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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자연사
Lik-it(라이킷) | 부모님 | 20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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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좋아하는 일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애호 생활 에세이 브랜드 'Lik-it 라이킷' 여섯 번째 책. 2016년 촉발된 #문단_내_성폭력 폭로에 앞장섰고,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미투 활동가 탁수정의 '그날' 이후의 일상을 담고 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후에도 좀체 잠잠해지지 않는 삶을 묵묵히 운용해나가는 한 여성의 내공이 묻어나는 이 이야기는, 성폭력 생존자뿐만 아니라 끝없이 소진되는 삶을 버티는 세대의 고충을 포용한다. 혐오 사회가 강요하는 피해자다움을 가볍게 무시하고, 빼앗긴 일자리와 가능성 대신에 '자연사'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하는 그의 낙천은 참신한 충격과 공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경쟁에서 이기는 법과 지혜롭게 나이 드는 법이 범람하는 세계에서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한심하게 살아남는 법'의 주창은 터무니없이 사랑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기지 않는 농담 같은 '내 꿈은 자연사'라는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 건, 조리돌림과 신상털이에서 살아남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는 생존자의 안온한 일상이 지금 우리 사회에 지독히도 귀중하고 간절하기 때문일 것이다.

  출판사 리뷰

“싸움을 시작했기에 나는 잘 지내고 있다”

‘을’이 되는 데 실패한 우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심한 쟤’들을 위한
연대와 버텨내기의 TMI(과도한 정보)


용어가 마련되기도 전부터 일찌감치 성폭력 고발 당사자로 살았고
성폭력 연대자로 왕성하게 활동한 그가 스스로에게 하는
쓸모없다는 말은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쓸모를 입증하려 전전긍긍하는 장녀들을 걱정하는 장녀로서,
그가 예의 생산성 척도에 미치려 자신을 억누르지 않고
이리저리 살아가는 모습을 글로 옮겼음에 쾌재를 부르는 바다.
_이민경(《피리 부는 여자들》 저자)

이름과 얼굴을 내걸고 하는 이야기

좋아하는 일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애호 생활 에세이 브랜드 ‘Lik-it 라이킷’ 여섯 번째 책 《내 꿈은 자연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16년 촉발된 #문단_내_성폭력 폭로에 앞장섰고,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미투 활동가 탁수정의 ‘그날’ 이후의 일상을 담고 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후에도 좀체 잠잠해지지 않는 삶을 묵묵히 운용해나가는 한 여성의 단단한 내면이 묻어나는 이 이야기는, 성폭력 생존자뿐만 아니라 끝없이 소진되는 삶을 버티는 세대의 고충을 포용한다. 혐오 사회가 강요하는 피해자다움을 가볍게 무시하고, 빼앗긴 일자리와 가능성 대신에 ‘자연사’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하는 그의 낙천은 참신한 충격과 공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경쟁에서 이기는 법과 지혜롭게 나이 드는 법이 범람하는 세계에서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한심하게 살아남는 법’의 주창은 터무니없이 사랑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기지 않는 농담 같은 ‘내 꿈은 자연사’라는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 건, 조리돌림과 신상털이에서 살아남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는 생존자의 안온한 일상이 지금 우리 사회에 지독히도 귀중하고 간절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자들의 우정은 선을 넘는다

“나는 피해 당사자가 필요할 때는 피해자로 나섰고, 연대자가 필요할 때는 연대자로 나섰다”는 그의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탁수정은 몸을 사리지 않고, 태평양보다 넓은 오지랖으로 알려진 전천후 페미니스트다. 이 말은 곧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는 능력이 특출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어진다. 거대 조직과 싸웠던 피해자로서, 얼굴을 가린 개인들의 비아냥거림과 조롱을 다년간 상대해온 트위터 전사로서 말하는 ‘침대 밖으로 나가는 법’ ‘라디오 사연에 당첨되는 법’ ‘현관 밖으로 나서는 법’ ‘이웃과 친구가 되는 법’ ‘부모님께 뻔뻔하게 효도하는 법’ ‘나만의 방식으로 외모를 가꾸는 법’ ‘실용적인 모임을 만드는 법’ 등 자칫 엉뚱해 보이는 이 요령들의 나열은 평범한 일상을 재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생존법이다.

“우리에게는 ‘겸손 1번에 자랑 10번’을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아무리 자신을 홍보해도 기회가 부족할 판에 우리는 항상 겸손이 지나치다.”(28쪽)

“나는 악플이 달리든 말든 침묵하지 않을 수 있다. 혼자라고 느끼지 않는다. 수많은 연대자들이 손닿는 곳에 있다. 또한 억압받는 이가 망설이고 있을 때 함께하겠다고 말할 수 있다. 나 또한 침묵하지 않기로 한 이들의 연대자가 되어야 한다.”(143쪽)

“엄마는 내가 온갖 헛짓거리를 할 때도 ‘너도 너 같은 딸 낳아서 당해 봐야 정신을 차리지’ 하는 흔한 말 한 번 한 적 없다. 그럼 뭐… 잘 사는 수밖에 없나?”(153쪽)

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친구를 자신의 여섯 평 원룸으로 초대해 인스턴트 음식을 나눠 먹은 날, 포켓몬스터 게임을 하며 며칠 만에 집밖을 나선 날, ‘대체 왜 날 낳았냐’고 엄마에게 악을 썼다가 ‘너와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는 엄마의 대답에 생의 의지를 다진 날… 작은 웃음과 코끝이 찡한 감동을 자아내는 경험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알게 된다. 선하고 강한 사람, 지혜롭게 인생을 사는 사람은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잘 살고 있고, 이렇게 연대하다 보면 앞으로 더 잘 지내게 될 거라는 저자의 이유 있는 믿음은 전염성 강한 주문처럼 독자들을 위로한다.

열심히 싸우고 잘 살아 보려고요

폭로라는, 큰 파급력과 위험을 감수한 대가로 “인생이라는 악보에 예상치 못한 도돌이표”를 얻은 그는 “어쩌다 보니 언젠가 한 번쯤 상상해본 적 있었던 삶”을 살고 있다. 마주칠 일 없었던 사람들과 연대하고 생각지 못한 사고를 공유하며 함께하는 미래를 계획하는 지금이 2013년 첫 투쟁을 시작하기 이전의 자신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든다고 마침내 말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어떠한 어둠의 터널을 지나왔는지, ‘피해자’ 탁수정의 삶은 이 책에 없다. 다만, 연대를 통해 정서적 안착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담백하고 경쾌하게 보여줄 뿐이다.
피해자 탁수정은 아프고 죽고 싶고 가난하지만, 연대자 탁수정은 용감하고 유쾌하고 풍요롭다. 뒤늦게 데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쫓으며 희망을 발견하고, ‘오지랖은 곗돈’이라며 곤경에 처한 친구들을 돕고 행복해한다. 죽고 싶다고 광광 울었던 때는 언제고, 건강이 걱정된다며 영양제를 챙겨 먹으며 홈트에 매진한다.

“‘사랑밖에 난 몰라’ 스타일의 십 대와 이십 대를 우당탕탕 보내고 지금에 안착했다. 그 안착이 사회적 안착이고 경제적 안착이면 좋으련만, 정서적 안착이다. 가장 시시한 안착인가 싶지만 가장 중요한 안착일 수도 있다. 감정에 물기가 적당히 빠지면서, 삶의 방식이 조금 더 명료해졌다. 같은 우울이라도 더 젊을 때의 우울과 지금의 우울은 좀 다르다.
피부에도 수분 부족형 지성이 있는 것처럼 요즘의 우울은 찐득하지 않고 버석거린다. 노화 중 가장 반가운 노화가 바로 이 감정의 노화 아닌가 싶다.”(116쪽)

삼십 대 중반, 과거의 자신을 껴안고 생의 한가운데를 올바르게 걷고 있다는 긍지를 품고 산다. 출근할 직장은 아직 없지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의심치 않는다. 모아둔 자산은 없지만, 친구와 관련된 일이라면 언제나 패기가 넘쳐난다. 사회적 ? 경제적 안착보다 더 어렵고 중요한 정서적 안착에 당도한 자의 유쾌 발랄한 생존 스토리 《내 꿈은 자연사》의 선한 영향력이 널리 발산되길 기대한다.

정사원이 되는 것에 성공했다. 수습 기간 17개월 만의 일이었다. 실패 같은 구석이 있는 성공이었다.

병원에서 알려준 병명은 적응장애였다. 내 느낌으로 풀어보면, ‘어떤 형태의 갑질도 감내할 수 없는 사람’이다. 대학원에는 교수가, 직장에는 상사가 있었다.

싸움은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위한 것이지만, 내가 그들에게 이 소송을 잘 이겨보여서 정면으로 부딪쳐볼 수 없었던 그들도 과거의 자신과 화해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 그 어느 때보다도 생의 한가운데를 올바로 걷고 있다는 긍지를 가지고 산다. 실망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용기도 잃지 않았다. 이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나는 잘 지내고 있다. 싸움을 시작했지만 나는, 아니 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잘 지내고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탁수정
서점을 운영하는 집안의 장녀로 자라 문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마케터로 일했던 출판사를 마지막으로 ‘을’의 생활을 접고, 이후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과 미투 운동을 하게 되면서 앞길이 조금 캄캄해졌다. 대체로 깊은 고민에 빠져 지내지만, 결국은 다 잘 될 것이라고 믿는 편이다.

  목차

프롤로그

1. '을'이 되는 데 실패했다
나, 뭐 하는 사람이지?
갑년이
싸움의 의미는 갱신된다
라디오 짐승
왜 살아?
모스경도계
팟캐스트 〈혐오스런 박나비의 일생〉, 공연 〈사랑스런 박나비의 일생〉
오지랖은 곗돈이다
감옥에 가야 할지도 몰라!

2. 싸움을 시작했기에 나는 잘 지내고 있다
갑질은 미세 먼지 같은 것
여섯 평 원룸, 싱글 여성
벽걸이 티브이가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한다면 커피를 만들어줄 게 아니었지 뭐야
만렙을 찍었다
암일지도 몰라!
영양제 전쟁
운동 전쟁
탈코르셋
사랑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
그거 내가 하려고 했는데!!!
그냥 가는 시간은 없다

3. 잠깐만, 아직 죽지 말고 있어봐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게요
완전히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
응 ~ 안 읽었고 무지개 반사!
염치를 알아서 비틀거리기보단 뻔뻔하게 건강하기로
자식 이기는 부모 여기 있음
생일과 전동 드릴
똑똑한 내 친구가 앞만 보고 치고 나아가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헐렁한 마음으로 이력서를 내보았다
그놈의 희망 연봉 칸은 왜 있는 거죠?
계속 이렇게 살면 안 될까?
그래 나는 뭘 하고 살고 있는가
박나비 레볼루션!
인터뷰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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