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계엄에 대한 우리의 분노는 왜 정당한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혼돈과 무질서, 악에 굴복하지 않는 용기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은 계엄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광장에서, ‘혼돈과 무질서를 즉시 종식하라’는 아우성, 그리고 ‘이를 방치하고 방조하라’는 아우성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페스트가 공동체를 잠식해 나가는 아비규환 속에서조차 헌법재판소는 문이 굳게 닫힌 성채처럼 고요했다. 헌법재판관들은 어제 든 샴페인 잔을 오늘도 들면서 자기들만의 축제, 파티를 즐기는 지독한 불감증Insensitivity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의 ‘감각 상실’은 종식시키는 장소, 차단을 명령하는 장소로서의 헌법재판소를 타락한 무도회장으로 전락시킨다.
우리는 왜 그릇된 멘탈리티, 거짓말쟁이, 사기꾼, 사악함에 열광하고 이에 투표할까? 우리는 질서가 수호되길 원하는가, 혼돈과 무질서를 원하는가? 어리석은 군중과 일군의 선동가들, 나쁜 정치인들은 언제든 괴물을 만들어 낼 의지와 충동에 이끌리고 이를 선동한다. 주술과 무속, 이기심과 탐욕은 바이러스처럼 우리 주변에 잠복해 있으면서 상시 바벨탑을 쌓도록 부추긴다.
계엄은 자기 결정으로는 결코 사죄할 수 없는 자, 방조자들, 관계 맺고 열매 맺는 능력을 상실한 자들이 만들어 낸 파국이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증오뿐인 이는 ‘정치 불능자’다. 편집성 성격장애, 확증 편향, 피해망상, 수치심에 사로잡힌 자는 ‘공존 불능자’, ‘협력 불능자’다. 이들은 공동체가 머무는 집을 ‘정치 없는’ 장소, ‘권력 없는’ 장소로 만든다. 이들은 마침내 폐허, 사막, 공동묘지를 구축하려 드는 허깨비들이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비유하자면, 하나의 이야기다. 현실, 역사, 양심, 진리,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 더 나아가서는 선Good과 악Evil, 악마와 영웅에 관한 이야기다. 악마도, 영웅도 (권력을 얻고자) 군중의 지지를 갈구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영웅은 진실을 호소하지만 악마는 거짓을 동원해서, 영웅인 듯 연기하고 위장하여 군중을 사로잡으려 한다는 점이리라. 군중은 흔히 이 둘을 모두 영웅이라고 우기거나 모두 악인이라고 단정하고 만다. 우리 모두 원시Hypermetropia를 가졌기 때문이다. 역사도, 현실도 제대로 보려면 원시를 극복해야만 한다. 먼 역사 속 영웅, 악당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 곁에 현존하는 영웅, 악당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사죄는 가장 강력한 처벌이다. 악(惡)과 결별하고 옳은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은 어느 경우에도 재판이 아니라 사죄다. 사죄하지 않는 자, 사죄할 줄 모르는 집단은 바이러스다. 사죄가 작동하지 않는 사회는 이미 자기 자신을 잡아먹는 악의 출입문을 연 것이나 다름없다.
혼돈의 때에는 고요가 필요하다. 고요와 침묵 속에서 차분하게 사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무너진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 이는 지금 우리 민족이 져야 할 책임이자 의무이다. 이 십자가를 회피하면, 악이 나 자신을 갉아먹고, 공동체 전체를 사망으로 인도할지도 모른다.
어떠한 경우에도, 거짓을 말하지 말라! 진실만을 말하자. 이것이 첫 번째 관문이다. 거짓은 만악의 기원이자, 악마의 속삭임이며 유혹이다. 질서 체계와 평온은 거저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다. 일어나 싸우고, 분연히 지켜 내야 한다. 악에 맞서, 무엇이 진정 더 강하고 고결하며 아름다운 것인지 보여 주어야 한다. 이는 영웅의 길이다. 민족정신이며 동시에 역사적인 소명이기도 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정은
1976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 2007년부터 KBS에서 일했다. 문학, 철학, 역사, 사회학, 심리학 등을 넘나드는, 독창적이고 대담한 글을 써 왔다. 브런치스토리,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논술글쓰기비법)을 운영 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1. 역사적 범죄자, 역사적 도피자
2.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3. 악의 현현
4.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기는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거야!
5. 계엄의 추함
6.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7.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
8. 정치하지 마라!
9. 악은 악을 눈감아 준다
10. 자기 자신을 탄핵할 용기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