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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열린 책
웅진지식하우스 | 부모님 |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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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사후 11년이 지난 201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재발견된 천재 소설가 루시아 벌린의 두 번째 단편소설집. 이 작품집에서 우리는 레이먼드 카버의 근성과 그레이스 페일리의 유머에 루시아 벌린만의 독특한 위트를 더한 기적 같은 일상을 만날 수 있다.

벌린의 전작 《청소부 매뉴얼》에서 그러했듯이, 루시아 벌린은 아메리카 대륙의 여러 도시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명과 암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그녀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명징하게 담아내는 재주가 있다.

그녀가 그리는 세상은 도시에서 가장 낮은 곳(빨래방, 입원병동, 술집, 마약상을 피해 이주한 어느 소도시)에서부터 뉴욕과 파리, 남미 산티아고와 페루,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인접한 이민자 마을에 이른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희비극이 뒤섞인 이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인생의 슬픔과 기쁨은 연속선상에 있지 않느냐고, 소설처럼 우리의 삶 역시 고통과 행복이 동시에 존재하지 않느냐고.

  출판사 리뷰

▲ <뉴욕타임스> <타임> <보스턴글로브> <워싱턴포스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엘르> <보그> <나일론> <허핑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커커스 리뷰> <더애틀란틱>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퍼블리셔스 위클리> <미국 도서관 저널> <버즈피드> 선정 올해의 책(2018)

“루시아 벌린은 한순간도 상투형에 머물지 않는다. 누구도 하지 못한 경험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표현한다. 루시아 벌린처럼 문장으로 생생하게 묘사할 능력만 있다면 누가 여러 사람 모으고 돈 많이 들여서 영화를 찍겠나.”
- 영화감독 박찬욱

“우리가 모두 이 세계의 이방인이며 영원한 이주자임을 확인하는 보헤미안의 문장들.”
- 소설가 구병모

“살아 있다면 퓰리처상 감이다.” -<뉴욕타임스>

사후 11년만에 다시 찾은, 잃어버렸던 천재 루시아 벌린의
《청소부 매뉴얼》에 이은 두 번째 단편소설집


이국적인 이야기와 위트 있고 명석한 문장으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은 소설가 루시아 벌린의 두 번째 소설집 《내 인생은 열린 책》이 출간되었다. 보석 같은 22편의 단편들은 반쯤은 자전적인 소설들로 벌린 작품의 정수를 담고 있다. 이 소설들은 연작소설은 아니지만 몇몇 등장인물이 겹치기도 하는데, 이는 벌린 스스로의 삶을 소재로 삼아서 그러하다.
미국의 전설적인 단편소설가 루시아 벌린은 1936년 알래스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선천적으로 척추옆굽음증이라는 장애를 가졌으며,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미국, 멕시코, 칠레, 페루 등지로 옮겨 다니며 불안정한 삶을 살았다. 세 번의 이혼과 네 아들의 싱글맘으로서, 또 알코올중독자로서 다사다난한 삶을 살기도 했다. 이 모든 삶의 그림자는 그녀의 소설을 더욱 풍부하고 비범하게 만들었다.
전 남편들과의 만만치 않던 결혼 생활(「1956년 텍사스에서의 크리스마스」 「환상의 배」 「앨버커키의 레드 스트리트」), 이혼 후 홀로 아들들을 양육하던 어려움(「내 인생은 열린 책」)과 생업의 고달픔(「1974년 크리스마스」에서의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의 고충이나 「딸들」에서의 간호조무사로서의 삶)이 그 반영이다. 그 밖에 전화 교환수, 병원 사무직, 청소부, 대학 교수 등 루시아 벌린이 경험한 다양한 삶의 반경은 그녀의 소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루시아 벌린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자살적 사랑과 추억, 덧없는 삶과 죽음, 고통과 우울, 중독,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로맨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리고 이 말들은 거의 언제나 유머가 부양한다. 작가에게 유머는 고통을 승화시키는 자구책이었을지 모르겠다.
_ ‘역자 후기’ 중에서

레이먼드 카버, 안톤 체호프, 찰스 부코스키를 잇는 숏폼 장인의
산뜻하면서도 애수를 담은 자전소설


사후 11년이 지난 201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재발견된 천재 소설가 루시아 벌린(1936-2004)은 레이먼드 카버, 안톤 체호프, 앨리스 먼로의 아성을 잇는다. 이 작품집에서 우리는 레이먼드 카버의 근성과 그레이스 페일리의 유머에 루시아 벌린만의 독특한 위트를 더한 기적 같은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산뜻하고 위트 있으면서도 애수를 품은 그녀의 문장들은 중남미(멕시코, 페루, 칠레)에서부터 미국의 어느 한적한 주(텍사스, 오클랜드)에 이르는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과 일상을 채집한다. 벌린은 어린 시절부터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지대나 남미 등지에서 살면서, 이민자의 시각에서 인간 군상을 바라볼 줄 알았다. 이러한 시선은 루시아 벌린만의 독특한 문학적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국적인 스페인어를 소설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도 그녀만의 성취다.

우리 할머니는 외국인을 불신했고 호프의 할머니는 미국인을 증오했다. 호프네 할머니는 그래도 나를 좋아했는데, 내가 웃음을 주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호프의 형제들이 할머니가 새로 구운 따끈한 빵에 얹은 키베를 받으려고 오븐 앞에 줄을 서 있었다. 나도 그냥 줄을 섰고, 호프네 할머니는 얼떨결에 나에게도 음식을 주고 나서야 그게 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호프네 할머니가 아침마다 내 머리를 빗어 뒤로 모아 땋아주게 된 것도 비슷한 경위를 거쳤다. 처음에는 짐짓 얼떨결에 빗겨주게 된 것처럼 그랬지만, 곧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시리아어로 말하고는 브러시로 내 머리를 탁 때렸다.
_ 「여름날 가끔」

켄터키에서 칠레, 멕시코에 이르는 여정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지대에서 일어나는 서커스 같은 사건들
도시의 명과 암, 희극인 동시에 비극인 삶에 대하여


벌린의 전작 《청소부 매뉴얼》에서 그러했듯이, 루시아 벌린은 아메리카 대륙의 여러 도시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명과 암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그녀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명징하게 담아내는 재주가 있다.
그녀가 그리는 세상은 도시에서 가장 낮은 곳(빨래방, 입원병동, 술집, 마약상을 피해 이주한 어느 소도시)에서부터 뉴욕과 파리, 남미 산티아고와 페루,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인접한 이민자 마을에 이른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희비극이 뒤섞인 이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인생의 슬픔과 기쁨은 연속선상에 있지 않느냐고, 소설처럼 우리의 삶 역시 고통과 행복이 동시에 존재하지 않느냐고. 《내 인생은 열린 책》은 반짝이는 유머와 통찰력,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소설가 리디아 데이비스 역시 루시아 벌린의 단편소설만이 지닌 매력에 대해 “의외의 구절과 직관, 상황 변화와 유머”라고 말한 바 있다.

침대. 나는 베개를 등에 받쳤다. 할머니가 커스터드와 코코아를 가져다주었다. 할머니가 병자나 저주받은 사람에게 주는 음식. 커스터드는 성찬식 제병처럼 입안에서 녹았다. 나는 할머니가 베푸는 용서와 사랑의 피를 마셨다. 분홍색 천사표 가운을 입은 할머니는 침대 발치에 서서 내가 마시는 것을 지켜보며 기도했다. 마태와 마가, 누가와 요한의 이름으로.
_ 「오르골 화장품 정리함」

박찬욱 감독과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아낀 전설적인 미국 소설가
세상 가장 낮은 곳의 일상을 담은 루시아 벌린의 리얼리즘 소설집


앞서 앨리스 먼로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줄리에타>(2016)를 세상에 내놓았던 스페인의 영화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루시아 벌린의 소설집 《청소부 매뉴얼》을 영화화하고 있다고 한다(현재 프리프러덕션 단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루시아 벌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생전에 남몰래 썼다. 또 그녀는 지독한 알코올중독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온갖 직업을 전전해야 했다. 청소부였던 적도 있었다. 그녀가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담은 리얼리즘 소설들은 놀랄 만큼 재미있지만 동시에 매우 서글프다.”
박찬욱 감독 역시 “루시아 벌린처럼 생생하게 묘사할 문장력만 있다면 누가 여러 사람 모으고 돈 많이 들여서 영화를 찍겠나” 하는 말로 그녀를 추켜세웠다. 이 책은 그녀의 팬을 자처하는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와 같은 오랜 팬들뿐만 아니라 곧 그녀의 팬이 될 새로운 독자들에게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죽으면 저수지에 던진 돌멩이처럼 그냥 사라진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아무 일 없었던 듯 매끄럽게 정상으로 되돌아간다. 그런가 하면 죽고 나서도 오랫동안 주위에 머무는 이들도 있다. 생전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제임스 딘 같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냥 망자의 영혼이 이승을 떠나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친구 세라가 그렇다.
세라는 십 년 전에 죽었다. 그런데도 그녀의 손주들이 무언가 영리한 말이나 오만한 말을 하면 사람들은 곧잘 "꼭 세라 같네!"라고 말하곤 한다.
_ 「동생을 지키는 사람」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그녀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지만 그녀가 죽은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이미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입에 담지 않았다. 세라는 '둔기'에 머리를 맞아 무참히 살해당했다. 그녀와 교제하던 애인이 그녀를 죽이겠다고 몇 번이나 위협했다. 세라는 그럴 때마다 경찰을 불렀지만 번번이 그들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_ 「동생을 지키는 사람」

우리 집에는 내가 무사히 귀가하기를 무릎 꿇고 기도하는 할머니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할머니는 내가 후아레스가 갔었다는 사실보다 택시를 탔다는 말에 더 당황스러워했다. 할머니는 택시를 이용할 때 반드시 유사시에 사용할 후추가루 봉투를 가지고 탔다.
침대. 나는 베개를 등에 받쳤다. 할머니가 커스터드와 코코아를 가져다주었다. 할머니가 병자나 저주받은 사람에게 주는 음식. 커스터드는 성찬식 제병처럼 입안에서 녹았다. 나는 할머니가 베푸는 용서와 사랑의 피를 마셨다. 분홍색 천사표 가운을 입은 할머니는 침대 발치에 서서 내가 마시는 것을 지켜보며 기도했다. 마태와 마가, 누가와 요한의 이름으로.
_ 「오르골 화장품 정리함」

  작가 소개

지은이 : 루시아 벌린
루시아 벌린은 스물네 살에 처음으로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서부의 탄광촌과 칠레에서 보낸 10대 시절, 세 번의 실패한 결혼, 알코올중독, 버클리와 뉴멕시코, 멕시코시티를 넘나들던 생활 반경, 싱글맘으로 네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한 경험 등을 자신의 작품에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반쯤은 자전적인 이 단편선집에서 굴곡진 그녀의 인생 면면을 엿볼 수 있다.1971년부터 1994년까지 그녀는 버클리와 오클랜드에 살며 고등학교 교사, 전화 교환수, 병동 사무원, 청소부, 내과 간호보조 등의 일을 해서 네 아들을 부양하는 가운데 밤마다 글을 썼다. 1994년에는 콜로라도대학교에 초청 작가로 갔다가 부교수가 되어 6년간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건강 문제로 2000년에 교수직을 사임하고 이듬해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다. 말년에는 평생을 괴롭히던 척추옆굽음증으로 허파에 천공이 생겨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았으며, 2004년 암으로 투병하다 사망했다.평생 모두 77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했으며, 작품 대부분은 블랙 스패로 출판사가 낸 세 권의 단편집에 들어 있다. 『향수』(1991), 『안녕』(1993), 『내가 지금 사는 곳』(1999). 이들은 1980년, 1984년, 1987년에 기출간된 단편집에 새로운 작품을 보탠 선집이다. 그중 단편집 『향수』는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벌린은 주로 잡지를 통해 단편들을 발표했다. 작가 솔 벨로가 발행한 잡지 《고상한 야만인》을 시작으로 《뉴 스트랜드》, 《애틀랜틱 먼슬리》, 《뉴 아메리칸 라이팅》을 비롯해 크고 작은 잡지에 작품을 선보였다. 1960년대에는 눈부신 작품 활동을 했지만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삶과 씨름하느라 거의 쓰지 못 했다. 1980년대 말 무렵 네 아들 모두 성장했고 그녀 역시 평생을 괴롭히던 알코올중독 문제를 극복하여, 그때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벌린은 꾸준히 소품을 썼다.

  목차

벚꽃의 계절
동생을 지키는 사람
1956년 텍사스에서의 크리스마스
아내들
오르골 화장품 정리함
여름날 가끔
순찰: 고딕풍의 로맨스
흙에서 흙으로
이별 연습
앨버커키의 레드 스트리트
양철 지붕 흙벽돌집
안개 낀 어느 날
낙원의 저녁
환상의 배
내 인생은 열린 책
1974년 크리스마스
오클랜드의 포니 바에서 있었던 일
딸들
비 오는 날
루브르에서 길을 잃다
그늘
초승달

작가 소개: 루시아 벌린에 관하여
헌사: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다(마크 벌린)
역자 후기: 난파선 같은 인생, 카니발 인생(공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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