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그림책봄 33권. 학교에서 장래 희망 그리기를 한 날이다. 친구들은 되고 싶은 것을 잘도 그리는데,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르겠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고. 내가 유독 작아 보이는 그런 날이었다. 그때 흩날리던 모래가 내게 말했다. "잘게 부스러지고 무너지는 건 날 닮았구나. 그래도 똘똘 뭉쳐 모래성이 될 수 있어." 뒤이어 지나가던 개미도, 날아가던 민들레씨도, 낯선 오솔길도, 우연히 만난 번데기도, 나무와 열매와 나뭇잎도, 하늘의 구름도, 내리는 비도, 냇물도, 바다도, 별빛도, 심지어 우주까지 내게 용기를 주는 말을 한마디씩 건넨다. 자연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깨달았다. 나는 결코 작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내가 작고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날에는
자연을 여행하며 자연이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아요.
흩날리는 모래부터 낑낑거리는 개미, 나풀거리는 민들레씨, 변화무쌍한 구름,
끝없는 바다, 광활한 우주까지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건넵니다.
자연은 과연 내게 어떤 말을 들려줄까요?
자연에서 얻은 자신감과 가능성, 그 따뜻한 위로를 느껴 보아요!▣ 기획 의도
■ 자연에서 얻는 위로와 교훈남과 비교하며 의기 소침해질 때가 있지요? 친구는 잘하는데 나만 못하는 것 같고, 친구는 멋있어 보이는데 나는 보잘것없는 것 같고……. 그런 날엔 다른 사람 앞에 나를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한 채 숨고 싶기도 해요. 이번 그림책은 내가 유난히 작아 보이는 날, 자연의 목소리를 빌려 나에게 위로와 용기를 말해 주는 책입니다.
무심히 흩날리는 모래도, 열심히 일하는 개미도, 살랑살랑 날아가는 민들레씨도 나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네요. 자연은 각자 자신의 목소리로 나에게 속삭이지만, 나에게 전해 주는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너는 약한 듯하지만 강하고,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자라고 있어. 너무 조바심 내거나 서두르지 말고 너만의 속도로 나아가렴. 때로 길을 잃을 수도 있고 흔들릴 수도 있지만, 무심히 버티다 보면 지나가는 시련일 뿐이란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자연이 진짜 우리한테 다가와 말하는 것일까요? 자연과 교감하며 우리 스스로 마음속에서 깨닫게 되는 것 아닐까요?
거대한 시련 앞에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어 있다면, 가슴을 열고 자연과 눈 맞추어 보세요. 자연이 주는 무한한 감동과 위로, 깨달음에 눈뜰 수 있을 거예요. 이번 책은 자연과 호흡하며 자연이 알려주는 깨달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멋진 안내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
■ 나를 찾기 위한 여정자신감이 떨어진 날 운동장에서 시작된 여행은 오솔길과 들판과 숲과 개울과 바다를 거쳐 광활한 우주에까지 이릅니다. 주인공의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 출발하여 점점 먼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무한한 우주에 도달한 것이지요. 실제 여행은 아니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져 전혀 어색함이 없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시간도 흘러갑니다. 민들레씨가 날리는 봄에 시작된 여행은 푸르름이 깊어지고 열매가 무르익는 여름,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까지 오래오래 이어지거든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채롭게 변신하는 자연의 모습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왜 주인공 아이는 이렇게 광활한 자연의 여행을 하게 된 것일까요? 아이는 여행을 통해 무엇을 경험하고 느꼈을까요?
작고 소심한 교실 속 아이가 여행 끝에 이른 곳은 넓고 넓은 우주였습니다. 수많은 공간과 기나긴 시간 끝에 내가 우주와 맞닿은 진귀한 결론에 도달한 것이지요. 자연과 마찬가지로 우주 역시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요.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 선생님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경희 작가는 무한하게 변화하는 자연과 우주의 교훈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자연처럼, 우주처럼 우리 역시 꾸준히 변화하며 성장하고 있다고요.
곧 아이에게 여행은 나를 발견하는 과정, 자라고 성장하는 나를 만나는 과정, 내가 얼마나 큰 존재인지 깨닫는 과정인 듯합니다. 보잘것없는 줄 알았던 내가 우주와 동격의 존재였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 감동이 밀려오며 나는 소중하게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자, 우리도 떠나 볼까요? 나를 만나는 여행. 자연 속에서 세상에 딱 하나뿐인 소중한 나를 만나러 함께 가 보아요.
■ 따뜻하고 정겨운 색연필화이 책은 자연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웅장한 주제를 담고 있지만, 그림은 아이들 정서에 맞게 정겹고 따사롭습니다. 주소영 작가가 색연필로 곱게 색칠하여 그림을 그렸기 때문인데요. 아이의 눈높이에서 다정하게 느껴지는 자연의 모습을 간결하면서도 원색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빨간 옷을 입은 주인공 아이는 초록의 자연과 대비를 이루며 주목을 끕니다. 자그마하지만 암팡지게 생긴 아이는 씩씩하게 자연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데요, 책을 보는 아이들은 주인공에게 나를 이입하여 함께 여행을 즐기게 됩니다. 아이의 여행은 멀찍이 떨어져서 보고 감상하는 관광이 아닙니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 자연이 말해 주는 내용을 몸소 겪고 체험합니다. 때문에 이 책의 그림은 주인공 아이가 자연을 누리고, 경험하는 판타지 장면을 친근하면서도 동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여행을 마친 아이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여행 전의 아이와 여행 후의 아이는 모습은 같아도 내면은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그리지 못했던 자신의 꿈을 스케치북에 자유롭게 표현한 것만 보아도 한 뼘 더 성장한 아이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은 구체적으로 되고 싶은 미래의 직업이 아닙니다. 일상 속에서 자연을 맘껏 누리고 그 속에서 행복한 자신의 모습을 그렸거든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일상의 행복을 즐기는 것, 결국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그것 아닐까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이경희
"조급하게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우리는 이미 하루하루 나 자신이 되어 가고 있으니까요. 자연처럼 아름답고, 강하고, 또 자유롭게요." 두 아이를 낳고 달리 보이는 세상을 하나씩 글로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아기와 고양이>, <다정한 질문들>이 있습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