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50년대 고속경제성장을 겪으며 부를 축적해온 95세 노부인 숙례가 실종되자, 뉴욕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던 딸 소영은 한국으로 돌아와 재산 상속을 기다린다. 소영은 어머니의 집에 남은 반려견을 돌봐줄 도그 워커 하민을 고용하고, 그와 사랑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오랫동안 외면해온 의식들과 마주한다.
출판사 리뷰
두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과 허무의 초상이음희곡선 스물한번째 작품 『도그 워커의 사랑』은 숙례와 소영의 삶을 통해 부의 거품이 만들어낸 권태와 불안, 허무의 실체를 조명한다. 낮과 밤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구조로, 낮의 이야기는 숙례의 실종 이후 약 6개월의 시간을 다룬다. 뉴욕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던 40대 여자 소영은 재벌이자 어머니인 숙례가 실종되자 한국으로 돌아온다. 어머니의 집에 머물게 된 그는 어머니의 반려견을 돌보기 위해 고용한 도그 워커 하민과 사랑을 시작한다.
한편, 밤의 이야기는 1956년부터 숙례가 사라지던 날까지의 과거를 따라간다. 숙례의 집에 새로 고용된 미정은 점차 숙례의 삶에 깊이 관여하게 되고, 단순한 고용관계를 넘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스며든다. 정의하기 어려운 두 인물 사이의 교감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무대의 여운을 다시, 텍스트로 읽다『도그 워커의 사랑』은 작가 강동훈이 DAC Artist*로 선정되어 집필한 희곡으로, 2025년 10월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DAC Artist 프로그램으로 초연된다.
본 도서는 이음이 두산아트센터와 공동제작하여 초연의 감동을 텍스트로 가장 충실하게 복원한 희곡집이다. 독자는 소영과 에디와 하민, 미정과 숙례라는 두 세대가 교차하는 사랑 이야기를 텍스트로 읽음으로써 돈으로 연결된 세계 속에서 움트는 감정선을 세심하게 따라갈 수 있다. 또한 한 인간이 반복되는 허무와 무기력, 이유 없는 불안을 마주하고 마침내 사랑을 통해 자립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DAC Artist: 두산아트센터가 공연 예술 분야의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 선정하여 다양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숙례 씨가 이룬 일가와 재산을 보고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축복이라고, 기적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네가 숙례 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때 숙례 씨는 결혼 적령기가 한참 지난, 신원 미상의 부유한 중년 여자일 뿐이었다. 그밖에는 모두 다 소문뿐이었다. (중략) 그중 유일하게 소문이 아니었던 건, 숙례 씨가 명백하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민: 그런 거면 저는 지금도 제 일상이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선생님 덕분에.
소영: 이렇게 골드 디거처럼 사는 게?
하민: (웃으며) 네. 도그 워커로 지내는 게.
소영: 그럼 이 일이 끝나면? 새로운 고객 말고, 나는 그 다음을 묻는 거야.
그런 얼굴로 지금 이렇게 사는 건 나한테도 충분히 합당해보이지만,
그게 일이건, 사람이건. 원하지 않더라도 분명 어느 시기에는,
결국 하민 씨도 계속해서 쫓고 싶은 뭔가를 만들어야 할 때가 올걸.
하민: 늘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은퇴를 꿈꾸는 네 고객들처럼?
작가 소개
지은이 : 강동훈
급속한 변화를 겪은 대한민국 사회 속 세대 간의 갈등을 살펴보고 공존에 대해 고민하는 극작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60회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받았다.사운드울프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희곡 〈I’m 파프리카〉, 〈그게 다예요〉를 썼다.
목차
1부. 가볍고 산뜻하게 — 13
1장. 남겨진 개 — 14
2장. 산책 — 27
3장. 동거 — 56
2부. 거세게, 그다음 느리고 여리게 — 71
4장. 이혼 — 73
5장. 끝 — 88
6장. 이제 정말 준비가 된 것 같아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