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대전지역의 중견 언론인 김도운 작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한 열여섯 번째 책이다. 준비도 없이 40대 중반에 무작정 입학해 50대 중반이 돼서야 박사학위를 얻은 그는 ‘미리 알아 준비하고 과정을 시작했으면, 이토록 오래 고생하지 않았을걸’하는 깨달음을 얻고, 이 책을 집필했다.작가는 박사학위 과정 중 수료 상태에서 포기하는 이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알지 못했으나 직접 그 과정을 진행하면서 포기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학위 취득 후 자신이 미처 몰라 호되게 고생한 ‘박사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것과 준비해야 할 것’을 조목조목 엮어 책으로 출간했다.

대학원이 뭔지, 박사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석사과정을 특수대학원에서 어렵지 않게 보낸 덕에 박사과정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석사보다 조금 더 어렵겠지.’하고 생각했던 거 같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무지하니까 용기를 냈던 거다. 입학 후 수업(course work)에 열중이던 어느 날이다. 당시 야간에 수업을 진행하신 교수님께서 수업 후 수강생을 막걸리 집으로 모이게 했다. 가볍게 막걸리 잔을 나누던 중 교수님께서 질문하셨다. “김도운 선생! 김 선생은 왜 박사를 하려고 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던 중 엉겁결에 “남은 인생을 박사로 살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다. 엉겁결에 한 대답이지만, 실상 그게 정답이었다. 박사가 돼 무얼 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냥 ‘석사를 했으니까, 박사도 해볼까?’라는 정도의 생각뿐이었다. 언감생심(焉敢生心) 누구처럼 교수가 되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연구원이 된다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막연히 박사가 되고 싶었다. ‘박사’라고 불리고 싶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박사과정은 자그마치 10년이 지나서야 끝낼 수 있었다. 그만큼 준비가 부족했다.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경험한 후 이해하고 깨달았다. 그러니 더디고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모든 과정을 겪고 나니 대학원 생활, 논문 쓰기 등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알게 되었다.전국의 대학원에는 나처럼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덜컥 입학해 무대책이 대책인 대학원생이 많을 거로 본다. 그들의 답답한 심정을 잘 안다. 누군가 제때 정보만 줬어도, 미리 신경써서 일정을 챙겼어도 한결 수월하게 박사과정을 밟을 수 있었을 텐데. 쉽게 갈 수 있던 길을 돌아 돌아 멀리 가야 했던 늦깎이 박사과정 대학원생의 고충을 잘 안다. 그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의 집필을 결심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으로, 그들이 한 학기라도 먼저 학위논문을 쓰고 졸업의 관문을 통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책의 집필에 앞서 몇 권의 유사(類似) 도서를 사서 읽어보았다. 논문을 쓸 때도 선행연구 논문을 여러 편 읽고 참고해야 하듯, 책을 쓸 때도 유사 도서를 읽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하나같이 교수나 연구원을 목표로 하는 전일제(全日制·full-time) 원생 출신이 지은 책이다. 당연히 포커스 자체가 전일제 학생에게 맞춰있다. 직장을 가진 시간제(時間制·parttime) 학생과 차이가 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직장인으로 파트타임 박사과정에 다니는 대학원생을 위한 책을 따로 써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박사학위 최종 통과 직후부터 이 책의 집필에 나섰다. 그만큼 마음이 급했다.일반대학원의 박사과정은 무척 힘들다. 해본 사람만 안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도무지 그 어려움의 정도를 헤아리지 못한다. 대학원은 초중고나 대학 학부처럼 시간이 지나면 그냥 졸업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특히 석사와 달리 박사는 인고(忍苦)의 시간을 보내야 졸업이란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 박사과정에 많은 사람이 도전하지만, 실제 졸업의 관문을 최종 통과하는 사람의 비율은 높지 않다. 수료 상태에서 포기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 특히 직장인 중 박사학위에 도전하는 이들은 중도 포기 비율이 전일제 원생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다. 곁에서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 혼자 가려니 힘들어서 포기하는 거다.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사가 되고 나면 삶이 달라진다. 내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세상이 나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길고 고달픈 세월을 극복한 후 바라보는 세상은 아름답다. 난 그 어려운 과정을 극복했기에 지금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 책을 쓰고 있다. 박사는 남은 생을 박사로 살아간다.죽고 나서도 박사로 이름을 남긴다. 그걸 왜 포기하나? 눈앞의 금전적 이익을 얻어야만 목표로 하고, 성취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포기한대도 말리고 싶지 않다. 그런 의식의 소유자라면 박사가 될 자격이 없다. 그렇지 않다면, 포기하지 마시라. 이 책이 도와줄 것이다.박사과정을 진행하는 10년 동안 어깨에 쌀자루 한 포대를 이고 사는 것 같았다. 뭘 해도 마음이 불편했다. 놀아도, 여행을 가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학위과정은 계속 뒤로 미루면서 놀고 싶은 마음이 생기냐?’라고 자책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벗어 던졌다. ‘홀가분’이란 말의 참뜻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이 책을 쓰는 마음도 가볍고 상쾌하다. 전에 내가 썼던 책은 석사가 쓴 책이었지만, 지금의 이 책은 박사가 쓰는 책이다. 그것부터가 달라진 점이다. 이 기분을 느끼고 싶은 박사과정 대학원생이라면 나를 따라오시라. 한결 빠른 길을 안내해 줄 테니.무식하고 용감해서 치밀하게 알아보지도 않고 겁도 없이 대학원 박사과정에 도전장을 내민 전국의 박사 후보들이여! 이 책이 진심 당신들에게 도움을 주고, 용기를 주는 책이길 바란다. 아울러 ‘나도 박사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품고 주저주저 망설임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예비 대학원생도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내 과감하게 대학원에 도전장을 내기 바란다. 비록 남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아무런 기초지식도 없이,도움받을 사람도 없이 시작한 나도 결국 해냈지 않은가. 100세 시대를 살아가면서 늦은 나이를 한탄하지 마시라. 50대 중반의 나이에 학위를 받은 나도 30년 이상 박사로 살아갈 수 있다.대한민국은 세계 역사상 존재했던 수많은 국가 중 학문의 가치를 가장 숭상하는 나라다. 대한민국에서 학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은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지나친 학벌지상주의와 과잉 교육열로 인한 폐단도 있지만, 세계 최빈국 대한민국이 학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배운 사람을 존경하는 문화 속에 성장하고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음은 부정할 수 없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박사학위를 목표로 논문과 씨름하며, 학문의 길을 가고 있는 수많은 대학원생에게 갈채를 보낸다. 그들의 미래를 축복하는 마음을 담아 보낸다.대학원에서 지도교수는 절대적 존재다. 가장 어려운 대상이고, 가장 가까이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파트타임 원생이 지도교수와 가까이 지내기란 쉽지 않다. 내 경험에 의하면 졸업논문의 완성도가 높아지며, 학위취득의 날이 가까워질수록 지도교수가 그토록 위대해 보이고, 존경스러울 수가 없다. 수업 때 느낄 수 없던 학문적 깊이를 알게 되고, 제자의 논문 통과를 위해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희생을 감내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지도교수께서 저토록 애써주시는데 기대에 어긋나면안 된다는 생각에 막판 논문 집필을 위한 에너지를 바닥까지 긁어모을 수 있게 된다.대중성이 없이 소수만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으로 시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책이지만, 기꺼이 출판할 수 있게 도와주신 도서출판 행복에너지의 권선복 대표님께 진심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 나를 아는 세상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2025년 초여름 儒城 省悟齋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도운
2015년 박사과정에 입학해 2024년 여름 박사학위를 얻었다.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이 뭔지도 모르고 덜컥 입학했다가, 수료 이후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어렵게 박사학위를 손에 넣었다.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 관해 충분히 사전 정보가 없어 고생했음을 깨닫고 이 책의 집필을 결심했다. 현직 언론인으로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란 이름의 사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문학서, 교양서, 실용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꾸준히 집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