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숙희 딸』은 버려짐과 폭력으로부터 살아남은 연실, 고된 생을 견뎌 온 숙희, 그리고 또 다른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복미 세 인물의 얽힌 시간을 따라가는 장편소설이다. 새벽 바다 위판장의 생생한 풍경에서 시작해, 연실이 발견한 낡은 가계부와 가슴속에 내려앉은 한 문장까지―작품은 세대와 혈연을 넘어선 ‘엄마와 딸’의 관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켜지고, 남겨지는지 보여 준다.
폭력과 결핍 속 여성 인물들의 모습은 시대적·개인적 비극이 얽힌 한국 현대사의 작은 단면을 구성한다. 이러한 비극을 견디면서도 서로를 엄마와 딸이라 부르며 살아낸 이들의 여정은, ‘누구의 딸이었던가’라는 질문을 넘어 ‘누구의 삶을 지켜 주었는가’에 대한 사유를 남긴다.
출판사 리뷰
상처로 연결되고 사랑으로 완성된 세 여성의 생애
피가 아닌 마음으로 이어진 모녀의 서사―사랑의 또 다른 이름을 묻다
『숙희 딸』은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생을 통해, 인간이 타인을 받아들이고 관계를 회복하는 방식을 깊이 들여다보는 소설이다. 서사는 연실이 시장 위판장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이른 새벽, 그녀가 끌고 나오는 화려하지만 낡은 리어카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삶의 흔적이자 연대의 상징처럼 등장한다. 이 장면은 소설 전체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화려함과 남루함, 고단함과 책임이 동시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연실의 과거는 결코 평탄하지 않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외면받고 폭력적인 환경에서 쫓겨나다시피 살아 온 시간은 그녀를 일찍 어른으로 만들었다. 그런 연실을 세상으로부터 보호해 준 것이 바로 숙희였다. 숙희 역시 평탄한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섬에서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다가 큰 사고로 가족을 잃고 뭍으로 나온 뒤,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견디며 살아왔다. 숙희가 연실을 거두는 일은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같은 고통을 지나온 존재로서 서로를 붙잡는 행위였다. 이 관계는 피를 나누지 않았음에도 누구보다 단단한 모녀 서사를 만들어 낸다.
이 소설의 뛰어난 점은 비극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폭력, 상실 등 어두운 요소가 분명 존재하지만, 저자는 그것을 자극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며, ‘어떻게 살아내었는가’에 더 큰 무게를 둔다. 특히 숙희의 가계부에서 발견한 글귀―“내 딸, 연실이 보아라! 네가 내 딸이라 고맙고 또 고맙다.”―는 소설의 정수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또한 작품은 여성들의 흩어진 서사를 하나로 묶어내며, ‘딸’이라는 호칭을 새로운 의미로 확장한다. 태생을 기준으로 한 가족이 아니라, 함께 버티고 지탱해 준 사이가 가족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숙희와 연실, 복미로 이어지는 관계는 상처가 상처를 품고 치유하는 독특한 형태의 모녀 관계이다.
『숙희 딸』은 화려한 서사나 반전 대신, 인물들이 평생 붙잡고 살아 온 작은 순간들과 감정들을 쌓아 올린다. 그렇기에 더 진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자리한 ‘부르지 못한 이름, 불러 주길 바랐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지영
[약력]- 2013. 12. 오산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신인상 수상- 2014. 제 25호. 오산 문학 단편소설 초대작가- 한국 문인협회, 한국 소설가협회 회원- [조연심의 브랜드쇼] 박지영×조연심(2020, 네이버 TV)- 스토리움, 추천 스토리 선정(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장편소설: 초요갱(2016), 붉은 귀신(2018), 신라 공주 오도(2019), 해국(2021)- 단편소설: 버려진 섬, 외줄, 파라다이스의 침묵, 어느 소모품의 눈물, 하얀 종이꽃, 생존자 등 협회 문예지 발표- 연재소설: 스페이스 타임
목차
#1. 숙희 딸
#2. 숙희 이야기(1)
#3. 숙희 이야기(2)
#4. 숙희 이야기(3)
#5. 숙희 이야기(4)
#6. 숙희 딸 연실이
#7. 숙희 딸 복미
#8. 그녀들의 이야기(1)
#9. 그녀들의 이야기(2)
#10. 그녀들의 이야기(3)
#11. 그녀들의 이야기(4)
#12. 그녀들의 이야기(5)
#13. 숙희 딸
에필로그
작가의 말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