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세금은 현대 국가를 운용하는 데 필수적인 제도다. 공공 서비스 기능을 수행하고 소득과 부의 재분배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래 복지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조세 수입이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중요성에 비해 우리가 세금에 관해 알고 있는 바는 매우 한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세금이란 무엇인가』는 세금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뿐 아니라 시민들이 세금의 작동 및 조세 정책과 결부된 이슈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옥스퍼드대학출판부의 ‘아주 짤막한 소개’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출간된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 안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적절히 배합하고 있다.
저자는 조세의 역할 및 다양한 세금의 본질과 효과를 제대로 이해하면 조세에 대한 공적 결정들도 보다 잘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금이 경제와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특정 세금을 신설하거나 폐지하고자 할 때 어떤 리스크와 반발이 생길 수 있는지, 세금을 효율적으로 징수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 등 민주 시민이라면 알아 두어야 할 세금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을 전달해 준다. 일종의 ‘시민 교양서’인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고려해야 할 세금의 여러 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은 공적 결정을 내리는 데도 유의미하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조세 제도는 어떻게 설계되고 운용되어야 하는가
현대 국가와 시민의 삶에 필수 불가결한 제도인 세금,
정치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 기회가 좀처럼 없는
세금의 전체적인 구조와 쟁점을 밝히는 ‘시민 교양서’
세금은 정치적 폭발력을 지닌 이슈다. 역사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세금은 강렬한 저항을 촉발하곤 했다. 영국의 세금 부과에 저항한 ‘보스턴 다과회 사건’은 미국 독립의 도화선이 되었고, 1980년대 말에 도입된 영국의 ‘공동체 부과금’은 마거릿 대처의 집권을 끝내는 계기가 되었다. 또 최근 본격화되었던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의 배경에는 부유세 폐지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세금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다. 특히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최근에는 정부의 적절한 역할이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세금 부담률과 각 세목의 비중, 증세 및 누진성 강화, 법인세 감면, 토지와 건물에 대한 세금 인상 등의 쟁점을 두고 정치권과 학계, 언론에서 각자의 계획과 의견을 제시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도 하다.
시민들은 이런 주장들과 자신의 경험에 기반해 조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형성하게 되지만, 조세 제도의 전체적인 구조와 개별 쟁점들이 담고 있는 포괄적인 함의를 파악할 기회는 좀처럼 갖기 어렵다. 쟁점들의 정치적 중요성이 크다 보니 세금의 전반적인 의의와 핵심 원칙, 공적 논쟁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측면 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이 세금을 피상적으로 아는 데 머물지 않고 조세 제도의 작동 방식과 고려 사항을 이해하게 된다면, 세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은 공적 결정을 내리는 데도 유의미하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금이란 무엇인가』는 세금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뿐 아니라 시민들이 세금의 작동 및 조세 정책과 결부된 이슈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옥스퍼드대학출판부의 ‘아주 짤막한 소개’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출간된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 안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적절히 배합하고 있다. 일종의 ‘시민 교양서’인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세금이 갖는 의의를 이해하는 데 고려해야 할 세금의 여러 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세금, 현대 국가의 필수 제도
세금은 현대 국가를 운용하는 데 필수적인 제도다. 공공 서비스 기능을 수행하고 소득과 부의 재분배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세금은 역사 자체만큼이나 오래되었지만 자의적이지 않고 체계적인 조세 체계가 확립된 것은 근대에 들어와서였고, 산업화와 민주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꾸준히 규모와 역할이 증대해 왔다.
세금은 개인소득세, 사회보장세, 판매세(소비세), 법인소득세, 재산세 등으로 구성된다. 유형 재산에 붙는 세금처럼 아주 오래된 세금이 있는가 하면 개인소득세처럼 뒤늦게 등장한 세금도 있으며, 이런 세금들이 전체 조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시간 흐름에 따라 변화해 왔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개별 세목에서가 아니라 조세 규모 자체에서 벌어졌다. 20세기 이래, 특히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거치며 조세 수입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예를 들어 19세기 말엽 영국과 프랑스에서 조세 수입은 국민소득의 10%에도 못 미쳤고, 미국에서는 7% 정도였다. 반면 2012년 미국의 경우 전체 국민소득의 25%가량이, 유럽연합에 속한 OECD 회원국의 경우 국민소득의 40%가량이 조세로 돌아갔다.
이처럼 세금은 국가와 경제, 시민의 삶에서 생각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세금은 정치 논쟁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핵심 쟁점이며, 정부의 적절한 역할에 관한 의견이 서로 다른 정치적 당파들은 세금의 규모와 쓸모를 두고 격렬한 입장 차를 보인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금이 경제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금 부담을 실제로 지는 것은 누구인가
: 세금의 형식적 귀착과 실질적 귀착
그렇다면 세금은 노동자이자 소비자, 시민인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금이 부과되는 주체에게 납세의 부담이 지워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금의 실질적 부담(실질적 귀착)은 법적인 세금 납부 의무(형식적 귀착)가 존재하는 곳과는 전혀 다른 곳에 돌아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금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더 나은 조세 체계를 설계하려면 세금 때문에 실제로 누가 더 가난해지는지를 분석하고, 현재의 조세 구조에서 효율성과 형평성 중 무엇에 더 무게를 둘 것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지은이에 따르면 소득세와 급여세는 대체로 피고용인이 부담하고, 판매세 부담의 상당 부분은 소비자에게 전가되며, 기업이윤세의 경우 자본보다는 실질 임금 축소를 통해 노동자에게 부담되곤 한다. 나아가 이처럼 개인들에게 귀착되는 세금이 소득 수준이 상이한 가구 집단들 사이에 어떻게 배분되느냐는 문제도 있다. 지은이는 여러 나라의 자료에 근거해 소득세 부담은 뚜렷하게 누진적인 형태를 취하는 반면 판매세는 역진적인 형태를 취한다는 관찰을 제시한다. 또한 소득세와 판매세, 그리고 사회보장 체계까지 함께 고려하면 전반적인 세금 부담이 누진적인 경향을 띤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세금은 우리의 행동을 어떻게 변경시키는가
세금은 우리의 소득이나 부의 양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리의 행동을 변경시키기도 한다. 우리는 세금이 없었더라면 하지 않았을 행위를 세금 때문에 하곤 하는데 이를 세금의 ‘왜곡 효과’라 부른다. 예를 들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세금은 사람들의 구매 행위를 변경시키며, 노동 소득에 대한 세금은 사람들이 얼마나 일할 것인지에 영향을 준다.
왜곡 효과가 클수록 불필요한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세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세수 확보상의 효율성과 조세 부담 분배상의 형평성이 대체로 상충하기 때문에 이 둘 사이에서 바람직한 균형을 달성할 수 있는 세금 유형도 고안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지은이는 단일 판매세, 토지세, 소득세와 사회수당의 상호작용 같은 제도의 긍정적 가능성을 논한다. 중요한 것은 효율성이 불평등을 강화하고 형평성이 왜곡과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전제한 다음 형평성 추구에 따른 ‘구멍’을 얼마나 용인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세금이 탈세로 빠져나가며
어떻게 탈세를 막을 것인가
조세 정책은 사람들이 내야 할 세금을 명확히 결정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는 사람들이 세금을 실제로 내게 만드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과세 당국이 반드시 막아야 하는 문제는 탈세다.
물론 많은 경우 여러 나라에서 대다수 사람이 탈세의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한다. 예를 들어 피고용인의 노동 소득은 애초에 원천징수되며, 은행 이자 같은 투자 소득에 대한 납세자 신고를 크로스체크할 수 있는 보고 체계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많은 나라의 시민들은 조세 순응도가 높으며 납세 의식도 강하다.
하지만 당국에 보고되는 자료를 직접 통제할 수 있으며 비용과 소득의 경계가 애매모호한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탈세의 여지가 존재하며, 일부 기업은 마음먹고 부가가치세 환급 사기 같은 조직적 탈세를 저지르기도 한다. 나아가 조세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완전히 불법은 아닌 조세 회피(절세)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이때 법인세수가 상실될 뿐 아니라 생산적으로 쓰일 수 있는 자원이 법적 공방으로 낭비되기까지 한다.
탈세가 늘면 준법적인 납세자들의 세 부담이 가중되며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탈세의 소재를 확인하고, 얼마만큼의 세수가 손실되는지 측정하며, 탈세가 벌어지지 않도록 예방책과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물론 탈세 규모를 측정하기란 쉽지 않다. 지은이는 징수되어야 할 세입 규모를 추정한 뒤 이를 실제 징수된 세입과 비교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더 많은 세금이 원천징수될 수 있도록 조세 체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또 지나친 엄벌주의를 경계하면서 납세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세금 납부 환경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세 설계의 중심 원리는 무엇이어야 하며
실제 정책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가
이 책 전체에 걸쳐 강조하듯 대다수 조세 제도는 효율성과 형평성의 충돌이라는 딜레마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에 지은이는 조세 정책의 지도 원리로 ‘중립성’을 내세운다. 이는 효율성과 합치하는 개념으로 조세 수입이 걷히는 동안 경제 활동에 최소한의 교란만을 야기해야 함을 가리킨다. 하지만 지은이는 그러면서도 조세 제도가 형평성 및 소득 재분배와 관련한 정책 판단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이에 대한 논의로, 효율성을 강화하는 조세 단순화나 단일 세율 소득세 및 판매세 등을 검토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조세 단순화는 불필요한 시간 및 비용 낭비를 줄이고 과세 기반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아이디어다. 반면 이와 유사하지만 구별되는 ‘세율 단일화’ 논의들의 맹점은 가장 부유한 계층에게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면서, 형평성을 강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논의한다. 그런 다음 시장의 실패를 바로잡기 위해 효율성을 위반할 수밖에 없는 환경 문제 관련 세금을 살펴보며, 마지막으로 세계화와 인터넷 시대에 조세 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국제적 협력과 조정임을 역설한다.
그러나 지난 50년 사이 OECD 나라들의 조세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세목별 패턴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절대액(인플레이션 조정을 거친 뒤의 실질값)으로는 물론이고 국민소득 대비 상대액으로도 조세 규모가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세금의 실질적 부담은 법적인 세금 납부 의무가 존재하는 곳과는 전혀 다른 곳에 돌아갈 수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는 조세의 ‘형식적’ 귀착과 ‘실질적’ (또는 ‘경제적’) 귀착이 구별된다. 형식적 귀착이란 세금을 납부할 법적인 의무를 누가 지느냐 또는 세금이 누구에게서 걷히느냐의 문제다. 실질적 귀착은 세금 부담을 지는 것이 궁극적으로 누구냐는 질문과 관련된다. 실질적 귀착이라는 문제를 고찰하는 한 가지 방법은 ‘세금 때문에 누구의 삶의 수준이 떨어지겠는가?’라고 묻는 것이다.
19세기 말 미국의 급진적 저술가이자 정치사상가 헨리 조지는 정부 재정의 유일한 세입 기반으로 토지 가치에 대한 세금을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조지는 다양한 각도에서 자신의 논거를 내세웠는데, 이를테면 맨해튼 시가의 높은 지가는 소유자가 아니라 그 위치와 이를 둘러싼 경제 활동에 의해 창출되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지주들은 지대를 자신의 노동과 노력으로 얻는 게 아니며, 그저 타인이 만든 가치를 수동적으로 수취할 뿐이다. 조지가 내세운 주장의 핵심은 다른 세금들과 달리 토지세는 생산 활동을 위태롭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그저 지주에게 돌아갈 지대의 일부가 정부에 돌아간다는 뜻일 따름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스티븐 스미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UCL의 경제학 교수(1997~)로, 영국의 재정연구소IFS 부소장을 역임했다(1990~ 1997). 대학에서 공공경제학과 환경경제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옥스퍼드대학출판부의 ‘아주 짤막한 소개’ 시리즈로 『세금이란 무엇인가』(2015)와 『환경경제학』(2011)을 펴내기도 했다. 조세 영역에서는 유럽의 부가가치세 정책 및 물품세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으며, 환경 규제를 위한 다양한 정책 도구가 갖는 경제적 성격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멀리스 보고서』(2010) 작성에 참여해 부가가치세와 환경 관련 과세에 관해 집필한 바 있다.
목차
감사의 말
머리말
1장 왜 세금이 존재하는가
조세란 무엇인가 | 조세의 역사 | 조세와 정부의 성장
2장 조세의 구조
조세의 구조 | 나라 간 비교 | 소득에 대한 세금 | 소비에 대한 세금 | 기업에 대한 세금 | 기타 세금
3장 누가 조세 부담을 지는가
‘형식적’ 귀착과 ‘실질적’ 귀착 | 분배상의 귀착
4장 조세와 경제
조세의 경제적 비용 | 효율성과 ‘초과 부담’ | 최적 상품세 | 토지세 옹호론 | 조세와 노동 시장 | 형평성과 효율성 | 노동 시장에서의 조세 격차 | 소득세와 사회수당 정책 간의 상호작용 | 소비세는 노동 유인을 덜 감퇴시키는가
5장 탈세와 조세 집행
개인의 탈세 | 탈세의 기회 | 탈세에 따른 개인의 위험과 이득 | 도덕적.심리적.사회적 영향 | 얼마나 많은 세금이 탈세로 빠져나가는가 | 조세 집행
6장 조세 정책의 이슈들
좋은 조세 정책의 요건은 무엇인가 | ‘중립성’, 조세 정책의 지도 원리 | 조세 단순화 | 단일 세율 소득세? | 판매세와 빈민 | 조세와 환경 | 조세 정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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