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오늘날에는 부스럼이 별것 아닌 피부병이지만 옛날에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무서운 병이었다. 그래서 민간에는 '부럼'처럼 부스럼을 예방하기 위한 풍습이 지역별로 있다. 이 그림책은 그 중에서 추석 전날 밤 진도에서 있었던 옛 아이들의 풍습 '논고랑 기어가기'를 담았다.
부스럼 때문에 고민인 기동이에게 일남이는 할머니에게 들은 비법을 일러준다. "우리 할머니가 그러는데, 옷을 홀딱 벗고 논고랑을 기면 부스럼이 없어진대." 처음에는 거짓말이라고 쏘아붙이던 일남이는 기동이 형도 그 방법으로 부스럼을 고쳤다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달이 휘엉청 밝은 밤, 발가벗은 기동이와 일남이는 옷을 홀딱 벗고, 논고랑을 긴다. 차가운 진흙 속에서 기는 것도 잠시 아이들은 곧 장난기가 발동해 서로에게 진흙을 던져대며 신나게 놀고만다. 얼마나 신나게 놀았던지 아이들은 부스럼에 대해 싹 잊어버리고 만다.
한지의 결을 따라 퍼지는 먹의 자유로움을 그대로 살린 그림에서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흠뻑 느껴진다. 소박하고 잔잔한듯 하면서도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익살맞게 잡아내, 정적인 그림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어린이들에게 선사하는 '국시꼬랭이 동네' 여덟번째 권으로, 동영상과 구연동화를 담은 플래시 DVD를 함께 제공한다.
출판사 리뷰
ㆍ아이북랜드 추천도서플래시 DVD가 들어 있는 새로운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라는 부제 아래, 2003년에 첫 번째 권인 <똥떡>을 발간했던 국시꼬랭이동네가 아홉 살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8년여에 걸쳐 18권까지 발간된 국시꼬랭이 동네는 어느덧 모두가 인정하는 대표적인 우리 창작 그림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잊혀져 가는 정겨운 우리 것, 잊혀져 가는 안타까운 옛 것을 담되, 그 모습은 늘 새롭고자 2011년 봄, 각 권마다 동영상과 구연동화를 담은 플래시 DVD를 넣고, 새 얼굴로 단장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갑니다.
국시꼬랭이 동네는 중심 문화에서 비껴선, 어쩌면 변방처럼 보이는 문화,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소외되고 자칫 놓칠 수 있는,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자투리 문화들을 담아 놓은 문화 박물관입니다. 잊혀져 가는 옛 시절의 놀이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그때 그 시절의 우리의 모습이 언젠가는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값진 유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옛 것의 소중함을 그림책 속에 오롯이 담아 놓았지만 옛 것을 알면서 새 것도 안다는 '온고지신'과 날마다 새롭고자 하는 '일신우일신'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놓치지 않아야 할 덕목이라 생각됩니다.
국시꼬랭이 동네가 처음 발간되었던 그때와 지금은 세상도 사람도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게임에 익숙한 요즘의 어린이들에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구식이 되지 않기 위해 더 친숙하고도 정겨운 그림책으로 늘 거듭나고자 합니다.
옛 아이들이 논고랑을 기며 부스럼을 치료했던 풍습이 담긴 그림책!'논고랑 기어가기'는 추석 전날 밤 진도에서 있었던 옛 아이들의 풍습입니다. 올벼를 베어낸 논에서 아이들이 발가벗고 나이 수만큼 논고랑을 기면 부스럼 같은 피부병을 예방하고 몸이 건강해진다고 믿었어요. 부스럼은 지금은 많지도 않고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지만, 옛날에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갔던 무서운 병이었답니다.
이 이야기에는 아이들의 건강과 땅을 함께 생각하고, 재미있고 신 나는 놀이를 통해 부스럼을 치료하게 했던, 어른들의 깊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한지에 퍼지는 먹의 방향에 따라 자유롭게 그린 기법의 그림이 옛 아이들의 생생한 삶 속으로 안내합니다.
"우리 할머니가 그러는데,
옷을 홀딱 벗고 논고랑을 기면 부스럼이 없어진대."
"체, 거짓말."
"정말이야. 우리 형도 그렇게 해서 부스럼 고쳤는걸."
"진짜야?"
"그럼 멀쩡하게 다 나았어."
발가벗은 기동이와 일남이가 논바닥에 엎드렸어요.
진흙이 맨몸에 닿자
기동이가 차갑다며 엄살을 떨었어요.
"한 고랑만 기면 금세 괜찮을 거야."
일남이가 제법 어른스럽게 한마디 던지고는
논고랑을 기었어요.
작가 소개
저자 : 이춘희
경북 봉화에서 태어났습니다. 안동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방송 구성 작가로 일했습니다. 그동안 쓴 그림책으로 《똥떡》, 《야광귀신》, 《눈 다래끼 팔아요》, 《아카시아 파마》, 《막걸리 심부름》 등이 있고, 저학년을 위한 창작 동화 《나팔귀와 땅콩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