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1. 진도 상엿길 / 실외 / 낮
눈부신 대낮, 고요한 마을 골목을 울리며 상엿소리가 집을 나선다.
상여 앞뒤로 늘어선 사람들 사이에 만장들이 높이 휘날린다.
먼 들판 길까지 이어지는 긴 행렬은 망자를 모시고 가는 마지막 길을
엄숙하면서도 애달프게 노래한다.
길잡이 안녕.
광대 안녕. 너희들 길을 잃었구나.
수민 (자리에서 일어나며) 누구세요?
길잡이 우리는 꼭두라고 한다.
수민 꼭두요?
시중 그래, 꼭두. 우리가 너희를 도와줄 수 있어.
할머니 고맙다…. 이 꽃신, 너희 엄마가 사줬는데 내가 너무 아껴서
서랍에 넣어두고 그만 잊었단다.
한 번도 못 신었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후회되더라.
그래서 이제 신고 가려고….
동민 할머니, 어디 가는데요?
할머니 응, 할머니 놀러 가는 거야.
동민 어딘데요?
할머니 먼 데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태용
영화감독. 1999년 장편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으로, <가족의 탄생> <만추> <원더랜드> 등 몇 편의 장편영화와 <그녀의 전설> <피크닉> <그녀의 연기> 등 다수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연극 <매혹>, 국악극 <꼭두>, 무성영화극 <청춘의 십자로>, 필름 판소리 공연 <춘향> <심청> 등 영화뿐 아니라 공연예술 연출도 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계와 소통에 관련된 관심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