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조선 성종 19년(1488)에 최부가 지은 기록서로, 제주 추쇄경차관(나라에서 시키는 노동이나 병역을 거부하고 도망간 사람을 찾아내어 잡아오는 관리)으로 있던 최부가 부친상을 당하여 급히 돌아오던 중, 풍랑을 만나 중국에 표류하여 온갖 고난을 겪고 반년 만에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왕명에 따라 기록한 책이다.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등 15세기 명나라의 모습이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나와 있다는 사료적인 가치뿐 아니라, 표류라는 극적인 소재와 객관적이면서도 충실한 기록,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으로, 문학적인 면에서도 인정받는 작품이다.
표해록 루트 답사 팀이 찍어온 사진과 저자가 직접 가서 찍은 사진들도 담았다. 최부 일행이 왜구로 오인 받아 힘겹게 심문을 받은 도저성 관아의 모습, 최부가 지나면서 홍문의 개수를 일일이 세었다는 보대교, 당나라 시인 장계가 지은 시 구절 ‘고소성 밖 한산사’로 유명한 한산사 근처의 풍교를 살펴볼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조선 성종 19년(1488)에 씌어진 최부의‘표해록’은 우리에게 낯선 고전이다. 하지만 강원 과학고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김충수 선생은 청소년에게 소개할 우리 고전으로, 주저 없이 ‘표해록’을 꼽았다. 청소년들에게 동서양의 고전을 오늘의 시각으로 쉽고 생생하게 해설해 주는 ‘책 읽는 고래 고전’시리즈 네 번째 책, 『표해록-바다 건너 뭍길 따라 붓으로 그려 낸 명나라 풍경』은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대학 입시 논술 열풍 때문에 고전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청소년들이 고전을 제대로 읽기란 쉽지 않다. 간단한 해설과 요약된 줄거리를 ‘습득’하기에도 시간이 없을 정도니까 말이다. 저자는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요약이나 해설 대신에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통해 독자들을 ‘표해록’의 세계로 초대한다. 한 권을 읽더라도 자기 생각으로 고전을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육 현장에서 몸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록 문학인 ‘표해록’은 글을 직접 읽지 않고서는 그 참맛과 의미를 알기가 어렵다.
고전을 그대로 읽는다니 너무 어렵고 지루하지는 않을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랫동안 국어 교사로 아이들을 만나온 저자의 경험을 살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최대한 쉽게 풀어 썼다. 국어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찬찬히 읽어나가듯, 저자는 꼭 알아야 할 낱말은 놓치지 않고 설명을 달아 이해를 돕고, 단 한 줄의 사진 설명에도 공을 들여, 15세기 조선 선비가 중국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생생하게 전한다.
또한 ‘표해록 더 잘 읽기’를 통해, ‘표해록’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그 시대의 문화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예를 들어 ‘~위’ ‘~사’ ‘~성’ 등 ‘표해록’에 수없이 나오는 지명을 쉽게 이해하는 법을 소개하고(58쪽 표해록에 나오는 지명), 최부가 왜 그렇게 상복을 벗지 않으려고 하는지를 설명하며(56쪽 주문공 가례), 옷차림 속에 나타난 중국인의 생각을 살펴본다(160쪽).
‘이야기 한 자락’이라는 코너를 따로 두어, 와신상담, 맹강녀 이야기, 장량이 병서를 얻은 이야기, 운하를 뚫은 우 임금의 이야기 등 ‘표해록’ 속에 언급된 옛이야기들도 함께 실었다.
"천 리만 가도 풍속이 다르고 백리만 가도 습속이 다른 법입니다. 그대는 우리말이 괴상하게 들린다고 하는데, 나도 그대의 말이 이상하게 들립니다. 습속은 다 그런 거지요. 그러나 하늘이 내려 준 성품은 똑같은 것이어서, 나의 성품 또한 요 임금과 순 임금, 공자와 안회의 성품과 같습니다. 어찌 말소리가 다르다고 해서 의심합니까?" -본문 45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김충수
춘천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였고, 지금은 강원도 홍천고등학교에서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책 속에 파묻혀 지내면서 고전문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고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있답니다. 이따금 미술과 영화의 동네로 산책을 하거나 훌쩍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기도 하면서, 영화와 여행을 핑계 삼은 글을 쓰기도 합니다. 지은 책으로는 청소년을 위한 고전 『표해록-바다 건너 뭍길 따라 붓으로 그려낸 명나라 풍경』, 영화 에세이집 『내 안의 영화』와 『영화, 길섶에서 만나다』가 있습니다.
목차
<표해록>으로 초대합니다.
1.최부, 스스로를 말하다
2.<표해록> 속으로
1권 제주에서 소흥까지
풍랑을 만나 넓은 바다를 표류하다
왜구로 의심을 받아, 모진 어려움을 겪다
영해현에서 소흥부까지
2권 항주에서 천진까지
항주에서 소주까지
양주에서 황하까지
산동 지역에서 천진까지
3권 북경에서 조선까지
북경에 이르러 황제에게 상을 받다, 병을 얻다
산해관을 지나 압록강을 건너다
명나라의 운하와 풍속의 이모저모
<표해록>은 얼마나 소중한 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