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인간은 누구나 부모, 연인, 친구, 동료, 교사 등의 주변인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이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살다가 이것을 깨달을 때면 파괴적으로 부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해마》에는 이런 억제된 욕망을 분출하며 해소하는 6편의 이야기와 6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상처 입은 소설 속 인물들은 상처받고 분노하며, 때로는 자신을 파괴하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타인에 의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소재로 한 이들의 사연은 불편하고도 강렬하다.
이 소설은 몰락의 끝에서 비로소 피어나는 해방의 순간을 그려내며, 우리 내면에 자리한 감춰진 분노와 상처를 거침없이 끄집어낸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몰락의 끝에서 느끼는 해방의 순간을 그리고 있다.
출판사 리뷰
“지워지지 않아 부술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만 했던 사람들의 기록
인간은 누구나 부모, 연인, 친구, 동료, 교사 등의 주변인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이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살다가 이것을 깨달을 때면 파괴적으로 부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해마》에는 이런 억제된 욕망을 분출하며 해소하는 6편의 이야기와 6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상처 입은 소설 속 인물들은 상처받고 분노하며, 때로는 자신을 파괴하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타인에 의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소재로 한 이들의 사연은 불편하고도 강렬하다.
이 소설은 몰락의 끝에서 비로소 피어나는 해방의 순간을 그려내며, 우리 내면에 자리한 감춰진 분노와 상처를 거침없이 끄집어낸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몰락의 끝에서 느끼는 해방의 순간을 그리고 있다.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트라우마
불편한 감각이 깨어나며 시작되는 이야기
이 소설 속 인물들은 단순히 삶의 고통을 견디는 존재가 아니다.
주변인에 의해 입은 상처와 내면의 혼란은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다. 인간이 분노할 때 어떤 얼굴을 갖게 되는지, 절망이 깊어질수록 얼마나 날카롭게 무너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누군가는 타인의 무관심 속에서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고, 누군가는 억눌러 온 감정이 폭발하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몰락은 단순한 파괴가 아닌 필연적 결과처럼 묘사되며 보는 이에게 묵직한 충격을 안겨준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독자는 억눌린 감정이 무너지고 욕망이 소멸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 변호할 권리
K시 대덕구 구치소 접견실에서 변호사는 피의자 이영주 양을 만난다. 그리고 그녀로부터 아빠가 죽은 후 함께 살게 된 엄마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듣게 되는데….
▶ 상흔
남들보다 모자란 어머니와 살인자 집안의 아버지 사이에서 방치만 당하던 나는 그룹홈에서 자란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연 언니와 가까워진다. 하지만 친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연 언니는 자살한다.
▶ 해마
번번이 공모전에 낙방한 나는 절필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떠난 제주도에서 폭포수가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폭포는 오직 정방폭포뿐이라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는 엉뚱한 여자를 만난다. 큰 캐리어를 가지고 여행하는 그녀는 내게 함께 여행할 것을 제안한다.
▶ 마리모
캠퍼스 도서관에 틀어박혀 세 번째 국어과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나(유연). 어느 날 오후 두통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귀가하는 길, 정문 근처에서 캠페인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내게 방문 선물로 작고 노란 상자를 건네는데….
▶ 아귀 마을
‘학업중단숙려제 대상 학생’이라는 통보를 받고 집으로 쫓겨난 나(선우). 지난 수요일에도 집구석에 틀어박혀 롤이나 하고 있는데 바깥에서 묵직한 덩어리가 땅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 튀어 나갔다. 이미 주차장에는 사람들이 웅성대며 둥글게 모여들었다.
▶ 해방
작가였던 아버지는 가난한 형편 때문에 땅 부자였던 최 씨의 외동딸인 어머니와 결혼했다. 불행해진 이는 바로 내 어머니였다. 가슴 치며 지새우는 밤이 너무 많았던 탓인지 나는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팔삭둥이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해산 소식을 듣고 저수지에 스스로 뛰어들어 죽었단 말에 나는 그를 증오하게 되는데….
그래서 말인데요. 만약 당신이 지금부터 털어놓는 내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분명 나보다 행복한 사람이란 거예요.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기쁘지 않아요? 이 황량한 세상에 누구라도 당신보다 불행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는 어차피 타인과 불행의 크기를 견주며 낄낄거리는 악한 존재들이니까.
- “변호할 권리” 중에서
“암컷이 수컷 복부에 있는 주머니에 알을 낳으면 수컷이 그 알을 품어서 부화시키고, 다 자랄 때까지 기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사실상 해마의 세계에 ‘엄마’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아요. ‘아빠’만 존재하는 거죠.”
계속 이어지는 해마 이야기에 갈증이 났는지 그녀는 맥주를 들이켰다. 그런 다음 자신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저도 그렇거든요.”
- “해마” 중에서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려 하면 마치 노른자처럼 샛노랗고 포근한 광채 속에서 이처럼 머리카락과 입술만 둥둥 떠 있는 여자의 이미지가 나타났다. 그나마 입꼬리라도 올리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고공낙하의 충격으로 광대뼈가 무너지고 눈동자는 튀어나와 피로 얼룩진 괴물로 바뀌고 말았다. 흡사 고추장에 버무린 아귀 대가리 같기도 했다. 결국 또 이렇게 엄마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 “아귀 마을”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나혜원
2010년부터 교단에서 국어를 가르쳤다. 교과서에 실린 유수한 작품들을 읽으며 문학을 그리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오래도록 길을 찾아 헤매던 끝에 2024년 7월, 떨리는 손으로 펜을 들었다.지은 책으로는 문예지 《누군가의 잠–창작자들의 꿈》(공저)과 《수능 내신 한 권에 끝내는 고등 국어 문법 500제》(공저) 등이 있다.
목차
변호할 권리
상흔
해마
마리모
아귀 마을
해방
작가의 말