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신약성서> 이후 근 4세기 동안 세상을 바꾼 가장 영향력 있는 책으로 손꼽히기도 하는 <방법서설>은 서양 역사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김은주가 다시 쓴 책은 어떤 점이 그런 막강한 파워를 갖게 했는지를 소상하게 추적하고 설명하여 어떻게 이성의 시대라는 물꼬를 터뜨렸는지를 이해시킨다.
저자는 데카르트의 첫 저작물 <방법서설>을 비롯하여 <성찰>, <세계 및 빛에 대한 논고> 등을 고루고루 건드리며 데카르트가 걸어간 과정의 요점들을 날카롭게 끄집어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현대를 사는 현대인 또한, 경험과 감각만을 중시했던 중세 사람들처럼 맹목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계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만든다.
한편 데카르트 원전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롭게 여섯 개의 장으로 재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낡은 마을을 허물고 새 도시를 건축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1장 의심의 동기), 그리고 새로운 건축가는 누구인가(2장 자유롭고 평등한 이성)를 밝힌다.
한편 새로운 건축술은 무엇이고(3장 연역적 방법), 새 도시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4장 기계론적 자연), 새 도시를 받쳐 줄 지반은 무엇인가(5장 코기토와 신) 마지막으로, 이후 실제로 지어진 도시의 모습은 어떠했는가(6장 데카르트 이후)를 이야기한다.그런데 과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해 데카르트 자신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는 이 둘이 다르긴 하지만 서로 분리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과학은 철학에 바탕을 두어야 하고, 철학은 과학을 통해 인류의 복지에 기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카르트의 생각과는 달리, 과학은 자신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던 신학의 품에서 해방된 후 곧장 철학의 품에서까지 떠나버린다. 이렇게 볼 때, 철학이 과학의 토대라는 데카르트의 생각은 근대적 의미의 철학의 시작인 동시에, 과학혁명 안에서 일어난 반혁명이라고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기술의 날개를 달고 최대한의 효율과 풍요를 향해 하늘 끝까지 날아가려는 과학에게, 철학적 성찰이 다 무엇이겠는가? 과학이 보기에 철학이란, 아무 쓸데없이 발목을 붙들고 늘어지는 철 지난 사변에 불과한 것이다. - 본문 75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김은주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5년 동안 국어교사로 근무하다가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스피노자의 사상에 관해 석사 논문을 쓰고 동대학원 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데카르트 및 홉스를 비롯한 17세기 철학자들의 사상을 공부하면서 프랑스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_정신의 내공이 증강되는 의심의 책
프롤로그_[방법서설] . '인간의 시대'를 연 책
1. 의심, 세계에서 인간으로
의심
데카르트, 운명을 점지받다
추측과 아집의 모래 위에 세워진 학문의 세계
세계에서 인간으로
2. 내 이야기로서의 철학
자서전이냐 철학책이냐
나 홀로 책 읽기 : 개인의 등장
우화: 자유롭고 평등한 이성에 대한 호소
자기 훈련을 위해 쓰고, 자기 훈련의 매뉴얼로서 읽히다
3. 방법으로 통일되는 학문의 나무
방법 : 내 눈에 있는 들보 걷어 내기
정신의 네 가지 병과 치료법
연역과 귀납 : 거미의 방법과 꿀벌의 방법
데카르트의 진리 탐구 '방법'
방법과 학문의 나무
오늘날의 과학과 데카르트의 방법
4. 수학적 정신이 그린 세계라는 우화
만물에 목적이 있다고?
x,y,z의 좌표축으로 이루어진 세계
자연의 수학화와 세계라는 우화
5. 우화에서 진리로
과장되고 방법적인 의심
'사물의 첫 얼굴'을 괄호 치고
형이상학적 의심의 터널 속으로
의심에서 확신으로
6. 데카르트 이후 - 새로운 신화가 된 이성
질량 없는 생각이 온 세상을 바꾸기까지
합리성의 결과 : 계몽인가 야만인가
오디세우스의 모험
손익계산 : 상처뿐인 승리?
다시 코키토로
에필로그 _ 진리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일관한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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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