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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사람
비룡소 | 4-7세 | 199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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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밤 하늘을 보면, 달 속에 무엇인가가 있는 것처럼 어른거린다. 그래서 옛부터 옥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느니, 선녀 항아가 산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전해왔다. 사람이 달에 발을 내디딘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달은 바라보는 사람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토미 웅거러의 <달 사람>은 이러한 상상에 바탕을 둔 그림책이다.
혼자 높다란 하늘의 달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지구 사람들이 모여 춤추는 모습을 부러워하던 달 사람. 달 사람은 별똥별을 타고 지구로 내려오나, 지구 사람들은 달 사람을 외계의 침입자로 여기고 감옥에다 가둔다. 달 모양이 바뀌면, 달 사람도 모양이 바뀌는 지라, 달 사람은 그믐달이 되자 쇠창살을 빠져나와 무도회장으로 간다. 그런데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고 이웃 사람이 신고하는 바람에 달 사람은 멀리멀리 도망을 치게 된다. 여기서 달 사람은 분젠 반 데르 둥켈 박사라는 과학자를 만나, 지구에서 처음으로 환대를 받고, 결국은 이 사람의 도움으로 달에 다시 돌아가게 된다.
외로운 달 사람이 지구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싶은 나머지 지구로 내려오나 외계의 침입자로 여겨져 큰소동이 일어난다든지, 아무도 달 사람을 환대하지 않는데 사람들에게 잊혀진 과학자인 분젠 반 데르 둥켈 박사만이 달 사람을 알아보고 환대한다든지 하는 내용은 자못 풍자적이다. 지구 사람들하고 생긴 모습이 다른 달 사람은 아무런 근거없이 침입자로 간주되고, 다른 사람들하고 생각이 다른 과학자 반 데르 둥켈 박사는 아무도 인정을 해주지 않으니 말이다.
이 작품은 자신들과 모습이나 생각이 다른 이들을 이 사회가 어떻게 취급하는지 자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다양성이 인정되고 서로에 대한 관용이 있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달 사람은 가장 자기다운 특성 - 달 모양에 따라 자기 모습도 달라지는 것 - 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반 데르 둥켈 박사는 묵묵히 수백 년 동안 연구해왔던 달 나라행 우주선을 발사시킴으로써 과학의 새로운 단계를 개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반 데르 둥켈 박사는 연금술사나 마법사처럼 그려져 있는데, 웅거러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인간 내면의 호기심이라든가 상상의 세계를 잃어버린 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토미 웅거러의 <달 사람>은 어린이에게 과학과 상상과 풍자의 세계를 고루 맛보게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토미 웅게러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해 디자인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도중에 중퇴하고 유럽을 방랑하다가 1956년 미국에 건너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토미 웅게러는 일러스레이터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이너, 만화가, 조각가, 작가로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재주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크릭터》, 《세 강도》, 《모자》, 《제랄다와 거인》, 《달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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