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울창한 삼림이 더 싱그럽게 느껴진다. 러시아는 자작나무의 나라이다. 어딜 가나 어느 계절에나 끝없이 펼쳐진 자작나무 숲을 볼 수 있다. 바이칼 호수로 넘어가는 길은 울창한 자작나무 숲길이다. 굽이굽이 넘어가는 숲길에서 허순애 님이 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줬다. 자작나무 사이 사이로 보이는 바이칼 호수와 청아한 오카리나 연주의 조합이 혼을 빼놓았다.
바이칼 호수는 푸틴이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한 번씩 웃통을 벗고 수영하는 모습을 보이며 건재함을 자랑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춘원 이광수의 『유정』 테마가 만들어진 이곳은 영적 에너지가 많아서 예술가들이 영감을 받으려고 오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바이칼호의 가을 물결을 바라보면서 이 글을 쓰오. (중략) 달빛을 실은 바이칼의 물결이 바로 이 어촌 앞의 바위를 때리고 있소.” - 춘원 이광수의 『유정』 中
홍보관 앞에 섰을 때 둘러보니 다들 쭈뼛쭈뼛하게 뒤로 물러나 있고 나 혼자 홍보관과 대면하고 있는 게 아닌가.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열심히 뭔가를 말했고 청원서도 전달했는데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 났다.
나중에 영상을 보니 열심히 연습한 걸 얘기해야 했는데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제발 부산이 되게 해 달라고 몇 번을 얘기하고 있는지. 좀 우습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다. 누군가 기록할 것이다. 그날 엄마는 용감하고 훌륭했다고.
“유라시아의 동쪽 출발점 부산에서 열리는 2030 월드엑스포가 세계사와 문명사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바람이길 희망하면서 반드시 유치될 수 있도록 청원 드립니다.”
피톤치드가 그윽하다. 멀리 만년설이 보이는 해발 2,200m에 위치한 알라 아르차 국립공원. 깎아지른 듯한 산자락과 거대한 자연 크리스마스트리가 조화롭다. 물의 나라임을 보여준다.
키르키즈스탄 국회의사당에서 국회의원 3명의 환대를 받았다. 엑스포 배지도 달아주면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키르키즈스탄에서 10여 년 넘게 살고 있는 조정원 대표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만남이었다. 좋은 일에 앞장서고 봉사하면서 쌓아 온 조정원 대표의 신뢰 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국회 차원의 환대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감사하면서도 숙연해진다.
키르키즈 국회의사당에서 있었던 국회의원 3명과의 만남의 시간.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도 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