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포스트 코로나 시대 ―
달라진 일상과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이제는 라이프스타일이다. 한국 사회는 산업화, 민주화 시대를 넘어 자아실현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이른바 라이프스타일 시대에 돌입했다. 라이프스타일이 소비, 여가, 일상뿐만 아니라 일, 사업, 도시, 공동체 전반에 대해 인식하고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한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위기는 라이프스타일 설정에 대한 우리의 욕구를 더욱 증폭시켰다. 일과 직장 중심으로 살면서 잊고 있었던 집, 일상, 거리, 동네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 것이다. 원거리 이동과 대형 실내 공간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우리의 생활권이 실질적으로 집과 동네로 좁혀졌다. 그 때문에 오프라인 소비는 줄고 집 주변에서 소비하는 홈어라운드(Home Around) 지출은 증가했다. 여유롭게 일상을 즐기고 이웃과 소통하는 것이 삶의 중심으로 들어온 것이다. 여행을 떠나도 여러 지역을 다니는 것보다 한 곳에 머물며 그 동네의 문화를 현지인처럼 즐기는 여행자가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누군가는 이를 세대 변화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트렌드에 불과하다고 평가하지만, 많은 창업가와 크리에이터는 지금의 변화를 사회와 경제의 근본을 혁신할 수 있는 기회로 본다. 과연 이러한 변화가 혁신으로 이어질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라이프스타일의 근원과 역사를 이해함으로써 그 본질을 통찰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의 본질은 나와 물질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물질을 나의 삶의 어디에 두는지가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물질과 독립된 삶을 제안하는 탈물질주의는 개성, 자기표현,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윤리 등을 중시한다. 탈물질주의자가 탈물질주의 가치에 따라 살기 위해 예술, 자연, 공동체, 사회성, 창의성, 이동성 등의 경제적 수단을 선택한다. 그러나 탈물질주의가 그 자체로 하나의 통합된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탈물질의 삶의 방식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가 나와 물질의 관계, 즉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더욱 명확하게 규정한다. 그 대표적인 탈물질의 방식을 서구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물질주의에서 탈물질주의로 ―
역사적 흐름으로 보는 6가지 라이프스타일서구 역사를 살펴보면 탈물질주의 안에 예술가 보헤미안, 문화 저항자 히피, 진보 기업가 보보, 로컬 크리에이터 힙스터, 프리랜서 노마드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모델이 존재함을 발견할 수 있다. 본 책에서는 라이프스타일 역사를 기반으로 물질과의 독립성과 추구하는 탈물질주의 가치에 따라 부르주아,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 등 6개 유형으로 분류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라이프스타일 혁신 과정은 전근대 사회의 전통 가치와 근대 사회의 물질주의가 탈산업 사회의 탈물질주의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부르주아가 물질주의를 대표한다면, 보헤미안, 히피, 보보, 힙스터, 노마드는 탈물질주의를 수용해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한 세력이다. 물질주의가 신분, 경쟁, 조직력, 노력을 강조한다면, 탈물질주의는 공통적으로 개성,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 19세기 보헤미안 문화에서 싹튼 탈물질주의는 20세기 실용주의, 대중문화, 저항 문화를 주도했고, 1960년대 이후 ‘라이프스타일 혁명’을 통해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인문학에서 찾는 나다움 ―
어떤 일을 해야, 어떤 곳에서 살아야 행복할까?또한 이 책은 나다움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라이프스타일의 역사를 주도한 6개 타입을 보여주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할 수 있게 한다. 한번 몸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찾으면 트렌드에 따라 바꾸지 않아도 된다. 사회적, 인문학적 측면에서 나다움을 찾을 때, 우리는 더 폭넓게 자신을 구성할 수 있게 되고, 또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일과 공간을 연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많은 공감에세이가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힐링, 치유, 나다움 등의 말로 봉합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사회에서 심리적인 자존감만으로 정체성을 실현하는 것이 가능한지, 나다움이 나의 정체성에만 국한되는지를 질문해야만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본능적으로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를 찾는다. 이는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 연대와 커뮤니티에 관한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술 발전에 기반한 라이프스타일 경제의 발전은 이제 개인에게 반드시 물질을 선택하지 않아도 1인 기업, 프리랜서, 크리에이터로서 예술, 창조성, 공동체, 이동성을 자신의 중심 가치로 선택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허용한다. 이제 하나의 직업과 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도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소위 ‘N잡러’가 되어 각각의 일과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는 한국에서 진행 중인 라이프스타일 혁신을 1960년대 이후 서구 라이프스타일 진화의 연장으로 인식하고 서구 라이프스타일 진화의 역사와 동력에 관한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라이프스타일 혁신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90년대생, 그리고 Z세대는 힙스터나 노마드 등 진화한 단계의 탈물질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최근의 탈물질주의가 라이프스타일 역사의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질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개인과 커뮤니티의 이상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인류가 지속하는 한, 라이프스타일의 진화도 계속될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테스트 링크http://life.nexusbook.com부의 축적으로 얻어지는 물질적 풍요는 어쩌면 부르주아 정체성에서 부수적인 요소일 수 있다. 반문화로 시작한 부르주아가 역동성을 유지하려면 기득권을 견제하고 개인의 자유에서 일의 미래를 찾는 반문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위기의 부르주아> 중에서
땡스북스, 유어마인드, 북티크 등 홍대 독립 서점 시장을 개척한 1세대 서점의 최근 동향을 보면 보헤미안 지구로서 홍대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 이들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규모를 줄였다. 이는 서점이 영업할 수 있는 장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생태계다. 진정한 의미의 브루클린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
<힙스터 붐에 사라진 보헤미안 도시> 중에서
2017년 4월 4일『뉴욕타임스』의 헤드라인 제목이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뉴욕타임스』는 좋은 삶, 건강, 식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 나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최근의 현상을 ‘1960년대 히피 문화의 승리’라 고 표현했다. 현대인은 요가와 명상만 히피의 유산으로 생각하지만, 미국 인들이 즐겨 소비하는 그래놀라, 콤부차, 아몬드 우유 등 요즘 유행하는 식 품 대다수가 히피 문화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마을 공동체에 살고 싶다면 히피입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