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자유민주주의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과연 직접민주주의가 최고인가? 4년 중임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도입으로 우리 정치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정부의 원리》는 단순히 ‘정부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개론서가 아니다. 의회, 정당, 연방·연합, 국가관료제의 작동 방식부터 헌법 개정과 선거제도 개혁까지, 한국 정치의 원리와 구조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가능한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비판적 정치 교양서다. 이론과 실제를 넘나드는 유연한 설명과 치밀한 구성, 역사적 사례에 대한 깊은 이해와 비교정치학적 안목이 어우러져 한국 정치에 대한 입체적·통합적 인식을 가능케 한다. 단순한 현상 비판을 넘어 한국 정치의 다음 도약을 위한 ‘제도적 상상력’을 자극하며, 한국 민주주의의 재설계에 필요한 지적 지도이자 실천적 지침서가 되어준다.

이처럼 대통령제하에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갈등은 언제나 잠복해 있고,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는 순간 급작스럽게 표출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그 어떤 민주적인 원리가 대통령제에는 없다는 것이다. (...) 따라서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이원적 정통성의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인 국정 운영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행정부와 의회의 갈등 문제는 대통령의 대중적 지지율이 높고 정치적 리더십이 탁월하다면 대통령 주도로 풀어나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선거 결과 행정부와 의회가 동일한 정당에 의해 지배될 때 해결된다. 즉 여소야대가 아닌 여대야소가 만들어질 때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이 여당의 지도자로서 위치가 확고하여 의회에서 정당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 행정부와 입법부 간 갈등의 소지는 현저히 감소하게 된다.
_ 〈더 우월한 정부 형태가 있는가〉
정당정치의 역사가 긴 자유민주국가들에서는 대체로 당 지도부, 의원, 당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당대표를 선출한다. 최근 한국의 정당들이 채택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당대표 선출에 반영하는 방식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비상대책위원장 식으로 외부 인사를 추대해 한시적 당대표를 맡기는 경우는 더욱이 찾아보기 어렵다. 유럽처럼 의원들이나 추천위원회를 거쳐 당대표가 선출되는 경우, 그간의 의정 경험과 정치 경력이 많이 참작된다. 반면 일반 당원 투표 혹은 나아가 여론조사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경우, 대중적 인기가 주요 득점 포인트가 된다. 현직 의원이 당대표일 필요도 없기에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이 용이하고 빠른 변화를 가져올 수는 있다. 그러나 정당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단점이 동반된다.
_ 〈정당, 정치 시장의 기업〉
작가 소개
지은이 : 양재진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2023년 대한민국학술원상 수상.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럿거스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행정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사회보장학회장,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복지국가, 발전국가, 정부학이다. 한국정치학회 학술상(2013),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2017), 아시아행정학회 아키라 나카무라 최우수논문상(2019) 등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복지의 원리》,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Small Welfare State in South Korea》(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출판부), 《복지국가의 조세와 정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