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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거절은 절반의 선물
민음사 | 부모님 |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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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시인 정끝별의 첫 산문집. 가족들과 함께한 추억 속 에피소드, 여느 문장으로도 요약되거나 정리되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마음, 아이들을 키우며 다시 배운 인생, 시와 문학 속에서 깨치는 앎에 대한 사색 등 『깨끗한 거절은 절반의 선물』은 시인이고 평론가이며 교수이자, 딸이고 엄마이고 아내인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기억하고 기록하며 기념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가장 순도 높은 이야기들이다. 이 산문집은 우리가 삶의 잔잔한 방황 속에서 헤맬 때, 그러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권태에 지쳐 있을 때, 친근한 듯 따끔하고 웃긴 듯 날카롭게 삶의 소중한 지침들을 들려준다. 때로는 강렬한 시구처럼, 때로는 흥미로운 소설처럼, 이따금 명쾌한 평론처럼 그 목소리도 다양하다. 예능 다큐처럼 가족들의 면면을 솔직하게 비추는가 하면 텅 빈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작품처럼 내밀한 속엣말을 들려주기도 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가 스며들게 되는 정끝별식 인생관은 이런 것이다.

  출판사 리뷰

내 앞에 있는 사람, 내 곁에 있는 사람,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사람의 이름에
따뜻한 빛을 내걸던 모든 순간에 대한 기록
지치지 않고 지지 않으며 살아내고 싶었던
지난 내 열심에 대한 기념

시인 정끝별의 첫 산문집 『깨끗한 거절은 절반의 선물』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가족들과 함께한 추억 속 에피소드, 여느 문장으로도 요약되거나 정리되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마음, 아이들을 키우며 다시 배운 인생, 시와 문학 속에서 깨치는 앎에 대한 사색 등 『깨끗한 거절은 절반의 선물』은 시인이고 평론가이며 교수이자, 딸이고 엄마이고 아내인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기억하고 기록하며 기념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가장 순도 높은 이야기들이다.
살다 보면 이런 사람 한 명쯤 알아두고 싶을 때가 있다. 때로는 언니, 때로는 이모, 이따금 선생님이자 주로 친구 같은 사람이 내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 때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남들에게는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이 생길 때도 그렇지만, 스스로에게 기분 나쁘지 않은 잔소리를 해 줄 사람이 필요할 때도 그렇다.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갈팡질팡하며 선택하지 못하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 산문집은 우리가 삶의 잔잔한 방황 속에서 헤맬 때, 그러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권태에 지쳐 있을 때, 친근한 듯 따끔하고 웃긴 듯 날카롭게 삶의 소중한 지침들을 들려준다. 때로는 강렬한 시구처럼, 때로는 흥미로운 소설처럼, 이따금 명쾌한 평론처럼 그 목소리도 다양하다. 예능 다큐처럼 가족들의 면면을 솔직하게 비추는가 하면 텅 빈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작품처럼 내밀한 속엣말을 들려주기도 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가 스며들게 되는 정끝별식 인생관은 이런 것이다.

인생재난 방지대책 훈련요강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기대다.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인생이 좋은 인생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상처는, 그것을 잘 이해하고 수용할 수만 있다면 돈을 주면서까지 얻어야 하는 어떤 가치 있는 것보다 더, 어쩌면 그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처를 이해하고 수용하려면 필요한 태도가 있다. 그것이 바로 시인이 말하는 ‘인생재난 방지대책 훈련요강’의 핵심이다. 가령 이런 것이다. “눅눅한 쿠키는 부드럽다. 쿠키 맛은 재료와 요리법에 따라 무한하다. 쿠키 아니어도 맛있는 건 많다.” 쿠키는 바삭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면, 나아가 쿠키 아니라도 세상에 맛있는 건 많다는 걸 받아들이면, 쿠키 굽기에 실패란 없으며 실패조차 쿠키 아닌 다른 세상을 맛보기 위해 필요했던 길이 될 수 있다.

거절의 기술

낙법에 도통할수록 삶을 가볍게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깨끗한 거절은 절반의 선물’은 시인 아버지의 입말에서 포착된 표현이다. 깨끗한 거절이야말로 청탁할 수밖에 없는 상대를 덜 비루하게 하고 덜 상처받게 하려는 배려이기도 하다. 우리가 거절해야 할 때 거절하지 못하는 건 거기서 기대하는 게 있거나 의지하는 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거절하는 것은 거래 혹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이고 거절할 수 있다는 게 또 다른 자유이자 권력이기도 하다.

가로등 점등인

이 책을 읽은 뒤 우리는 자신의 롤모델로 하나의 직업을 추가할 수 있다. 바로 ‘가로등 점등인’이다. 가로등 점등인이란 이 책에서 시인이 어릴 적 동화책에서 읽었던 것으로 추억하는 단어이다. 가로등지기라고도 불리는 이 일은 석유나 가스를 이용해 거리를 밝히는 가로등에 저녁에는 점등을, 아침에는 소등을 했던 사람을 일컫는다. 삶의 어두운 길목에 환한 불을 비추듯 이 책에 수록된 편편의 글은 그때 그 사람들과 그때 그 시절들, 그리고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과 지금 이 순간에 불을 밝혀 준다. 한 권의 ‘가로등지기’ 같은 이 책이 우리 삶의 어둠을 명랑하게 조율해 줄 것이다. 우리를 말갛게 해 주는 이 책과 함께라면 불행도 노래할 수 있다. 생활도 예술이 될 수 있다.

■ 서문에서
“일상에 카메라를 장착한 예능 다큐 같은 글들을 모았다. 가까스로 일인칭의 민낯을 담은 명실상부한 첫 산문집이다. 코로나가 시작되었을 때 일상의 리듬이 무너지면서 몸에 이상 신호들이 왔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흩어져 있던 글들을 다급하게 모았다. 몇 개의 파일이 만들어졌고, 지나오면서 지나친, 내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기념한 ‘가족단편서사’라는 이름의 이 파일에 마음이 먼저 갔다.
묶어 놓고 보니 어릴 적 동화책에서 읽었던 ‘점등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다 그려지지 않는, 여분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던 단어다. 정확하게는 ‘가로등 점등인’, 다르게는 ‘가로등지기’, 석유나 가스를 이용해 거리를 밝히는 가로등에 저녁에는 점등을, 아침에는 소등을 했던 사람을 일컫는다.
여기 묶인 글들은 내 삶이 어둠에 잠기지 않도록 삶의 길목들에서 가로등처럼 환한 불이 되었던 편편의 점등과도 같았다. 내 앞에 있는 사람, 내 곁에 있는 사람,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사람, 그들의 이름에 따뜻한 빛을 내걸던 순간들에 대한 기록인 셈이다. 내가 모방하고 인용하고 표절하며 살았던 가족들, 그러니까 내 시작과 끝 혹은 내 둘레와 바탕에 대한 기억이기도 할 것이다. 기다리며 지키고, 견뎌 내며 버티고, 지치지 않고 지지 않으려, 그렇게 살고 싶었던 내 삶에 대한 기념이라고나 할까.”

한 선배네 ‘인생재난 방재대책 훈련요강’의 그 세칙 조항들은 이렇다.
그 일(一), 주머니에 손 넣고 걷지 말라. 이거 중요하다. 일생을 좀 살다 보면 알게 된다. 낙법(落法)에 도통할수록 인생이 안전해진다는 걸. 낙법의 가장 손쉬운 방법이 손을 이용하는 것. 손이 바닥을 먼저 짚는 한, 최소한 머리는 안전한 법.
그 일(一), 엘리베이터 탈 때 바닥을 확인하라. 인생은 자주 상승하고 하강한다. 살다 보면 상승하고 하강하는 고속의 엘리베이터를 탈 때가 있는 법이다. 상승이든 하강이든 바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타야 안전하다. 자칫 바닥 모를 나락으로 추락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 일(一), 건널목을 건널 때는 가운데 서라. 뭐, 꼭, 조사해 보지는 않았지만, 건널목 사고의 8할은 맨 앞이나 맨 뒤에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언제, 어디서, 그 어떤 불행이 인생에 덮쳐올지 모르는 일. ‘가만 있으면 가운데는 간다’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이 세칙 조항들을 삶이라는 인생길에 비유해 보자면 그것들은 각각 삶의 방관자가 되지 말고, 성공할 때 실패를 준비하고, 너무 앞서거나 너무 뒤서지 말라는 자못 교훈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학원과 학교와 학벌과 학연으로 세워진 사각의 링 위에서 옴짝달싹 못 하는, 갈팡질팡하다 내 그럴 줄 알고도 남음 직한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에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을 향한 ‘인생재난 방지대책 훈련요강’ 수칙을 나도 이렇게 쿠키에 빗대어 수정해 본다.
그 일(一), 눅눅한 쿠키는 부드럽다.
그 일(一), 쿠키 맛은 재료와 요리법에 따라 무한하다.
그 일(一), 쿠키 아니어도 맛있는 건 많다.
모든 쿠키가 바삭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또 모두가 쿠키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한 가지 쿠키나 갓 구운 쿠키만을 먹어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이들에게 시험 성적과 대학 서열과 연봉으로 구워 낸 쿠키만 대수겠는가?

저녁 귀가 후 집 청소를 하는데 소파에서 툭, 하니 아버지 시계가 떨어졌다. 20여 년 전 둘째 오빠가 선물해 드렸던 회사 로고가 새겨진 금장 도색의 오리엔트 손목시계였다. 모서리마다 이미 금도금이 벗겨져 있었다. 그런데, 세 개의 바늘이 1시와 39분과 28초를 가리킨 채 멈춰 있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아버지에게 손목시계는 장식품에 불과했던 게다.
아버지는 갑자기 무슨 생각으로 막내딸 집을 방문한 것이며, 아버지의 시계는 언제부터 멈춰 있었던 걸까. 도대체 언제부터 아버지 삶에서 시간은 의미가 없어져 버린 걸까. 그러니 아버지는 언제부터 이 삶에서 시간의 경계를 훌쩍 넘어 버리셨던 걸까.
그냥 둬라. 시계를 가져다드리겠다고 전화했을 때 아무렇지도 않은 듯 툭 던지셨던 아버지의 말이었다. 이젠 장식으로도 귀찮으시다는 걸까. 이튿날 시계방에 달려가 건전지를 갈아 끼워 봤으나 세 개의 시곗바늘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이 시계 꼭 고쳐 주세요. 고치는 값이 더 든다고 시큰둥해하는 시계방 주인에게 낡고 낡은 아버지의 시계를 맡기고 나오는데 또 가슴이 먹먹했다.
사진 속 아버지는 양 품에 어린 손주들을 안고 한껏 웃고 계시는데, 유품으로 남겨진 아버지의 오리엔트 손목시계는 다시 숨 가쁘게 제 시간을 달리고 있는데…….

  작가 소개

지은이 : 정끝별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으며 시를,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평론을 썼다.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 『흰 책』 『삼천갑자 복사빛』 『와락』 『은는이가』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모래는 뭐래』를 비롯해 시론집 『패러디 시학』 『천 개의 혀를 가진 시의 언어』 『파이의 시학』 『시심전심』 『시론』 외, 다수의 시선해설집이 있다. 유심작품상, 소월시문학상, 청마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박인환상 등을 수상했다.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서문 가까스로 일인칭의 뒷심들 8

1장 손바닥을 마주치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13
가훈 있으십니까? 16
할머니가 다녀가셨다! 19
인생재난 방지대책 훈련요강 23
기다려라달려간다칠번출구 26
잘못 걸려 온 전화 30
호환, 마마, 전쟁보다 더 무서운 33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다니! 38
오므렸다 폈다 41
마음을 좀 들여다봐 주세요! 44

2장 그럼에도 아버지

아버지의 손목시계 51
흰 정강이뼈 하나 베고 누워 54
이제 귀뚜라미 정강이도 시려 오겠다 58
안개 속 풍경 61
목련이 아버지 런닝구처럼 피었다 65
깨끗한 거절은 절반의 선물 68
세수박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상 모든 아버지 72
‘빅 피쉬’의 이름으로 75
‘꼭 그 자리’에 있는 것들 79

3장 콩닥콩닥 나대는

생수 같은 시의 마음 85
내 처음 아이에게 89
“엄마, 나 죽으면” 93
가을 편지, 영이에게 97
어린 딸에게 배우는 지혜 100
‘언냐!’ 사용설명서 104
새해에 받은 편지 한 통 108
한 통의 편지에 담긴 믿음 112
12월의 산행 117
수박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122
가을은 우리를 시인이게 한다 127

4장 물론이라는 엄마들

내 영원의 소울푸드 팥칼국수 133
고구마순 된장무침 137
막고 품어라 143
내 영혼의 따뜻했던 밥들 147
우리를 말갛게 하는 순간들 152
시차가 빚어내는 한 편의 시 156
봄날 흰머리 몇 가닥을 세다 160
나이듦의 미학 164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168
5월은 푸르구나, 은혜와 희생으로! 172
나도 엄마 있어 176

5장 한눈을 팔다

불행을 맞이하는 태도 183
새들이 새 획을 그으며 나는 이유 186
버려지는 마음에게도 예의를 191
일만 시간의 사랑과 일만 가지의 사랑 195
선물에서 뇌물까지 199
예수와 홍인의 스승됨 203
삼팔광땡 보듯 추석달을 보며 206
12월이다! 210
노래하자 파람파팜팜 213
봄 왕국으로 “Let it go”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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