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이 수필집의 기저에는 한곳에 머무를 수 없는 인간의 운명에 대한 작가의 고뇌가 깔려 있다. 작가는 마치 행려자처럼 길 위에서 떠돈다. 늘 어딘가를 향해 걷고, 어떤 대상과 마주한다. 이때 작가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대상의 표면만이 아니다. 작가는 대상의 빛에 겹쳐 있는 어둠을 동시에 들여다본다. 이 순간은 빛과 어둠이 자리를 바꾸고, 삶과 죽음, 부재와 현존이 교차하는 시간. 작가는 이 순간을 포착함으로써 다른 시간 속으로 떠나려고 한다. 그러나 작가를 비끄러맨 현실은 그것을 온전히 허락하지 않는다. 작가는 되돌아오고, 다시 길을 나선다. 가고 싶은 세상과 갈 수 없는 세상, 이쪽과 저쪽, 나와 타자, 그 사이로 오고 감, 마주침의 관계는 박정숙 수필의 동력이다.
김순아 시인·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내게는 분신 같은 글들을 이렇게 떠나보낸다.
문단과 문단 사이로 스산한 바람이 분다.
수필이 태양을 볼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책머리 중에서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은 아직 어둡다. 춥다. 모든 게 부서진 폐허만 같다. 그러나 작가는 믿는다. 죽음이 나뒹구는 전장에도 꽃이 피듯이, 이 폐허 어딘가에 너, 당신, 그대가 있으리라고. 그 너-당신-그대로 인해 내 삶이 온통 흔들리고, 그렇게 흔들려서 내 삶이 변할 것이라고. 그래서 고백한다. 너-당신-그대라는 그 머나먼 이름을 향해, 그 모든 첫 만남을 위해, 처음처럼, 두 번째 수필집을 엮는다. 다시 쓴다. 나의 마음이 너, 당신, 그대라는 이름에 닿을 때까지. 너라는 그 멀고도 가까운 거리의 지리학 안에서.
김순아 시인·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정숙
경북 영덕 출생2017년 《수필과 비평》 신인상제7회 포항소재문학상 최우수상양산시 지역문화진흥기금 수혜 (2022, 2025년)양산문인협회, 부산수필문인협회부산수필과비평작가회 회원문학치료 강사수필집《난 괜찮다》 (2022년)《생명의 천체도》 (202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