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희망은 가장 극한에서 피어난다”‘극한 생존’의 시대, 극한 환경 속 동물들이 보내는 희망의 신호
✦ 최재천 교수, <가디언> 등 유력지 강력 추천
✦ 영국 과학 작가 협회 최우수 기사상 수상 작가
물속에서 반년 동안 숨을 쉬지 않는 거북, 겨울에 몸을 얼렸다가 부활하는 송장개구리, 고온의 사막에서 1초에 1미터를 달리는 사하라은개미, 체르노빌 출입금지 구역에서 방사선을 먹고 사는 미생물, 심지어 우주를 여행한 완보동물까지 지구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동물들을 한 권으로 만나다.
《극한 생존》은 영국 최우수 과학 기사상을 수상한 과학 작가 알렉스 라일리가 전 세계 극한 환경의 생명들을 만나며 탐구한 기록이다. <가디언>과 세계적인 서평 전문지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 및 다수 과학 전문 매체들이 “탁월하다”며 주목했다. 또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명예교수는 “체르노빌에도 생명이 이어질 것이며 지구 밖 외계 어딘가에도 이름 모를 생명체가 존재하리라는 기대를 저버릴 수 없도록 만든다”며 추천을 남겼다.
이 책은 단순한 ‘신기한 동물’ 모음집이 아닌, 극한 생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배움을 주는 생명의 찬가다. 자연의 세계에서 동물만이 알 수 있는 생존 전략을 담아, 인간은 결코 예상하지 못할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극한의 공간을 극복한 생명체들은 인류가 여전히 살아 숨 쉴 미래를 상상하게 만든다. 거대한 재난과 변화 앞에서도 여전히 이어지는 삶의 형태를 보며, 우리는 종을 떠나 하나의 생명으로서 경이로움과 희망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과학을 넘어선 감동, 자연에서 찾는 희망
방구석에서 탐험하는 극한 환경 속 경이로운 생명의 세계끓는 물 속에서도 30분간 살아남고 섭씨 영하 200도의 차디찬 액체 헬륨 안에서도 7개월간 살아남으며 1,000기압의 압력과 강한 방사선은 물론 다양한 유독 가스에도 살아남는 동물이 있다. 심지어 우주여행을 하고도 살아남은 생명체, 바로 ‘완보동물’ 이야기다. 의외로 귀여운 생김새를 가졌으며 느릿한 몸짓으로 인해 ‘물곰(water bear)’으로도 불리는 이 동물은 거의 타의로 생명을 빼앗을 방법이 없는 초능력 동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완보동물과 같이 《극한 생존》 속 동물들은 경이로운 회복력과 창의성을 보인다. 그들은 인간의 관점에서 생존의 당연한 조건이라고 여겨지는 ‘물, 산소, 먹이’가 없는 환경에서도 살아남는다(1부 ‘생존의 비밀’). 생존의 중요한 비결은 ‘다름’이다. 극한 동물들은 살기 가혹한 환경이지만 그래서 경쟁자가 없는 틈새 서식지 ‘니치(niche)’를 찾는다. 그리고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쓴다. 예를 들어 햇빛이 부족한 겨울, 물속에서 산소 없이도 몇 달간 생존할 수 있는 붕어는 신진대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뇌세포를 계획적으로 손상시킨다. 흔히 기억력이 안 좋은 동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붕어에게 뇌세포 손상과 그로 인한 기억 상실은 사실 ‘사소한’ 문제다. 당장 커다란 문제 앞에서 붕어는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끌어다 쓴다. 놀라운 사실은 붕어가 뇌세포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겨울의 기억은 사라져서 없겠지만, 다시 하나의 동물로서 자생할 수 있다.
자연에서의 생존은 보통 ‘경쟁’으로 인식되지만, 실은 생존이란 자신이 있을 하나의 장소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기도 하다. 한 동물이 그 장소에서 그 모습으로 존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인간 중심의 선입견을 깨고, 진화를 통해 오랜 시간 길러진 동물들의 적응력과 창의성에 놀라게 만드는 이 책은 자연과 생명, 그리고 실존에 관심 있는 모두에게 ‘읽는 과학 다큐멘터리’로서 즐거움을 선사한다.
소설보다 극적인 자연의 창의적 서사
극한 환경 속 동물에게 배우는 생존 전략과 지혜《극한 생존》은 재미와 경이로움을 넘어 극단적인 환경에 사는 동식물을 통해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인간이 살아남기 불가능한 지구의 가장 뜨거운 곳과 차가운 곳, 그리고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에서 사는 동물들은 어떻게 생존할까? 이들은 극한 환경에 적합한 몸의 기능을 장착해야만 한다(2부 ‘극한 환경과 진화’).
사하라은개미는 극고온의 사막에서 1초에 1m를 내달린다. 달리면서 몸이 땅 위로 잠시 떠오르면 열기를 덜 받을 수 있다. 지면의 온도가 거의 섭씨 60도에 달하더라도, 단 1센티미터 위쪽이 20도나 더 시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개미의 비결은 의외로 규칙적인 ‘휴식’이다. 먹이 채집 시간의 최대 4분의 3을 휴식 시간으로 쓴다. 한편 큰뒷부리도요는 기압이 낮은 초고도 하늘에서 열흘 가까이 쉬지 않고 따뜻한 곳을 향해 날아가며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인다. 이 동물 역시 비행 후에는 거의 죽은 듯이 잠을 청한다.
이렇듯 자연의 놀라운 능력이란 결국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써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고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속의 생태계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의 세계가 생존을 위해 얼마나 체계적이고 창의적인지 깨닫게 된다. 또한 상당히 많은 동식물의 생존 비결이 아직 미지의 비밀로 신비롭게 남아 있다는 사실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생명은 길을 찾는다”
한계 너머의 생명에게 배우는 삶의 의미생명은 불가능해 보이는 한계를 넘는다. 책의 말미에는 아무 빛이 없는 지하 세계의 작은 생명체들과 어둠 속에서 형체뿐만 아니라 색도 구분하는 나방이 등장한다. 또한 체르노빌 출입금지 구역에서 되려 방사선을 에너지 삼아 성장하는 미생물 이야기가 나온다(3부 ‘빛과 방사선’).
늘 그렇듯 생명은 길을 찾는다. 약 20억 년 전, ‘지구가 겪은 가장 큰 오염 위기의 순간’으로 불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남세균이 광합성의 힘을 발견해 산소가 거의 없는 지구에서 산소로 숨 쉬는 지구로 변화한 것이다. 당시 지구에 살던 혐기성 생물은 질식했고, 지금의 생명체들이 자리했다. 이처럼 지구가 어떤 환경에 놓이든 ‘생명’ 자체는 길을 찾아낸다. 인간의 삶 또한 미래를 알 수 없지만, 때로는 생존을 위해 견디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극한 생존》 속 기후 위기를 마주하는 동물들처럼, 갈수록 가혹해지는 환경에 견디는 것 자체가 이미 최선의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체들의 생존 전략은 과학적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은 과학적 사실 그 이상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참고 버티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큰 성취다.” _‘옮긴이의 글’ 중에서

물, 산소, 음식, 추위, 압력, 열, 어둠, 방사선 등 생명에 꼭 필요한 요소가 전혀 없거나 지나치게 많은 극한 환경을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 삶의 여정이다. 지구상의 이런 극한 환경은 마치 머나먼 행성과 위성으로 향하는 관문과도 같다. 한때는 생명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되던 그곳들이 이제는 지구 밖 생명을 추적하는 천체생물학자들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또한 동물이 환경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방식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질병 치료와 세포 및 장기 보존에 필요한 통찰을 얻는다. 그러나 다양한 스트레스 환경을 마주할 때, 우리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이 책의 중심 주제인 회복력과 창의성이다.
생명체가 극한 환경에 끌리는 경향을 설명하는 과학 용어는 없다. 인류학자 겸 과학 작가였던 로렌 아이슬리는 1957년에 저서 《광대한 여정(The Immense Journey)》에서 이 경향을 ‘현실에 대한 생명체의 영원한 불만’이라는 감정적 끌림으로 설명하려 했다. 그는 ‘새로운 환경으로 나아가려는 끝없는 습성’ 덕에 생명체가 가장 비현실적인 상황에도 적응할 수 있다고 적었다. 진화는 필연적으로 모험 지향적이다. 아니면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이언 말콤 박사의 말처럼 “생명은 길을 찾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