시대 속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저자는 또한 황순원, 이어령 등 우리 문화 예술의 중심축이 부재한 데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그들의 작품 속 사상을 들여다보며 오늘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문학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3부 “아날로그 시의 추억”에는 서정시를 대표하는 박이도, 이시영, 강문숙, 금동원, 강문정 다섯 시인에 대한 분석을 묶었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 자연과 어우러진 시 세계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속세로부터 벗어나 아날로그적 시의 진가를 상기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 수록한 「2024 한국문학 노벨문학상 받다」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며 세계가 주목하게 된 우리 문학의 현재와 그간 한강의 작품들을 분석한 글이다. “한국의 문학적 성숙 역시 그 온도가 나날이 높아질 것”(「문학의 집」, p. 210)을 확신하는 김주연의 전언, “한국문학의 소중한 균형추”(김태환 문학평론가)로서 문학을 향한 부단한 통찰과 집념을 결산한 이 비평집은 문학을 너머 격변하는 시대 속 우리 삶의 지침서로 보아도 무방하다.

인간은 자연에 맞서는 인식 주체라는 학문적 설계를 통해 일종의 자연 착취를 자행해왔다. 자연의 일부로서 겸손한 자기 설정과 인식 대신 자연과 인간의 대립이라는 구조를 생활화해온 것이다. 그 구조의 극단에서 인류세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대두되는데, 역사철학적으로 볼 때 인간 중심 계몽주의의 완결이라는 측면으로 연결된다. 한편, 이 같은 계몽주의적 과학기술이 초래하고 있는 후기 산업사회의 자본주의적 생활 습관은 인류세 속 인간 지배 지구의 현실을 갈수록 악화시킨다. 다시 말한다면 기후변화가 야기하고 있는 종말의 기운을 오늘의 생활양식 개선 없이는 도무지 종식시킬 수 없는 것이다.
―「포스트휴먼과 문학」

인터넷과 휴대폰이 통신의 영역에서 혁명을 몰고 왔다면 AI와 챗GPT는 인공지능이라는, 그야말로 기계의 인간화 혹은 인간의 주체화라는 차원 변경의 전도(顚倒) 현상을 통해 세상을 바꾼다. 포스트휴먼이라는 용어가 말 그대로 성립하게 된 것이다. “휴먼”의 가장 전형(典型)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학은 이제 정신을 바싹 차리고 오랜 역사와 더불어 자기 점검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포스트휴먼과 문학」

‘낭만’이 전통 속에 감추어져 있던 것을 더욱 세련화하여서 숨은 에너지를 발굴해보고자 했다면 ‘계몽’은 지나간 모든 것을 훌훌 털고 일어나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출발을 해보자는 점에서 극명하게 대비된다. 한쪽이 전통의 계승의 발전이라면, 다른 한쪽은 전통의 단절과 쇄신이다. 계몽에서 ‘지나간 모든 것’이라고 하는 것은 봉건 절대주의의 정치적 억압, 그리고 이러한 정치와 결탁된 종교적 억압이다. 요컨대 그것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지향이었다. ‘계몽’의 개념과 정의에 대해서는 뒤에 자세히 살펴지겠지만, 이러한 지향에 있어서는 모든 학설과 주장이 거의 한목소리가 되며 그것은 강한 역사 추진력이 된다.
―「계몽의 본질과 변증」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주연
1941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학과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독문학을 연구했다. 『문학과지성』 편집동인으로 활동했으며, 『상황과 인간』 『문학비평론』 『변동 사회와 작가』 『새로운 꿈을 위하여』 『문학을 넘어서』 『문학과 정신의 힘』 『문학, 그 영원한 모순과 더불어』 『사랑과 권력』 『가짜의 진실, 그 환상』 『디지털 욕망과 문학의 현혹』 『근대 논의 이후의 문학』 『미니멀 투어 스토리 만들기』 『문학, 영상을 만나다』 『사라진 낭만의 아이러니』 『몸, 그리고 말』 『예감의 실현』(비평선집) 『그리운 문학 그리운 이름들』 등의 문학평론집과 『고트프리트 벤 연구』 『독일 시인론』 『독일문학의 본질』 『독일 비평사』 등의 독문학 연구서를 펴냈다. 30여 년간 숙명여대 독문과 교수 로 재직했으며,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목차

책머리에

1부 nD는 힘인가
포스트휴먼과 문학
포스트휴먼의 시에 이르다―김혜순 시집 『날개 환상통』의 역사성
계몽의 본질과 변증
문학, 위기에 빠지다
모더니즘, 지금 어떻게 볼까
노발리스 그리고 낭만주의의 현재성
AI와 낭만주의
기억소설, 낭만이라는 파레시아―송호근과 조용호의 소설
지식 너머 진리와 권력―문학의 쇄말화 현상 극복을 겸하며
한국문학과 디아스포라
망각을 위한 변명
문학은 질문이다

2부 자연의 값
문학에서 왜 향기가 나는가
nD는 힘인가 향기인가
문학은 사랑이다
시는 상징이다
질문하는 언어
언어의 죽음
문학의 집
자연의 값
세계의 배꼽
「소나기」 너머 현대성
벽을 넘어서, 이어령과 그의 문학

3부 아날로그 시의 추억
순간 속의 시간―박이도의 최근 시
박넝쿨의 긴 생애―이시영 시집 『나비가 돌아왔다』
가벼운 시를 위하여, 그 꿈―강문숙 시집 『나비, 참을 수 없이 무거운』
시와 몸의 비유―금동원의 시집 『시 속의 애인』
불면의 은혜―강문정 시인은 누구인가

2024 한국문학 노벨문학상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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