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 10권. 강도근, 박녹주, 박초월 같은 명창들의 「흥부가」 사설을 섞어 한 편의 이야기로 엮은 책이다. 낯설고 어려운 옛말을 이해하기 쉽게 현대어로 풀어 쓰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전 작품 원래의 꼴을 온전히 살려 두도록 하였다.
또한 해당 작품과 관련 있는 역사적 소재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구성한 ‘이야기 속 이야기’ 꼭지는 배경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을 주고, ‘읽기 전에’와 ‘깊이 읽기’ 꼭지를 통해서는 교과서의 틀을 벗어나 다양한 시각으로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다.
출판사 리뷰
평생 밥 한 그릇 배불리 먹는 게 소원인 흥부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가지려고 하는 놀부
두 형제가 펼치는 판소리 한마당,
흥부전!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열 번째 작품, <흥부전>
〈국어시간에 고전읽기〉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 <흥부전>이 출간되었습니다. 도서출판 나라말은 〈국어시간에 고전읽기〉시리즈를 통해 교과서 지면에 실리지 못하고 수업 진도에 쫓겨 찬찬히 살펴보지 못한 고전 작품을 청소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국어시간에 고전읽기〉시리즈는 낯설고 어려운 옛말을 이해하기 쉽게 현대어로 풀어 쓰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전 작품 원래의 꼴을 온전히 살려 두는 데도 마음을 썼습니다. 또한 해당 작품과 관련 있는 역사적 소재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구성한 ‘이야기 속 이야기’ 꼭지는 배경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을 줄 것이고, ‘읽기 전에’와 ‘깊이 읽기’ 꼭지를 통해서는 교과서의 틀을 벗어나 다양한 시각으로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국민 소설 <흥부전>을 다시 읽는 까닭
<흥부전>은 욕심 많은 형 놀부와 사람 좋은 아우 흥부를 통해 형제간의 우애와 선악의 문제를 다룬 판소리계 소설입니다. 이런 <흥부전>의 줄거리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흥부전>을 ‘국민 소설’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명하다 보니 <흥부전>을 온전히 다 읽지 않은 사람도 다 읽은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됩니다. 또한 <흥부전>이 ‘권선징악’이라는 너무나 뻔한 교훈만 주는 작품인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흥부전>은 못살던 흥부가 부자가 되고, 못된 놀부가 개과천선하는 것으로 끝나는 그저 그런 작품이 아닙니다. <흥부전>은 한집에서 나고 자란 형제인데도 흥부와 놀부는 왜 그렇게 다른지, 잘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흥부에게서 단점을 찾을 수는 없는지, 놀부에게서 장점을 찾을 수는 없는지 등, 꼼꼼하게 짚어 봐야 할 문제들을 곳곳에 숨기고 있는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판소리 사설의 맛을 살린 또 다른 <흥부전>
도서출판 나라말의 <흥부전>은 강도근, 박녹주, 박초월 같은 명창들의 〈흥부가〉 사설을 섞어 한 편의 이야기로 엮은 것입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마치 판소리 공연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박자를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꾼이 들려 줄 다음 장면을 기다리게 됩니다. “경상도와 전라도가 맞닿는 곳에 흥부와 놀부 형제가 살았으니, 놀부가 형이고 흥부는 바로 그의 아우인데, 사람의 몸속에는 오장육부가 있는 법. 그러나 놀부 몸에는 오장칠부가 있으니, 어찌하여 칠부인가 하면, 육부에다 심술보가 하나 더 왼쪽 갈빗대 아래에 대장 장기짝만 하게 불룩하게 붙어 있어 가지고, 놀부가 하는 일이라곤 잠자고 밥 먹는 것만 빼면 심술부리는 일밖에 없는데, 놀부의 심술은 꼭 이렇것다.” 어떻습니까? 놀부의 심술보가 작렬하는 모습을 묘사한 다음 장면이 기대되지 않습니까?
‘이야기 속 이야기’로 찾아가는 흥부와 흥부의 시대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시리즈의 특징인 ‘이야기 속 이야기’에서는 흥부와 흥부의 시대를 들여다봅니다. 「조선 시대의 서글픈 돈벌이_매 맞아 드립니다!」에서는 매품팔이로 자식들을 먹여 살리려 했던 흥부처럼 매품을 팔아야 겨우겨우 목숨을 이어 갈 수 있었던 조선 시대 평민들의 이야기를 보여 줍니다. 그리고 「흥부 마을을 찾아서_‘나의 살던 고향’이 그리도 궁금하오?」에서는 서로 자기네 마을이 진짜 흥부 마을이라며 옥신각신했던 전라북도 남원의 두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고요. 이 밖에도 「상속 제도와 조상 숭배」, 「흥부전의 제비가 날아온 길」, 「한옥 짓기」, 「조선 시대의 떠돌이 놀이패」 같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가득합니다. 이들 ‘이야기 속 이야기’를 읽어 보면 흥부와 흥부의 시대가 좀 더 가깝게 느껴질 것입니다.
놀부가 하는 일이라곤 잠자고 밥 먹는 것만 빼면 심술부리는 일밖에 없는데, 놀부의 심술은 꼭 이렇것다. 부정한 곳에 집을 짓고, 불길한 날에 이사 권하고,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호박에다가 말뚝 박고, 길 가는 나그네 재워 줄 듯하다가 해 지면 내쫓고, 초라니 보면 추파 던지고, 광대 보면 소고 빼앗고, 의원 보면 침 훔치고, 양반 보면 관을 찢고, 애 밴 부인 배를 차고, 수절 과부 모함하고, 다 큰 처녀 희롱하고, 곱사등이 뒤집어 놓고, 앉은뱅이 턱을 차고, 비단 가게 물총 놓고, 고추밭에 말 달리고, 옹기 짐 받쳐 놓으면 가만가만 가만가만 가만가만히 찾아가서 작대기 걷어차고, 똥 누는 놈 주저앉히고, 봉사 눈에 똥칠하고, 노는 애기 꼬집고, 우는 애기 코 빨리고, 물동이 인 여자 귀 잡고 입 맞추고, 샘물 길어 오는 길에 함정 파고, 새 망건은 줄을 끊고, 풍류하는데 나발 불고……. 그 심술은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끝이 없구나.
주걱으로 이짝 뺨 저짝 뺨 그저 절퍽절퍽 때려 놓으니, 흥부가 뺨을 맞으면서 생각하니, 자기 형님한테 맞은 건 참을 수 있겠는데, 형수한테 뺨을 맞고 보니 두 눈이 캄캄해지고 사지가 벌벌 떨리며 기가 막혀 섰던 자리에서 폭 거꾸러지며, “허허, 세상 사람들! 이런 일이 어디가 있소? 형수가 시동생 뺨을 때리는 일이 세상 어디에 있다는 말이오? 여보시오, 형수님! 아니 아주머니! 나를 이렇게 치지를 말고, 사지를 짝짝 찢어서 아주 박살을 내어 죽여 주오! 나는 이제 더 이상 살기도 귀찮고, 배가 고파서도 못 살것소. 지리산 호랑이야 너라도 날 물어 가거라!”
이 박을 타거들랑 아무것도 나오지를 말고서, 밥 한 통만 나오너라! 평생 밥이 한이 되어 내 소원이 되었구나. 에여루 당기어라. 시르르르르르. 실건실건 톱질이야. 여보게, 이 사람들. 이내 말을 들어 보소. 가난도 사주팔자에 다 있는가? 풍수지리가 글러서 가난한가? 산수가 글러서 가난하면, 형님만 잘사시고, 우리만 못사는 산수 세상천지 어디서 보았소?
목차
〈국어시간에 고전읽기〉를 펴내며 _ 8
<흥부전>을 읽기 전에 _ 10
흥부가 기가 막혀 _ 18
매품이라도 팔 수만 있다면 _ 26
● 조선 시대의 서글픈 돈벌이 _ 매 맞아 드립니다! _ 38
구걸하는 흥부, 구박하는 놀부 _ 40
● 상속 제도와 조상 숭배 _ 제사상 차려 주는 큰아들이 최고! _ 50
흥부, 제비 다리를 고쳐 주다 _ 52
● 흥부 마을을 찾아서 _ ‘나의 살던 고향’이 그리도 궁금하오? _ 60
다친 제비가 박씨를 물고 오다 _ 62
● <흥부전>의 제비가 날아온 길 _ 나는 강북 갔다 온 제비일세! _ 72
에여루 톱질이로구나, 실건실건 톱질이야 _ 74
● 한옥 짓기 _ 집터 잡기부터 집들이까지 _ 96
부자가 된 흥부를 찾아가는 놀부 _ 100
제비 다리 부러뜨려 박씨 얻은 놀부 _ 114
놀부가 기가 막혀 _ 120
● 조선 시대의 떠돌이 놀이패 _ 우리 없이 놀 수 있나? 우리가 있어야 신명 나지! _ 144
<흥부전> 깊이읽기 _ 147
<흥부전>을 읽고 나서 _ 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