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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장기적 사건
소환사 | 부모님 |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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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이은경 작가의 2024년 개인전 <인덱스, 장기적 사건>의 내용을 중심으로, 회화를 이루는 다층의 물감을 발굴하는 것부터 회화의 물질이 가진 시간성에 근접하려는 시도로서의 안료 연구까지 다루고 있다. 특히, 작가는 지질학적 배경을 지닌 안료들에 관심을 두고 뇌록(Celadonite)과 고령토(Kaolin)를 직접 채취하며, 이들이 형성된 시간과 과정에 대한 기록을 입체 작품으로 제시했다.책에는 총 5편의 글과 다수의 사진 이미지가 수록되어 있다. 글들은 지질학과 우주선 교수의 리뷰, 전시의 공동 기획자인 임수영의 전시 서문, 작가 이은경의 작가 노트와 뇌록 연구 과정을 담은 글, 마지막으로 이젤 매거진과의 인터뷰 내용을 포함하며, 회화 안에서의 시각적 색이 사물로서 지질학적 지평을 드러내는 사건을 작품과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음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확인시켜 준다.사진 이미지들은 완성된 작품 뿐만 아니라, 그 과정과 이를 공유하는 워크숍까지 담고 있다. 안료 채취 현장부터 지질학 실험실, 작가의 작업실을 오가며 형성된 결과물들은 전시장 내부에서 관람자의 동선에 따라 각기 다른 사건으로서의 감상을 유도하며, 이 책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길 바란다.안료를 통해 인간의 역사를 넘어 지질학적인 시간을 살펴보는 것은 물질의 형성과정과 근원에 대해서 더 깊숙이 들어가는 작업이면서 예술의 반경을 넘어 과학적 탐구의 방식을 통해 경험을 넓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지질학자로서 산하를 누비며 마주하는 암석들은 지질학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광물이나 지질구조가 있어 신비하고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화려한 색깔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은경 작가의 광물기원 안료의 지질학적 분석을 함께 하면서, 암석을 이루는 광물들이 숨기고 있던 수수한, 때로는 화려한 색상에 대해 새로 깨닫게 되었다. 이를 활용한 작품들에서는 회화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지질학적 향기를 강하게 느꼈다.
물감은 언제 색이 될까. 바탕은 넝제 표면이 되고 자굼은 언제 지표가 될까. 불분명한 경계에 대한 이 궁금증은 전시 제목이 암시하듯 사물을 “장기적 사건”으로 바라보는 이은경의 관점에서 촉발된다. 모든 사물이 각자의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방식에 주목한 카를로 로벨리(Carlo Rovelli)에 의하면, 돌처럼 가장 사물다운 것조차도 물리학의 관점에선 그런 상태를 일시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건의 집합”일 뿐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은경
에그템페라 작업을 지속하며 회화의 표면을 이루는 안료의 물질적 상태와 시간을 연구하고 회화의 구조를 실험해왔다. 《인덱스, 장기적 사건》(WWNN, 2024), 《자리표시자》(플레이스막,2020), 《미스테리한 연속체》(디스위켄드룸, 2017)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Hand to EYE》(BOL Gallery, 싱가폴, 2023), 《Colours and Poetry》(슬래이드 리서치 센터, 2019)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고 공동기획하였다.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학부를 졸업하고 슬래이드(UCL)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최근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지은이 : 우주선
2009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한반도와 중국 산동지방의 캄브리아기, 오르도비스기 지층의 퇴적환경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극지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남북극 지질역사와 지하자원 파악을 위한 연구팀의 리더로서 캠프를 이끌었다. 2019년부터 모교에서 퇴적지질학 담당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한반도 주변 퇴적분지의 형성과 진화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지은이 : 임수영
임수영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사학자이자 큐레이터로 동아시아 근현대미술을 중심으로 한 연구와 국제교류 전시를 기획해 왔다. 현재는 아카이브 연구를 통해 조각과 퍼포먼스의 교차점을 탐구하며 서울대와 경희대에 출강하고 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2023)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최근에는 《Spirals, Loops, Mutants》(상해 K11, 2023)와 《To A Faraway Friend: Beyond Afro-Southeast Asian Affinities》(부산 아세안문화원, 2022) 등의 전시를 기획했다. 임수영은 캠브리지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런던대 코톨드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이 : 이젤 매거진
기술과 미술을 연결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미술 콘텐츠/정보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배포하는 이젤(eazel)이 운영하는 온라인 매거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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