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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를 놓쳐도 되겠습니까
시와사람 | 부모님 | 202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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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실시간 일기 예보에 따라 레이더영상이 바뀐다

후드득 떨어지는 장대비에
다급하게 승용차 트렁크를 열어보니
가지런한 두 개의 우산

양손에 크고 작은 우산을 받쳐 들고
지근거리에 있는 약속 장소로 향했다

내 나름, 뜻밖의 기발한 시도였음에도
꼴좋게 몽땅 비를 맞고 말았다

박쥐우산과 비닐우산이 서로 겹치는 틈을 이용해
돌연 주인을 향해 공격자로 돌변한 것

둘 중 하나의 우산을 포기한 후에야
세찬 빗줄기로부터 안전하게 되었다

무기력하게 한발 물러선 나는
재빠르게 권한 남용을 인정하고
주종 간에 납득할 만한 협의사항을 만들었다

우산의 주권은 사용자에게 있고
비 오는 날에는 오직 하나의 우산으로부터 보호받는다는

다만 부지중에 분실하기 전까지
규정은 바뀌지 않는다는 내용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는 그치고
멋쩍게 피식 실소를 머금은 나는
낭패한 실패를 접어 트렁크에 보관했다

쌍무지개 뜨는 언덕을 배경으로
한순간 착각했던 데이터의 오류를 초기화한다

운주사 석불좌상


이렇게 오래 죽은 듯 붙들려 살았으니
외로움을 들먹일까

저 못생긴 석불은
지긋지긋한 번뇌를 털어내고자
자신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고 싶었을까

단단한 돌에서 다 꺼내지 못한 표정이 있는 줄 모르고
지질히 못 생겼다는
뻔한 농담이 귓전을 스친다

까칠한 성질머리가 내 성정이었을까요

왜 아직 거기 있느냐고 아무도 묻지 않는 사이
떠나온 적 없는 과거가 발끝에 머문다

공것처럼 살아온 천년 세월이 그저 황홀하기만 해서
찌꺼기 같은
감정쯤은
불경 속에 묻어두었는가

한 치 앞도 모르는 내가
미래를 제대로 읽어낸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

생에 대한 남다른 自覺이 내게 있을까

무엇이 석불의 안면을 심하게 훑고 갔는지
군데군데 윤곽이 뜯기고 껍질만 남은 얼굴이다

두문불출 작심하고 주저앉아
현세와 내세를 무시로 드나들 때
폴짝 건널 수 있는 피안을 잊었을까

생각조차 사치라며 무뇌아의 형상만으로 해탈해버린


영원히
산 자의 무념무상이여

옹이의 독백

묵은 계절이 환상돌기를 하면
나무는 가장 높게 우듬지를 치켜세운다

쭉쭉 뻗은 수종들이 순풍을 타는 중에도
병목 지점에서 예기치 못할 변고가 발생했다

태풍에 맞서다 탈골된 가지들이
재개발 플래카드를 휘감고 매미 울음에 너덜거렸다

나이 한 살 더할수록 더 멀리 돌아와야 생기는 나이테

한낮의 폭염은 이스트처럼 부풀고, 발효되는 그림자마다
두근거리는 심장 속으로 표정을 감추었다

은밀한 날들을 밑동으로 흘려보내고
가혹한 자유를 위해 수직의 불안을 견뎠다

뿌리는 물줄기를 찾아 땅속을 헤집어도
한때 생시의 창이었던 옹이는 제자리를 버티고 있다

전력을 다해 몸속으로 자신을 숨기는데 60여 년
살아온 길 어디쯤에서 속앓이의 흔적인 듯 생겨난 옹이

한 걸음도 떼지 못하는 나는 자주 파문을 앓아야 했다
무릎을 꼿꼿하게 펼 때마다 우두둑 소리가 났다

머뭇거리며 나를 체념했던 심박수가 아우성쳤다
우지끈 가지가 잘려 나가면, 중심은 늘 아픈 쪽으로 기울었다

임계점을 넘지 못한 내가 망연자실
정신줄을 놓을 때 손 없는 달이 뜨곤 했다

천둥도 어쩌지 못하는 인생길에서
산 옹이에 파고드는 빛이, 차가운 골수에 사무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조선의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기독신춘문예 당선, 미션21신춘문예 당선, 시사불교신춘문예 당선, 송순문학상, 김만중문학상, 거제문학상, 신석정촛불문학상, 백교문학상, 등대문학상, 안정복문학대상, 남명문학 전체대상, 치유문학상 전체대상, 상상인 작품상, 봉황대 마타리문학상 전체대상, 꽃다리문학상 대상 등 수상시집 『이제 너를 놓쳐도 되겠습니까』 外 9권저서 『생명의 시 1~6』, 『어디론가 사라진 순간』 등·담양문화원 시창작 강사·시꽃피다 광주 시창작 강사·유심 아카데미 시창작 강사·시꽃피다 전북지역 시창작 강사·화순문협 시창작아카데미 강사·5·18교육관 시창작 교실·새만금일보, 호남일보, 담양뉴스 시감상 연재中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초기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운주사 석불좌상
옹이의 독백
이제 너를 놓쳐도 되겠습니까
경쟁과 각축
대추 한 알
부석사 목어
이제 나를 누구냐고 묻습니다
벚꽃 외상
회전문
정리해고
무장무장 깨어나는 월출산
공갈빵
무골의 뼈
뺄셈에 능숙한 어머니

제2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창밖의 헤테로토피아
서창 노을
아라비카
삼각형 굴리기
친밀한 나와 막연한 無我
땡감
따로 또 둘이서
배타적 양면성
지문꽃 메밀꽃
우수한 건망증
박과 달
말맛 살구
살얼음
백련사 백일홍
친밀한 항쟁

제3부


생의 회문
선운사 꽃무릇
고공 이사
봄까치꽃
불갑사 꽃무릇
마지막 객지
꽁지발 보리밭
먼 길 가깝게 죽녹원
무각사 홍매화
꼬리를 감추는 사유
내 마음의 간이역
리셋 버튼
목련꽃, 날다
파수꾼
생존전략

제4부


연리지
광풍각
장마전선
양파 싹
좀 성의 있는 딴청
눈싸움
목구멍의 힘
일교차에 걸려든 감기
사라진 얼굴
장바구니
어쩌자고 눈치코치
빗나가는 예감
현타
안전하게 고립되는 마임
천지연폭포
계단 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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