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위인전기 일반과 다르게, 평생을 한 가지 일이나 뜻에 바쳐온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우리 인물 이야기' 시리즈. 어르신들의 삶을 통해 굴곡의 현대사를 돌아보기도 하고, 우리 문화, 예술, 과학 등의 다양한 정보와 교양을 습득할 수 있다.
시리즈의 열두 번째 책으로 오직 배고픔을 잊기 위해 좋은 옥수수 개발에 평생을 바친 옥수수 박사 김순권의 이야기를 담았다. 쌀이 없어 옥수수나 고구마로 끼니를 잇던 시절, 수확량이 많고 알이 굵은 종자 개발은 우리 농업의 크나큰 숙제였다. 박사는 일찌감치 그 일에 뛰어들어 옥수수와 함께 잠자고, 날 옥수수로 허기를 채웠으며, 심지어 꿈 속에서도 옥수수를 만났다.
국내에서 품종 개발에 성공하자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로 떠난다. 그곳에서 옥수수를 잡아 먹는 악마의 풀 '스트라이가'를 이겨내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그곳 국민들로부터 '가난한 사람을 배불리 먹인 사람' '위대한 뜻을 이룬 사람'을 뜻하는 마이에군, 자군몰루라는 명예 추장에 추대된다. 아프리카에서 배고픔을 몰아내겠다는 박사의 마음이 결실을 이룬 것.
지금 박사의 마음은 온통 북한 동포에게 가 있다. 식량이 넉넉하지 못해 고통받는 북한 땅을 생각하면서, 대구의 옥수수 농장에서 소매를 걷어부치고 옥수수 교배에 여념이 없는 박사를 만나본다. 옥수수 한 알에 담긴 박사의 꿈과 사랑도 함께.한 해 동안 농사를 지으며 느낀 것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농민들이 너무나 어렵게 살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뭄이 들면 논에 물 한 방울이라도 더 대겠다고,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온 식구가 나서서 밤을 꼬박 세워 물동이를 져 나르는 모습은 오래오래 잊히질 않았습니다.그렇게 힘들어 말라가던 벼를 겨우 살려 놓았는데, 도열병이 번져 누렇게 타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속이 상해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농민들도 있었습니다.농민들은 빚을 내서라도 농약을 쳤습니다. 그런데 농약은 몸에는 너무나 나쁜 것이었습니다. 농약을 치다 중독되어 죽은 농민들도 많았습니다. 농사철이면 으레 어느 마을에서 누가 농약을 치다 죽었다느니, 불구가 되었다느니 하는 얘기가 들려왔지요.농약이 그렇게 무섭다는 걸 알면서도 많은 농민들은 '중독이 되더라도 농약 한 번 원 없이 쳐봤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많은 수확을 얻고 싶었던 것이지요. 한 해 동안 농사를 지으며 이런 농민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본 순권이는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농약을 안 치고 농사를 지을 수는 없나?' '농민들을 잘살게 하는 방법은 없나?'순권이는 저절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앞으로 자기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그때는 잘 몰랐지만, 어렴풋이나마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일을 하겠다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 본문 62~65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조호상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후, 1989년 《사상문예운동》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가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쓴 책으로 『얘들아, 역사로 가자』『주몽의 나라』『곰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재치가 배꼽 잡는 이야기』『물푸레 물푸레 물푸레』 등이 있다.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을 청소년을 위한 소설로 각색했다. 제3회 전태일 문학상을 받았고, 2004 볼로냐어린이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받았다.
목차
아프리카의 이상한 추장
욕심쟁이 시골 아이
의자 도둑
똥장군을 짊어지고
공부벌레 대학생
옥수수가 좋아 눈물 흘린 청년
옥수수 올림픽 금메달
조국으로 돌아가자
실패하면 제가 감옥 가겠습니다
일요일에도 옥수수는 자란다
아프리카 옥수수의 아버지
남북을 잇는 사랑의 옥수수 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