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89그루의 명화 이야기라는 나무로 이루어진 ‘숲’이자 89가지 기상천외하고, 은밀하고, 흥미진진한 명화 이야기라는 재료로 만들어진 ‘통조림’이다. 세계 명화도 ‘통·조·림’ 방식으로 읽으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진실들이 베일을 벗고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일테면, 이런 질문을 던져 보자. ‘위대한 화가들은 자기 작품 속에 무엇을 은밀히 감춰 놓았을까?’밀레와 그의 작품을 연구한 미술사가들에 따르면, 이 그림은 밀레가 실제 풍경을 직접 보고 스케치한 것이 아니다. 머릿속 상상으로 구도를 잡고 계획해서 그려 낸 작품이라는 말이다. 그 탓일까? 훗날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밀레의 <만종> 속에 깜짝 놀랄 만한 비밀이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달리가 밝혀낸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달리는 무엇을 근거로 그런 주장을 했을까? 우선, 그는 그림 속 부부 사이에 놓인 바구니에 주목했다. 그 바구니가 어쩐지 생뚱맞고 어색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바구니에 담긴 것은 수확한 작물이 아니라 부부의 아이, 곧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죽은 아기라고 주장했다. 바구니는 아기의 작은 몸과 함께 땅에 묻힐 관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림의 이야기와 분위기가 전혀 달라진다.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친 부부가 감사 기도를 올리는 장면이 아니라, 아기를 잃은 부모의 깊은 슬픔, 그저 기도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무기력하고 안타까운 현실을 담담히 보여 주는 그림인 것이다.밀레는 부모를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남겼다. 그중 한 부모가 죽은 아들의 시신을 넣어 둔 관 앞에 서 있는 장면을 그렸다가 자칫 그림이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흐를 것을 염려하여 바구니로 고쳐 그렸다.이는 달리가 자신의 책에 남긴 문장이다. 달리의 친구이자 그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사장은 달리가 위조지폐를 한눈에 찾아낼 정도로 뛰어난 감식안을 지녔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그의 주장을 지지했다. 그러면서 그는 “루브르 미술관에서 엑스선 검사를 실시한 결과, 바구니 아래에 아이의 무덤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본문 「1. 달리는 왜 밀레의 <만종> 속 농부 부부가 감사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죽은 아들을 땅에 묻기 전 슬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을까?」 에서
고야는 가로가 3미터 50센티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연작에서 나폴레옹 군대의 무자비한 학살이 빚어낸 엄청난 비극과 마드리드 시민들의 영웅적인 행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재현했다. 특히 <1808년 5월 3일 마드리드, 또는 “학살”>에서 처형자들을 마주한 희생자들의 비장한 항의의 몸짓, 처연한 표정, 눈을 가린 채 괴로워하는 이들에게서 보이는 감정 표현은 너무도 생생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인 흰 셔츠를 입은 남자는 총을 겨눈 적에게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조국을 지키고자 양팔을 크게 벌린 채 서 있다. 이 ‘흰 셔츠를 입은 남자’는 누구를 모델로 그려졌으며, 누구를 상징할까?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그리스도다. 그림 속 ‘흰 셔츠 입은 남자’의 손바닥에는 예수 그리스도와 마찬가지로 못 박힌 상처 자국(성흔(聖痕, stigmata))이 희미하게 드러나 있다. 이는 곧 마드리드 시민의 영웅적 희생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 이후 많은 그리스도교 성인들의 순교에 버금가는 행위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본문 「5. 고야의 <1808년 5월 3일 마드리드, 또는 “학살”> 속 ‘흰 셔츠 입은 남자’의 모델이 예수라고?」 중에서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와 열두 제자는 함께한 마지막 식사에서 실제로 생선을 먹었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식사는 유대인에게 매우 중요한 절기인 유월절의 만찬이기 때문이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의 노예 생활에서 해방된 것을 축하하며 기리는 날로, 유월절 만찬에는 양고기가 빠지지 않는다. 이때 양고기는 애굽에서 탈출하기 전 문설주에 바른 어린 양의 피를 기념하며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한 하나님의 은혜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와 제자들이 유월절 만찬에서 먹은 요리는 생선이 아닌 양고기였을 것이다. 실제로 ‘최후의 만찬’을 주제로 한 많은 작품에는 양고기 요리가 그려져 있다.한데 다빈치는 왜 양고기가 아닌 생선 요리를 <최후의 만찬> 식탁에 올렸을까? 이는 우선 초기 기독교 시대, 곧 로마제국 시대에 기독교가 공인되기 이전부터 물고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활용한 데서 연유를 찾을 수 있다. 당시 기독교 신자들은 박해를 피해 신앙을 비밀리에 유지하면서 물고기 모양으로 서로의 신앙을 확인하거나 안전한 장소를 표시하곤 했다. 왜 하필 물고기였을까? 그리스어로 물고기를 의미하는 단어는 Ichthus(또는 Ichthys, ΙΧΘΥΣ)인데, 이를 ‘예수(Iēsous, Ι)’, ‘그리스도(Christos, Χ)’, ‘하나님(Theou, Θ)’, 아들(Yios, Υ)’, ‘구세주(Sōtēr, Σ)’의 약어로 인식하고는 기독교도 사이에서 통용되는 암호 또는 간단한 신앙 고백으로 활용한 것이다. 또한 성경 속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관련해 물고기가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오병이어의 기적이라든지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 후 제자들을 만나 생선을 먹은 일 등이 그렇다. 이처럼 물고기는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예수 그리스도와 깊이 연관되어 왔다.― 본문 「18.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 식탁에 주요리로 양고기 대신 ‘생선’을 그린 이유는?」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드림프로젝트
방대한 정보 네트워크, 탁월한 기획력과 안목, 왕성한 창작력으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콘텐츠를 화수분처럼 만들어 내는 일본의 대표적인 창작 마니아 집단. 이 책 『세계 명화 잡학사전 통조림』은 명화에 관한 기존의 평면적이고 틀에 박힌 시각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분석을 시도했다는 평을 받는다. 또한 이제까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세상의 모든 미스터리 코드의 비밀과 불가사의』 『2시간 만에 읽는 세계의 명작』 『2시간 만에 읽는 일본의 명작』 『재미있는 걸작 소설 70권』 『지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현명한 지혜』 『적극적인 사람으로 인정받는 기술』 『외국인에게 배우는, 인생을 편하게 사는 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