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선명한 ‘혁명가’의 이미지로 기억되는 체 게바라. 수많은 모티프와 아이콘으로 소비되었지만, 정작 그의 내면과 배경, 고민의 흔적은 제대로 조망되지 못했다. ‘인물 도서관’ 시리즈의 기획 의도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한 인물을 바라볼 때, 단순히 업적이나 사건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안에 깃든 거대한 이야기’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깊이 이해하자는 것이다.구텐베르크 출판사에서 이번에 펴낸 《인물 도서관 : 체게바라》는 도서관의 십진분류법(000~900)에 따라 총류·철학·종교·사회과학·자연과학·기술과학·예술·언어·문학·역사 등 10가지 학문 지평을 가로지르며 체 게바라를 재구성한다. 쿠바 혁명이라는 굵직한 사건 뒤에 깔린 라틴아메리카의 문화·정치적 맥락, 의학도 출신 청년이 현실의 부조리에 눈뜨게 된 계기, 그리고 혁명이 품었던 이상과 그 이면까지 놓치지 않도록 균형감 있게 담아냈다. 작은 판형과 부담 없는 분량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사람은 누구나 도서관 한 채만큼 방대한 서사를 지닌다”는 발상을 실현하고자 기획된 이 시리즈는, 해당 인물의 삶을 한눈에 보여 주는 동시에 ‘왜 지금 이 사람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체 게바라라는 이름이 불러일으키는 불꽃 같은 열정과 씁쓸한 고뇌, 그 교차로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도 자연스레 비추어 보는 것이다.

이상주의란 어떤 이상을 세우고 그것을 실현하려고 하는 생활 태도를 말한다. 체 게바라는 쿠바에서 성공한 게릴라 전투 방법을 널리 전파해 국제사회를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주인이 되는 평등한 세계로 만들려고 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을 ‘돈키호테’로 지칭할 정도로 이상주의자였다.- 100 철학
생사를 넘나드는 볼리비아 산악지대로 떠나기 전 체 게바라는 엘 프라도의 코파카바나 호텔 304호실에서 머리와 수염을 제거하고 검은 테 안경을 쓴 대머리 노인의 모습으로 변장한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기에 체포의 위험을 무릅쓰고 아내와 자녀들을 보기 위해 집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그가 오는 것도 모르고 놀고 있던 딸아이가 넘어지자, 체 게바라는 딸아이에게 다가가 딸아이를 일으켜 세우고 품에 꼭껴안는다. 이를 지켜보던 아내와 마음을 주고받은 후 그는 다시 집을 떠났다. 그에게는 반군 지휘자로서 혁명을 완수해야 할 책무가 있었기에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초인적인 의지로 이겨내야 했던 것이다.- 100 철학
작가 소개
지은이 : 송영심
서울 중동중 역사 교사로 40년간 교편을 잡으며, 전쟁 없는 세상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평화 교육에 힘써 온 역사 교육 전문가다.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 교육 박사 과정을 밟았으며, 여러 차례 세계사 교과서를 집필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감 있는 역사 서술에 탁월하다.오랫동안 운영해 온 카페 “송영심의 역사 교실“을 통해 국내외 역사 교사들과 교류해 왔으며, 대표 저서로 『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 『영화보다, 세계사』, 『국제 분쟁으로 보다, 세계사』등이 있다.이번 전기 총서 ‘인물 도서관’에서는 체 게바라의 삶을 다면적으로 해석해, 혁명가이자 사상가로서의 이미지를 넘어 당대 라틴아메리카의 사회·문화적 맥락까지 흥미롭게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