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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텅구리  이미지

멍텅구리
한국 최초 신문 연재 네컷만화로 100년 전 날것의 식민지 조선을 보다
더숲 | 부모님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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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안코는 견듸지 못할 만한 흥미를 드릴 것이올시다”
한국 최초의 신문 연재 네컷만화, 100년 만에 복원하다!
만화사를 넘어서는 문화사‧근대사‧언론사의 기념비적인 작품.

코믹 연애 모험과 시사 풍자로 식민지 현실의 조선인들을
경쾌한 웃음과 통쾌한 감동으로 위로하며 열광시킨 화제작!


《멍텅구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 연재 네컷만화다. 연재가 시작된 지 100년이 지난 오늘, KAIST 디지털인문학 연구진이 데이터 과학과 인문학의 결합을 통해 딥러닝 기술과 철저한 고증 작업으로 발굴·복원해 공동 집필한 결과물이다.
이 작품은 충청도 만석꾼집 외아들로 ‘매사에 직진, 딱 하루만 사는 사내’ 키다리 최멍텅과 그의 절친이자 영악한 ‘꼬붕’인 땅딸보 윤바람, 그리고 최멍텅이 한눈에 반한 ‘똑딴(어여쁜)’ 평양 기생 신옥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총 744편의 에피소드와 12가지 시리즈로 구성된 이 작품은 기상천외한 사건들과 엉뚱한 발상으로 가득하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또한 일본의 식민 통치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 경쾌한 시트콤처럼 펼쳐지며, 독자들에게 웃음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회를 거듭하면서 가벼운 코믹 만화를 넘어, 최멍텅의 실없는 농담과 행동 속에 조선총독부의 강압적인 식민 통치를 비판하는 풍자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데 이는 나라 잃은 설움을 견디며 가난에 시달리던 조선인들에게 통쾌한 웃음으로 위로를 전한다.
《멍텅구리》는 1920~1930년대 한국 사회의 변화와 갈등, 역사 저술가들의 이념이나 선입견에 의해 편집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식민지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한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옛 어휘와 당시의 유행어들이 포함되어 있어 100년 전 식민지 시대 조선인의 삶과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멍텅구리》는 단순한 만화 작품을 넘어, 그 시대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사회적 맥락을 포착한 문화사적·역사적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데이터 과학과 인문학이 만나 100년 전 역사를 깨우다!
총 744편의 연재물 발굴, 총 4만 7,777건의 이미지 파일 분석

《멍텅구리》는 1924년 10월 13일부터 시작해 1927년 8월 20일까지 3년 가까이 거의 매일 《조선일보》에 연재되었고,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1933년 2월 26일 6년 만에 재개돼 그해 8월 2일까지 연재되었다.
10여 년에 걸쳐 연재된 연재물을 신문 디지털 아카이브에 ‘멍텅구리’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는 누락되는 연재분이 많아 전편을 빠짐없이 확인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이서준 석사와 한국학중앙연구원 김병준 교수는 네컷만화 이미지를 탐색할 수 있는 ‘YOLOv5_FPC’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총 4만 7,777건의 이미지 파일을 분석했고, 726건의 《멍텅구리》 연재물을 확인했다. 또한 KAIST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전봉관 교수와 석사과정 장우리 학생은 연재물을 하나씩 확인하며 알고리즘이 찾지 못한 18건의 연재물을 추가로 확인했고, 현대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현대어 풀이와 주석을 친절하고 꼼꼼하게 달았다. 저자들은 데이터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이 없었다면, 이 방대한 작업을 시도하려는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멍텅구리》의 출간 의의를 밝혔다. 과학기술과 인문학이 손을 맞잡아, 장구한 세월 속에 묻혀 있던 ‘멍텅구리 최멍텅’의 이야기가 마침내 《멍텅구리》라는 이름으로 현대 독자들 앞에 되살아났다.

“에… 세상 사람이 나를 멍텅구리라고 놀리지만…
내가 보기에는 세상 사람이 모두 멍텅구리로 보입니다”
식민지 현실의 희로애락과 사회적 맥락을 포착한
문화사적·역사적 기록과 해설


작품에 실린 744편의 이야기는 세 명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코믹한 해프닝과 황당하고 엉뚱한 사건들, 유쾌한 소동을 통해 당시의 현실을 보여준다. 최멍텅은 경성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똑딴’(어여쁜) 기생 신옥매에게 한눈에 반해 그녀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구애하다가(〈헛물켜기〉편) 그녀와 ‘밀당’하며 사랑을 키워가고(〈연애생활〉편) ‘경제적 자립’을 위해 일자리를 찾아서 돈을 벌며(〈자작자급〉편) 함께 ‘스위트홈’을 꾸리고 아들 똘똘이를 낳아 키우는가 하면(〈가정생활〉편),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는 신혼 생활을 보내다가 일상이 무료해지면 절친이자 영악한 ‘꼬붕’인 윤바람과 함께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세계일주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세계일주〉편). 기나긴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단번에 선각자라도 된 듯이 각종 모임, 연회에 초청돼 ‘세계일주 다녀온 썰’을 풀고 주워들은 외국어 몇 마디를 맥락 없이 뽐내며 꺼떡댄다(〈꺼떡대기〉편).
어쩌다 가세가 기울면 가난 때문에 굴욕을 당하기도 하고, 빈궁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다(〈가난살이〉편). 그럭저럭 형편이 나아지면 이런저런 단체들에 얼굴을 내밀며 ‘감투’ 욕심도 부려 본다(〈사회 사업〉편). 새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로 학교 문을 두드려 때늦은 학생 노릇도 경험해 보고(〈학창생활〉편), 소소한 일상에 재미도 붙여 본다(〈또나왔소〉편). 한동안 소식이 끊겼다가 6년 만에 ‘인텔리’가 되어 나타나서는 아버지 유산으로 경성 유흥가를 누비며 환락에 빠져도 보고(〈모던 생활〉편) 사회부 민완(敏腕) 기자로 변신해서는 ‘도꾸다네’(특종)를 찾아 경성 거리를 헤맨다(〈제1편 기자생활〉편).
이렇듯 100년 전 멍텅구리 최멍텅의 인생 역정은 오늘날 한국 사회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소시민의 삶과 묘하게 다른 듯 닮았다.

그 외에도 <3‧1 비상경계대와 만세운동> <일제강점기 신흥종교> <경성의 ‘밑바닥 세계’> <자극과 유혹의 시대, 경성의 카페 문화> <단두 유아 사건> <을축년 대홍수와 도시개발>과 같은 식민지 시대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40편의 근대사가 실려 있다.




《멍텅구리》 시리즈에는 사람이 모이는 일에 일본 순사들이 노이로제성 반응을 보이고 과하게 단속을 벌이는 모습이 꾸준히 등장한다. 이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경찰이 한국인들의 독립운동을 두려워하며 강압적인 통제를 일삼았던 역사적 배경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기미만세운동’(3·1 운동) 이후 일본 경찰은 매년 3월 1일 전후로 경계를 강화하고 일체의 행사를 금지시켰다. 10년이 훌쩍 넘게 지난 1930년대까지도 경찰의 비상경계와 관련된 신문기사가 지속적으로 게재될 정도였다. 당시 일본 경찰은 3월 1일 수일 전부터 경계 태세를 갖추고 사회단체를 감시했으며, 학교에 출동하고 서적을 압수하거나 숙박업소를 수색하는 등의 일을 했다. <헛물켜기>에서는 10화에 걸쳐 멍텅이와 옥매의 ‘만세’ 소동에 잠자던 서장까지 뛰쳐 나와 긴장하고, 순사들끼리 소통이 되지 않아 허둥대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묘사된다. 바로 다음 해 연재물인 <연애생활> 84화(1925년 3월 5일자)에도 경찰서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멍텅이를 보고 놀란 경찰이 ‘3월 1일 비상경계대’를 출동시키는 장면이 등장한다.
- ‘멍텅구리 속 근대사_3·1 비상경계대와 만세운동’ 중에서

기생은 여학생, 여급, 그리고 카페라는 새로운 유흥 공간의 등장으로 인한 퇴락 전까지 유행의 주체이자 욕망의 대상이었다. 당대 신문 기사나 문학 작품에는 조혼으로 이미 본처가 있는 모던보이와 기생의 사랑, 그로 인한 정사(情死) 사건 등이 자주 등장한다. <연애 생활> 65화에서도 살림을 하자는 멍텅의 요구에 옥매가 “시골댁에 부인이 계십니까 안 계십니까?” 하며 본처 유무를 묻자 멍텅이는 우물우물하며 정확히 대답을 하지 못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옥매와 같은 기생이 <헛물켜기>부터 <연애생활> 후반까지 등장하는 유일한 여성이었다면, 152화에는 새로운 여성상이 등장한다. 멍텅이가 ‘미인’이라 부르는 이 여성들은 트레머리(만화에서는 ‘양머리’라고도 표현)에 종아리가 살짝 드러나는 짧아진 치마, 굽이 있는 구두를 착용한 ‘신여성’이다. 이 여성들은 옥매의 강짜에 “아이그 망칙해라. 기생년이 귀부인도 몰라 보나”(154화) 하며 노골적으로 기생을 천대하고 불쾌감을 드러낸다. 기생으로 대표되는 ‘구여성’과 교육받은 ‘신여성’ 간의 분리와 대립을 통해 전통과 근대가 경합하고 갈등하던 당시의 세태를 엿볼 수 있다.
- ‘멍텅구리 속 근대사_신여성과 기생’ 중에서

  목차

머리말 우리는 왜 100년 전 《멍텅구리》를 되살렸는가?

멍텅구리, 그 전설의 시작:〈헛물켜기〉편 (1924.10.13~1924.12.8: 총 55회 연재)
멍텅구리 속 근대사 경성의 기생|민물 게장 판매 금지|담배 전매제|3·1 비상경계대와 만세운동

만석꾼 외아들의 흥청망청 돈 쓰기:연애생활〉편 (1924.12.9~1925.6.13: 총 182회 연재)
멍텅구리 속 근대사 멍텅이는 얼마나 부자였을까|부랑자 단속|양력과세|조선기자대회|신여성과 기생|치안유지법|조선판 선물 거래, 미두취인소

부잣집 한량의 서민 직업 체험:〈자작자급〉편 (1925.6.14~1925.10.22: 총 88회 연재)
멍텅구리 속 근대사 〈자작자급〉과 조선인 물산장려|경성 사람들의 ‘배달음식’|좌측통행|을축년 대홍수와 도시개발|활동사진과 배우 생계

똘똘이 아빠 멍텅의 ‘행복한 나의 집’: 가정생활〉편 (1925.10.23~1926.2.1: 총 102회 연재)
멍텅구리 속 근대사 도깨비 구경|진주 공진회|《멍텅구리》 영화 상영

프로펠러 비행기 타고 세계로:〈세계일주〉편 (1926.2.2~1926.8.4: 총 148회 연재)
멍텅구리 속 근대사 장쭤린|리위안훙|돤치루이|메이란팡|탕사오이|왕자오밍|빠파솔라, 뻠가라|아브드 엘크림|베니토 무솔리니|상수시 궁전|아문센|머트와 제프

돌아온 멍텅의 ‘탈아입구(脫亞入歐)’: 꺼떡대기〉편 (1926.8.14~1926.9.12: 총 19회)
멍텅구리 속 근대사 조선총독부 청사|유성기와 ‘사의 찬미’

쫄딱 망한 멍텅구리, 맨손으로 일어서기:가난살이〉편 (1926.10.??~1926.12.11: 총 35회)
멍텅구리 속 근대사 경성의 ‘밑바닥 세계’

멍텅구리의 기상천외 감투 소동:〈사회사업〉편 (1926.12.12~1927.2.18: 총 49회)
멍텅구리 속 근대사 일제강점기 신흥종교

새사람 최명동의 ‘두사부일체’:〈학창생활〉편 (1927.2.21~1927.3.11: 총 12회)
멍텅구리 속 근대사 부랑청년

이럴 거면 왜 또 나왔을까?:〈또나왔소〉편 (1927.8.9~1927.8.20: 총 9회)
멍텅구리 속 근대사 악박골 약수터

‘인텔리 멍텅구리’의 대경성 환락가 탐방기:모던생활〉편 (1933.2.26~1933.3.2: 총 4회)
멍텅구리 속 근대사 자극과 유혹의 시대, 경성의 카페 문화

민완기자 최멍텅의 ‘도꾸다네(특종)’ 추적기: 제1편 기자생활〉편 (1933.5.29~1933.8.2: 총 41회) 멍텅구리 속 근대사 단두 유아 사건|낭만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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