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가장 오래된 불경 《숫타니파타》에서 찾은
부처의 단 하나의 가르침“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말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여기서 무소는 코뿔소를 말하는데, 혼자서 가라는 묘사를 통해 어딘가 고독한 존재처럼 표현된다. 언뜻 세상과의 단절이나 독립적인 삶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사실 이 문장의 맥락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차원의 울림을 발견하게 된다. 초기불교 경전 《숫타니파타》에 등장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말은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는 수행자의 태도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외부의 평가나 불안, 번잡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태도를 가리키는 것이다.
《숫타니파타》는 부처님의 수행 과정을 생생히 담고 있는 가장 오래된 불경이다. 아직 교단도 체계도 없던 시절, 삶의 괴로움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조용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부처님의 말씀들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당대 중생들의 괴로움과 번민을 깊이 들여다보고자 했던 부처님의 자비로운 시선과 생생한 목소리가 고스란히 살아 있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울림을 전한다.
어떻게 번뇌에 빠지는가? 무엇에 발목 잡히는가? 왜 집착하는가?
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부처의 지혜《숫타니파타 마음공부》는 오래된 경전 속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대 언어로 풀었다.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를 가르치며 경전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며 마주하는 불안, 관계, 욕망, 자아, 죽음, 행복 같은 문제를 놓고 게송을 하나하나 되새긴다. 단순한 해설을 넘어, 그 말씀을 오늘의 삶에 비추어 ‘지금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한다.
또한, 《숫타니파타》를 처음 접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멀게 느껴졌던 이들에게 친절한 다리가 되어 준다. 수많은 이의 마음을 다독여 온 오래된 경전이 현대의 삶에도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숫타니파타 마음공부》는 거창한 깨달음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떻게 밥을 먹고, 무슨 말을 하고, 누구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 준다. 세상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내 마음이 진정으로 평온해지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바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의 진짜 의미이며,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삶의 자세이다.
불안하고 복잡한 삶 속에서 길을 잃을 때마다 올바른 방향을 알려줄 마음의 지도가 되어 줄 이 책을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부처의 지혜로 시끄러운 생각이 멎고 마음속에 작은 평화가 내려앉는 순간, 삶은 한결 홀가분해질 것이다.
“어찌하여 근심하고 두려워하는가?”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삶이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애쓴 만큼 따라오지 않는 현실, 점점 고갈되는 체력, 뜻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 주변의 상황은 그대로인데도 생각은 복잡해지고, 마음은 점점 더 내려앉는다. 흔히들 “마음을 비워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 무게를 내려놓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부처가 말한 ‘고통(苦)’은 바로 이 마음의 짐을 가리킨다.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를 곱씹고, 현재를 불안하게 흘려보내며,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한다. 그렇게 마음의 무게는 날마다 더해진다. 이처럼 복잡하고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 덜어낼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가장 오래된 불경인 《숫타니파타》에서 찾을 수 있다. ‘여러 경전을 모은 것’이라는 뜻을 지닌 이 초기 불교 경전에는 약 2,500년 전 부처의 가르침이 가장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담겨 있다. 짧고 간결한 시 형식의 게송들은 복잡한 개념이나 이론보다 살아가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더 깊이 비춘다. 문장은 단순하지만 울림은 깊고, 마치 부처와 마주 앉아 말을 듣는 듯한 생생함이 전해진다.
“과거의 것을 말려 버려라. 미래의 것은 아무것도 없게 하라. 현재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대는 평온하게 유행하리니.”
_《숫타니파타》 1099게송
《숫타니파타》에 담긴 부처의 가르침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세상의 시끄러움에 흔들리지 않으면 삶은 생각보다 훨씬 홀가분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불안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현대사회에서 평온한 마음을 찾는 지혜를 이 오래된 경전이 전해 주는 것이다.
인생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부처님 말씀 36수《숫타니파타 마음공부》는 《숫타니파타》에 담긴 부처의 지혜가 현대인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 수 있는지를 차분히 짚어 나간다.
1장 ‘나는 왜 불안한가’는 끊임없는 비교와 불확실한 미래에서 비롯되는 막연한 불안을 다룬다. 그 불안을 붙잡고 있는 마음의 습관을 돌아봄으로써 휘둘리지 않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볼 수 있게 한다.
2장 ‘함부로 인연 맺고 휘둘리지 마라’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피로와 집착을 다룬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와 균형을 지키는 법을 되짚으면서, 스스로 관계의 중심을 다시 세울 수 있게 해 준다.
3장 ‘마음을 쓰는 데 치우침이 없는가’는 번뇌를 일으키는 3독(三毒), 즉 탐욕, 분노,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평온한 마음에 머무는 길을 보여 준다. 일상 속에서도 늘 마음의 평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치우침 없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익히게 한다.
4장 ‘내 인생의 주인은 누구인가’는 고정된 자아라는 생각이 어떻게 스스로를 옭아매는지를 깨닫게 한다. ‘나’라는 틀을 잠시 내려놓음으로써 더 자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 것이다.
5장 ‘살고 죽는 일에 휘둘리지 마라’는 죽음의 두려움이 삶을 무겁게 만든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함으로써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생생하게 살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6장 ‘마음이 가벼우면 어디서든 행복하다’는 바깥 세계와 상관없이 내면에서부터 비롯되는 평온을 이야기한다. 마음이 가벼워질 때 특별한 조건 없이도 삶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여섯 장의 흐름은 단지 문제를 분석하거나 조언을 건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삶에서 꼭 붙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놓아도 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되짚으며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삶의 균형을 다시 세우는 길을 보여 준다.
그 길의 끝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오랜 짐을 내려놓았을 때 찾아오는 홀가분한 마음일 것이다. 수천 년을 지나온 부처의 지혜와 함께 내면에 가득 쌓인 짐들을 조금씩 내려놓고, 내게 주어진 삶을 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아가 보길 바란다.

히말라야 설산에 살고 있던 야차 헤마바타도 그랬었나 봅니다. 초기 경전에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 위해 찾아오는 야차들의 이야기가 종종 등장합니다. 야차는 인도 신화와 불교 문헌에서 약샤라고 부르는 귀신이나 정령 등을 의미하는데, 우리에게는 야차(夜叉)라는 한자어가 익숙합니다. 인간의 무리에 속하지 않는 이들은 인간보다 큰 힘을 가진 까닭에, 그 힘으로 인간을 돕기도 하고 해치기도 한답니다. 《숫타니파타》에서 야차 헤마바타는 세상 사람들은 무슨 이유로 괴로워하는지, 어떻게 괴로움에서 벗어나는지를 부처님께 질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묻습니다. “누가 이 세상에서 홍수를 건넙니까? 누가 이 세상에서 바다를 건넙니까?” 이에 대해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항상 계율을 지키고 지혜가 있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사람, 안으로 살피고 마음챙김에 머무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건너기 어려운 홍수를 건널 수 있다.” _《숫타니파타》, 〈헤마바타의 경〉 174
-〈불안의 소용돌이를 건너는 법〉에서불교적 가르침은 괴로움을 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괴로움의 소멸에 관한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첫 설법지인 사르나트에서 가르치신 내용도 다른 것이 아닙니다. 괴로움의 발생과 그것의 소멸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법의 수레바퀴를 굴렸다는 의미에서 초전법륜(初轉法輪)이라고 부르는 이것에는 ‘사성제(四聖諦)’, 즉 네 가지의 성스러운 진리가 설명되고 있습니다.
네 가지 진리는 원인과 결과 관계의 매우 정합적인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고대 인도의 의학서에 보이는 질병의 진단 방식과 매우 유사합니다. 병의 증상과 질병의 원인, 병이 치료된 상태와 그처럼 치료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서술하는 방식입니다. 의사가 먼저 병을 진단하듯 부처님은 괴로움의 증상을 살펴보고 그 원인을 찾아냈습니다. 모든 괴로움의 원인은 욕망과 집착이라는 것이 부처님의 진단입니다.
또한, 의사의 처방으로 환자를 치료하듯이 부처님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생활, 바른 정진, 바른 알아차림, 바른 선정 등 ‘여덟 가지 바른 길(팔정도, 八正道)’을 차례대로 설명합니다. 이 점에서 사성제와 팔정도는 한 세트의 법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평생 동안의 설법을 돌아보며 “나는 단지 괴로움과 괴로움으로부터의 해탈만을 가르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중생들의 병, 괴로움을 치료하는 의사였던 것입니다. 의사 중의 왕, 의왕(醫王)으로서 하신 부처님의 말씀은 오늘날의 처방전인 셈입니다.
-〈삶은 그야말로 괴로움의 바다이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