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살바르산과 페니실린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한 다양한 항생제 개발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또한 병원과 약국에서 처방되는 대표적인 항생제의 핵심 구조와 작용 기전을 살짝 엿보면서, 이들 항생제의 개발에 얽힌 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과학이란, 과학자란, 혹은 기억되는 과학자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과학자의 보상이란, 회사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과학자의 이름이란 과연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현재와 같이 수많은 사람이 역할을 나눠 참여한 연구에서 '누구'의 연구란 과연 어떤 것인지도 함께 알아본다.조지 오웰은 스트렙토마이신을 맞은 최초의 스코틀랜드인이다. 영국에서 스트렙토마이신에 대한 임상 시험이 이뤄질 때 나이가 많아 처음에는 선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미국에서 직접 약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약 구매 대금은 미국에서 팔린 《동물농장》 인세가 들어 오는 미국 계좌로 치렀다. 스트렙토마이신을 맞고 처음에는 좋아졌으나, 곧 심한 약물 알러지 반응이 나타나 치료가 중단되었고, 조지 오웰은 결국 사망했다. 다 먹지 못하고 남은 약으로 다른 두 여인이 목숨을 건졌다.
어떤 발견에 대해 결정적인 기여를 한 젊은 공동연구자(주로 대학원생에 해당할 것이다)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다. 노벨상을 비롯하여 많은 과학 관련 상에서 젊은 공동연구자가 배제되는 경우는 많다. 연구에서 그 공헌의 정도를 따지는 것은 매우 힘든 문제다.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 연구의 과정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지도 교수와 대학원생의 공헌 정도를 잘라서 말하기도 어렵다. 특히 중요한 업적의 경우는 그것이 장래의 평가와 많이 관련되기 때문에 누구의 공을 더 많이 인정할 것이냐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식물학자로 오랜 기간 활동했고 또 높은 지위까지 올라갔지만 그가 기억되고 있는 건 1940년대 그의 나이 일흔에 주말농장의 토양에서 분리한 항생제 클로르테트라사이클린을 발견한 업적 덕분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고관수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미생물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시아태평양감염연구재단(APFID)의 연구실장을 거쳐 2007년부터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에서 항생제 내성세균을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철학, 문학, 예술과 함께 과학이 현대인의 필수 교양이자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자와 교양인이 서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과학자의 길 위에서 열심히 연구하면서도 과학 교양을 비롯해 소설, 인문,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생각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책을 쓰고 있다.지은 책으로는 《세균에서 생명을 보다》, 《세상을 바꾼 항생제를 만든 사람들》, 《세균과 사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