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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죽음이 찾아왔어요
논장 | 4-7세 |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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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키티 크라우더의 빛의 세계로 초대한다. 한 단어도 허투루 쓰이지 않은 글, 오렌지색 윤곽선의 색연필 그림, 다정하고 따뜻하게 드러내는 깊은 주제, 죽음은 조금씩 인간적으로 변하고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

펄럭이는 옷소매, 커다란 낫, 머리까지 뒤집어쓴 검은 옷……. 하지만 죽음은 상냥한 작은 아이이다. 작은 죽음은 조심조심 곧 세상을 떠날 사람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손을 내밀지만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눈물을 흘리며 부들부들 떤다. 그 누구도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검은 백조 두 마리가 유유히 떠다니는 강, 나룻배가 소리 없이 죽은 이들의 왕국으로 미끄러지는 동안 온통 무거운 침묵과 슬픔만이 가득하다.

“늘 이렇다니까.” 작은 죽음 역시 가는 곳마다 마주하는 두려움, 슬픔, 탄식, 오한이 힘들고 슬프다. 추위를 좀 녹여 주려고 불을 피우면 죽은 이들은 더욱 기겁을 한다. 지옥에 온 줄 아는 거다! 일그러진 표정의 가면들,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는 올빼미들……. 어느 날 저녁, 작은 죽음은 엘스와이즈를 찾아간다.

“드디어 왔군요!” 엘스와이즈는 환한 웃음으로 작은 죽음을 맞이한다. 떨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고 씩씩하게. 강을 건널 때도 궁전의 계단을 오를 때도 엘스와이즈의 손에는 늘 파란 나뭇가지(종려나무 가지로 추정되는)가 들려 있다. 벽난로의 따스한 불꽃, 마침내 엘스와이즈는 병 때문에 잠시도 아프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편안하게 웃음 짓는다. 더 이상 아픔은 없다.

  출판사 리뷰

삶과 죽음, 만남의 마법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키티 크라우더의 빛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한 단어도 허투루 쓰이지 않은 글,
오렌지색 윤곽선의 색연필 그림,
다정하고 따뜻하게 드러내는 깊은 주제,
죽음은 조금씩 인간적으로 변하고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

■ “죽음은 작고 상냥해요. 하지만 그걸 아무도 모르지요.”

작은 죽음은 마음이 아팠어요. 자기를 보면 다들 슬퍼하니까요.
눈물을 흘리고 벌벌 떨며 어떤 말도 하지 않지요.
어느 날 저녁, 죽음은 엘스와이즈를 찾아갔어요.
엘스와이즈는 환히 웃으며 외쳤어요.
“드디어 왔군요!”

펄럭이는 옷소매, 커다란 낫, 머리까지 뒤집어쓴 검은 옷……. 하지만 죽음은 상냥한 작은 아이이다. 작은 죽음은 조심조심 곧 세상을 떠날 사람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손을 내밀지만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눈물을 흘리며 부들부들 떤다. 그 누구도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검은 백조 두 마리가 유유히 떠다니는 강, 나룻배가 소리 없이 죽은 이들의 왕국으로 미끄러지는 동안 온통 무거운 침묵과 슬픔만이 가득하다.
“늘 이렇다니까.” 작은 죽음 역시 가는 곳마다 마주하는 두려움, 슬픔, 탄식, 오한이 힘들고 슬프다. 추위를 좀 녹여 주려고 불을 피우면 죽은 이들은 더욱 기겁을 한다. 지옥에 온 줄 아는 거다! 일그러진 표정의 가면들,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는 올빼미들…….
어느 날 저녁, 작은 죽음은 엘스와이즈를 찾아간다.
“드디어 왔군요!” 엘스와이즈는 환한 웃음으로 작은 죽음을 맞이한다. 떨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고 씩씩하게. 강을 건널 때도 궁전의 계단을 오를 때도 엘스와이즈의 손에는 늘 파란 나뭇가지(종려나무 가지로 추정되는)가 들려 있다. 벽난로의 따스한 불꽃, 마침내 엘스와이즈는 병 때문에 잠시도 아프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편안하게 웃음 짓는다. 더 이상 아픔은 없다!
엘스와이즈가 놀이를 가르쳐 주고 작은 죽음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데, 그렇게 활기찬 느낌은 처음이다. 작은 죽음과 엘스와이즈가 서로를 위로하며 공감하는 시간…… 불꽃은 더 크게 타오르고 가면들은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짓고 올빼미도 노래하는 것 같다.
하지만 엘스와이즈는 죽은 이들의 왕국에 머물 수 없다. 또 다른 삶을 향해 떠나야 한다.

■ 키티 크라우더, 특별한 마법의 시간
키티 크라우더는 전통적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어렵거나 금기라고 여겨지는, 죽음, 부재, 애도, 정체성, 차별 같은 깊고 까다로운 주제들을 과감하게 무엇보다도 섬세하게 녹여 내는 작가이다. 이 창의적인 작가는 말한다. “내 책들이 어두워 보인다 해도, 다정한 애정으로 가득해요. ……내가 주제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주제 쪽에서 나에게 아주 강하게 말을 걸어 와요. 이야기 속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인물들이에요. 마치 독자를 찾아가는 것이 책인 것과 같지요. 전달할 메시지나 주려는 교훈은 없어요. 제가 줄 것이 있다면, 꿈꾸는 것이겠지요. 아이들이 자기에게 필요한 자유를 찾아 나서도록 허락하는 것, 아이들 자신의 내면의 삶을 창조하도록 돕는 것이에요.”

《작은 죽음이 찾아왔어요》 역시 우리 생에 있어 가장 크고 중요한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를 과감한 인식의 전환으로 밝게 그리고 귀엽게 작은 존재들로 풀어 나가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우리는 작은 죽음이 이 집 저 집 찾아가 사람들을 뒤에서 밀고 앞에서 이끌며 나룻배에 태워 죽은 이들의 왕국으로 데려가는 침묵의 여정을 따라간다. 무표정한 얼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무겁게 가라앉은 침묵…… 지금 가는 이 길은 누구나 처음인, 할 수 있을 때까지 외면하고 싶은, 그러다 막상 닥쳤을 때는 허겁지겁 쫓기듯 떠나는 두렵기만 한 길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어느새 조금씩 옅어진다. 엘스와이즈와 함께하며 활기찬 삶을 경험하는 작은 죽음을 보며. 작은 죽음에게서 깊은 위로와 평온함을 받는 엘스와이즈를 보며. 밝고 환한 분위기를 지나며…… 마침내 죽음과 천사가 언제까지나 함께하게 될 때, 망치가 내리치듯 큰 울림이 우리에게 확 다가온다. 지금 이 순간 삶에 담긴 죽음의 무게가! 그래서 더욱 가치 있는 우리 삶의 시간이! 영원히 평행선일 줄 알았던 삶과 죽음이 이렇게 가까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한 몸임을, 어떤 이론이나 철학의 도움 없이 그냥 그림책을 보면서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부디 이 깨우침이 우리 모두를 활기찬 생의 빛으로 이끌어 주기를!

삶과 죽음, 질병과 고통, 검은 옷, 낫, 때로는 으스스하고 때로는 자비로운 올빼미의 감시, 장례 가면들, 강, 검은 백조들, 뱀들, 종려나무 가지들…… 죽음의 상징이 곳곳에 나오지만 무서운 장면은 없다. 죽음은 상냥한 작은 아이니까!
이제 작은 천사와 작은 죽음은 손에 손을 잡고 죽어 가는 사람들을 찾아가지만, 천사의 다정한 얼굴을 본 사람들은 더 이상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어떻게 흘러갈지 몰랐지요. 언제나 이야기 쪽에서 나를 이끌어 갔어요.
죽음을 아이로 그리는 것은 아주 재미있었어요. 천지개벽 이래로 우리는
세상에 대해 아주 어린아이 같은 태도를 가지고 있잖아요.(악습, 전쟁, 공해,
폭력, 분쟁 같은 것 말이에요.) 우리는 마치 돌봐줄 어른 없이
거대한 유치원에 남겨진 것처럼 남을 무서워해요!
이 책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특히 선물하기는 쉽지 않지요.
하지만 보르도 변두리 학교의 어느 까다롭다는 학급에 간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소란을 피울 때 이 이야기를 읽어 주었어요. 마지막에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한 아이가 “다시 읽어 줄 수 있어요?”라고 했지요.
_ <키티 크라우더의 세계> 중에서

사랑하는 존재의 상실이라는 슬픔을 이야기하는 《나와 없어》, 삶과 죽음이 영원히 함께하게 된 《작은 죽음이 찾아왔어요》는 역설적이게도 ‘없음’ 속에 되찾은 ‘삶’이, 죽음을 잊지 않아 이 순간을 더욱 빛나게 살아가게 만드는 생의 ‘활기’가 가득하다. 어떤 슬픔에서도 어떤 무거움에서도 오히려 다시 나아갈 힘을 주는 것이 바로 키티 크라우더의 마법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키티 크라우더
1970년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현대 그림책 장인으로 평가받는 어린이책 작가이자 화가로 수십 권의 어린이책을 펴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수상했다. 크라우더의 세계는 분명치 않은 것, 마법, 보이지 않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상으로 이루어진다. 《개를 원합니다 – 어떤 개든 상관없음》, 《나와 없어》, 《메두사 엄마》, 《아니의 호수》, 《대혼란》, 《서부 시대》 등 여러 작품이 널리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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