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왜 어떤 경우에는 연자음 뒤에서 [е] 소리로 발음되고, 다른 경우에는 [о] 소리(철자 ё 가 있는 자리에서)가 나는 걸까요? 사실, 이 단어들에서 오늘날 ё 가 쓰이는 자리에는 과거에 е가 있었고, 현대의 е가 있는 자리에 과거에는 ѣ (ят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고대의 《мѣлъ — мелъ》의 대립은 오늘날 《мел — мёл》로 표현되며, 발음은 [м’ел] — [м’ол]로 표기됩니다. 지난 700년 동안 러시아말에서 일어난 모든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이 단어들을 구별해 내고, 이와 유사한 많은 다른 단어들을 구별합니다. 물론, 예전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여전히 구별하고 있습니다! е 와 ё 만으로 구별되는 단어와 형태가 너무 많아서, 만약 ѣ 와 е 가 말하기에서 완전히 합쳐졌다면 언어에 회복할 수 없는 큰 손실을 초래했을 것입니다. 아주 많은 중요한 단어들이 동일하게 들리는 언어를 상상해 보세요! 서로를 이해하기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렇지 않나요? 러시아어는 이러한 발음상의 혼돈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ѣ에서 생겨난) 새로운 е와 ё의 통합을 금지함으로써 언어의 명료성을 유지했습니다
즉,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그리고 끝입니다. 왜냐하면 《багряный》라는 단어는 ‘빨간색’과 ‘검은색’을 동시에 의미할 수 있었고, 적어도
《багряный》와 《червоный》는 모두 빨간색(красный)이 주는 느낌을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전체 스펙트럼은 《червоный》 —
《зелёный》 — 《синий》의 3가지 색상입니다. 첫 번째 스펙트럼에는 빨간색과 주황색이 결합되어 있고, 두 번째 스펙트럼은 노란색, 초록색, 연청색이 결합된 것이며, 세 번째 스펙트럼은 파란색과 보라색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초록색(зелёный)이라는 단어가 노란색, 초록색, 연청색을 모두 의미한다면, 11세기에는 이 단어(зелёный) 자체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의미였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오늘날의 우리는 당시의
《зелёный》라는 단어가 초록색을 의미했다고 조건적으로, 매우 억지로 추정할 뿐입니다. 그 시대에서 남은 표현 중 하나가 《зелёно вино》입니다. 고대 로마의 작가 플리니우스(Плиний)는 백포도주, 즉 밝고 윤기 있게 빛나는 포도주를 초록색(зелёный)으로 표현했으며, 러시아의 민요 속에서도 그러한 표현이 남아있습니다. 초록색은 스펙트럼 중 가장 밝은 부분에 속해 있었고 이를 나타내기 위해서 고대슬라브어 단어 《зелёный》가 사용되었습니다. 초록은 풀처럼 밝게 빛납니다. 밝은색은 흰색(белый)과 구별되며, 환하게 빛나지만 색상은 아닙니다.
한때 슬라브족에게는 -бук-라는 어근이 있었고, 그 안의 ‘у’(우) 소리는 길게 발음되었으며, 다른 모음들과 교체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짧은 ‘у’(우)와 교체되어 《бук》가 되고, [оу]가 결합된 형태와 교체되어 《боук》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 여러 음운 변화가 일어나면서, 이 어근과 관련된 모든 의미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긴 ‘у’(우) 소리를 가진 《бук》는 결국 ‘황소’(бык)의 기원이 되었고, 《боук》 형태는 다양한 슬라브어에서 《букать》와 《бучать》 등의 단어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бук》는 단 하나의 어근에만 남아 있는데, 여러분은 결코 그 단어가 무엇인지 추측하지 못할 겁니다!
바로 ‘пчела’(꿀벌)라는 단어에 있는 어근이 ‘бык’(황소)와 같은 어근입니다. 8세기 전에는 이 단어(пчела)가 [бучела]로 다르게 발음되었고, 《бъчела》로 표기되었습니다. 이 단어(бъчела)의 어근의 철자 ‘ъ’는
《быкъ》라는 단어의 끝에 있는 철자(ъ)와 동일했습니다. 두 경우 모두에서 [ъ] (매우 짧은 ‘у’ 소리)가 소실되면서, 《бчела》라는 조합이 생겼습니다. 이는 발음하기 어려운 조합으로, 제대로 발음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습니다. 시도조차 하지 마세요. 절대 성공하기 힘들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V. V. 콜리소프
소련 및 러시아의 언어학자, 문학박사,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인문학부 러시아어학과 학과장 및 교수(1973~2018)역임. 그는 1973년, 1989년, 1999년에 최우수 학술연구상, 1988년에는 교육기량상을 수상했다. 1999년 러시아연방 학술공로자로 지정되었으며, 러시아 인문학술원(Гуманитарная академия)의 학술위원 역임. 그의 연구 분야는 음운론(фонология), 강세학(акцентология), 역사문법, 문체론, 어휘론, 사전학, 언어철학, 언어문화, 언어학사 등 광범위하다. 1969년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언어사, 비교 문법, 언어철학 및 역사적 문체론, 수사학, 언어문화(실용 언어학) 등의 강의를 했으며, 다방면의 학술연구서 및 저서를 500편 이상 집필했다. 주요 저서로는 러시아어 강세학1972), 역사음성학(1982), 이야기 러시아어사(1976, 1982, 1994, 2005, 2023), 러시아말: 어제, 오늘, 내일(1998), 도모스트로이(1990, 1991, 1994), 러시아 방언학(1972, 1990, 1998), 언어와 텍스트, 러시아 멘탈리티(2006), 러시아 언어철학(2001), 러시아 언어학의 역사(2001), 러시아어 역사문법(2016)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