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최우식 · 장혜진 주연
영화 〈넘버원〉 원작 소설!
“이 이야기가 진심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시대에
편히 마음을 둘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_김태용 감독2026년 극장가를 뜨거운 감동으로 물들일 화제작, 영화 〈넘버원〉의 원작 소설이 7년 만에 재출간되어 국내 독자들을 찾아왔다. 영화 〈기생충〉에서 가족으로 출연했던 최우식, 장혜진 배우가 다시 모자 관계로 만나 주연을 맡고, 섬세한 연출력의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모은 이 작품은 ‘남은 횟수’라는 보편적 소재를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영화의 원작인 표제작 〈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에서 열 살의 ‘나’는 숫자가 0이 되면 어머니가 떠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집밥을 피하기 시작한다. 지키려는 마음이 오히려 상처가 될 때, ‘남은 횟수’를 안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작품 후반에 뒤늦게 마주하게 되는 예기치 못한 진실은 독자의 마음속 가장 연약한 곳을 조용히 두드린다.
끝이 정해졌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가장 보통의 기적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남은 시간’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이 책의 또 다른 단편들은 ‘남은 횟수’라는 하나의 설정을 각기 다른 삶의 결로 변주한다. 과거나 미래의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횟수, 수업에 나갈 수 있는 횟수, 불행이 찾아올 횟수, 거짓말을 들을 횟수, 놀 수 있는 횟수 그리고 살 수 있는 날수까지. 각자의 삶에 켜진 카운트다운은 ‘마지막’이 눈앞에 보였을 때 마주하게 되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독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하루를 되짚게 된다. ‘나중에’로 미뤄둔 한마디, 당연해서 건너뛰었던 안부, 괜히 아껴두느라 놓쳐버린 웃음과 대화….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조용히 ‘오늘’로 데려오며, 독자의 삶에도 소중한 ‘카운트다운’이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알싸하고 따스한 일곱 편의 이야기
“당연하다고 믿는 모든 순간에는, 반드시 마지막이 있습니다.”우리는 모두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보낸다. 내일도 어머니는 밥을 차려주실 것이고, 친구와는 언제든 만날 수 있으며, 거짓말 같은 불행은 나를 비껴갈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는 이 안일한 믿음을 흔드는 서늘하고도 따스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넘버원〉의 원작 소설인 이 단편집은 특별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이들에게 갑작스럽게 나타난 카운트다운을 통해 삶의 민낯을 비춘다. 숫자는 거대한 운명을 예고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던 순간, 미뤄두었던 말, 애써 외면했던 마음을 정확히 겨냥한다. 그래서 이 책의 장치는 화려하기보다 잔인할 만큼 현실적이다.
표제작에서 열 살의 아이는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이라는 숫자를 목격한 뒤, 횟수가 ‘0’이 될까 두려워 어머니의 밥상을 피한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겠다는 결심이 오히려 서로를 멀어지게 만드는 아이러니 속에서, 이야기는 묻는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
이어지는 여섯 편의 단편은 모두 ‘남은 횟수’를 장치로 삼아 조금씩 다른 삶과 인간관계를 건드린다. 원하는 시간대의 ‘나’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면 과거의 비극을 바꿀 수 있을지, 도저히 채울 수 없는 수업 횟수 앞에서 한 학생은 어떤 선택을 할지, 장난처럼 도착한 ‘불행 예고’가 실제 현실이 될 때 우리는 어떤 태도로 하루를 보낼지, 거짓말의 숫자를 세며 사람을 멀리하던 아이는 ‘숫자가 줄지 않는 고백’ 앞에서 무엇을 회복할지. 미래를 위해 ‘놀 수 있는 횟수’를 아끼던 사람은 지금을 즐기는 첫사랑에게 어떤 용기를 배우고, ‘살 수 있는 날수’를 아는 사람은 꿈과 생계 사이에서 무엇을 끝까지 붙잡을지. 남은 횟수’라는 단 하나의 설정은 삶의 여러 국면을 지나는 얼굴들을 각기 다른 온도로 비춘다.
평범한 한 끼, 한 통의 전화, 한 번의 대화…
끝이 정해졌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가장 보통의 기적!이 작품을 쓴 우와노 소라(そら)는 과장 없이 담담한 문장으로 상실과 그리움, 사랑과 후회를 직조해 내며 일본 독자들에게 ‘일상의 시인’이라 불린다. 숫자가 보이든 보이지 않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 수 있게 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삶은 끝이 있기에 현재가 더욱 빛나는 거라고.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는 우리가 영원히 살 것처럼 흘려보내던 하루에 ‘마지막’이라는 밑줄을 긋는다. 그러나 그 밑줄은 슬픔이나 공포가 아니라 현재에 충실할 이유가 된다. ‘다음에’라며 미뤄둔 한마디, ‘언젠가’라며 넘겨버린 약속, 너무 익숙해져 소중함을 잊은 어머니의 집밥. 남은 숫자가 0이 되기 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바로 ‘지금’ 마음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일곱 번 재미있지만 여덟 번 맛있는 책!”이라는 독자평처럼,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다가 이내 웃음이 터지고, 결국에는 울컥하게 되는 감정의 진폭을 오롯이 느끼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즈음, 당신은 인생의 ‘남은 횟수’을 셈하는 가운데 삶의 선명한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이런 숫자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나는 좀 더 순수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었을까?
어머니의 집밥을 피하지도, 버리지도 않고. 어머니에게 맛있다고 솔직히 말하고, 이사할 때 어머니가 싸준 주먹밥을 볼이 터져라 집어 먹고.
그랬다면 어머니와의 사이도 지금과 달라졌을까? (중략)
하지만 이 숫자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어머니의 집밥을 이토록 깊이 생각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건 언제든 먹을 수 있다고 착각하며 살았겠지. 그래서 어머니도, 집밥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을까? 숫자가 눈에 보였기에 이렇게 깨달은 걸까?
나는 무너지듯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공중전화에 매달려 소리 내어 울었다.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로 이토록 마음이 달라질 줄 알았다면 두 분이 살아 계셨을 때 더 많이 고맙다고 말할 걸 그랬다. 단 1분이라도 더 길게 말할 걸 그랬다.
그나마 오늘은 단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말할 수 있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응어리가 풀린 듯 마음이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