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물 위에 떠있는 아름다운 베니스에서 펼쳐지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이야기가 환상적인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젊고 잘생기고 부유한 베니스의 왕자가 마음 속에서 끝없이 솟아나는 이기적인 욕심이 덧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가 섬세하게 직조된다.
책장을 펼치면 비취색 운하 위에 곤돌라가 한가롭게 떠다니고,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테라스에 아름다운 청년이 서 있다. 아름다운 꽃이 수놓아진 비단으로 만든 옷을 입은 이 청년은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모든 걸 가진 베니스의 왕자님이다.
돈과 명예, 아름다운 용모를 가진 왕자가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자기보다 더 많은 걸 가진 경쟁자가 나타나는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왕자의 우려가 현실화된다. 베니스 왕자보다 더 많은 황금을 가진 북쪽 나라 왕자가 리알토 다리 근처에서 화려한 축제를 연다는 소리가 들려 온다.
'허영'이라는 인간의 심리를 펼쳐보이는 이야기 솜씨도 멋지지만, 중세 시대의 아름다운 미술품을 보는 듯한 그림들도 너무도 멋있다. 화려한 왕자의 옷차림, 귀부인과 진귀한 보석, 사치스러운 무도회, 검푸른 물에 비친 북쪽 왕자의 모습은 화려하고 웅장하면서도 절도있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왕자가 잠시 발코니에 머물러 있을 때였습니다. 발코니 아래로 곤돌라 한 척이 신기하리만치 고요하게 미끄러져 오고 있었습니다. 뱃사공도 살아 있는 사람이라기보다는 그림자 같았습니다. 배 안에는 흰 가면을 쓰고 화려한 망토를 걸친, 낯선 사람이 반쯤 몸을 힌 채 쿠션에 기대어 있었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망토 앞에선, 왕자의 옷을 뒤덮고 있는 보석들도 초라해 보일 뿐이었습니다. 다이아몬드도 진주도 눈 깜짝할 사이에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낯선 이의 망토는 불그레한 새벽빛을 띠더니 이내 에메랄드가 쏟아지듯 푸르른 빛을 매뿜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신비한 힘이 망토에 깃들어 있기에 그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