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홍경래의 삶과 '홍경래의 난'을 어린이.청소년도 쉬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풀되, 역사 기록에 남은 사실을 바탕으로 구성하고 서술한 책. 그 흐름은 작자 미상의 조선 시대 한문 기록 「홍경래전」을 따랐으며, 세부는 <조선왕조실록> (순조실록) 등 당시 기록과 오늘날의 연구를 참고해 다듬었다.
또한 홍경래가 살던 시대의 사회 모습이나 홍경래가 난을 일으켜야만 했던 이유 등도 자연스럽게 본문 안에 녹여내 어린이.청소년 독자들이 교과서에서만 배운 조선의 사회 변동과 보통 사람들의 의식 변화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배려했다.
원자료 '홍경래전'은 홍경래의 어린 시절, 과거 응시와 낙방, 봉기의 전 과정, 전투의 심화, 정주성의 최후 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짜임새 있게 써내려간 기록이다. 사건 발전에 따른 연대기와 세부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현상윤, 이명선이 이 자료를 바탕으로 홍경래에 관한 책을 엮어 낼 수 있었다.
출판사 리뷰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성공한 사람 못잖은 배울 점이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일 속에도 훌륭한 뜻과 굽히지 않는 정신, 그리고 실패가 주는 교훈만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3ㆍ1 운동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거나 갇혔지만 일제의 강압적인 정치를 문화정치로 바꾸게 했고, 식민지에서 신음하던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4ㆍ19 혁명은 오래가지 못했지만 평범한 국민의 힘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가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럴듯하게 잘된 일, 모두들 성공했다고 여기는 일만이 다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떠올립니다. 홍경래처럼 자신의 삶을 희생한 사람이 없었다면 이 나라는 힘 있는 사람들이 제멋대로 해도 되는 세상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마치 태어날 때부터 죄를 진 사람처럼 억울하게 살아야 할지 모릅니다. […]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라도 건강한 것은, 그리고 우리가 이런 정도로라도 살 수 있는 것은, 홍경래 같은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훌륭한 사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김기택, ‘머리말’에서
이 책은 홍경래의 삶과 ‘홍경래의 난’을 어린이?청소년도 쉬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풀되, 역사 기록에 남은 사실을 바탕으로 구성하고 서술한 것이다. 그 흐름은 작자 미상의 조선 시대 한문 기록 「홍경래전」을 따랐으며, 세부는 『조선왕조실록』(순조실록) 등 당시 기록과 오늘날의 연구를 참고해 다듬었다.
홍경래는 민담과 전설 속에서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신비로운 영웅으로 그려져 왔다. 오늘날에도 ‘패배를 모르는 영웅 홍경래’로 윤색된 이야기는 여러 편이 나와 있다. 그러나 김기택은 어디까지나 역사 속의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 속 인물 홍경래’를 살리기 위해 애썼다. 또한 홍경래가 살던 시대의 사회 모습이나 홍경래가 난을 일으켜야만 했던 이유 등도 자연스럽게 본문 안에 녹여내 어린이?청소년 독자들이 교과서에서만 배운 조선의 사회 변동과 보통 사람들의 의식 변화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배려했다.
원자료 ‘홍경래전’은 홍경래의 어린 시절, 과거 응시와 낙방, 봉기의 전 과정, 전투의 심화, 정주성의 최후 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짜임새 있게 써내려간 기록이다. 사건 발전에 따른 연대기와 세부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일제 시대와 해방기에는 현상윤, 이명선이 이 자료를 바탕으로 홍경래에 관한 책을 엮어 낼 수 있었다. 또한 오늘날 역사소설 속 농민 반란 묘사에도 ‘임꺽정’ ‘장길산’만큼이나 큰 영향을 미쳤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수문학상, 미당문학상 들을 수상한 중견 시인 김기택은 원작의 어려운 말과 까다로운 표현을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독자의 눈높이 맞춰 쉽고 재밌게 풀어냈다. 무엇보다 ‘홍경래의 실패’를 조금의 과장도 없이 담담하게 보여준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무장과 훈련이 보잘것없는 지방군과 싸워 작은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화약 무기와 공병 전술을 갖춘 중앙군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던 ‘사실’은 ‘도술 부리는 홍경래’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역사적, 문학적 형상을 보여준다. 이런 장면 덕분에 반군의 패배를 눈앞에 보면서도 끝까지 정주성을 떠나지 않은 수천 명 백성의 선택이 보다 생생하게 독자의 가슴속에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글쓴이는 시인다운 상상력과 감수성을 발휘해 기록과 자료를 깔끔하게 정리했을 뿐 아니라 이루지 못한 일에 깃든 역사의 의미와 실패가 주는 교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하여 어린이?청소년 독자들을 한 차원 높은 역사의 상상력으로 이끌고 있다.
윤기언의 미술 작업
윤기언은 서예(書藝), 서각(書刻), 전각(篆刻), 전통적인 수묵과 채색 기법 들을 두루 익힌 작가다.
윤석남과 호흡을 맞춘 『스물일곱 송이 붉은 연꽃』(샘깊은오늘고전 03) 미술 작업에서는 천연 안료를 써 화려한 전통 채색을 선보이더니 이번 작업에서는 서각과 전각의 칼질이 살아 있는, 먹으로 찍은 바탕 그림을 이용해 독특한 미술 형상을 얻고 있다. 샘깊은오늘고전은 ‘설명하는 삽화’가 아닌, ‘은유하는 형상, 상징하는 형상’을 미술-디자인 컨셉으로 잡고 있다. 먹빛의 상징성, 전각 특유의 공간 구성 아이디어, 서각의 칼질이 보여주는 역동성은 홍경래와 반군 그리고 백성들이 함께한 시공간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살짝 얹은 은은하면서도 깊이 있는 채색에도 한껏 은유가 깃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택 시인도 포착한 바이지만, 먹빛 사이에서 반짝이는 채색은 역사의 한순간을 빛내고 산화한 백성들의 넋을 읊은 백석의 시 구절 “반딧불이 난다 파란 혼들 같다”와 조응하고 있다.
평안북도 정주가 고향인 시인 백석은 1935년 여름에 쓴 시 「정주성」에서 “헐리다 남은 성문이 하늘빛같이 훤하다”라고 했습니다. 일제 시대까지도 정주성은 일부가 헐린 채 남아있어 홍경래 군대와 관군이 격렬하게 싸우던 흔적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나 봅니다. 같은 시에 “반딧불이 난다 파란 혼들 같다”라고 쓴 것을 보면 백석 시인도 여기저기가 무너져 쓸쓸한 성터에서 목숨 잃은 많은 백성의 넋을 느낀 것 같습니다. 그 정주성 터가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기택, ‘머리말’에서
홍경래의 난에는 온갖 불만을 품은 온갖 사람이 모여들었지만, 그때의 사회를 뛰어넘을 만한 새롭고 구체적인 희망이 아직 희미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실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하지만 홍경래의 난은 지금의 세상이 옳은 세상이 아니라는 점, 결코 변하지 않는 세상이란 없다는 점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강명관(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해설’에서
가을바람에 역수 장사의 주먹이요秋風易水壯士拳
벌건 대낮에 함양 천자의 머리라白日咸陽天子頭 ―홍경래가 서당에서 글공부할 때 쓴 시
목차
머리말 - 이루지 못한 일에 깃든 감동과 교훈
남다른 소년
왜 과거에 급제할 수 없을까
온 나라를 떠돌다
뜻을 갚이할 사람들을 모으다
고향을 둥지고 다복동으로
비밀회의
떨치고 일어나다
여러 고을을 손에 넣다
자객의 칼에 맞다
서울에서 온 사나운 관군
무너진 북군
정주성에서 죽다
해설
조선 시대 민중 반란과 '홍경래의 난'
- 강명관·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