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눈의 여왕으로 상징되는 죄의 세계, 장미로 상징되는 희생과 구원의 세계가 대비되는 안데르센의 걸작 <눈의 여왕>.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림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러시아 화가가 그린 과감하면서도 상징적인 그림도 눈에 띈다.
동화 <눈의 여왕>은 일곱 개의 작은 이야기로 구성된 중편 동화. 옛날 악마가 만들어 낸 거울 조각이 박혀서 눈의 여왕의 성으로 가 버린 카이와,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카이를 찾아 헤매는 게르다의 이야기가 마치 장편 서사시처럼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어느 날 못된 악마가 거울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뭐든지 다 흉측하게 보이는 거울이었습니다. 악마는 거울을 하늘로 옮기다가 그만 떨어뜨려 깨뜨립니다. 산산조각 난 거울은 먼지처럼 떠다니다 사람들의 눈과 마음으로
파고듭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차갑고 잔인하게 변해 버렸습니다.
어느 작은 도시에 카이라는 남자아이와 게르다라는 여자아이가 살았습니다. 둘은 아주 친한 친구여서 마주보는 다락방 장미 정원에서 함께 놀며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이의 눈과 마음에 악마의
거울 조각이 박히고 맙니다. 그 날부터 카이는 못된 아이로 변해 갔습니다. 그해 겨울, 카이가 눈밭에서 썰매를 타며 노는데, 눈의 여왕이 나타나 카이를 눈의 여왕의 성으로 데려가 버립니다.
봄이 되자 게르다는 카이를 찾아 길을 떠납니다. 요술쟁이 할머니 집에 잡혀 지내기도 하고, 카이를 닮은 왕자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다 그만 산적에게 잡혀 산적 소굴로 가게 됩니다. 게르다는 산적
소굴에 사는 비둘기로부터 카이가 눈의 여왕의 성에 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게르다는 즉시 카이를 찾아 눈의 여왕의 성으로 떠납니다. 눈의 여왕의 성에 이르러, 게르다는 눈의 여왕의 호위병들과 한판 싸움을 벌입니다.
이 싸움에서 카이를 향한 게르다의 사랑의 힘이 천사로 변해 여왕의 호위병들을 무찌르고, 마침내 게르다는 카이를 만납니다. 게르다의 뜨거운 눈물에 카이 마음속에 박혔던 거울 조각마저 녹아 내립니다. 또 카이가
게르다를 보고 눈물을 흘리자 카이 눈 속에 박혔던 거울 조각도 빠져 나옵니다. 순간 '영원'이라는 얼음 글자도 맞추어집니다. 게르다와 카이는 손을 잡고 옛날 자기들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어느새 둘은 아이에서 숙녀와
청년으로 자라나 있습니다. 둘은 함께 기쁨의 노래를 부릅니다.
장미꽃 피고 지네.
아기 예수 보이네.
그림책으로 재해석한 안데르센 최고의 걸작 [눈의 여왕]
안데르센이 태어난 덴마크는 유난히 겨울이 길고 추운 나라이다. 추운 겨울이면 하얀 눈이 온 거리를 뒤덮고 매서운 바람이 쌩쌩 몰아치며 창문에는 성에가 마치 얼음 꽃처럼 피어나는 곳이다. 그런 추운
겨울날, 병석에 누워 있던 안데르센의 아버지가 창문에 낀 성에를 바라보며 말했다.
"봐라, 얼음 아가씨가 나를 데려가려고 와 있구나."
이 말은 오랫동안 안데르센의 머릿속에 남았다가 훗날 [눈의 여왕]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동화 [눈의 여왕]은 일곱 개의 작은 이야기로 구성된 중편 동화이다. 옛날 악마가 만들어 낸 거울 조각이 박혀서 눈의 여왕의 성으로 가 버린 카이와,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카이를 찾아 헤매는 게르다의
이야기가 마치 장편 서사시처럼 장대하게 펼쳐져 있다. 특히나 게르다의 여정이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광대해서 직접 여행을 다니는 것 같은 모험심과 박진감이 느껴진다. 이 이야기는 인간을 죄에 빠지게 하는 악마의 거울
조각과 그것에서 구원해 주는 붉은 장미꽃의 상징을 통해, 죄에서 인간을 구원해 주는 기독교적 메시지를 전해 준다.
이번 책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의 동화를 원작으로 삼아, 속도감 있는 글과 환상적인 그림으로 재해석한 그림책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안데르센의 작품들은 대부분 번역 동화집 중심이어서, 본격 감상용
그림책으로 만나 볼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이번 그림책은 '눈의 여왕'이라는 환상적인 캐릭터, 죄와 구원의 문제, 자기 희생을 통한 헌신적 사랑, 위기와 고난 극복, 성숙 같은 많은 원작의 의미들을 그림책으로 밀도
있게 풀어 냈다. 추운 겨울날,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안데르센 최고의 걸작을 그림책으로 감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국내 작가가 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해석한 글
러시아 화가가 그린, 과감하면서도 상징적인 그림
동화 [눈의 여왕]은 수많은 비유와 상징이 곳곳에 녹아 있는 수준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 비유와 상징을 글과 그림으로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다양한 버전의 '눈의 여왕'을 만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이런 시도들이 여럿 있어, 다양한 [눈의 여왕]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풍의 가벼운 그림책을 제외하고 본격 그림책으로 [눈의 여왕]을 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책은 아동문학가 김서정이 글을 써서 원작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좀더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게 재해석했다. 원죄가 생기게 된 배경을 알려 주는 장면을 프롤로그로
설정해서 아이들이 본문과 구별하여 배경으로 받아들이도록 구성했으며, 카이를 찾아 헤매는 게르다의 여정을 박진감 있게 전개해서 아이들이 몰입해서 읽을 수 있게 하였다.
특히 이 작품은 카이를 찾아 헤매는 게르다의 공간 이동이 주요 사건을 이룬다. 때문에 광활한 공간을 어떻게 그리느냐, 속도감 있는 공간 이동 장면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작품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면에서 러시아 화가 키릴 첼루슈킨은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였다. 키릴은 우리 나라에서 두 번째 책을 펴내는 러시아 화가로서, 세계의 의미 있는 고전과 명작을 깊이 있게
이해하여 그림으로 형상화해 왔다. 이번 [눈의 여왕]을 작업할 때에도, 수차례의 작품 탐독과 더불어 캐릭터 연구, 시공간에 대한 설정, 채색 방식 등을 심도 깊게 고민하였고, 원작의 숨은 상징 코드들을 이미지화하여
원작의 깊은 뜻을 정확하게 담아내는 데 주력하였다.
그 결과 여태까지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눈의 여왕'을 순백색의 차갑고 냉철하면서도 손에 잡으면 녹아내릴 것 같은 환상적이고 독창적인 캐릭터로 표현하였다. 또 파격적인 구도와 과감한 구성을 통해, 죄에
빠진 카이의 위기와 카이를 찾아 헤매는 게르다의 고난을 아슬아슬하게 그려 내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색채의 대비가 주요 의미를 지닌다. 눈의 여왕으로 상징되는 '흰빛'에 맞서는 장미꽃으로 상징되는 '붉은빛'. 여기서 붉은빛은 카이와 게르다에게 소중한 옛추억의 아름다운 기억이기도
하고, 죄에 빠진 인간을 구해 주는 예수의 피이기도 하다. 어떤 의미로든 붉은빛은 위기에 처한 카이에겐 구원과도 같은 희망의 빛깔이다. 화가 키릴은 '흰빛 계열의 무채색'과 '붉은색'을 효과적으로 대비시켜 원작의
숨은 의미를 살리면서 '죄와 구원'이 대결하는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사실적인 빛깔에서 벗어난 상징적인 채색 기법은, '눈의 여왕'이 존재하는 가상의 시공간과 그 속에 숨은 종교적, 형이상학적 의미를
되새겨 주기에 효과적이다.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H. C. Andersen)은 1805년 4월 2일, 덴마크의 작은 도시 오덴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구두쟁이, 어머니는 세탁부였고,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열다섯 살이나 많았다.
부모님의 직업도 변변치 못한 데다 친가나 외가도 넉넉하지 못해서, 안데르센은 어릴 적부터 늘 가난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안데르센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곤 했다. 이때 들은 이야기가 이후
안데르센의 문학적 감수성의 밑바탕이 되었다.
안데르센이 일곱 살 되었을 즈음, 유럽은 나폴레옹 전쟁이 한창이었다. 안데르센의 아버지는 열렬한 나폴레옹 지지자여서 독일과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쟁에 패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전쟁의 패배가 큰 상처가
되었던지, 안데르센의 아버지는 정신병에 시달리다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만다. 안데르센의 나이 열한 살 때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번에는 이웃에 사는 목사 부인이 안데르센을 문학의 세계로 안내해 주었다. 안데르센은 이 시기에 세익스피어와 괴테 등을 읽으면서 막연히 문학가로서의 꿈을 꾸었다.
하지만 생활은 여전히 궁핍해서, 열네 살 무렵 안데르센은 드디어 고향을 떠나 대도시 코펜하겐으로 향한다. 아름다운 미성을 살려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안데르센이 찾은 대도시는 냉혹하기만
했고, 어디서도 안데르센을 받아주는 극장이 없어서 굶기를 밥먹듯했다. 다행히 왕립음악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음악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만, 감기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는 불행도 닥친다. 이제 노래마저 못
부르게 된 안데르센은 배우가 되려고 했지만, 결국 그 꿈도 이루지 못한 채 극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후견인의 도움으로 코펜하겐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문학을 공부할 기회도 얻는다.
얼마간의 습작기를 거친 안데르센은 이탈리아 여행기를 묶은 [즉흥시인]을 발표해서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린다. 또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단편 환상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서, 첫 번째 창작 동화집이
[어린이들을 위한 옛날 이야기]를 펴낸다. 전래 이야기의 채록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는 것이 당시로선 파격적인 일이었다. 때문에 비평가들로부터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독자로부터는 극적인 재미와 감동,
그 속에 녹아 있는 주제 의식 덕분에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이후 안데르센은 유려한 문체와 문장으로 [동화집], [그림 없는 그림책], [새로운 동화와 이야기 집] 같은 동화집을 썼다.
안데르센의 동화에는 개인적인 가족사가 반영되어 있다. 어려운 가정 환경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안데르센은 종종 동화에서 불우한 가정사를 그려서 어린 시절을 되돌아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성냥팔이
소녀]도 그런 작품 가운데 하나다. 한편 안데르센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젊은 시절 여성에게 받은 실연의 상처를 잊지 못해서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안데르센의 동화에는 여성이 비현실적이고 버림받는 왜곡된 이미지로
그려진 작품들이 있다. 자기 목소리까지 바쳐 왕자를 찾아가지만 결국 버림받는 [인어 공주]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도 그런 작품이다. 그럼에도 안데르센은 [미운 오리 새끼] [눈의 여왕]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같은 주옥 같은 작품으로 전 세계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해 왔다.
평생 작품 창작에 온 열정을 쏟으며, 여행과 명상으로 세월을 보내던 안데르센은 1875년 8월 4일, 건강이 악화되어 생을 마감하였다. 안데르센의 장례는 덴마크 전 국민의 애도 속에 국장으로 치러졌으며,
이후 그의 고향 오덴세는 안데르센 마을로 지정되어 오늘날까지 그의 업적과 작품 세계를 기리고 있다.
안데르센 걸작 그림책 시리즈
올 2005년은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이 태어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로, 덴마크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국제적 단위의 행사를 준비중이다. 웅진에서도 이번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5권의
안데르센 걸작 그림책을 펴낼 예정이고, 그림책 완간과 함께 '안데르센 걸작 그림책 원화 전시회'를 기획중이다.
웅진 안데르센 걸작 그림책은 아동문학가 김서정이 글을 쓰고, 러시아와 국내외 유명 화가 5명이 그림 작업에 참여한다. 이번 [눈의 여왕]을 시작으로 2005년 4월까지 총 5편의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출간 예정 작품은 다음과 같다.
[인어 공주] 김서정 글|율리아 야쿠시나 그림
[미운 오리 새끼] 김서정 글|오승민 그림
[나이팅게일] 김서정 글|김동성 그림
[벌거벗은 임금님] 김서정 글|소윤경 그림
작가 소개
저자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안데르센은 덴마크의 오덴세에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라는 이름은 안데르센이 루터교회에서 세례 받을 때, 대부모(代父母)가 붙여 준 이름이다. 안데르센의 집안은 할머니가 병원에서 청소부로 일할 정도로 가난했지만, 안데르센의 성장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독실한 루터교회 신자인 어머니는 안데르센에게 예수를 공경하는 순수한 기독교 신앙을 심어주었고, 아버지는 인형극과 독서를 통해 어린 그에게 옛날이야기와 <아라비안 나이트>를 자주 들려주며 상상력과 교양을 심어 주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가장의 자리가 비게 되자 안데르센 소년은 어린나이에 공장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빨래를 대신해주는 일을 했다. 1819년에는 연극배우의 꿈을 품고 코펜하겐으로 갔으나, 변성기 이후 목소리가 탁해지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더구나 가난 때문에 정규교육을 받지 못해서 문법과 맞춤법이 엉망인 그의 연극대본은 극단 주에 의해 반송되었기에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극심한 마음의 고통에 시달렸다. 다행히 그의 작가로서의 재능을 알아본 국회의원 요나스 콜린의 후원으로 라틴어 학교에 입학했으나, 안데르센이 시를 쓰는 것을 싫어하는 교장과의 갈등 때문에, 5년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1828년 코펜하겐 대학교에 입학하였다. 몇 편의 희곡, 소설을 쓰면서 작가로서의 재능을 드러낸 안데르센은 《즉흥시인》(1834)으로 문학계의 호평을 받았다. 1835년부터 본격적인 동화 저작에 들어갔는데, 어른들도 읽을 정도로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1872년까지 발표한 총 160여 편의 동화 작품은 모두 유명해졌다. 62세 때 그는 고향 오덴세의 명예시민으로 받들어졌으며, 그가 1875년 병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는 그 장례식에 덴마크 국왕과 왕비가 참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