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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밀 이삭처럼
고흐, 살다 그리다 쓰다
열림원 | 부모님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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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별이 빛나는 밤」 「밤의 카페 테라스」 「해바라기」 「감자 먹는 사람들」 등 무수한 걸작을 남긴 채 홀연히 세상에서 사라진 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 선집 『싱싱한 밀 이삭처럼』이 열림원 총서 ‘열다’의 두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밀밭의 이삭들이 싱싱하게 자라나듯 빈센트는 자신이 가닿고 싶은 삶을 향해 성실하게 살고, 그리고, 썼다. 2000여 점의 그림을 그렸지만 생전 판매된 그림은 단 한 점이었고 일평생 가족과 미술가 공동체를 꾸리길 바랐지만 홀로 말년을 맞았음에도 시들지 않는 삶의 뜻을 가슴에 심었다. 『싱싱한 밀 이삭처럼』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형편과 정신적 고통에 허덕이면서도 그가 지켜 낸 삶의 뜻을 희망―미술―사랑 세 테마로 묶었다. 삶에 대한 희망, 사람과 자연에 대한 사랑과 그것을 있는 힘껏 캔버스에서 표현하려 했던 열정, 생의 끝에 선 절박함은 엄선된 빈센트의 편지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의 단도직입적이고 직설적인 어법과 티 없이 순박한 언어에는 가슴을 울리는 매력이 담겨 있다. 편지의 연도와 주제에 맞게 배치된 빈센트의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들은 그의 미술 활동 초기부터 후기까지 아우르며 지금껏 보지 못했던 빈센트의 생경하고도 가까운 얼굴을 마주 보게 한다. 마지막으로 본문 뒤에 수록된 「고흐의 삶에 대한 짧은 글」은 빈센트가 성실한 화가이자 일꾼으로서 걸어간 발자취와 현재 그의 미술 작품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지기까지 어떠한 헌신이 있었는지 그 여정을 함께 짚는다.위험이 더 나쁜가,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가? 나는 현실에 뛰어들겠다. 위험을 무릅쓰겠다. 어부들은 바다가 위험하며 폭풍우가 무섭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위험이 아무리 크더라도 해변에 머물지 말고 바다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작업을 통해 그처럼 괴팍한 사람이, 그처럼 하찮은 사람이 가슴속에 어떤 의지를 품고 있는지 언젠가 보여 주고 싶다. 이것이 내 야망이며, 이 야망은 갖은 멸시를 받더라도 원한이 아니라 사랑에서 생겨나고, 열정이 아니라 평온한 감정에서 우러난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간 인생에 애착을 느낀다. 낙담을 이겨 낼 쾌활함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아침이 되면 언제나 지저귀는 종달새처럼 우리 마음과 영혼은 환호한다. 우리 영혼이 때로 깊은 실의에 빠져 불안에 떨지라도 말이다.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에 대한 기억은 고스란히 살아남아 인생의 황혼기에 되돌아온다. 그 모든 것은 죽은 것이 아니라 잠자고 있을 뿐이므로, 기억에서 보물을 모으는 것이 좋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빈센트 반 고흐
네덜란드 화가(1853~1890).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제작된 그의 작품들은 강렬한 색채, 거친 붓놀림, 뚜렷한 윤곽을 지닌 형태를 통하여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생의 고통을 인상 깊게 전달하고 있다. 서른일곱 해의 짧은 생을 살면서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고독했던 그는 주로 파리, 아를, 생레미 등지에서 노동자와 농민 등 하층민의 모습과 자연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네덜란드 뇌넨, 헤이그 시절에는 어두운 색채의 비참한 주제가 특징이었으나 1886~1888년 파리에서 인상파, 신인상파의 영향을 받은 뒤로 꼼꼼한 필촉과 강렬한 색채로 특유의 화풍을 전개했다. 1888년 아를에서 병의 발작에 의해서 자신의 왼쪽 귀를 자르는 사건을 일으켜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며 이후로도 입퇴원 생활을 거듭하다가 1890년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종교적인 신념, 인간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했던 고흐의 삶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채, 고독과 가난 속에서 온전히 예술을 위해 바쳐졌다. 그러나 살아 있는 동안에는 인정받지 못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후에야 그의 작품들은 불후의 명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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