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앞 못 보는 캄캄 할머니의 비서인 왈왈이와 쥐잡이 회사 \'싹쓸어쥐\' 직원인 얄미는, 왈왈이가 얄미네 이웃으로 이사오던 날 처음으로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 둘은 얼마 되지 않아 서로에 대한 생각만 하고, 머릿 속에서 서로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는 \'몹쓸 병\'을 앓게 됩니다.
하지만 왈왈이와 얄미의 좋은 관계를 그리 오래 가질 못했어요. 서로의 다른점, 차이점을 발견한 탓이었지요. 개인 왈왈이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번쩍 치켜들고, 기분이 나쁘면 꼬리를 추욱 늘어뜨리는데, 고양이인 얄미는 정반대였거든요. 소심한 왈왈이는 바로 이사를 가 버립니다. 시간이 흘러 어른스러워진 모습으로 만나게 된 왈왈이와 얄미는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며, 서로에게 맞춰 주려는 노력도 하게 됩니다.
우리 친구들은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법을 그림책으로 통하여 익히게 될 것입니다. 콜라주 기법을 쓴 일러스트는 재미를 주는 동시에 역동적인 느낌도 주고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너랑 나는 다르지만 그래도 난 네가 좋아!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건 더없이 멋진 일입니다.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개에게나 고양이에게나……. 그리고 그 누군가도 나를 좋아해 준다면 그보다 더 멋질 수가 없겠지요.
여기에 난생 처음 그런 멋진 일을 겪고 있는 개와 고양이가 있습니다. 앞 못 보는 캄캄 할머니의 비서인 왈왈이와 쥐잡이 회사 ‘싹쓸어쥐’ 직원인 얄미가 바로 그들입니다.
둘은 왈왈이가 얄미네 이웃으로 이사오던 날 처음으로 마주치게 되지요. 그리고 둘이 나란히 ‘몹쓸 병’을 앓게 됩니다. 왈왈이는 온종일 얄미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고, 얄미는 온종일 왈왈이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병 말입니다.
“어떻게 해야 그 애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 한숨만 푹푹 쉬어대던 왈왈이는 있는 용기, 없는 용기를 모두 짜내어 얄미에게 편지를 씁니다. ‘안녕? 나는 옆집에 사는 왈왈이야. 너랑 친구가 되고 싶어.’ 그렇지 않아도 왈왈이가 마음에 있었던 얄미는 편지를 받고 뛸 듯이 기뻐하지요. “야호! 나한테도 멋진 개 친구가 생겼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 주는 친구가 생긴 둘은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우선 누가 싫은 소리를 하면 꼬리부터 사리던 왈왈이는 부쩍 용감해집니다. 씩씩한 얄미에게 어울리는 상대가 되고 싶어서였지요. 얄미는 얄미대로 어둡고 축축하고 냄새 나는 시궁창을 돌아다니면서도 더는 투덜대지 않습니다. 왈왈이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이 가져다 준 아름다운 변화인 셈이지요.
그러나 왈왈이와 얄미의 좋은 시절(?)은 그리 길게 가지 않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발견한 탓이었지요. 개인 왈왈이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번쩍 치켜들고, 기분이 나쁘면 꼬리를 추욱 늘어뜨리는데, 고양이인 얄미는 정반대였거든요. 순진하게도 ‘너도 나 같으려니, 네 마음이 내 마음이려니’ 생각하던 둘은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급기야 서로에게 화를 내게 되지요. “난 네 꼬리가 마음에 안 들어!” “누, 누가 할 소리! 나도 네 꼬리가 마음에 안 든다구!” 그 일이 있은 뒤, 소심한 왈왈이는 바로 이사를 가 버립니다. 아쉬움을 잔뜩 남긴 채로…….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게 된 왈왈이와 얄미는 한결 어른스러워진 모습입니다. 처음으로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서로에게 맞춰 주려는 노력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 둘이 다시 티격태격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너와 나는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해 가는 긴 여정의 첫 걸음일 뿐이니까요.
영미권에서는 풋사랑을 ‘퍼피 러브(Puppy Love)’라고 한다지요. 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서투르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에도 서툴러 늘 강아지처럼 아옹다옹하게 되는 것이 풋사랑이라 그런 걸까요? ≪왈왈이와 얄미≫는 이런 풋사랑의 이야기이자 ‘좋아한다’는 감정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워 가는 어린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린아이들은 ‘내가 좋으면 너도 좋다’는 식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합니다. 그러기에 상대방을 툭 때려 놓고도 까르르 웃을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나가면서, 특히 또래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 ‘내가 좋다고 너도 좋은 건 아니구나’ 하는 걸 배우게 됩니다. 나아가 친구를 위해 양보하고 배려하려는 노력도 하게 되지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이 참으로 소중한 경험인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 아닐까요.
≪왈왈이와 얄미≫는 오랫동안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온 일러스트레이터 방정화 씨가 처음으로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작품입니다. 어린 친구들을 앉혀 놓고 이야기를 들려주듯 쓴 글도 재미있지만, 일 년여에 걸쳐 그렸다는 그림도 글 못지 않게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직접 그려 붙이기도 하고, 신문이나 잡지에서 오려 붙이기도 한 콜라주 조각 하나 하나가 이야기를 담고 있거든요. 콜라주 기법이라는 게 정적인 느낌을 주는 게 보통인데, 그 콜라주 기법을 써서 역동적인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도 이 작가만이 가진 독특한 점일 것입니다.
작가 소개
글, 그림 : 방정화
제2회 출판미술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일러스트레이션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우리집 김장하는 날≫ ≪나처럼 해봐요, 요렇게≫ ≪벙어리 꽃나무≫ ≪나비야≫ ≪떡갈나무 목욕탕≫ ≪고양이 마을 신나는 학교≫ 등 여러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글까지 직접 쓴 그림책은 이 작품이 처음이며, 앞으로 아이들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그림책을 더 많이 쓰고 그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