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도시의 고독한 사랑, 의식의 심연, 성장의 미세한 떨림을 한 권에 묶었다. 「백야」, 「지하에서 쓴 수기」, 「작은 영웅」은 서로 다른 결로 인간 내면의 세 층위를 드러내며, 고독과 욕망, 자기 성찰과 세계 인식의 혼란을 정밀하게 보여준다. 세 작품은 길이와 형식은 달라도 하나의 질문을 중심으로 공명한다.
하얀 밤의 서정 속에서 환상과 현실의 충돌을 그린 사랑의 이야기, 과도한 의식이 인간을 행동 불능으로 이끄는 고백록, 어린 시선으로 처음의 사랑과 동경을 포착한 성장 서사가 이어진다. 번역본의 흐름은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전달하며, 기쁨과 상실, 냉혹함과 연약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인간의 복합성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세 편을 함께 읽는 경험은 도스토옙스키를 이해하는 세 개의 입구가 된다. 서정과 추락, 성장이라는 상반된 방향에서 인간을 비추되, 끝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하나의 물음으로 수렴한다. 독자에게 자신과 세계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문학적 장치로 기능하는 작품집이다.
출판사 리뷰
『백야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은 도스토옙스키의 주요 단편 세 편-「백야」, 「지하에서 쓴 수기」, 「작은 영웅」-을 한 권에 담아, 인간 내면의 세 층위를 서로 다른 색채로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각 단편은 길이와 구조는 다르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경험하는 고독, 욕망, 자기 파괴적 성찰, 그리고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의 혼란을 정밀하게 드러내었다. 번역본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세 작품은 마치 서로 다른 음색을 가진 악기지만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조화롭게 울리는 데서 오는 묵직한 공명을 만들어냈다.
「백야」는 도시 외곽의 쓸쓸한 방에서 홀로 살아가는 청년이 하얀 밤을 배경으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사랑을 경험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고독 속에서 무한한 상상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가다가, 어느 밤 낯선 여인을 만나며 처음으로 누군가와 세계를 공유한다는 감각을 얻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마치 백야의 빛처럼 찰나적이며, 그 꿈같은 시간은 곧 현실의 벽 앞에서 사라지고 만다. 번역본에 흐르는 청년의 독백은 결핍과 희망이 한데 얽힌 감정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담아내었고, 독자로 하여금 ‘기쁨과 상실이 같은 순간에 존재할 수 있다’는 기묘한 진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하에서 쓴 수기」는 인간 의식의 어두운 바닥을 향해 내려가는 독특한 형식의 고백록이다. 이 작품의 화자는 상처받기 쉬우면서도 극도로 오만하고, 타인을 경멸하면서 동시에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순적 존재로 그려졌다. 그는 병든 듯한 자기 분석 속에서 자신의 악의, 비굴, 자학, 미묘한 향락까지 모든 감정을 드러내며, 그 과정에서 독자는 그가 스스로를 찢어발기듯 서술하는 심리 상태를 그대로 마주하게 된다. 번역본은 특히 그의 ‘과도한 의식’이 어떤 방식으로 인간을 행동 불능의 상태로 이끄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하였다. 그는 자신의 모순을 이해하면서도 벗어나기를 거부하고, 세계를 비웃으면서 스스로에게도 냉혹한 판단을 내렸다. 이 모든 흐름은 단순한 자기연민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가장 비틀린 층위를 보여주는 문학적 실험이자 철학적 탐구로 기능하였다.
「작은 영웅」은 정반대의 결을 지닌 작품으로, 어느 아이가 자신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의 세계를 경험하는 어른들을 몰래 관찰하며, 스스로도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과 질투, 동경을 깨닫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번역본의 서술은 어린 화자의 시선에서 세계가 얼마나 거대하고 미묘하게 흔들리는가를 자연스럽게 담아내었고, 어른들의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서 아이가 감지하는 심리적 긴장과 환상은 독자에게 어린 시절 감정의 예민함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이 작품집은 도스토옙스키라는 거대한 작가를 이해하기 위한 세 개의 입구처럼 기능한다. 한쪽에는 빛이 깃든 사랑의 서정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의식의 심연을 향한 무거운 추락이 있으며, 또 다른 쪽에는 성장의 문턱에서 발견되는 미세한 떨림이 존재한다. 세 작품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인간을 바라보지만, 최종적으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동일한 질문에 서로 다른 해답을 건넨다. 그 질문들은 단순한 진술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자신과 세계를 다시 돌이켜보게 하는 문학적 장치가 되었다.
출판사 서평
『백야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은 도스토옙스키라는 거대한 작가의 세계를 하나의 축으로 묶어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세 작품은 서로 완전히 다른 결을 지니지만, 그 차이만큼 인간 존재의 다양한 층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번역본을 기반으로 읽어보면, 각 인물들이 경험하는 감정의 움직임과 심리적 변화는 무척 사실적이면서도 문학적으로 정제되어 있어, 현대 독자에게도 깊은 공감을 일으킨다.
「백야」는 외로운 청년이 꿈꾸는 세계와 실제 세계의 간극을 보여주며, 인간이 스스로 만든 환상 속에서 어떻게 위안을 찾고, 그것이 현실과 충돌하는 순간 어떤 감정적 붕괴가 찾아오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주었다. 이야기의 분위기는 유려하며, 특유의 서정은 이야기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지만, 그 속에는 결코 가벼움으로 환원되지 않는 고독의 그림자가 자리한다.
그러나 바로 다음 작품인 「지하에서 쓴 수기」는 그 분위기를 송두리째 뒤집는다. 지하 인간의 독백은 불편하고, 때로는 모순적이며, 읽는 이를 거부하듯 공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 고백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내면의 복잡함은 많은 독자에게 특별한 충격을 남긴다. 그는 이성적 판단 앞에서도 흔들리고, 합리적 선택을 알면서도 고집스레 그 반대로 향하며, 스스로를 비웃고 스스로를 짓밟으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이는 도스토옙스키가 인간이라는 존재를 얼마나 정교하게 해부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며, 작품의 불편함은 곧 작품의 진실성으로 이어졌다.
「작은 영웅」은 다시 감정의 결이 바뀌어, 성장의 문턱에서 어린 화자가 경험하는 사랑과 동경, 부끄러움의 감정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아이의 눈에 보이는 어른들의 세계는 기묘하게 왜곡되면서도 동시에 아름답게 보이고, 그곳에서 탄생하는 감정의 변화는 독자에게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 세 작품을 함께 읽으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하나의 정서나 하나의 논리로 결코 설명될 수 없는 다층적 존재임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의 무력함과 강함, 사랑과 분열, 서정과 냉혹함을 모두 포착하였고, 그의 문학은 그 충돌 속에서 빛을 발했다. 『백야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은 한밤의 고독, 의식의 소음, 성장의 떨림을 한 권에 담아내어, 독자가 인간 마음의 가장 섬세한 결을 다시 느끼도록 이끌어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1821년 모스크바에서 의사였던 아버지와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 슬하의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공병학교를 졸업하였다. 1842년 소위로 임관하여 공병 부대에서 근무하다 1844년 문학에 생을 바치기로 하고 중위로 퇴역한다. 도스토옙스키는 톨스토이와 투르게네프 같은 작가들과는 달리, 유산으로 받은 재산이 거의 없었기에 유일한 생계 수단이 작품을 쓰는 일이었다. 1849년 4월 23일 페트라스키 금요모임사건으로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사형집행 직전 황제의 사면으로 죽음을 면하고 시베리아에서 강제노역한다. 1854년 1월 강제노역형을 마치고 시베리아에서 병사로 복무한다. 1858년 1월 소위로 퇴역하고 트베리에서 거주하다 1859년 12월 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한다. 1857년부터 불행한 결혼생활을 함께했던 아내 마리야 이사예바가 1864년 4월 폐병으로 사망한다. 그해 6월 친형이자 동업자였던 미하일이 갑자기 사망한다. 1866년 잘못된 계약으로 급히 소설을 완성해야 했던 작가는 속기사 안나 스니트키나를 고용하여 《도박사》와 《죄와 벌》을 완성하고 이듬해 1867년 2월 속기사와 두 번째로 결혼한다. 1867년 아내와 함께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럽의 여러 도시를 떠돌며 《백치》, 《영원한 남편》, 《악령》 등을 쓴다. 해외에서 거주하는 동안 세 아이가 태어난다. 작가가 46세일 때 태어난 첫 달 소피야는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사망한다. 작가에게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안나 스니트키나는 작가의 마지막 날까지 든든한 옆지기로 남는다. 1881년 1월 28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부를 구상하고 있던 도스토옙스키는 앓던 폐기종이 악화되어 숨을 거둔다. 1881년 2월 1일 장례식을 찾은 6만여명의 인파가 떠나는 작가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다. 도스토옙스키는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티흐빈 묘지에서 안식하고 있다. 대표작은 《가난한 사람들》, 《백야》, 《분신》,《죽음의 집의 기록》, 《지하에서 쓴 회상록》, 《도박사》,《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이 있다.
목차
백야 7
첫 번째 밤 9
두 번째 밤 30
나스첸카의 이야기 51
세 번째 밤 70
네 번째 밤 81 아침 98
지하에서 쓴 수기 105
1부. 지하 107
2부. 젖은 눈을 핑계로 166.
작은 영웅 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