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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김재규
10·26 비공개 재판 통합 증언록
폴리티쿠스 | 부모님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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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이 책을 10·26 이후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항쟁 전후의 내란집단에 의한 피해자들에게 바치고자 한다. 나 또한 5·18 광주민주항쟁을 보도하기 위한 검열거부 등 언론자유 투쟁을 벌이다 당시 보안사가 내려보낸 명단에 따라 신문사에서 축출된 강제해직 기자로 소회가 남다르다. 그에 앞서 대학생 때인 1971년 10·15 위수령 당시 반 박정희독재 민주화운동을 벌이다 중정과 경찰에 잡혀가 모진 고문을 당하는 등 정치군인 정권과 악연이 깊다. 그러나 주관적 편견에서 벗어나 실증적 자료에 의존하려 최대한 노력했으며, 책에 대한 평가는 독자의 몫이다.
- ‘서문 10· 26 거사, 김재규는 왜 박정희를 쏘았는가?’ 중에서

김재규 그래서 내가 볼 때는, 미국이 영원히 한국을 버리지 않겠지만 유신체제가 없어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정책적으로 한국을 버릴 가능성은 다분히 있습니다. 옛날에 애치슨 라인이 잘못 그어져서 한국이 미국의 방어선 밖에 놓이는 바람에 6·25를 자초했습니다. 미국의 정책이 바뀐다면 또다시 6·25가 오지 말리는 법이 없습니다. (중략) 이런 끔찍한 일을 생각해볼 때 우리는 소름 끼치는 일입니다. 미국은 한국에게 독재체제를 하지 말고 민주주의체제로 환원하라는 선의의 권고와 충고를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한국 정부는 더 강경해졌습니다.
변호사 날짜와 시간이 필요하니까 보충해서 묻겠습니다만, 미국이 선의의 권고를 한 것이 언제 일입니까?
김재규 그것은 오래전부터인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일입니다.
변호사 소위 유신헌법이라는 것을 전제로 해서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체제로 몰고 갈 당시부터 미국에서는 그런 권고가 있었다, 국제적인 정세로 봐서는 한국이 그런 우방 국가를 잃으면 국제
적인 고립을 자초해서 우리나라가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놓인다는 얘기죠?
김재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혈맹의 자유우방인 미국인들까지도 회의를 느끼는 이런 유신과 같은 정책을 쓸 것이 아니라…
법무사 잠깐, 제한하겠습니다. 아까도 경고했습니다만, 사회 안녕질서라든지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이 있으면 비공개로 하겠습니다.
-‘2장 집권 쿠데타인가 민주 회복 거사인가’ 중에서

법무사 동기생이고 각하를 살해함으로써 이 나라에 곧 자유민주주의가 찾아온다, 이런 소아를 버리고 대아의 입장에서 했다고 했는데 각하를 살해한 후에 자신이 자결이나 뭐 이런 것을 할 생각은 없었습니까? (중략)
김재규 옛날에 각하하고 저하고 같이 없어져야겠다는 생각은 제가 건설부에 있을 때라든가 한때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혁명을 하기로 결심하고부터는 그 문제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왜냐하면 혁명이라는 것은 결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행 뒤의 뒤치다꺼리, 즉 혁명과업 수행이 더 중요합니다.(중략)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서 자결할 것이 아니라 혁명과업을 수행하고, 새로 발족되는 정권을 보호하고, 그다음에 더 나아간다면 지금까지는 물리적인 방법으로 정권이 오고 갔지만, 제가 있는 한, ‘한 분이라도 좋으니까 국민의 투표에 의해서 정권이 왔다 갔다 하는 역사를 만들자’ 하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3장 국가안보를 이유로 비공개 재판으로 전환되다’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재홍
1950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초·중·고교를 마쳤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정치학)를 취득했다. 1971년 문리과대학 대의원회 의장으로 반독재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가 제적당한 후 강제입영 조치되었다. 1978년 《동아일보》기자로 입사했으나 1980년 광주시민항쟁에 대한 자유언론보도운동으로 신군부 세력에 의해 강제해직되었다. 1982∼87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강사 및 서울대학신문사 편집국장을 지냈으며, 1988년 《동아일보》에 복직하여 정치부 차장을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1993년 관훈언론상을 수상했으며, 1995∼96년 미국 하버드대 니만펠로십을 수료했다.《동아일보》를 퇴직한 2001년부터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했으며,《오마이뉴스》논설주간을 겸임했다.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한국정치평론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2004년 제17대 국회에 진출하여 문화관광위 법안심사소위원장,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 국회 정치커뮤니케이션연구회 대표의원을 역임했다. 그 밖에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국가안보회의 사무처 정책자문위원, 통일부·국방부·중앙인사위·국정홍보처 정책자문위원을 지냈다. 현재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민주평화복지포럼 정책홍보위원장 겸 대변인, 서대문발전위원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데올로기와 反이데올로기》(1982), 《한국정치와 현대정치사상》 (1987), 《군부와 권력》(1992), 《한국정당과 정치지도자론》(1992), 《군1: 정치장교와 폭탄주》(1994), 《군2: 핵 개발 극비작전》(1994), 《박정희살해사건비공개진술上: 운명의 술 시바스》(1994), 《박정희살해사건비공개진술下: 대통령의 밤과 여자》(1994), 《박정희의 유산》(199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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