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풀꽃 시인 나태주가 고백하는 ‘사랑’에 관한 산문집이다. 시인에게 사랑은 인생과 같아서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실체가 잡히지 않고 아무리 반복해도 서툴고 미숙한“ 것이라며, ”무정의 용어로 생각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한다. 이 책의 부제가 ”인.생.사.색“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시인은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러니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볼 일이다. 시인의 시들이 간결하지만 단단하고, 단단하지만 부드럽듯이 이 책에서 들려주는 시인의 목소리도 한없이 따뜻하고 특유의 명랑함이 가득하다.어쨌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지구 안의 어떤 힘으로도 나를 살릴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살고 싶었다. 지구 밖 어딘가 우주 가운데에 있는 신비한 힘이라도 빌려다가 내가 살아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정말로 지구 밖 우주의 힘을 내가 끌어올 수만 있다면 나는 다시 살아나는 사람이 된다고 믿었다. 그렇게 나는 살고 싶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나의 마음을 맡아 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아니,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 나는 누구에겐가 자주, 오래 그렇게 짐짝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새삼 고맙고 미안하다. 지금은 과거의 기억 속으로 잊혀진, 누구누구였던가, 이름도 가물가물한 사람들.
사람은 본래 배움의 존재다. 아니, 배움 그 자체가 인생이고 삶이다. 하루 한순간도 배우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다. 주로 인간은 인간으로부터 배우는데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선생이다. 그러하다. 선생이란 말 자체가 먼저 태어난 사람이란 뜻이다. 정말로 그러하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며 사는 사람이다. 부모나 손위 형제, 이웃, 학교 선생님이 두루 스승이 되어 줄 것이다. 더더욱 현명한 사람은 인간으로부터도 배우겠지만 책이나 자연이나 세상으로부터도 배우는 사람일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4년부터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에 섰으며,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하면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했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풀꽃』『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너의 초록으로, 다시』『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시가 내 마음에 들어오면』『오래 보고 싶었다』를 비롯하여 시집, 산문집, 시화집, 동화집 등 150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했다.한국시인협회장, 공주문화원장 등을 역임했고, 김달진문학상, 소월문학상, 흙의문학상, 충청남도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공초문학상, 유심작품상, 난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부터는 나태주풀꽃문학상을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풀꽃문학상과 해외풀꽃시인상을 제정하여 시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