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논어『논어』는 나 자신의 주체성을 잃지 않으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법과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태도에 관해 공문제자孔門弟子와 담론한 주옥같은 말과 행동을 그의 제자들이 적어 두었던 글을 모아 오랜 시간을 들여 완성한 기록물이다. 공자孔子와 여러 제자가 나누었던 대화의 기록은 위대한 고전을 넘어 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토론과 해석의 시작을 담은 텍스트’다.
공자와 제자들의 생생한 문답 속에 담긴 '질문하는 힘' 흔히 『논어』를 고리타분한 옛말로 치부하지만, 『논어』만큼 질문과 답변의 역동성이 살아있는 텍스트는 드물다. '클래식 아고라 시리즈'가 주목한 『논어』의 본질은 제목 그대로 논[論, 토론하다]’하고 ‘어[語, 이야기하다]’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 본서는 공자가 제자들마다 다른 기질과 상황에 맞춰 어떻게 다른 답변을 내놓았는지, 그리고 그 답변이 어떻게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졌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논어』는 박제된 고전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소통의 기술'이자 '집단 지성의 원형'이다. 공자와 제자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과 유머,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이 오가는 대화법을 통해 건강한 비판 정신과 존중의 가치를 타인과 부딪히며 최선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바람직한 토론의 장을 『클래식 아고라 09 논어』로 경험하기를 바란다.
『클래식 아고라 09 논어』는 엄밀한 문헌학적 분석과 사상적 깊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의미를 명료하고 힘 있는 '현대 한국어'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번역의 원칙은 원문의 역사적, 사상적 맥락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의 삶에 의미 있는 ‘울림’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였다. 『논어』가 강조하는 '자기 성찰과 배움'과 '더 나은 공동체를 향한 열망'을 본서로 새로이 읽으며 우리 각자의 삶과 우리 사회를 더욱 인간다운 방향으로 가꾸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이상적 인간, 어떻게 될 것인가 수많은 주제를 다루는 『논어』. 그 중심에는 '어떻게 이상적인 인간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다.
공자는 이 질문에 관해 여러 답변을 했으나 요약하자면, 인仁, 예禮, 그리고 군자君子 이 세 가지가 핵심 개념이다. 공자 자신도 감히 이루었다고 말하지 못할 만큼 높은 경지의 이상 인仁. 인仁은 공자 사상의 최고 덕목이자 궁극적 목표다. 또한 공손함恭, 너그러움寬, 믿음직함信, 민첩함敏, 은혜로움惠이라는 다섯 가지 구체적인 실천 덕목을 통해 인이 드러난다고도 말한다.
현대인에게 ‘예절’이나 ‘의례’는 종종 공허한 형식주의나 낡은 관습으로 치부되기 쉽다. 그러나 공자에게 예禮는 인仁이라는 내면적 가치를 담아내고 실현하는 필수적인 외적 형식이었다. 예는 국가의 제사나 관혼상제와 같은 거창한 의례부터 부모를 섬기고 어른을 공경하며 친구를 대하는 일상생활의 모든 규범과 예절을 포함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사회 질서의 틀을 제공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에게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조절하고, 내면의 인간다움[仁]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며 수양할 수 있는 실천적 도구가 된다.
군자君子는 공자가 제시한 유교적 인간 이상형이다. 끊임없는 배움[學]과 자기 수양을 통해 완성되는 인격체를 뜻한다. 중요한 것은 군자는 노력을 통해 '성취'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누구에게나 군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음을 의미하며, 유교가 가진 교육 지향적이고 평등주의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수백 년간 동아시아 사회의 사상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선사한 『논어』를 천천히 읽으며 나의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과 조화로운 공존을 이루려는 시도를 실천해 보기를 바란다.

1-1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고대로부터 전해진 문헌과 예악禮樂에 맞는 몸가짐을 배워서 그 뜻을
알게 되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항상 그것을 익히면 얼마나 기쁜가? 동문同門의 벗이 먼 곳으로 부터 와서 함께 익힌다면 얼마나 즐거운가? 이렇게 이루어진 나의 덕을 남이 알아주지 않는데도
성내지 않는다면, 얼마나 군자다운가?
• 열說과 낙樂의 이유: ‘낙樂’보다 ‘열說’이 더 깊다. 배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배움을 통해서
도달하려고 한 것이 있었다. 예의 전문가. 특히 예의 경우라면, 배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익혀야 하는 것이었다.
• 군자君子: 귀족으로서 재덕이 출중한 남자에 대한 호칭이다. 일반적으로 ‘소인小人’ 또는
‘야인野人’과 상대되는 호칭이다.
-「學而」第一
13-5 子曰: “誦詩三百, 授之以政, 不達, 使於四方, 不能專對, 雖多, 亦奚以爲?”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시 삼백 편을 암송하게 한 다음 나랏일을 맡겼는데 그 일을 분명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른 나라에 사신 임무를 주어 보내었는데 혼자서 제대로 응대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다독多讀한다 해도 무슨 소용인가?”
• 춘추시대 외교 활동과 시詩: 춘추시대 외교 무대에서 『시詩』를 활용하는 능력은 사신使臣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이었다. 『시詩』는 당시 여러 제후국의 지식인과 귀족이 공유하는
교양 지식이었다. 각기 다른 방언과 관습을 가진 나라 사이에서 『시詩』는 공통의 언어이자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
당시 외교관들은 연회나 공식 석상에서 자기 뜻이나감정, 정치적 입장 등을 직접 언어로
드러내기보다 『시詩』 구절을 인용하거나 읊어서 은유적이고 완곡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썼다.
이는 매우 세련되고 교양 있는 외교적 수사법이었다. 사절로서 상대방이 읊는 시의 의미와
그 속에 숨겨진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은 필수적이었다. 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외교적 메시지를 놓치거나 오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상황에 맞는 시 구절을 적절하고
능숙하게 인용하며 응대하는 것은 사신 개인의 높은 교양 수준과 외교적 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파견한 국가의 문화적 수준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었다. 사신으로 나가 이런 외교적 수사에 제대로
응대하지 못한다면 외교 사절로서의 임무를 완수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子路」第十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