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기자 출신 농부인 저자는 독자의 시간을 귀하게 여기며, 삶을 무조건 재미있게 쓰겠다고 다짐한다. 45년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며 크고 작은 웃음과 감동을 길어 올린다. 자랑할 것 없는 평범한 인생이지만, 그 안에는 한 권의 책이 될 만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도시에서 병명도 모른 채 수술대에 올랐던 순간, 농사를 몰라 논에서 방황하던 시간, 철없던 시절의 사랑과 사람들, 마흔에 찾아온 사춘기까지. 성공담보다 실패담이 더 많은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고통의 시간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음을 받아들이고 보통의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된다.
출판사 리뷰
“유튜브 쇼츠를 보다가 눈이 아픈 자,
인스타 릴스를 보다가 문득 현타 온 자,
책 안 읽는 남편과 독서모임하고 싶은 자,
다 여기로 오라! 무조건 재미있게 하리라!!”
맛있는 인생, 따뜻한 이야기를 추구하는 기자 출신의 농부인 저자는 독자의 시간을 매우 귀하게 여기기 때문에 책을 무조건 재밌게 쓰겠다고 다짐했다. 40대 농부의 삶이 재밌어야 얼마나 재밌겠냐마는, 이왕 쓸 거 큰 재미와 소소한 감동을 전하기 위해 45년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
갔다. 자랑할 거 하나 없는 평범한 삶이지만 그 속에 책 한 권이 될 만한 충분한 이야기가 있었다.
병명도 모른 채 도시에서 외롭게 아프다 결국 수술방 침대에 올라 가슴을 연 사연, 시골에서 자랐지만 농사에 대해서 잘 몰라 논에서 고뇌하는 햄릿이 된 사연, 철없던 시절 만났던 연인들과 삶의 지혜를 전해준 수많은 사람과의 사연, 말 잘 듣던 아이가 나이 마흔이 되어 사춘기를 겪고 세상을 알아가는 사연 등 누구나 경험했을 평범하지만 소중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바탕 이야기를 풀어내고 보니 이 책에는 성공담 보다 실패담이 더 많다. 저자는 실패의 순간은 고통스러웠지만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 바로 그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삶을 긍정하게 되었다. 또 동시에 보통의 삶을 살고 있는 동시대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책은 말한다. “애썼어요. 저와 함께 밤나무 그늘에서 잠시 얘기 나누실래요?”
기대어 있어도 좋습니다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진 모든 풍경이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라, 사실은 내 삶을 지탱해주는 기둥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억지로 위로하려 들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내며, 때로는 민망하고 부끄러운 장면조차 가감 없이 보여줄 뿐이지요.
안효원 작가의 문장들은 그래서 좋습니다. 자신의 초라한 민낯도 감추지 않고, 삶이 한없이 작아졌던 날들도 회피하지 않습니다. 그 솔직함 덕분에 그의 글을 읽는 이들 또한 자기 삶을 조용히 끌어안게 됩니다.
행여 이 책을 단순한 에세이나 귀농 일기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너무나 중요한 삶의 메시지를 놓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헷갈릴 때, 마음이 무너졌을 때, 세상에서 나의 쓸모가 사라진 것만 같을 때, 어떻게 용기 내어 한 발자국 내디딜 수 있는지를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보여줍니다.
이 책은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 깊숙이 새겨두지 못했던 문장들을 대신 써줍니다.
“망가지면 다시 고치면 되니까.”
“나에게는 부족한 실력도 있지만, 그것을 만회할 시간도 있다.”
“수많은 상처를 얻고, 수많은 상처를 내면서, 그리고 상처가 아물고 또 상처를 아물게 하면서 지금처럼 단단해지지 않았을까?”
“한 번의 실수, 실패로 인생이 망하지 않는다.”
“실패가 두려워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백로의 걸음걸이와 속도를 맞춘다.”
어쩌면 우리 모두 논 한쪽 구석에 던져진 우렁이처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하루하루. 그럴 때 이 책은 조용히 다가와 속삭입니다.
“처음엔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곳에서도 당신이 마주해야 할 풍경이 있습니다. 의미를 발견하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작은 조각들을 하나둘 모으세요.”
지금 당장 거창한 무언가를 이루어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흙으로 잘 덮고, 잘 자라라 토닥토닥 북주기해주듯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길 때까지 잠시 이 책에 기대어 있어도 좋습니다.
_ 박한평(『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 저자)
누구나 이야기가 있다면, 누구나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아파서 시골에 왔습니다』는 n분의 1의 사람이 단 하나의 존재가 되어가는 첫 번째(No. 1) 이야기다. 장담컨대 이 책을 다 읽는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시종일관 킥킥대며 웃다가 적어도 세 번은 배를 잡고 나뒹굴 수도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이 정도는 나도 쓰겠다’ 하는 자신감을 얻게될 테니 이 얼마나 큰 성과인가!
뭔가 느낌이 싸했다. 하지만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야 한다. 결국 밭에 있는 옥수수를 다 뽑아버렸다. 그런데 뽑으면 뽑을수록 이 옥수수들이 줄 맞춰 자라는 것 같고, 누군가 심은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시킨 일과 시키지도 않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줄행랑을 쳤다. 얼마 뒤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효원아!” 그냥 이름을 부르는데 아버지의 어두운 표정이 느껴졌다.
매년 반딧불이 처음 나타날 때는 산 아래서 높이 난다. 그러다가 빛이 사그라질 때가 되면 집 근처로 내려온다. 한번은 조금씩 다가오는 그들을 보며 주문을 걸었다. 와라, 와라, 내게로 와라! 그러면서 손을 벌렸는데, 거짓말처럼 반딧불 한 마리가 손안에 들어왔다. 나는 집으로 들어가 전등을 다 끄고 우리만의 ‘반딧불꽃놀이’를 했다. 그 순간 우리는 모두 아이가 되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안효원
문화예술 웹진 『컬처뉴스』, 영화주간지 『필름2.0』, 인터넷서점 반디앤루니스에서 책과 영화 등 문화 전반에 대해 글을 썼다. 예상치 못한 병으로 2010년 고향 포천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일하며 농부의 삶을 시작했다. 투병 생활을 하면서 이 작은 몸뚱이를 살리기 위해 애쓴 의사와 간호사의 따뜻한 손길을 경험하고, 자신을 위해 수많은 이가 기도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살리는 손’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강산이 변할 시간 동안 살리는 손으로 살았다. 처음에는 즐거웠고 중간에는 의미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지쳐버렸다. 말수가 적어지고 마음에 화가 일었다. 이러다 늘그막에 고독사하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투병 때보다 몸무게가 30킬로그램 넘게 늘어난 자신을 보고, 훗날 “고독사가 아니라 고도비만입니다” 소리를 들을까 두려워졌다. 나이 마흔에 때늦은 사춘기를 선언하고 그동안 많았던 외부 활동을 접었다.말랐던 우물에 물이 차오르듯, 얼었던 땅에 새싹이 돋아나듯 마음에 새 기운이 솟았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하기 싫은 일을 안 한 것 말고는 특별히 한 일은 없다. 이렇게 사명감 가득한 삶과는 결별하고 ‘좋은 사람’이란 허울을 벗어던졌다. 40년간 한 번도 곱게 봐주지 않았던 자신을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고질병이던 ‘진지병’을 극복하고 ‘깔깔이’로 거듭났다. 맛있는 사람이 되어 재밌는 글을 쓰고 싶다.
목차
추천의 글
기대어 있어도 좋습니다 – 박한평(『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 저자)
여는 글
1부. 우렁이
1. 아프니까 귀촌이다
2. 외계인 할아버지
3. 보내려는 자들
4. 논두렁 햄릿
5. 삼율리 동물농장
6. 실패란 값진 경험
7. 위원장 라이프
8. 벼농사, 나의 변호사
9. 살리는 손
10. 어쩌다 골프
2부. 반딧불
11. 행복친목회
12. 빈집의 영혼
13. 귀한 이름, 일상
14. 안씨네 개열전
15. 오물 풍선 금지
16. 답할 수 없는 물음
17. 허기
18. 이제는 달라지기로 했습니다
19. 밤나무 북스테이
닫는 글
응원의 글
소소한 즐거움, 풍성한 삶 – 신춘열(책방소풍 대표)
복사꽃 당신 – 윤혜린(『엄마의 책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