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정하정 외 10인 수필가의 어머니 이야기를 엮었다. 어머니,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언제나 밥상을 보면 떠올릴 수 있는 편지를 어머니가 내 가슴속 깊이 새겨놓았다. 그때 어머니가 밥상 위에 올려놓고 간 글씨 없는 편지를 나는 지금도 읽고 있다. 어머니의 밥상 편지가 이제 와서 풍요로운 글씨로 만들어질 줄 몰랐다. 어머니가 내게 주었던 그 따스함만큼 내가 따뜻한 사랑을 전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쓰는 글이 어머니가 품었던 마음속의 글을 제대로 담아낼지 자신이 없다.- 〈글씨 없는 편지〉 중에서
어머니는 한 해를 시작하는 첫날부터 보름까지 우리 가족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온 정성을 쏟았다. 음식으로 몸을 튼튼하게 하고, 기도로 마음의 건강을 기원했다. 어머니가 기도하는 날이 어찌 보름뿐이었을까. 일 년 내내 부뚜막에 쌀 한 줌씩 떠 놓고 조왕신께 빌던 마음, 생일 때마다 삼신할머니께 올리던 기도 등등 오로지 어머니는 가족에게 탈이 없기를 바랐다. 어머니의 가슴속 알맹이는 바로 아버지와 우리 남매들이었다.- 〈빈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