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칼데콧 수상작임을 밝히는 메달을 보지 않더라도, 그림이 주는 독특한 매력이 자석처럼 눈길을 강하게 끌어 당깁니다.
아르메니아의 민족적 색채가 도드라져 있습니다. 목이 말라서 할머니의 우유통에서 우유를 마셨던 여우가 잃어버린 꼬리를 찾기 위해 애쓰는, 옛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옮겼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반복되는 이야기 흐름이 아이들에게 흥겨움과 즐거움을 선물합니다.
화창한 어느 날, 숲 속을 거닐던 여우가 몹시 목이 말랐습니다. 그 때 할머니 한 분도 땔감을 모으려고 숲에 왔습니다. 할머니는 땔감을 주우려고 우유통을 내려 놓았는데, 여우는 그 우유를 다 마셔 버립니다. 할머니는 화가 나서, 놀랍게도, 여우의 꼬리를 싹둑 잘라 버립니다. 그리고 훌쩍훌쩍 우는 여우에게 우유를 구해 오면 꼬리를 돌려 주겠다고 합니다.
여우는 소에게 가서 사정을 말하고 우유를 좀 달랬더니 소는 풀을 가져오랍니다. 들판에 갔더니 들판은 풀을 가져 가려면 물을 달라고 합니다. 시냇물에게 갔더니 항아리를 가져 오라고 하고……. 꼬리를 잘린 불쌍한 여우가 무사히 꼬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출판사 리뷰
여우가 꼬리를 잃어버렸다. 꼬리가 없는 여우라니, 여우는 다른 무엇보다도 친구들에게 놀림 받을 것이 걱정이다.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을까? 목이 마르다고 생각 없이 할머니의 우유를 훔쳐 마셨기 때문이다. 우유 좀 훔쳐 먹었다고 꼬리를 싹둑 잘라 버리다니! 할머니도 참 너무한다 싶지만, 그야말로 옛이야기다운 발상이다. ‘남의 것을 훔치면 안 된다’거나,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라는 단순한 교훈도 옛이야기답지만,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형식이 더욱 그렇다. 우유, 풀, 물, 항아리, 구슬, 달걀, 곡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이런 형식이 그림책으로 옮겨졌을 때, 독자들은 반복되는 말의 재미라는 독특한 즐거움을 얻게 된다.
“전 그걸 암탉님께 드려 달걀을 얻고, 달걀은 유리구슬과 바꾸고, 유리구슬로는 항아리를 얻고……, 우유를 얻어다 할머니께 드려야 해요.” 읽어 주는 사람이야 숨이 좀 찰지도 모르지만 듣는 아이들은 분명 배를 잡고 웃을 것이다. 이런 재미를 어른들도 알아 본 것일까. 이 책은 그림책에 있어서 최고의 상이라 할 수 있는 칼데콧 상을 받았다. 물론 거기에는 노니 호그로지안이 구성한, 옛이야기에 잘 어울리는 화풍의 안정된 그림도 한 몫을 했다. 여우를 비롯한 등장인물의 표정, 그리고 하루를 지내는 동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지는 해 등, 숨어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목이 말라 할머니의 우유를 훔쳐 마셨다가 꼬리를 잘린 여우. 우유를 가져와야 꼬리를 다시 붙여 주겠다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여우는 우선 암소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우유를 얻어 볼까 하지만, 암소가 우유를 거저 내 줄 리 없다. 암소에게 줄 풀을 얻으러 들판에 가니 들판은 물을 가져오라고 하고, 시냇물은 항아리를 가져오라고 한다. 하지만 항아리는 거저 얻나? 항아리를 가진 아가씨는 파란 구슬을, 파란 구슬을 가진 보따리장수는 달걀을, 달걀을 줄 암탉은 곡식을 요구한다.
세상에 정말 공짜는 없구나, 하는 교훈을 뼛속 깊이 새긴 여우. 어쨌든 만나는 이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사연도 점점 늘어나고 꼬리를 못 찾을까 하는 걱정도 깊어 간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만난 방앗간 주인 아저씨 앞에서는 아예 울먹인다. 다행히도 아저씨는 마음이 좋아, 여우의 사정을 듣고는 선뜻 곡식을 좀 내 준다. 당당하게 곡식 주머니를 물고 돌아서는 여우! 이제 여우는 자기가 온 길을 거꾸로 짚어 가서 드디어 꼬리를 되찾는 데 성공한다.
작가 소개
저자 : 노니 호그로지안 (Nonny Hogrogian)
1932년에 태어났습니다. 그림책 부문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칼데콧 상을 두 번이나 받은 작가입니다. 뉴욕에서 태어난 노니는 그림에 조예가 깊은 가족들의 영향으로, 예술적인 표현을 즐기는 분위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르메니아계 부모로부터 민족적 색채가 강한 옛이야기와 시를 듣고 자란 것이 작품들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글자 없는 그림책, 옛이야기를 재구성한 그림책 등 다양한 작품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