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은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동화 작가 조프루아 드 페나르의 최신작으로 오랫동안 공주를 모셔 온 용이 하루아침에 찬밥 신세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공주가 다스리는 작은 왕국에 어느 날 백마를 탄 기사가 나타납니다. 용이 학교를 공격하는 줄로 오해한 기사는 용에게 달려들어 때려눕히지요. 소리치며 쫓아 나온 공주에게 한눈에 반한 기사는 약초를 구해 오겠다며 황급히 산으로 달려갑니다. 무시무시한 괴물들을 잇달아 처치하는 기사의 용맹스런 모습을 쌍안경으로 지켜보면서 공주는 점차 마음이 끌리며 응원하게 됩니다. 용은 그런 공주가 영 못마땅해요. 위험에 빠진 기사를 도우러 가자고 독촉하는 공주에게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지요. 용감한 기사는 과연 무사히 돌아올까요? 용은 예전처럼 공주의 총애를 독차지할 수 있을까요? 사람과 사람 간 ‘건강한 관계’에 대해 묻고 생각하게 해 주는 철학 동화입니다.

출판사 리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는 철학이 없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철학이 있는 사람입니다. 철학이 없는 사람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선택해 준 길을 걸어갑니다. 크게 성공해도 좀처럼 인간적 성취를 모를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학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선택한 나의 길을 걸어갑니다. 작은 성공 속에서도 인간적 성취를 함께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줍니다. 우리 사회에는 변호사 혹은 판사, 검사를 거쳐 국회의원이 되어서 남부러운 성공을 거두었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모두 철학을 등지고 자란 탓입니다. 반면 애정남이나 비상대책위원회 같은 TV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개그맨들이나 자신의 재산을 절반 뚝 떼어 사회복지재단을 세운 벤처기업인 출신 교수를 비롯하여 비록 우리가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긍지 있는 삶을 살며 또한 남들에게 삶의 즐거움과 가치를 느끼게 해 주는 분들도 많습니다. 바로 나름의 철학이 삶에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철학이란 무엇일까요? 도대체 철학이 무엇이기에 그렇듯 우리의 사람됨을 결정하고 인간적 성취를 좌우하는 걸까요?
사물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겉이고 다른 하나는 속입니다. 우리가 사는 삶도 겉과 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디 겉은 꾸밈과 모방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잘생긴 얼굴에 멋져 보이는 삶을 살고 싶은 것은 우리 본능이기도 합니다. 삶의 겉을 꾸미는 수사학이 발달하고 얼굴을 고치는 성형이 풍미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사학이 삶의 속까지 채워 주지는 않습니다. 성형으로 얼굴을 예쁘게 고칠 수는 있어도 마음을 크게 키울 수는 없습니다. 삶의 속을 채우고 마음을 키우는 것은 수사학이나 성형이 아닌 바로 철학입니다.
샘이 깊어야 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물이 마르지 않아야 대지가 생명을 품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 마음에도 저마다 샘이 있습니다. 마음의 샘은 삶의 화수분입니다. 늘 새로운 삶의 싹을 틔우고 북돋아 줍니다. 철학은 바로 그런 마음의 샘을 깊게 해 주는 공부입니다.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책을 골라 줍니다. 더 좋은 부모는 더 좋은 책을 골라 줍니다.
『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은 그렇듯 삶의 속을 채우고 마음의 샘을 깊이는 IBL 철학 동화 시리즈의 세 번째 책입니다. 옮긴이가 바치는 글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열 번 잘하다가 한 번 실수로 미운털이 박힌 아이들’을 생각하며 쓰고 옮긴 책입니다.
지식이 많이 담겨 있는 책은 분명 좋은 책입니다. 읽고 나면 앎이 그만큼 더 커지니까요. 시리즈 1권『멋져 보이고 싶은 늑대』나 2권『저 혼자 최고 잘난 늑대』처럼『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또한 지식을 주지는 않습니다. 가르쳐 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유익한 지식을 많이 가르쳐 주는 그 어떤 책 못지않게 유익한 좋은 책입니다. 왜냐고요? 스스로 많이 느끼게 해 주니까요. 많이 묻게 해 주고, 많이 생각하게 해 주니까요. 한껏 상상하게 해 주고, 새삼 깨닫게 해 주니까요.
『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은 우리에게 독창성이란 무엇인가를 환기시켜 줍니다. 사람들에게 최고의 힘을 가진 존재 혹은 사납고 무서운 존재로 인식되어 있는 용을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재창조해 냄으로써 독창성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새삼 깨닫게 해 줍니다. 이렇게 재창조된 용을 통해 『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은 우리로 하여금 ‘건강한 관계’란 무엇인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해 줍니다.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친애와 질투 그리고 용기에 대해 묻고 생각하게 해 줍니다.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욕심이 왜,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상상하게 해 주고, 질투가 나의 존재를 얼마나 작고 초라하게 만들어가게 되는지를 일깨워 주며, 용기가 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어느 산기슭에 평화롭고 작은 왕국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어여쁜 마리 공주가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공주는 작은 마을 학교의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용 조르쥬는 성격이 깐깐한 왕실의 집사입니다. 오랫동안 공주를 모시며 돌보고 있지요. 어느 날 왕국에 떠돌이 기사 쥘이 들어옵니다. 용 조르쥬가 여느 때처럼 학교 난로에 불을 붙이고 있는데 난데없이 나타난 기사 쥘이 등 뒤에서 덮칩니다. 용이 학교를 공격하는 줄로 오해한 것이지요. 소리치며 쫓아 나온 마리 공주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은 기사는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공주를 마주한 순간 한눈에 반해 버린 기사는 다친 상처를 낫게 할 약초를 구해 오겠다며 위험한 동물들이 득실거리는 산으로 달려갑니다.
마리 공주는 기사가 영 못 미더워서 쌍안경으로 지켜봅니다. 엉뚱한 길로 접어든 기사를 보며 한탄을 하지요. 그러나 괴수들을 잇달아 처치해 가는 기사의 용맹스런 모습을 보면서 점점 빠져듭니다. 기사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마음을 졸이던 공주는 급기야 용 조르쥬에게 기사를 구하러 가자고 간청합니다. 하지만 조르쥬는 마냥 딴청을 부려요. 기사를 멀리 쫓아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지요. 그러나 용맹한 기사 쥘은 약초 다발을 높이 쳐들고 위풍당당하게 돌아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마리 공주는 멋진 장미꽃 다발을 바치며 고백하는 용감한 기사 쥘의 사랑을 받아들입니다. 공주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아 오던 용 조르쥬는 졸지에 찬밥 신세가 되고 만 것입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상인은 상품을 만들고 장인은 작품을 만듭니다. 거상은 대박을 꿈꾸고 명장은 명품을 꿈꿉니다.
『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의 원서, 프랑스 도서 La princesse, le dragon et le chevalier intrepide 는 인터넷 서점 프랑스 아마존(www.amazon.fr)에서 판매되는 수백만 종의 도서 가운데 베스트셀러 1,000위 안에 들 만큼 잘 팔리는 책입니다. 하지만『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의 특별한 장점은 이런 상품성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철학 동화로서의 뛰어난 작품성에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삽화 또한 멋진 용 캐릭터와 섬세한 인물 묘사를 자랑합니다. 마음의 샘을 깊이는 IBL 철학 동화 시리즈 1권『멋져 보이고 싶은 늑대』, 2권『저 혼자 최고 잘난 늑대』와 마찬가지로 『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 역시 원서의 훌륭한 작품성과 예술성이 조금도 훼손되지 않고 재현된 책입니다. 한 문장도 건너뛰지 않을 만큼 원서의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우리말다운 최선의 글을 찾아서 마치 명절 만두 빚듯이 한 문장, 한 문장 솜씨를 다해 빚은 옮긴이, 그리고 옮긴 글을 내용과 그림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글꼴로 본문 뿐 아니라 삽화 속에도 한 자, 한 자 정성껏 심어 올린 디자이너의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곰 인형 테디 베어는 유아 때 잠깐 가지고 놀다가 마는 다른 인형들과 달리 닳아서 헤지면 기워 가며 오래도록 평생을 두고 간직하는 명품 인형입니다. 상품이 아닌 작품을 만드는 장인 정신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도 그 같은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원서와 비교해 조금도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보다 더 깔끔하고 멋진 모양새를 갖추고 있습니다. 평생 간직하면서 이따금 꺼내 펴 보는, 그런 명품 어린이책을 꿈꾸는 IBL이 열과 성을 다해 내놓은 세 번째 작품입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조프루아 드 페나르 (Geoffroy de Pennart)
대학에서 그래픽 예술을 전공하였으며 다양한 심성을 지닌 인간 존재를 간결한 글과 재미있는 그림으로 표현해 온 대표적인 프랑스 동화 작가이다. 2008년 출간된『들러리가 된 공주의 용』은 몇 해째 베스트셀러에 자리하고 있는 그의 대표작으로서 이 책으로 그는 프랑스의 어린이재단(MVE)으로부터 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11년 그 후속편인『대스타가 된 공주의 용』을 통해 상처 받은 존재의 구원과 화해를 그려냄으로써 그의 인간 존재 이야기는 더욱 깊이를 더해 가고 있다.
역자 : 허경회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0대학교에서 박사학위(경제철학)를 받았습니다. 현재 더나은세상연구소의 대표로 있으며 몇 해 전부터 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등에 어린이 철학교실을 열어 초등학생들과 철학 수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논문 및 저서로『칸트, 콩트,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새로운 밀레니엄은 없다』,「도산 안창호의 사상과 철학」,『21세기 한국 사회의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